한동안 개인적인 일이 너무나 많아서 이곳에 글을 올려야지 올려야지 하면서 못 했군요.
오래간만의 글이라 이전의 주제인 기본적인 발성법의 흐름이 완전 끊어져서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은채 3일정도를 고민하다가 차라리 새로운 주제를 가지고 얘기해 보다가 후에 다시 발성법 등을 얘기하는 형식으로 가는것이 자연스럽겠다고 생각되었습니다.
뭐 아주 색다른 주제도 아닙니다.
다만 접근순서를 약간 바꿔주는 정도로 시도합니다.
흔히 우리들이 합창에 쓰이는 발성을 생각하면 가장 크게 직면하는 문제점 들이 뭐가 있을까요?
나열하자면 끝이 없겠지만,
그래서 매우 간단하게 먼저 크게 두가지를 얘기해 볼까 합니다.
올해초 우리카페에서도 주제로 잡았던 '음정, 바이브레이션'에 대해서 우선 얘기하겠습니다.
위의 두가지 문제는 사실 상당히 가까운 사이입니다.
두 문제점 자체가 발생원인도 같다고 보이고, 해결 방법도 거의 같아 보이기 때문에 드리는 말씀입니다.
이번글은 그 중에서도 '음정(interval)'에 대해 얘기해 볼까 합니다.
9. 음정(interval)
음정은 음간의 거리로 얘기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정말 잘 알고있는 '도레미파솔라시도'라는 음정표기는 이탈리아식 음정표기법 이죠.
음파에 대한 상식도 대략 가지고 계실것으로 생각됩니다.
음은 파장으로 이어지는데, 그 파장의 폭이 크면 낮은음이요, 폭이 좁아지면 음정이 높아지죠.
이렇게 실제적으론 파장의 크기와 파장의 간격에 의해 음정이 결정되어지지만,
앞으로 이해하기 쉽게 계단으로 표현하는것이 좋을듯 싶습니다.
가온 다 자리인 '도'라는 계단부터 한 옥타브 올라간 '도'까지 8개의 계단을 기본으로 생각하고 그 사이사이에 반음계단 정도를 머리속에 그려두시고 글을 읽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계단의 면 중에서도 수평으로 평평한 우리가 밟게 되는 면 보다는 수직으로 세워진 면에 집중해서 생각하시면 이해가 쉬우리라 봅니다.
첫째 계단은 '도' 입니다.
'개미'한마리가 계단의 수직벽면을 오르고 있습니다.
다음 계단을 타기 시작하면 '레'음정이 되겠습니다. 이렇게 '도'에서 다시 '도'까지 8개의 계단과 5개의 중간 계단이 존재합니다.
우리는 이렇게 나열되어진 음정의 조합을 어떤 법칙을 응용하여 어떻게 나열되어져 있는가에 따라서 '노래'라는 위대한 창조물을 대하게 됩니다.
거기에다가 같은 '시간'에 몇개의 음정이 동시에 나열되어져 '화음'을 이룹니다.
대부분 합창, 중창에 매력을 느끼신 분들은 이런 화음에 마력에 빠지신 분들이 대부분이라 추측이 되고, 저 또한 이런 화음의 마력을 너무나 좋아하여 솔리스트로서 살아가야 함에도 합창과 중창을 참으로 좋아합니다.
제가 올리는 이글을 관심있게 보아주시는 분들 또한 저만큼이나 합창과 중창을 좋아 하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 음정을 화음으로 엮어내는데 있어서 이런저런 난관에 부딫히고 맙니다.
같은 음정, 어울리는 화음으로 노래하는데도 화음이 어울어지지 않는 문제가 자주 발생하지요.
또, 이런 경우도 있지 않나요?
어떤 노래 잘하는 가수가 오늘따라 컨디션 난조인것 같으면서 음정이 뭔가 불안하게 느껴지는, 그런것을 유난히
절실하게 알 수 있는날, 도대체 무엇이 이런현상을 만드는 것 일까요?
자, 그래서 '음정' 안에서 세분하여 많은것을 좌우하는 '피치(Pitch)'를 얘기하려 합니다.
'피치'는 음의 높이 입니다.
음간의 간격을 얘기하는 '음정(interval)'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다시한번 아까의 개미가 이번에는 각 높이가 20cm 짜리인 음정의 계단을 올라갑니다.
수평면을 무시하고 음정과 관계하여 수직면 만을 이야기 하겠습니다.
'도'음정의 수직면을 타고 올라가는 개미는 총 높이인 20cm 중에서 1cm 지점을 지날때도, 10cm 지점을 지날때도, 19.9999999cm 를 지날때에도 그 개미가 타고있는 음정은 언제나 '도' 입니다. 절대적으로 변하지 않습니다.
20cm 에서 0.0001mm만 더 올라가도 그때부터는 '레'라는 음정입니다.
'도'걸친'레' 이런건 애초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도'에서 조금이라도 넘어갔다면 그것은 '레'라는 음정 입니다.
설령 우리가 음정을 더더욱 세분하더라도 1/4음정 1/2음정을 논한다 하더라도 음정은
각 음간의 간격이므로 변할 수 없는 것 입니다.
앞서 말한 1cm지점 10cm지점, 19.999cm 지점을 표현하는것은 '피치'가 맞습니다.
어느 높이에 존재하더라도 음정이 바뀌는 것은 아니라 볼 수 있습니다.
즉, 피치가 낮든 높든, 그 음정의 범위 안에 있으면 같은 음정 이라는 얘기 입니다.
조금이라도 넘어 간다면 그것은 다음 음정 입니다.
수학적으로는 무수히 많은 음정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이 일반적으로 귀로 구분할 수 있는 만큼의 진동수를 나누어 '음정'을 전 세계적으로 협약 했습니다.
사전적인 의미로는 불분명 하지만, 저는 '피치'를 음정 안에 있는 음의 높이로 보는것이 더 옳다고 생각합니다.
이 피치가 배경악기의 피치와 일치하거나 또는 아주정말 미세하게 높은 경우에 우리인간의 귀는 시원함을 느낍니다.
반대로 이 피치가 음정안에서 아주 약간 내려가 있다면 뭔가 불안함을 갖는다고 합니다.
방송에 나오는 가수가 오늘따라 불안하게 느껴진다면 대개는 피치가 악기보다 약간 떨어져 있는 현상이 대부분 입니다.
그전날 과음을 했던지, 잠을 못 잤던지, 뭐 여러가지 요인으로 컨디션이 떨어져 있을때 이 미세한 피치의 조절능력이
약화되고 실제로 힘이 달려서 정확한 음 높이를 유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요.
모든 악기들 중에서 특히나 현악기와, 인간의 육성은 수학적으로 피치가 무한하게 존재하는 '무한의 악기' 입니다.
어떤 합창단이 유난히 하모니가 잘 이루어지며 일치되게 느껴진다면, 호흡과 여러가지를 일치 시켰다는것은 의심의 여지 없으며, 그중에도 숨은 공신이 바로 모든 구성원간의 일치되어진 '피치'에서 결정 나는경우가 많다고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음정'의 개념은 노래를 사랑하시는 분이시라면 가장 손쉽게 다가갈 수 있는 부분입니다만, 음높이(피치) 부분은 특별히 신경을 써서 듣기위해 노력하셔야 하며, 당연히 다양한 '피치'의 소리를 내시기 위해 노력 하셔야 합니다.
매우 민감한 청력이 선천적으로 주어진것이 아니라면 훈련에 훈련을 거듭하셔야 합니다.
피치의 개념으로 음정을 나누게 되면 더이상 계단을 보아서는 안 될것 같군요.
사선으로 이어진 미끄럼틀을 생각하시는것이 맞다고 생각됩니다.
미끄럼틀에는 음정의 구간이 존재할뿐, 각진 모서리가 있는 '음정의 간(칸)'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무한한 피치의 연장선상에 구획별로 음정이 존재할 뿐 입니다.
싸이렌 소리를 연상해 보세요.
'에~~~~~~~엥~~~' 하면서 점점 음정이 높아지는 그 안의 음정을 적어 넣어서 악보에 옮기실 수 있으신지요?
5선보에 사선으로 줄하나 그어서 올리거나 내리면 될까요? 글쎄요 여하튼,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있는 음표기호 내에서는 표기 못 하겠군요.
우선은 이렇게 큰맥락으로 정의를 해 둔채 다음이야기들을 이어가면서 적용범위등을 이야기 하겠습니다.
쉬어 가는말,
약 1년전 모 방속국의 예능프로그램으로 무지하게 유명해지신 뮤지컬 음악감독 출신의 한 여성이
'플랫~' 이라는 서릿발지적을 합창연습때 했더랬죠.
이 단어에서 우리는 서양사람들의 의식을 작게나마 엿볼수 있습니다.
음의 높이가 내려가면 '납작해진다(플랫)'라고 표현했고, 음의 높이가 올라가면 '뾰족해진다(샵)'라고 생각 했군요.
우리내 생각과는 어쩌면 그렇게나 표현이 달랐는지요. ㅎㅎㅎ
첫댓글 음정과 피치를 혼동, 혼용하는 회원이 많은데 이렇게 명확히 정의하고 예를 들어주시니 명쾌합니다. 지식의 나눔.....복 받을 일입니다.
이제나 저제나 글이 올라오길 기다렸습니다.~ 열심히 공부하고자 하는 저희 성가대 카페로 옮겨갑니다.^^ 감사합니다.
요즘 활발한 활동에 바쁘시다니 박수를 보냅니다. 상세하고 알아듣기 쉽도록 노력하신 정성어린 설명 감사히 스크랩합니다.
나이가 들면서 이 피치가 떨어지는거 같은데~~~ㅠㅠ
애석하게도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런데 이는 강한 피치에 대한 인식과 훈련을 통하여 극복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성가대에서 테너파트인데 항상 고민이 고음에 올라가서 성악가들은 고음의 마무리를 곱고 스무스하게 마무리를 하는데,
어느정도 힘을 가지고 올리다 보니,,마무리가 예쁘게 잘 안되는데 문제가 무엇인가요~~^^
합창과는 좀 동떨어진 이야기이지만...
정가를 배우던 시절에 연습부족으로 자신이 없어 목에 힘이 들어가면 피치가 떨어지고.. 높은음에서 긴장한 상태로 목으로만 가성을 낼 경우 피치가 좀 올라가는 경험을 했었습니다.
양빈센치오님께서 바쁘신 중에도 이렇게 쉽게 풀어주시니 얼마나 반가운지요^^
감사드립니다
설명 중 '레'라는 음정 등에서 나오는 '음정'은 '음'으로 고쳐야 하지 않나요? 음정은 말씀하신 대로 interval, 즉 공간적 개념 아닌가요? '음'과 '음정'은 다른 것 아닌가요?
옳으신 지적이십니다.
사전적인 의미로는 분명 그렇습니다만, 일반적으로 '음정'이란 단어는 음의 높이로써 이용 되어지고 있죠.
제가 굳이 '음정'의 사전적 의미를 댄것은 '피치'를 설명하기 위한 포석이었다고 말씀 드리겠습니다.
정확히는 '일정진동수를 가진 음의 이름'이라 표현해야 겠지만, 이렇게 되면 너무 장황하지 않겠습니까?
제가 설명하고 싶었던것은 '음정과 피치를 동일한것으로 여기지 않는 인식으로 인해 더욱 세밀한 음높이를 만들어 낼 수 있다'입니다.
현재 일반적으로 통용되어지는 단어의 지적이 아닙니다.
좋은 공부를 합니다
좋은 공부하고 가면서 옮겨갑니다
좋은 강의 감사합니다~
좋은 공부되었습니다.
발성을 늘상하는 처지가 아니어서 그런지 합창시작하면서 긴장하고 음정 맞추다 보면 피치가 올라가는 경험을 가끔합니다. ㅎㅎ
갈수록 어려운 느낌이 들지만, 반복 또 반복 연습과 훈련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군 시절 혼자 훈련했다는 방법을 저도 원용해 보려합니다^^
감사 합니다 . Bass - Yang 선생님 .
감사합니다.....선생님!!!
아
잘 이해했습니다. 저를 가르쳐 주시는 선생님이 음정을 잡을 때 마치 화살을 과녁 정 중에 꽂는다라는 표현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골드를 맞힐 때 가장 좋은 것이고 적어도 10점에 가까운 9점을 쏘아야 한다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이 글과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