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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나라 동화창작교실 ☆제12회 동화공부☆ 지도; 凡草 김재원 |
< 11회 동화공부 답안 >
< 문제;1>
작거나 적은 것이 크거나 많은 것보다 오히려 나은 경우를 3가지 이상 찾아봅시다.
1) 부모가 잔소리를 적게 하는 것이 자녀 교육에는 더 좋다.
2) 체조나 피겨 스케이팅을 할 때는 키가 작은 선수가 키 큰 선수보다 더 유리하다.
3) 불경기 때는 기업에서 인원을 줄여 위기를 넘어간다. 운동 선수도 시합 때는 몸무게를 줄여야 좋은 기록이 나온다.
=>답안=1)날씬한 사람이 뚱뚱한 사람보다 옷 테가 더 난다.
2)약해서 병치레하는 것보다 좀 뚱뚱하더라도 건강한 게 더 좋다
3)운동을 많이 해서 밤마다 다리에 경련이 이는 거보다 좀 적게 해서 밤에 잠을 잘 자는 게 더 낫다
<문제; 2>
위에서 읽은 동화에는 어린이가 나오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동화가 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 할머니가 텔레비전을 보며 하루를 보내는 모습이 동화적이다.
* 할머니가 아들 딸을 생각하며 간식거리를 만드는 장면이 나오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아이들이 나온다.
* 전체적으로 동화 문장을 썼고 이야기 밑바탕에 동심이 깃들어 있다.
< 문제; 3>
<할머니의 쌍가락지>
오늘은 모처럼 우리도 바람을 쐬나 봐.
우리가 있는 곳은 슬아네 장롱 맨 아래 칸 서랍의 가장 아래쪽이야.
<그럼 말하지 않아도 우리가 누군지 알 수 있겠니?
그래, 맞았어.>==어색함
우린 보석들이야. 소문으로 떠도는 물방울무늬의 다이야몬드...
커다란 진주 목걸이, 이런 게 아니라 슬아 엄마가 처녀 적부터 끼던 18K 반지, 또 결혼하면서 받은 좁쌀보다 조금 더 큰 다이아몬드가 박힌 금반지, 금목걸이 한 개, 그리고 우리 둘 뿐이야.
슬아 엄마는 평소에는 결혼반지도 끼지 않아. 어쩌다 슬아 아빠랑 밖에서 만나거나, 아니면 함께 외출할 일이 있을 때만 반지를 낀다니까.
“아, 당신은 집에서는 왜 반지 안 껴?”
이렇게 물으면 슬아 엄마는 가만히 웃으며,
“맨날 끼다가 닳으면 어떻게 해요?”
그러는 거야, 글쎄.
하지만 처녀 때 끼고 있었다는 18k 반지는 자주 상자에서 꺼내 끼고 다니시는 것 같아.
그런데 말이야, 슬아 엄마는 한 번도 우리를 손가락에 끼지 않았어.
아 참, 우린 말이야. 슬아의 돌아가신 할머니께서 슬아 엄마에게 준 석돈 반짜리 쌍반지야.
지금은 색깔이 칙칙해져서 누가 봐도 예쁘다 소린 하지 않지만 옛날, 슬아 할머니가 할아버지께 결혼 예물로 받았을 적엔 반짝반짝 얼마나 빛났는지 몰라.
하긴 슬아 할머니도 아침 저녁으로 고운 무명 손수건으로 닦고 또 닦고 하면서도
일을 하실 때 끼진 않으셨지.
그 때도 장롱 맨 아래쪽의 이불 밑에 손수건으로 곱게 싸서 넣어 놓으셨어.
그리곤 친정에 갈 때나 친척들이 모두 모이는 잔치 때나 한번 씩 끼셨지.
<저 생각 할 때였어.> ===?
“엄마, 오늘 아빠랑 어디 가세요?”
“응, 아빠 친구분들 부부와 저녁 약속이 있어”
슬아는 엄마가 화장을 할 때 곁에서 이것저것 구경을 하는 걸 무척 좋아하는 것 같아.
아마 오늘도 화장을 끝내면 슬아 엄마는 결혼 반지를 끼고 가실 거야.
그런데 목걸이를 들어서 구경하고 있던 슬아의 손이 우리 쪽으로 오는 것 아니겠어.
“어, 엄마. 그런데 이 반지는 색깔도 칙칙하고 왜 이래 못 생겼어요?”
못 생겼다니! 우리도 한 때는 날리던 시절도 있었는데. 뭐 슬아가 꼭 그렇게 꼬집어 얘기하지 않더라도 우리가 다른 반지보다 못 생겼다는 생각은 스스로 늘 해왔지만 막상 그런 말을 들으니 너무 슬펐어.
사실 이 상자 속에서의 우리 이름이 못난이 쌍둥이였거든.
결혼반지는 반짝반짝 예쁘다 해서 반짝이, 18k 반지는 빛남이. 목걸이는 아롱아롱이. 이렇게 서로 불려진단다.
상자 속의 친구들이 우리의 못난 모습을 은근히 흉볼 적에는 뭐라고 한바탕하고 싶지만 그냥 참아. 우리가 못 생긴 건 정말 사실이니까. 칙칙하고 밋밋하기만 모습!
“엄마, 이리 못 생긴 게 무슨 반지예요. 요즘은 이렇게 생긴 반지가 없던데..... 보물처럼 장롱 속에 둘 필요없이 그냥 내가 가지고 놀게 주세요.”
그러면서 슬아는 상자 속에 들어있던 우리를 꺼내었어.
그 때였어.
“이건 함부로 다루어선 안 되는 반지야.”
슬아 엄마는 정색을 하면서 슬아 손에 든 우리 둘을 조심스럽게 다시 상자 속에 넣어 두셨어.
우린 조금 어리둥절했어. 이 상자의 한쪽 구석에 숨죽이고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만도 과분한 일이다 생각했지. 옛날에 우리가 그리 귀하게 대접받았고 하는 건, 이제는 정말 옛날을 되돌아보는 생각 속에만 가끔 있는 일이거든.
그런데 함부로 다루면 안 된다니!
이런 생각은 상자 속의 다른 친구들도 하는 것 같았어.
“이건 돌아가신 할머니의 유품이야. 할머니의 결혼반지이면서 평생 유일한 패물이셨어. 돌아가시기 직전에 날 주셨지만 네 오빠 각시 될 사람에게 줘라는 말씀을 남기셨단다. 할머니께선 4대 독자인 네 오빠를 얼마나 귀하게 여기셨니? 엄마는 잠시 보관하고 있을 뿐이지.”
“피, 아무리 귀해도 일년 내내 장롱 속에 넣어 두기만 하면 없는 거나 마찬가지지.
상자 속에서만 있는 데 무슨 큰 의미가 있어요?“
슬아가 입을 삐쭉거리며 큰 소리로 말했어.
“슬아야, 할머니가 사셨던 시대도 그렇고 엄마가 자랄 때도 그렇고, 정말 귀한 건
그냥 깊숙이 넣어 두고 한번씩 꺼내 보는 걸로 위안을 삼았어. 두 분의 모습도(==을)
보면 별 말씀을 안 하셔도 서로 얼마나 위하며 사셨는지. 곁에서 지켜보는 우리는
처음엔 참 답답하다 생각했지만 나중에 보니까 말없이 빙그레 웃으시는 걸로 모든 이야기를 대신하고 마음을 나타난 그 모습이야말로 요즘 흔하게 사랑한다, 좋아한다, 백 번 말하는 것 보다 은은하고 향기롭더라.“
화장하는 걸 잊은 듯 슬아 엄마는 돌아가신 할머니 얘기를 드문드문 하셨어.
“참, 엄마 두! 할머니나 엄마 세대에선 귀한 걸 이렇게 모셔만 두고 살았고, 좋아한다는 말도 가슴속에 담아두고 지냈는지 모르지만 오빤 달라요. 분명한 자기 표현이 우리 세대의 또 다른 장점인데 좋은 걸 가슴속에만 넣고 있다가는 오빠는 나중에 총각귀신 된다니까요.”
종알거리던 슬아가 한 마디 더 덧붙였다(==지.)
“그리고 엄마, 이 칙칙한 색깔의 반지를 나중에 오빠 색시 될 사람에게 주면 웬 골동품 하면서 옷장 맨 구석에 넣어두고 평생 한번이라도 그 걸 끼겠어요.
귀한 의미도 좋고 다 하지만 엄마처럼 너무 귀한 거라 끼지 못하고 모셔두거나
하면 그건 이미 반지가 아니지요. 모셔두는 반지보다 늘 끼고 있으면서 그 의미를
자주 되새겨보는 편이 그 반지를 물려주신 할머니 뜻 아니겠어요. 결국 할머니도
우리 집안의 눈에 보이지 않는 가풍을 오빠 색시 될 사람이 물려받기를 원하셔서 그리
말씀하신 것 아니겠어요.“ =====(아이의 말이 지나치게 어른스러움)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조목조목 제 할 말을 다하는 슬아를 보는 아줌마의 입가에
웃음이 번졌어.
“아이고, 내 딸. 13년 동안 키워 놓으니 어쩜 이렇게 자기 생각을 똑 부러지게 잘
표현하나?”
“엄마는, 요즘 내 친구들이 얼마나 똑똑하다구요? 난 친구들한테 비하면 별로에요.”
“그래, 네 말이 맞는 것 같아. 할머니께서 물려주신 귀한 반지. 모셔만 두면 뭘 하겠니? 엄마도 어쩌다 이 상자를 열 때만 네 할머니께서 물려주신 반지다. 뭐 그렇게 생각하니까. 네 말처럼 늘 손에 끼고 있으면 그 반지를 볼 때마다 할머니의 마음을 생각
하지 않겠니?”
곁에서 슬아와 슬아 엄마의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는 저절로 어깨가 으쓱거리는 것 같았어. 그것 봐라. 비록 우리가 지금은 이런 모습이지만 그런 귀한 의미가 깃던 반지란 말이다. 요것들아! 그 동안 기도 못 펴고 산 걸 생각하면 이렇게 큰 소리를 치고 싶었어. 비밀이지만 늘 제 모습이 아름답다고 자랑하던 결혼반지 반짝이보다도 담긴 마음의 깊이로 치면 우리가 으뜸일 것 같다 생각하니 얼마나 기분이 좋던지.
그러니 이젠 슬아 엄마가 우릴 떡 하니 잘 보이는 곳에 두지 않겠어.
그런데 이게 웬일이야. 결혼반지를 꺼내곤 다시 상자의 뚜껑을 닫는 거야.
“그렇지만 네 오빠가 결혼할 때까지는 여기다 보관해야겠어. 그리고 네 오빠가 결혼할
무렵이 되면 엄마의 결혼반지랑 같이 녹여서 요즘 아이들이 좋아하는 예쁜 모양의 반지로 만들어 줘야겠다.”
아니, 이제 무슨 말이람.
우린 상자 속에서 목이 터져라 외쳤어.
‘지금 그렇게 만들어서 아줌마가 끼고 다니면 되잖아요! 그런 생각도 못해요? 아이고! 뭘 그렇게 몰라요? 이 말 안 들려요?’
옷장 맨 아래쪽에 있는 서랍 속으로 들어가면서도 고래고래 소리쳤지만 아무도 우릴 다시 꺼내주진 않았어.
슬아 오빤 이제 중학교 2학년이라던데 그럼 장가가려면 얼마나 있어야 되는 지 우리는 씩씩거리며 따져보기 시작했어. -끝-
<연희의 교통카드>
임영진
나는 교통카드입니다. 키티 스티커가 붙여진 예쁜 카드지갑안에 있지요. 매일 일하다 보니 군때가 묻긴 했지만, 분홍색 키티지갑은 나의 자랑이지요. 나의 주인은 중학교 3학년 여학생 연희입니다. 연희는 마을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학교에 갑니다. 버스에 오르며 카드인식기 아저씨와 아침마다 인사를 하지요.
띡-- (아저씨 안녕! / 연희카드 굿모닝!)
매일 수백의 카드를 만날텐데 아저씨는 모두를 기억합니다.
“아저씨, 안녕하세요?”
“연희구나. 오늘은 일찍 탔네?”=일찍 학교가는 구나
“네, 주번이라서 일찍 학교에 가요.”
연희도 마을버스 운전기사 할아버지랑 인사를 합니다. 머리가 하얀 할아버지는 은퇴 후 수년간 마을버스를 운전해오셨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타는 버스인데, 많은 승객을 일일이 기억하십니다. 특히, 연희처럼 인사성 바른 친구들을요. 그나저나 배가 무척 고픕니다. 연희가 이때쯤 밥을 줄때가 됐는데, 밥이 없으면 난 일 못하는데....지하철에 들어서자, 연희는 카드충전소에 들립니다. 꾸깆한 초록색 만원짜리 한장을 잘 펴서 집어넣습니다. 징-- 빨간 불로 1.0.0.0.0 이 선명하게 들어옵니다.
‘자, 따끈한 1.0.0.0.0 많이 먹고 열심히 일하거라.’
‘네 충전 아줌마, 고마워요. 빨간 1.0.0.0.0 매콤한 1.0.0.0.0 이걸 먹으면 한동안 힘이 나요.’
친절한 충전아줌마를 뒤로 하고, 지하철을 타러 갑니다. 지하철 카드인식기 아저씨는 마을버스보다 더 많은 카드들을 상대해서 인사도 빠르고 거칩니다.
띡-- (아저씨 안녕! / 바빠, 빨리 가!)
치, 누군 안 바쁜가? 잊어버리자. 난 내 일만 하면 돼.
오늘은 토요일입니다. 오전수업만 마치고 집에 가겠지요. 나도 일찍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 늘어지게 낮잠을 자고 싶습니다. 매일 학원에, 과외에, 도서관에 띡--, 띡--, 띡-- 너무 피곤했거든요. 연희는 이제 겨우 중3인데, 너무 바쁩니다. 특히 몇주전 연합고사를 보느라 하루도 빠짐없이 공부했습니다. 얼굴에 솜털이 보송보송하고, 체크무늬 치마와 남색 마이가 어울리는 여중생일뿐인데, 가방은 너무 무겁고 공부할 것은 너무 많습니다. 오전 수업을 마치고, 종례시간이 되었습니다. 선생님이 두툼한 종이뭉치를 들고 나타나셨습니다.
“자, 오늘은 연합고사 성적표가 나왔다. 1번부터 한 장씩 받아가거라.”
교복 주머니에 있던 나는 연희가 떠는게 느껴집니다. 열심히 공부했잖아. 잘될거야, 연희야. 내가 열심히 격려하는데 연희는 내 목소리가 안 들리나 봅니다. 이럴땐 사람처럼 소리를 못내는 교통카드인게 속상합니다. 내가 내는 소리는 카드 인식기 아저씨랑 만났을 때, 띡-- 소리나 “카드를 다시 대 주십시오.”“이미 처리된 카드입니다.”같은 딱딱한 말입니다. 내 마음은 전혀 담지 않은 말들...하지만, 연희는 내 마음을 알겠지요. 그럼요, 항상 동고동락했는대요.=너무 어려운 말
“김연희!”
“네!”
“연희야....나중에 교무실로 오거라.”
선생님의 나지막한 목소리를 듣고 연희가 더 떨리는게 느껴집니다. 어, 왜 그러지? 모범생 연희인데...성적표를 들여다보면서 연희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듭니다. 책상으로 돌아와 머리를 떨굽니다.
“연희야, 니가 평소에 얼마나 공부를 열심히 했는지 선생님은 잘 알고 있어. 그런데, 영어과목에서 답을 밀려썼나보다. 너의 평균점수보다 하락했어. 아쉽게도, 니가 원하던 최고 고등학교는 못가겠다. 하지만, 최선 고등학교는 갈 수 있어. 내신을 잘 봐둔것도 도움이 됐고. 연희는 여기가서도 열심히 할거니까 잘되리라 믿어. 너무 실망하지마. 알았지?”
코끝이 빨개지도록 운 연희의 손을 붙잡고 선생님은 조근조근 말씀하셨습니다. 나도 속상합니다. 영어면 정말 연희가 열심히 한 과목인데...단어장을 항상 나랑 같은 주머니에 넣고 다녀서 잘 압니다. 그 친구 좀 느끼하긴 해도, 연희의 손때가 묻은거라 친절하게 대해줬는데, 에잇! 불공평해. 어떻게 시험 하나로 실력을 평가할 수 있어!
띡-- (흥! / 바빠, 빨리 가!)
항상 즐겁게 인사하던 지하철 카드인식기 아저씨한테도 인사할 맛이 안 납니다. 연희야, 힘내. 선생님 말대로 최선고등학교도 좋은 학교야. 톡 깨놓고 이야기하면, 최고 고등학교 가면 다 날고 기는 아이들이 오는데, 거기서 꼴등하는거보다 최선에서 일등하는게 낫잖아? 오히려 잘 된걸수도 있어. 그래, 하늘의 뜻이야. 니가 최선가면 뭔가 멋진게 생길거라는..난 오히려 좋은데..최선고등학교 마을버스가 새거라서 그 카드인식기 아저씨는 세련됐거든..히히히..아니지, 내 속만 챙기면 안돼지..연희야, 힘내..
연희는 지하철을 타고도 나를 주머니에 넣지않고 손에 꼭 쥐고 있습니다. 내 옆에 같이 넣어둔 지하철 노선표를 물끄러미 봅니다. 갑자기 집하고 반대방향으로 걷기 시작합니다. 어! 어! 어디 가는거야? 집은 이쪽이야, 이쪽!
지하철은 어느덧 지상으로 올라옵니다. 덜컹덜컹-- 레일바퀴에서 나는 소리도 시끄럽고, 빛도 와수수 쏟아들어옵니다. 도데체 어디로 가는거야? 연희는 배고프지도 않나?
“학생, 이 전철 인천가는거 맞지?”
“네, 맞아요.”
뭐, 인천! 거긴 또 어디야? 도대체 거긴 왜 가? 난 집에 가서 낮잠자고 싶다구.
“에휴, 다행이다. 잘 탔구나. 이 놈의 지하철 매번 타도 방향이 헤갈려요.”
“할머니도 인천에 가세요?”
“그럼!....인천에 우리 딸내미가 살고 있지. 김치해서 간단다. 학생도 인천 가는중이야?”
“네...”
“누가 거기 살어?”
“아뇨...그냥 바다가 보고 싶어서요.”
“바다?”
“네...”
“학생이 공부하다 지쳤나보군..바다 보고 오면 좋지..처음가는거야?”
“예전에 아빠랑 간적이 있어요. 월미도 공원에 가서 바이킹도 타고, 회도 먹고..찾아갈 수 있을 것 같아요. 교통카드가 있으니까요.”
“서울 교통카드?”
“네,..”
“그거로는 버스는 못탈수도 있을텐데...”
“정말요?”
“그럼, 서울하고 인천하고 도가 틀리잖아. 어디보자...자, 여기 2천원. 인천역에 내려서 월미도 가는 버스를 타렴. 살다보면 바다도 보고 그래야지.”
“할머니..안 그러셔도 되는데, 저도 돈 있어요.”
“돈 있으면 간식 사먹어. 할미 젊었을 때 생각나서 주는 거야. 할머니도 속상하면 바다보러 인천에 많이 갔었지. 할미가 이제 일흔이야. 칠십 평생 살면서 별의별일이 다 있었지. 정말 이기기 힘든것같은 사건도 있었고..그럴 때마다 바다를 떠올렸어. 바다는 정말 크지. 많은 생명들이 살고.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와서 봐도 다 못 볼 정도로 바다는 정말 커. 모든 것을 다 안아주지. 그걸 보고 있으면 내 마음도 커지는 것 같아. 잘 보고 와요.”
“네..할머니 감사합니다. 그런데, 이 돈 어떻게 갚죠?”
“갚긴 뭘 갚아. 나중에 돈 벌면 어려운 사람 만났을 때 도와줘요. 돈이란 돌고 돈대서 돈인 거야. 가지고만 있으면 안 돼. 써야지.”
연희야, 그랬구나. 넌 나만 믿고 인천까지 갈 생각을 했구나. 인천이면, 가만 있어보자. 내 밥이 뭉청 떨어져 나가겠는걸. 하긴 아침에 충전소에서 배불리 먹었으니, 괜찮겠지.
띡-- (아저씨, 안녕! / 일천칠백원입니다!)
헉! 이 동네는 뭐야? 첫 대면식이 가격이라니. 하긴 나 같이 멀리서 온 교통카드도 본적이 없으니 밥값이 얼마인지 알려줘야지.
연희가 버스에 올라타자 반가운 단말기 아저씨가 보입니다. 연희는 나대신 천원을 밀어넣습니다. 아차차..여긴 서울이 아니지...버스가 덜컹덜컹 달려갑니다. 창틈으로 야릇한 비린내가 스며듭니다. 인천이구나..내 힘으로 여기까지 오다니..! 나도 그동안의 피로가 날아간 듯 합니다. 월미도 공원에 내립니다. 연희는 공원 난간으로 뛰어가 바다를 봅니다. 그래, 연희야, 힘내. 뭐 살다보면 이런일 저런일 있는거지..할머니 말처럼 바다 봐. 바다는 무슨 일이 일어나도 거뜬하잖아. 바다처럼 강한 사람이 되자. 난 바다처럼 강한 교통카드가 될 거야. 벌써 저 편으로 해가 기울어져 갑니다. 연희는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냅니다. 집에 전화를 겁니다.
“엄마...나, 연희.. 응...응...선생님이 전화하셨어?...아, 여기 인천. 바람 쐬러 왔어. 교통카드 있잖아. 응..응..근데, 엄마 괜찮아? 나 때문에 학원비도 많이 쓰고, 과외비도 많이 나갔잖아..엄마가 마트가서 힘들게 일해서 번 돈인데.......엄마..정말 미안해...응..응..난 그 고등학교 가도 괜찮은데, 엄마한테 미안해서.....왜 이렇게 멍청이 같은지 몰라..3년동안 열심히 공부한게 다 수포가 되었잖아..응..응...선생님도 그렇게 말씀하셨는데, 너무 속상했어...엄마한테 자랑거리 하나 만들어주고 싶었는데, 수석도 놓치고 지망하던 고등학교도 못가고...응..응..그런가?.. 액땜인가?...응...응...공부가 전부는 아니라는거 아는데, 아빠도 안 계시는데 엄마 고생하는게 마음 아파서...미안해..엄마....응...응...눈물 나..응..응..알았어, 갈께요..교통카드 아침에 충전했어. 걱정하지마요, 엄마..네--”
흑, 연희야, 그랬구나. 나도 눈물이 나오잖아. 어서 집에 가자. 난 왁자지껄 서울이 좋아. 거기가 내 고향인데. 다시 열심히 일할게. 3년후엔 대학교 딱 붙고 놀이공원 가자구.
연희교통카드 등장 - 성적표를 받다 - 연희가 시험을 망침 - 집에 가다 인천행 지하철을 탐 - 낯선 승강장 - 인천버스는 서울교통카드가 안되어요 - 월미도 바다를 봄 - 엄마에게 전화 함 - 엄마가 걱정하심 - 교통카드가 있으니 괜찮아요 집에 갈 수 있어 - 성적 괜찮아 너만 제때 집에 오면 돼.
<지도평>
꾸깆한 초록색 만원짜리 한장을 잘 펴서 집어넣습니다. ==꼬깃꼬깃한
띡-- (아저씨 안녕! / 연희카드 굿모닝!)
띡-- (아저씨 안녕! / 바빠, 빨리 가!)
==대비가 참 재밌다!
매일 학원에, 과외에, 도서관에 띡--, 띡--, 띡-- 너무 피곤했거든요.
==이런 곳 모두에 교통 카드가 쓰이는 것은 아닌데... 다 차를 타야만 가는 곳인가?
내가 내는 소리는 카드 인식기 아저씨랑 만났을 때, 띡-- 소리나 “카드를 다시 대 주십시오.”“이미 처리된 카드입니다.”같은 딱딱한 말입니다. 내 마음은 전혀 담지 않은 말들...하지만, 연희는 내 마음을 알겠지요. 그럼요, 항상 동고동락했는대요.
==아주 좋네!
오히려 잘 된 걸 수도 있어.
== 오히려 잘 된 일인지도 몰라.
== 오히려 잘 되었는지도 몰라.
니가 최선가면 뭔가 멋진게 생길거라는..
==게, 것.. 동어반복하지 말 것!
== 니가 최선에 가면 뭔가 멋진 일이 생길 거야.
“갚긴 뭘 갚아. 나중에 돈 벌면 어려운 사람 만났을 때 도와줘요. 돈이란 돌고 돈대서 돈인 거야. 가지고만 있으면 안 돼. 써야지.” === 좋다, 멋있다!
헉! 이 동네는 뭐야? 첫 대면식이 가격이라니. 하긴 나 같이 멀리서 온 교통카드도 본적이 없으니 밥값이 얼마인지 알려줘야지.
==이 교통 카드가 진짜로 살아 있는 거 같아! 캐릭터가 죽인다!
* 잘 쓴 동화다. 1인칭을 주인공으로 한 동화 중에서 좋은 글을 읽어서 기쁘다. 잘 다듬으면 공모전 응모작으로 써도 되겠다. 다만 띄어쓰기와 퇴고에 더 신경을 쓰기 바란다.
출근카드
☆ 제 12회 동화공부 ☆
1. 동시 감상
< 핀셋이 하는 말 >
신현득
나는 좁쌀을 주울 수 있어
- 그까짓
작은 일
그런 소리 마
바위를 들어올리는 것만
큰일인감?
누가 와서
해 보라지
팔목 시계 좁은 배 열어 놓고
작은 톱니
작은 나사 하나씩
맞추는 일은......
나만
할 수 있다구.
다친 상처에
약은 누가 바르나?
연구실 책상에 놓여
작은 것 하나씩을
집어 나르는......
새의 부리 닮은
내 손가락
두 개!
< 둘이는 똑같이 >
이혜영
신발 주머니에 들어간 신발은
미안했어요.
흙이 묻어서....
"괜찮아.
주인을 위해 일했잖아?"
신발주머니는 신발을
꼭 안아 주었어요.
둘이는 똑같이
흙투성이가 되었어요.
2. 낱말 공부
< 문제;1>
♧ 다음과 같은 뜻을 가진 낱말을 <보기>에서 찾아 쓰세요.
1) 몹시 떠들며 소리치다=과따치다
2) 대금이나 보수를 치루지 않고 얻는 이익;=공다지
3) 마음 따위를 단단히 굳히다;=공글리다
4) 보기에 아무 까닭이나 필요가 없이;=괜스레
5) 쓸쓸한 느낌이 들 정도로 매우 고요하다;=괴괴하다
6) 손가락이나 발가락이 몹시 시리어 놀리기가 어렵게 되다;=곱아들다
7) 예쁘장하고 얌전하다;=곱살하다
8) 사람됨이 멋없고 퉁명스럽다;=괘다리적다
9) 익살을 부리며 변덕스럽게 하는 행동;=괘사스럽다
10) 성질이나 음성이 급하고 거센 모양;=괄괄
<보기>
괜스레, 괄괄, 공글리다, 과따치다, 괘사,
곱살하다, 공다지, 괴괴하다, 곱아들다,
괘다리적다,
3. 좋은 책 소개
<매력>
김모란 지음, RHK 발행
* 얼굴 성형은 할 수 있지만 표정 성형은 절대로 할 수 없다. 또한 표정은 노력 여하에 달려 있는 것이므로 누구나 노력하면 자신만의 표정을 찾을 수 있다.
* 귀를 기울이고 공감하는 것에는 특별한 기술이 필요 없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고 상대의 감정을 같이 공유해 보는 것이 전부다. 그렇게 된다면 아무리 어이없는 상황이라도 찬찬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이 그럴 수만 있다면 상대방은 어느 순간 당신을 마주 바라봐줄 것이고 당신에게 자연스럽게 마음을 열 것이다. 귀를 기울이고 공감을 하는 것은 대단한 매력이다.
* 내 맡은 바 일을 충실히 잘 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일을 즐겁게 즐길 줄 알아야 한다. 즐거움 속에는 항상 새로움이 도사리고 있다. 즐길 줄 아는 이는 그것을 필요할 때마다 꺼내기만 하면 된다. 평소 주변에 아이디어가 끊이지 않는 이를 눈여겨보라. 그가 남보다 다른 점이 있다면 바로 즐기는 자세일 것이다.
* 지인에게 오랜만에 연락이 온 거라면, "여보세요." 대신 "아이고, 이게 누구야? 00이 아니야?"하면서 반가워해 보자. 한 단계 더 높은 단계는 여기에 애칭이나 그 사람을 표현할 수 있는 단어를 하나 덧붙이는 것도 방법이겠다. "이게 누구야? 예쁜 00 아니야?", "사랑하는 내 친구 00이 아니야?", "아이고, 이게 누구십니까? 제가 평소 존경하는 000 부장님 아니십니까?" 등 친분과 유대감이 녹아든 맞춤식 인사말을 건네 보자. 아마 이런 인사말을 듣는 상대방은 어떤 목적으로 전화를 걸었든 일단 당신에게 호의를 느낄 것이다.
* 오늘도 거울 앞에 서서 상상해 보자. 누군가가 날 보면서 얼굴에 꽃이 피듯이 만면에 환한 미소를 지으며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면 당신의 기분은 어떨 것 같은가? 그 순간부터 무슨 일이든 잘 풀릴 것 같은 기분이 들 것이다. 내가 그런 사람이 된다면 그보다 멋진 일은 없을 것이다.
* 학생들과 상담을 하다보면 노력은 별로 하지도 않으면서 꿈만 이루고 싶어 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 나는 이것을 '도둑놈 심보'라고 한다. 땅에 씨앗을 심었다면 열심히 물도 주고 거름도 주어야 열매를 맺는 법이다. 씨앗만 심고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면 그 열매가 제대로 열리겠는가? 모든 세상만사가 다 비슷한 원리인 듯하다.
* 우리는 때때로 본인 앞에 놓인 책임의 무게를 회피하려고 할 때가 있다. 그러나 리더가 되고나면 내 잘못뿐 아니라 타인의 잘못도 다 책임져야 한다. 좋은 리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리더가 되기 이전부터 책임의 무게를 짊어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실수는 누구나 한다. 중요한 것은 실수한 이후이다. 그것을 피하려고만 하지 말고, 억울하다 생각하지 말고, 조직원의 한 사람으로서 온 마음을 다해 책임질 각오를 해야 한다.
* 나는 누군가를 칭찬할 때 그 친구한테 직접 말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에게 돌려서 이야기한다. 그 이야기가 돌고 돌아 그 사람 귀에 들어갔을 땐 이미 수많은 사람이 그 사람의 선행을 전해 듣게 되고 또한 칭찬을 받는 당사자는 더 기분이 좋아질 테니 일석이조라 할 수 있다. 나는 이런 좋은 소문을 시작하는 이가 영향력 있는 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험담을 하고 싶은 욕구를 줄이자. 그리고 상대의 장점을 찾아 적극적으로 소문을 내자. 조직 자체가 건강해질 것이다.
* 시간은 앞으로 열려 있다. 신이 아니고서야 시간을 되돌릴 수 없다. 열려 있는 시간 앞에 인간의 가능성은 무한하다. 그 사람이 앞으로 어떻게 될 줄 알고 함부로 그 사람의 미래를 어둡다고 말하겠는가. 그건 절대 상대방을 위한 일이 아니다.
4. 동화창작 교실 강의
凡草 김재원
풀꽃박사로 통하는‘세울 이영득’은 1998년부터 통신교재로 동화를 배웠다.
내가 알기로는 부산 경남지방에서는 세울 만큼 야생초와 나무에 대해서 많이 아는 사ㅁㅁㅁ람도 드물다.
이런 세울을 처음 만난 것은 부산시 북구 학장동에 있는‘여성문화회관’에서였다.
그때 내가 그곳에 독후감 심사를 하러 갔다가 세울을 만났다. 세울은 독후감 쓰기 대회에서 우수상을 두 번이나 받았다. 나는 여러 수상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모범 독후감을 나누어 주며 이렇게 말했다.
"주부들 중에서는 진주가 흙에 묻힌 채로 빛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 때는 문학소녀였던 사람도 주부가 된 뒤에는 현실에 쫓겨 꿈을 묻고 살거든요. 지금이라도 찾아보면 꿈을 키워줄 수 있는 곳이 있을 겁니다.”
세울이 그 말을 듣고 글공부할 마음이 생겼는지 나중에 내 사무실로 전화를 걸었다.
세울은 자기 마음을 잘 표현할 수 있는 글쓰기를 배우고 싶다고 했다. 내가 동화창작을 가르친다고 하자, 세울은 동화창작은 특별한 사람만 하는 게 아니냐며 감히 그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나는 망설이는 세울에게 글은 서로 맥이 통하니 마음이 생겼을 때 동화 공부를 한 번 시작해보라고 권했다.
그런데 세울이 집이 멀어서 직접 올 수는 없다며 좋은 방법이 없겠느냐고 물었다. 나는 방법을 찾다가 우편으로 교재를 부쳐주기로 했다.
그 당시는 인터넷으로 지도를 안 할 때여서 세울을 지도하자니 통신으로 교재를 부쳐줄 수밖에 없었다. ( 그때는 1호부터 70호 정도까지의 교재가 인쇄물로 되어 있었다. 나중에 김하늬가 동화를 배울 겸 종이로 된 교재를 1호부터 70호까지 배워가면서 워드로 쳐주어서 파일로 만들 수 있었다.)
내가 교재를 부쳐주면 세울이 답안을 작성하여 다시 편지로 부쳐주곤 했는데, 나는 답안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 아주 성실하고 꼼꼼하게 답안을 작성했기 때문이었다. 세울의 답안은 다음에 배울 신인들에게 좋은 참고 답안이 되었다.
내가 많은 제자를 가르쳐 보았지만 그렇게 열심히 공부해서 성공하지 않은 사람은 거의 보지 못했다. 대개 중도에 탈락하는 사람들은 다른 공부나 일 때문에 동화 공부를 할 짬이 없거나 마음의 여유가 없기 때문이고, 처음에는 큰 꿈을 갖고 시작하지만 차차 시들해져서 노력을 안 하기 때문에 마음 먹은 꿈을 이루지 못한다.
한 번 마음을 먹었으면 끝까지 뿌리를 뽑을 때까지 해야만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좋은 교재와 좋은 지도법이 있다고 해도 배우는 이가 공부를 게을리하고 꾸준히 노력을 하지 않으면 어떻게 잘 가르쳐줄 수 있겠는가?
그래서 나는 배우는 수강생들에게 자주 말한다. 동화쓰기는 소질보다 노력이 우선이라는 것을.
그 뒤에 세울은 61호 정도까지 하다가 아무래도 성이 안 찼는지 글나라에 직접 배우러 오겠다고 하였다. 나는 그 말을 듣고 멀어서 몇 달 다니다가 말겠지 했는데 2년 이상을 다녔다.
세울의 집이 그 당시엔 창원에 있었는데 창원에서 택시와 시외버스, 시내버스를 세 번이나 갈아타며 해운대에 있는 글나라까지 다녔다. 세울이 글나라 한달 수강료보다 하루 차비가 더 비싸다고 해서 웃었다.
그런 성실성과 노력 덕분에 세울은 2001년 경남신문에 <화왕산의 불꽃>으로 동화가 당선되었고, 이어서 <할머니 집에서>라는 동화책과 <풀꽃 친구야, 안녕>, <주머니속 풀꽃도감>, <산나물 들나물 대백과>, <나물도감> 등을 잇달아 펴냈다.
내가 풀꽃에 대해서는 세울에게 많이 배웠지만, 세울은 종종 말하기를 동화 쓰기를 제대로 배웠기 때문에 들꽃에 대한 책들도 쓸 수 있었다고 해서 나도 고마운 인연에 감사할 따름이다.
< 2001년 경남신문 동화 당선작품 >
화왕산의 불꽃
세울 이영득
'초승이가 제발 더는 살이 찌지 말았으면……. 하루하루 몸이 예쁘게 불어날 초승이를 나무랄 수도 없고 이를 어쩐다?'
어스름 저녁, 왕산이 할아버지의 너른 가슴은 걱정으로 가득 찼습니다.
"휴!"
일찍 나온 어둠별이 화왕산의 푹 꺼진 한숨 소리를 들었어요.
"왕산이 할아버지, 무슨 걱정이라도 있으세요?"
"오, 어둠별이구나. 글쎄 이 일을 어쩌면 좋으냐? 등산객들이 그러는데 오는 정월대보름에 '억새 태우기'를 한다는구나. 보름달이 뜨면 푹 패인 내 가슴에서 억새를 태우고, 달을 보며 소원을 빈다지 아마."
어둠별은 억새를 태운다는 말만 듣고도 눈물이 그렁그렁했어요.
"왕산이 할아버지, 그게 정말이에요? 할아버지 가슴이 다시는 불타지 않기를 바랐어요. 그래서 할아버지 이름에서 불을 나타내는 글자를 빼고 왕산이 할아버지라고 부르는데."
"울지 마라. 난 아주 옛날에 화산 폭발로 생길 때부터 이미 불과 인연이 깊었는걸. 화산이 왕성했던 산이라고 내 이름이 '화왕산'이 아니냐."
"그래도 싫어요. 억새만 불타는 게 아니라, 산불 걱정에 할아버지 가슴이 바짝 타들어 가는 건 너무 가슴 아파요."
"어둠별아, 내가 타올라 물이 많은 이 고장의 물기운을 다스릴 수 있다면 오히려 보람이다."
"그럼 뭐가 문제예요?"
"며칠 전에 날개를 다친 산비둘기가 불쌍해서 그런다. 용지 못의 얼음을 깨려고 아이가 무심코 던진 돌멩이에 맞았지. 다친 날개를 끌며 억새 숲에 숨어 있지. 아무래도 정월대보름까지 나아서 날아갈 것 같지가 않구나. 많은 산 식구들도 무사해야 될 텐데."
"정월대보름이 어쨌다구요? 아하, 왕산이 할아버지도 보름달이 빨리 보고 싶으신 게죠?"
언제 떴는지 날씬한 초승달이 개구쟁이처럼 끼어들었습니다.
"초승아, 마침 잘 왔다. 어렵겠지만 내 부탁 하나 들어줄 수 있겠니?"
"왕산이 할아버지 부탁이라면 들어드리고 말고요. 말씀이나 해보세요."
"초승아, 저기 말이다. 저, 다른 게 아니고……."
"어휴, 답답하네. 뭐든 말씀만 하시라니까요."
"이 달만 초승달인 채 버텨줄 수 있겠니?"
"네?"
초승이는 알을 품다 들킨 까투리처럼 화들짝 놀랐어요. 하마터면 화산 폭발 때 왕산이 할아버지 가슴에 생긴 용지 못에 뛰어내릴 뻔했어요. 용지는 겨울나는 물 속 친구들을 위해 얼음 숨구멍만 뚫어놓고 꽁꽁 얼어붙었어요.
"왕산이 할아버지, 내가 살찌지 않는 건 힘들 거예요."
"아무래도 그건 어렵겠지? 사람들이야 살을 뺀다고 굶거나 몸에 해로운 걸 먹기도 한다던데......."
"살찌지 않는 것도 힘들겠지만 보름달을 기다리는 사람이 너무 많아요. 날 기다리는 사람들을 생각하니 나도 가슴이 막 뛰는 걸요."
"하지만 초승아, 네가 보름달이 되면 사람들은 달집을 사르지. 이어 '억새 태우기'를 하고. 그러면 산비둘기와, 많은 산 식구들이……. 제발 이 달만 초승달로 있어주면 안 되겠니?"
"난 살찌지 않는 방법을 몰라요."
"너도 사람들처럼 며칠 동안 아무 것도 먹지 않으면 혹시 아냐?"
"아무 것도 먹지 않으면? 음-- 그렇다면 애써 볼게요."
초승이는 밤마다 먹던 사람들의 예쁜 꿈을 생각하며 어렵게 약속했어요.
왕산이 할아버지는 며칠째 정신없이 바빴어요. 억새를 태우기 전에 할 일이 너무도 많았거든요.
산비둘기에게는 틈만 나면 날개를 퍼덕이라고 일렀어요. 억새와 솔새는 뿌리가 더 깊어지게 도왔어요. 들쥐는 멀리 이사 시켰고요. 풀씨를 먹으러 온 꿩과 용지에 목을 축이러 온 산 식구들에겐 보름에는 얼씬하지 마라고 단단히 일렀어요. 몽골몽골 봄을 꿈꾸는 진달래에겐 연기가 날 때 들숨을 꾹 참아야 한다고 신신당부했어요.
한편 초승이도 밤마다 걱정이었어요. 억지로 굶었지만 허리는 자꾸자꾸 불어났어요.
'무슨 방법이 없을까? 아참, 사람들은 몸에 해로운 것을 먹고 살을 빼기도 한다지. 그래, 나도 미운 꿈을 먹어보는 거야.'
초승이는 밤마다 사람들이 꾸는 악몽을 닥치는 대로 먹기 시작했어요.
며칠 뒤, 왕산이 할아버지는 깜짝 놀랐어요.
"아니! 초승이가 어느새 반달이 되었네."
"왕산이 할아버지, 죄송해요. 굶어도 살이 찌고, 미운 꿈을 먹어도 자꾸만 살이 쪄요. 어쩌면 좋아요?"
"음……."
왕산이 할아버지의 목소리는 한숨에 가까웠어요.
"글쎄, 이러면 어떨까? 관룡산에 있는 '팥죽부처'께 부탁해 보자. 동짓달에 불공을 드리면 한 가지 소원은 꼭 들어준다더라. 지금이 정월이긴 하지만 어째 들어줄 것도 같구나."
반달이는 곧장 영험하다고 소문난 '팥죽부처'를 찾아갔어요.
돌로 된 팥죽부처는 관룡사 서쪽 봉우리 용선대 마루에 앉아 있었어요.
"팥죽부처님, 팥죽부처님, 소원 한 가지만 들어주세요!"
팥죽부처는 웃는 듯 마는 듯 오도카니 앉아 있었어요.
"며칠만 더 반달로 있게 해주세요! 네?"
반달이는 팥죽부처의 대답을 기다리며 산비둘기 얘기를 했어요. 그러자 팥죽부처가 옴죽옴죽 웃는 듯 했어요.
"팥죽부처님, 웃으셨어요? 말없는 웃음은 소원을 들어준다는 뜻이죠?"
반달이는 바람보다도 빠르게 왕산이 할아버지를 찾았어요.
"할아버지! 팥죽부처님이 내 소원을 듣고 환하게 웃었어요."
"참말로 웃으시더란 말이냐?"
왕산이 할아버지도 모처럼 기분이 좋았어요.
하지만 반달이는 날이 갈수록 살이 찌고, 빛마저 흐려졌어요.
"반달아, 빛이 예전 같지 않구나. 너 혹시 아직도?"
"맞아요. 아직도 미운 꿈을 먹고 있어요."
"저런, 그러다간 너도 병나겠다. 산 식구들 걱정은 말고 예전처럼 예쁜 꿈을 먹고 기운을 차리렴."
왕산이 할아버지는 날이 갈수록 더 바빴어요. 억새가 뿌리를 깊이 내렸는지 살피던 왕산이 할아버지는 그만 어처구니가 없었어요.
용지 옆에서 갈대와 억새가 잘잘못을 따지고 있었으니까요.
"억새야, 좁은데 왜 자꾸 비집고 들어오니?"
"어쨌든 깊이 뿌리내려 살고 봐야 하잖아. 넌 왜 자기 생각만 하니?"
억새도 질 세라 뿌리를 뻗으며 대들었어요.
"치, 나도 너 때문에 꼼짝없이 타버리게 생겼단 말야."
"뭐, 난 할 말이 없는 줄 알아. 아직도 나를 갈대라고 부르는 사람이 많아. 이름이 잘못 불려지면 기분이 얼마나 엉망인데. 갈대는 용지 옆에 몇 뿌리밖에 없는데 '화왕산 갈대'가 당키나 하니?"
"모르는 소리. 옛날에는 이 용지 언저리에 갈대가 굉장했었다구."
"옛날 얘기하면 뭐하냐? 지금이 중요하지."
"이놈들, 보자보자 하니 끝이 없구나. 반달이는 산비둘기를 살리려고 빛마저 잃어 가는데."
"죄송해요. 왕산이 할아버지. 참, 달님 병에는 용지 목욕이 최고래요."
갈대가 바람에 사그락대며 말했어요.
"용지가 꽁꽁 얼었는데 무슨 수로 목욕을 한다더냐?"
"그건 내게 맡기세요."
갈대는 마침 지나가던 바람을 타고 용지로 휘청 넘어졌어요.
"여기 어디쯤에 얼음 숨구멍이 있었는데."
갈대는 일어났다 넘어지기를 여러 번, 허리가 후줄근했어요. 얼마나 지났을까요? 갈대는 반나절이 지나서야 이삭 부러진 줄기를 얼음 숨구멍에 꽂을 수 있었어요.
"여기 꽂혀 있다가 해님과 바람의 힘을 빌어야지. 얼음 숨구멍만 크게 뚫으면 반달이 목욕은 문제없어."
"추워서 네 몸이 먼저 으스러질 텐데."
억새가 걱정스러운 듯 말했어요.
"괜찮아. 불타 없어지느니 반달이 병을 고쳐주는 편이 훨씬 나아."
갈대는 한겨울 칼바람에 허리가 휘어질 듯 아팠어요. 얼음 구멍에 꽂은 줄기는 시리다 못해 쿡쿡 쑤셨어요.
"그만해. 소용없는 짓이야. 날씨가 이렇게 추운데 무슨 수로 얼음 구멍을 크게 뚫겠어."
하지만 이젠 얼음과 한 덩어리가 되어버린 갈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되었어요.
해거름까지 손을 내젓던 억새도 갈대 위로 휘청 넘어졌어요.
"왜 이래? 넌 비켜."
갈대는 말과는 달리 억새를 부둥켜안았어요. 억새도 갈대를 꼭 보듬었어요.
드디어 보름이 되었어요. 화왕산 등산로는 낮부터 사람들로 북적댔어요.
왕산이 할아버지는 막바지 단도리에 정신이 없었어요. 갈대와 억새도 얼음 구멍을 더 뚫으려고 뿌리 힘까지 보탰어요. 하지만 꽁꽁 언 얼음은 쉽게 녹지 않았어요. 해님도 빛을 더 뿌려주었어요. 바람도 갈대와 억새의 허리가 휠 만큼 입김을 내뿜었어요.
그 때였어요.
투둑…….
추위에 얼어버린 갈대가 그만 부러지고 말았어요. 갈대는 짧은 대롱처럼 용지에 꽂혀 있었어요.
시간이 갈수록 왕산이 할아버지는 애가 탔어요. 산에는 사람들이 점점 박신박신 했어요. 어쩌면 억새보다 사람이 더 많은 것 같았어요.
사람들은 커다랗게 달집을 지었어요.
왕산이 할아버지 가슴 언저리는 면도라도 한 듯 둥그러니 억새가 베어졌어요. 사람들이 그 자리에 빙 둘러서서 남 먼저 달을 보려고 하늘만 올려다보고 있을 때였어요. 보름이는 어스름을 틈타 잽싸게 내려와 용지 목욕을 마쳤어요.
"갈대야 억새야 고맙다."
"아니! 보름이 너의 빛이 너무 환해서 참 보기 좋아."
갈대는 늘 속이 텅 비었다고 불만이었는데, 부르진 줄기 틈으로 보름이가 목욕하고 갈 줄은 꿈에도 몰랐던 거예요.
그때 누군가가 외쳤어요.
"야! 달이 떴다. 둥근 대보름달이 떴다!"
얼어붙은 용지 위에서는 보름이가 환하게 웃고 있었어요.
"자, 지금부터 '대보름 억새 태우기'를 시작하겠습니다. 먼저 달집을 사르겠습니다."
마이크 소리가 산을 찌렁찌렁 울렸어요. 왕산이 할아버지 가슴은 억새가 타기 전부터 바짝바짝 타들어 갔어요. 그때 아이 하나가 억새 숲으로 냅다 뛰었어요.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우리 아이가……. 우리 아이가 저기 있어요."
아주머니 한 분이 아이 뒤를 따랐어요. 많은 사람들 눈길이 한꺼번에 아이를 좇았어요. 아이는 풀숲을 마구 헤치고 다녔어요. 여기저기서 미처 피하지 못한 산 친구들이 뛰쳐나왔어요.
어리둥절하던 보름이는 아이 마음을 비추어 보았어요.
'미안하다. 산비둘기야, 어디 있니?'
아이 마음속까지 비춰 본 보름이는 환하게 웃으며 세상을 더욱 찬란하게 비춰주었어요.
아! 그제서야 왕산이 할아버지도 가슴을 쓸어내렸어요. 아이 얼굴이 눈에 익었으니까요. 왕산이 할아버지는 달빛처럼 밝은 불꽃을 하늘로 뿜어 올리며 제 빛을 찾은 보름이에게 소원 한 가지를 빌었어요.
"보름아, 사람들 가슴에 세상을 밝히는 불꽃이 활활 타오르게 해다오." (*)
5. 묘사하는 문장 쓰기
< 문제;2>
* 13- 14 페이지에 있는 그림을 보고 묘사하는 문장 (보여주기 문장)을 20줄 이상~~ 적어보세요.
◇ 주의: 가능하면 어린이의 입장에서 글을 써야 합니다. 어른의 입장으로 쓰면 수필이나 수기가 되기 쉽습니다.
동화를 쓸 때 항상 명심해야 할 점은 내용을 설명하려고 하지 말고 비디오로 찍듯이 장면을 글로 풀어내어야 합니다. 가령, 어떤 할머니가 손자하고 둘이 살면서 폐지를 주워서 생활한다고 합시다. 할머니의 가난한 형편을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할머니의 아들과 며느리는 교통사고로 죽었다. 할머니는 손자를 혼자 데리고 산다. 날마다 폐지를 주워서 먹고 산다. 날이 갈수록 폐지 줍기가 힘이 든다. 경쟁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할머니는 하루 종일 일해도 얼마 벌지 못해서 한숨을 쉰다.
이런 식으로 쓰면 수기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그러면 비디오를 찍듯이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한 가지 장면을 쓰고 다음 장면을 또 쓰고, 이렇게 장면을 연결해 나가는 식으로 써야 합니다. 다음 문장을 참고로 보세요. 할머니가 아침에 일을 나가는 장면입니다.
==> 밖은 아직 어두컴컴하다. 진우는 밖에서 덜거덕거리는 소리에 눈을 떴다. 방문 틈으로 내다보니 할머니가 일하러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머릿수건을 둘러쓰고 장갑을 끼었다. 할머니는 굽은 허리로 수레를 밀고 나갈 참이다.
“진우야, 밥 먹고 학교 가거라.”
할머니는 이 말을 남기고 대문 밖으로 나갔다. 덜거덩 덜거덩 수레바퀴 굴러가는 소리가 대문 안으로 떨어졌다.
그럼 오늘 과제를 연습해 봅시다.
<보기>
오늘은 엄마를 따라 두구동에 있는 범초산장에 갔습니다.
범초산장은 엄마에게 동화를 가르쳐주는 범초 선생님의 주말 농장입니다.
날이 따뜻해져서 냉이를 캘 거라고 합니다. 나는 냉이를 처음 캐기 때문에 기대가 되었습니다.
범어사 지하철역에서 마을버스를 탔습니다. 마을버스는 영락 공원을 지나 두구동으로 들어갔습니다. 두구동 수내 마을 앞에서 내렸습니다. 여기는 꼭 시골 같았습니다.
“엄마, 여기도 부산이야?”
“그럼. 부산 두구동이지.”
꾸불꾸불한 산길을 올라가니 범초산장이 나왔습니다. 나는 멋진 시골집이 있을 줄 알았는데 작은 비닐하우스가 보였습니다. 그래도 주변 경치는 좋았습니다. 새총못이라는 저수지가 바로 옆에 있고 계곡도 있었습니다. 새총못은 우리 교실 세 배 정도 크기인데 물이 반쯤 담겨 있었습니다. 못에 물고기들이 있는지 물방울이 퐁퐁 솟아 올랐습니다.
“안녕하세요?”
범초 선생님한테 인사를 하자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어, 너 잘 왔다. 이름이 뭐냐?”
“은수요. 박은수.”
“은수는 수민이하고 놀면 되겠구나.”
우리 말고도 열 사람쯤 왔습니다. 나하고 나이가 비슷한 남자 애가 수민이라는 아이였습니다.
나는 수민이와 어울리기가 처음에는 쑥스러웠지만 놀다 보니 자연스럽게 친해졌습니다.
우리는 짐을 풀어 놓고 밭에서 냉이를 캐기 시작했습니다. 난 냉이가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가 없는데 범초 선생님은 척척 찾아서 가르쳐주었습니다. 엄마도 처음에는 잘 찾지 못하다가 조금씩 익숙해졌습니다.
“야, 여기도 있다.”
“여긴 냉이 밭이다!”
냉이는 뿌리가 할아버지 수염처럼 아주 길었습니다. 잎은 작고 납작한데 뿌리는 땅속에 깊이 박혀 있었습니다. 호미로 파내려고 해도 쉽게 나오지 않았습니다. 냉이 하나를 캐는데도 힘이 들었습니다. 나는 냉이 캐는 것이 재미있을 줄 알았는데 하나도 재미없었습니다.
“엄마, 이걸 어떻게 먹어?”
내가 겨우 캐낸 냉이를 흔들며 묻자 엄마가 일러주었습니다.
“냉이는 일부러 뿌리를 먹는 거야. 뿌리가 고소하고 영양분이 많거든.”
언제 왔는지 범초 선생님이 등 뒤에서 한 마디를 거들었습니다.
“냉이는 눈에도 좋고 간에도 좋은 나물이 란다. 데쳐서 말려두면 냉이차로도 마실 수가 있지.”
나는 이런 냉이보다 스넥과자가 더 맛있는데.
나는 조금 캐다가 허리가 아파서 그만하였습니다. 수민이와 달팽이도 잡고 계곡으로 내려가서 다슬기도 잡았습니다.
우리가 놀고 있을 때 엄마가 불렀습니다.
“은수야, 점심 먹자.”
비닐하우스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밖에서 볼 때는 비닐하우스였는데 안으로 들어가니 꼭 집과 같았습니다. 냉장고도 있고 텔레비전도 있었습니다. 항아리들도 여러 개가 있었습니다.
가스렌지 위에 불판을 올려놓고 고기를 구워 먹었습니다. 일을 하고 나서 그런지 밥맛이 아주 좋았습니다.
오늘 캔 냉이와 나물들도 밥상에 올라왔습니다. 범초 선생님이 나물 이름을 일일이 가르쳐주었습니다. 냉이, 씀바귀, 돌나물, 삼백초, 왕고들빼기, 가막사리, 비름, 민들레, 취나물 등...
나는 뭐가 뭔지 알 수 없었습니다. 먹어보니 맛도 별로였습니다. 그런데도 어른들은 뭐가 그렇게 맛이 있는지 나물만 먹었습니다. 나는 나물의 종류가 그렇게 많은 줄 처음 알았습니다.
* 아래 그림 중에서 고르거나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아이 입장에서 써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