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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산문(山門)을 연 지 1천325년이 되는 경 북 의성 고운사(孤雲寺)가 중생 앞으로 다가서고 있다.
681년(신문와 1) 의상(義湘)이 창건하여 이름을 고운사(高雲寺)라고 하였는데, 그후 최치원(崔致遠)이 여지(如智)·여사(如事) 두 승려와 함께 가허루(駕虛樓)와 우화루(羽化樓)를 짓고 이 절에서 수행했으며 최치원 선생의 호 를 따 고운(孤雲)으로 이름을 바꾼 유서깊은 사찰이다.
948년(정종 3) 고려의 운주조통(雲住照通)이 중창하고, 1018년(현종 9)에 천우(天祐)가 3창하였으며, 1695년(숙종 21)에 행옥(幸玉)과 태운(泰運)이 중수하였다. 그후 1835년(헌종 1)에 불탄 것을 만송(晩松)·호암(虎巖)·수열(守悅) 등이 재건하였다. 고려 태조 왕건의 스승이자 풍수지리사상의 시조로 받들어지는 도선국사가 가람 을 크게 일으켜 세우면서 '공부하는 절'로 이름을 떨치면서 일제 시대에는 조선불교 31 총본산 가운데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지금도 조계종 제 16교구의 본사로 의성과 안동, 영주, 봉화, 영양 등 경상북도 북부지역의 60여개 크고 작은 사찰들을 관장하고 있지만 부석사나 청량사, 각화사 등 유명 사찰을 말사로 둔 교구 본사로서는 사세(寺勢)가 그리 크지 못하다.
지금도 주지 스님을 비롯해 20여명의 스님들과 4천명 가량의 불자들이 고운사를 떠받치고 있지만 일제시대 200여명의 스님들이 366간의 큰 도량에서 지낼 때에 비하 면 '격세지감'이란 말이 딱 어울린다.
그러나 최근 들어 고운사측은 중생들에게 다가서는 모습을 보이며 새로운 중흥 을 꿈꾸고 있다.
10여년 전부터 낡은 건물을 수리하면서 옛날의 위풍당당하면서도 절제된 수행지 의 이미지를 되찾았고 최근 시작한 숲 가꾸기 사업과 노인 요양시설 및 선(禪) 체험 관 건립 사업 등은 세상 속에서 중생들과 호흡하고자 하는 사찰의 깊은 뜻을 읽을 수 있게 한다.
오는 22일에는 사찰 주변이 6. 25 당시 격전지였던 점을 감안해 호국영령들을 위한 위령제를 여는 한편 사찰 창건 이후 처음으로 산사음악회를 열어 중생들과 뜻 깊은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물론 전통 강원(講院)을 복원하는 등 청정하고 엄격한 수행 가풍을 유지하기 위 한 노력도 게을리 할 수는 없다.
주지인 혜승 스님은 "유.불.선을 아우른 최치원 선생의 자취를 더듬어 상생과 화합으로 세상 사람들과 소통하는 고운사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