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 춘천시민 인어공주를 꿈꾸다.
▶ 위치: 춘천시 신동면 의암리에 있다. 의암은 간혹 의암 유인석의 호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 의암은 옷 衣자에 바위 岩자를 쓰는데, 이곳에 옷바위가 있기 때문에 마을이름으로 붙여진 것이다. 그래서 의암댐이란 명칭도 생겼다.
이 인어상은 춘천에서 서울로 가는 옛길 가에 있는데, 이 길은 1993년 4차선 경춘국도가 생기기 전까지는 모두 이곳으로 다녔다. 이 길로 서울에서 춘천방면으로 올 때는 신영교(의암댐 앞 다리)를 건너 춘천 쪽으로 1km쯤 오다보면 왼쪽 절벽 아래이고, 춘천에서 서울방면으로 갈 때는 의암댐 못 미쳐 길가에 차를 몇 대 세울 수 있는 주차장이 있는데 그 주차장 앞으로 몇 미터 가면 오른쪽 아래 돌 위에 수면을 바라보며 부끄러운 듯 고개를 든 인어상이 보인다.
▶ 제작계기: 1967년 4월 의암호가 준공되면서 춘천은 호수에 둘러싸인 호반의 도시가 된다. 의암호는 그 깊이와 면적의 규모에서 사람들로 하여금 신비한 수중 동물 내지는 용궁과 같은 세계가 존재할 것이라는 상상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동서양에서 고대부터 전해 내려오던 인어상을 주물로 만들어서 세웠다. 제작자가 고등학생이다 보니 더욱 이러한 상상을 했을 것이다.
인어는 원래 상상의 동물이다. 그런데 이것이 일반화 한 것은 1836년 덴마크의 안데르센이 <인어공주>라는 동화를 쓰면서부터이다. 이 동화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서 현재 세계 어린이로 하여금 바닷속 세계를 상상하고 꿈을 키우게 하고 있다.
▶ 제작자와 제작시기: 이 인어상은 1971년6월 21일에 완성이 되는데, 제작자는 당시 춘천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민병두라는 미술을 좋아하던 학생이었다 한다. 그 학생의 다른 신상은 알 수가 없다.
▶ 제작자의 죽음: 1971년 이곳 춘천시 신동면 의암리 의암호반의 바위 위에 인어상을 완성하여 주위의 명성과 부러움을 독차지 하자 이를 시기한 질투에서인지 인어상이 완성된 지 불과 한 달 만에 죽음을 당하는 비운을 맞게 되었다. 고등학생의 작품이라면 미술가로서 촉망되는 학생이었을 것인데, 참으로 안타깝다.
▶ 인어상의 모습: 의암호변 반석(큰 돌)에 앉아있는데, 방금 물속에서 솟아오른 듯 아래쪽은 물고기의 모습으로, 상체는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이다. 두 손은 왼쪽 허리쯤에 맞잡고 있으며, 머리카락은 물기에 젖어있는 것 같은 생머리형태이다. 당시는 이곳에 수양버들이 늘어져 있다고 했는데, 지금은 수양버들을 볼 수 없다.
▶ 얽힌 이야기: 1982년에 춘성군에서 발간한 춘성의 맥이란 책에 이렇게 기록돼 있다. 사랑과 염원 그리고 낭만으로 가득 찬 이 인어상에는 언제부터 인지 이 인어상에 입을 맞추면 모든 사랑의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풍문이 있다. 그래서 많은 연인 관광객이 이곳을 찾아 살며시 입맞춤을 나누는 풍경을 보기도 한다고 했다.
그런데 돌로 올라가는 데가 비탈져서 위험하므로 올라가지 않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