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2005~2020]/정기산행기(2005)
2005-11-28 16:25:15
[43차] 청계산 후기
2005. 4. 11. / 한효용
일시 : 2005년 4월10일
대상산 : 청계산 이수봉, 재경 동창회 ‘등산의 날’ 행사
일기 : 흐린 후 맑음
참석자 : 김부종, 양석모, 박광용, 이민영, 최신림, 김진홍, 김경남, 한효용 (총 8명)
어제 오후부터 뿌리던 비는 해가 지면서 돌풍을 동반 폭우처럼 쏟아졌다. 어차피 우중산행 요령을 김진홍 총무의 부탁으로 올렸으나, 비가 오면 확실히 참석인원이 작아지는 건 기정 사실. 케이웨더 홈페이지에 들어가 없는 청계산 대신 북한산 일기를 검색한 결과 아침에 흐리고 오전 중으로는 갠단다. 보나마나 비온 어제 생각에 술이나 푸고 늦잠자는 친구들이 있으리라 예상을 하지만 그게 별 대수는 아니다. 올 멤버는 오게 되어 있는 법.
일요일 아침 7시 넘어 기상해보니 역시 비는 그쳐있고 하늘도 비올 하늘이 아니다. 기압계를 확인하니 상승곡선으로 비는 확실히 오지 않음을 확신하고 기분이 좋아진다. 이렇게 비온 뒤의 산행은 여러 가지 점에서 볼 때 상쾌하다.
첫째, 등산로에 사람이 눈에 띄게 줄어 쾌적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둘째, 특히 요새 같은 봄 가뭄에 메마른 땅이 푸석 거리면서 입안에 흙먼지를 선사하는 일이 없어진다.
세째, 건천이던 계곡물이 불어나 수량이 풍부해져 마치 깊은 산 산행하는 맛이 든다.
아침은 거르고 끓인 물과 컵라면 한 개, 아파트 입구서 천원짜리 김밥 2줄, 항상 준비된 상태로 냉장고에 있는 행동간식 봉지 등을 쑤셔넣고 부지런히 집을 나서다 시계를 보니 8시 20분이다. 청계산까지 늘상 다니는 외곽순환도로를 타면 최장 50분, 너무 이른데. 가서 아침을 간단히 먹으면 되지 하면서 차를 몬다.
원터골울 지나는데 예상대로 주차 된 차들이 평상시의 반도 안 된다. 옛골에 도착 널널한 노상 좋은 곳에 주차를 하고 버스종점에 가보니 이재동 용마산악회 총무(23), 박호문 사무국장(15), 박진 14회 산악회장 선배님들은 일찍도 나와 계신다. 인사하고 아침 먹을 곳을 찾으니 길가 식당들은 전부 아침으로는 무거운 메뉴들 뿐이다. 멀리 가자니 그새 올 친구들이 걸리고. 간단히 국수나 라면 아니면 순두부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결국 행동식으로 때우기로 하고 동기들을 기다리는데 김부종, 박광용, 김진홍 순서로 전화가 온다. 도착도 전화 온 순서대로다. 양석모 전회장이 어제의 숙취를 안고 김부종 회장과 같이 나타나서 반갑게 악수를 한다. 김진홍을 기다리느라 다른 기수들은 전부 출발한 뒤 삼공만 8명이 표표히 출발이다.
조금 늦은 출발을 만회하고자 부지런히 가는 게 아니고 꾀를 내어 매봉 능선을 타지 않고 이수봉 쪽 계곡으로 접어 든다. 이 코스면12시 집합 장소인 석기봉 전의 헬기장에 15분쯤 전에 도착하리라. 비가 내려 촉촉한 산길은 감촉도 부드럽다. 역시 예상대로 계곡물소리는 좋은데 등산객은 없고 진짜 쾌적한 산행이다.
처음 만난 샘을 지나자 아주머니 한 분과 만나는데 이수봉 가는 길이 맞느냔다. 우리도 같은 방향이라면서 같이 몇 걸음 옮기는데 혹시 경남고 출신인지 물어 보신다. 17회 선배의형수님이시다. 김경남이의 입이 형수님을 주능선까지 즐겁게 모신다. 주능선에 도착 이수봉 1km 정도를 남긴 갈림길서 17회 선배님들을 만나서 반갑게 그리로 합류하시고 우리는 이수봉으로 가려는데 쉬는 지점마다 막걸리장수가 꼬신다고 여러 명이 갈등을 한다.
나도 개인적으로는 술을 즐기지만 산행 중에 먹는 술은 반대이다. 아직 올라가는 중이던 하산을 하는 길이던 간에 거친 호흡을 몰아 쉬면서 좁은 길을 가다 보면 마주치는 상대에게 좋지 못한 냄새를 풍기게 되는 게 나도 미안하고 상대가 불쾌할 생각을 하면 산행 중에는 마시지 않게 된다. 입가심 정도의 정상주 한 모금이면 족하다.
이수봉에 도착하니 여러 방향서 올라 온 인파로 붐빈다. 우리도 이수봉 표지석 앞에서 증명 사진 한 장을 박고는 멀리 보이는 석기봉 쪽 헬기장으로 들어선다. 헬기장에 내려가면서 시간을 확인하니 10분전 12시다. 아직 안 올라 오신 11회 선배님들을 기다리느라 먼저 식사를 하고 행사를 하겠단다.
여기저기서 꺼내놓은 주부식들과 과일, 모두 둘러 앉아 맛있게 먹는다. 박대장의 메뉴가 제일 푸짐하고 맛있어 보인다. 1년 여의 백수에서 탈출을 하더니 반찬이 달라짐을 옆에서도 느낄 수가 있다. 제수씨의 마음이 담긴 도시락이다. 점심 후 행사를 마치고 각자의 자리로 다시 돌아가 남은 후식과 커피까지 한 모금씩 알파인식으로 돌려서 마시다 보니 한 기수씩 하산을 한다.
15회 천신일 재경회장님은 허리통증으로 역시 등산은 무리신지 오늘도 안 나오셨다. 내려오는 길은 매봉 쪽으로 잡으려 했는데 블랑켓을 접어서 배낭에 넣고 선두를 보니 이미 임도쪽으로 하산을 한참 하고 있다. 옛골까지 쉽게 내려와서 손두부 집에 들어가보니 구덕산우회 선배 23회 이영재 형님이 형수님과 같이 앉아 있다. 이는 이 집의 수준이 보통은 넘는다는 걸 증명한다. 형수님이 하산하면서 주신 오렌지 담긴 도시락 통을 김경남이가 뛰어가서 돌려드리고 왔는데 여기서 만날 껄 괜히 부지런을 떤 건가.
해물파전, 도토리묵, 서울 막걸리 한잔씩 하고는 우리 만 남은 방에서 다음주 있을 기별야구 준비, 부산 동기들의 산악회 활동 등 이야기 꽃을 피우다 보니 시간이 많이 되어 각자 다음에 또 보자는 인사를 하고 해산이다.
참석한 동기들 수고 많았고 다음 산행서 다시 만나자. 나는 다음주 불수사도북 산행으로 기별야구를 빠져야 하네. 미안하다. 산행사진은 앨범, 행사란에 올린다.
삼공산우회 회장 한 효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