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를 잘 치면 똑똑해 진다.
-딸은 세상의 중심으로 키워라 중 (마츠나가 노부후미)
이것은 피아노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바이올린을 포함한 모든 악기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악기연주를 비롯해 모든 학습의 기초는 '인내력'이다. '피아노나 바이올린이 인내력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 하고 의아해하는 분은 아마 악기를 연주할 줄 모르거나, 재능이 뛰어나서 힘들이지 않고 연주할 수 있거나 둘 중 어느 한쪽일 것이다. 그런 재능을 타고나지 않은 사람은 대부분 연주를 잘하게 되기까지 괴롭고 힘든 길을 걸어야 한다.
피아노 치는 사람을 처음 본 아이는 자연스럽게 "나도 치고 싶다!"고 말한다. 그것은 피아노 연주자가 너무나도 쉽고 즐겁게 피아노를 치고, 그곳에서 아름다운 음악이 흘러나오기 때문이다. 저렇게 쉬워 보이니 자기도 할 수 있을 거라는 착각에 빠져 아이는 "나도 치고 싶다"고 말한다. 그런데 막상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하면 아이는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하기 위해서는 연습을 상당히 많이 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손가락은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고, 악보는 보기만 해도 어지럽다. 바이올린 같은 악기는 정확한 음조차 내기 어렵다. 자기 솜씨가 어설프다는 사실을 알고는 아이는 매우 놀란다. 하지만 이미 돈을 많이 주고 악기를 산 부모는 쉽사리 그만두게 할 리 없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참고 견디는 수밖에 없다. 악기를 잘 다룰 수 있게 되고 연주를 즐길 수 있게 될 때까지는 오로지 고통스러운 연습을 견디고, 좀처럼 숙달되지 않는 자신을 견디고, 교사에게 야단맞는 것을 견뎌야 한다. 악기를 배운다는 것은 인내의 연속이다.
딸 교육에 있어서 아이가 하고 싶어 하는 것은 바로 시키고, 아이가 힘들어하면 강요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러나 악기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왜냐하면 부모의 투자액 역시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피아노가 치고 싶다고 해서 피아노를 사주고, 피아노보다 바이올린을 켜고 싶다고 해서 바이올린을 사주고, 바이올린은 어려우니까 대신 하프를 배우고 싶다고 해서 하프를 사주고... 부디 이처럼 아이한테 휘둘려서 돈을 써버리는 어리석은 부모는 없기 바란다. 이런 식으로 키우면 아이는 아이대로 제멋대로인데다 참을성 없이 자라고, 부모는 부모대로 돈만 버리는 꼴이 된다.
악기를 배우려면 인내심이 필요하다. 아기를 배운다는 것은 인내심을 기를 둘도 없이 좋은 기회이므로 도중에 아무리 그만두고 싶어 하고, 하기 싫다고 투정을 부려도 계속 시켜야 한다. 이렇게까지 인내심을 길러야 하는 이유는 공부할 때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인내심'이기 때문이다. 모든 공부에는 반드시 넘어야 할 고비가 있다. 그 고비를 넘기면 공부가 재미있어지고 즐겁게 느껴진다. 그때까지는 지겨워하고 지루해하고 힘들어해도 꾸준히 시키는 수밖에 없다.
피아노를 잘 치면 똑똑해진다는 말의 의미를 이해했는가? 아무리 지겨워도 날마다 연습해서 치고 싶은 곳을 칠 수 있게 된 아이는 분명히 인내심이 강한 아이가 된다. 이 강한 인내심이 꾸준히 노력하는 힘의 원천이 되어 공부 잘하는 아이를 만든다. 고통이 즐거움으로 변하는 기쁨을 아는 아이가 어떻게 똑똑해지지 않을 수 있을까?
여자아이의 학습능력은 꾸준하고 착실하게 공부함으로써 향상되는 특성이 있다. 그러므로 '재미없고 힘들어도 어쨌든 계속하는 인내력'을 길러야 한다.
다시 한 번 말하는데, 피아노든 바이올린이든 악기를 가르치기 시작했다면 중도에 그만두게 하면 안 된다. 달래고, 어르고, 그래도 싫어한다면 야단을 쳐서라도 날마다 연습하게 하고, 힘들어도 가능한 한 끝까지 배우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그렇게 하면 악기를 다루는 재능뿐만 아니라 인내심까지 생겨서 결과적으로 학습능력이 향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