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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정맥의 산줄기를 찾아서 <제11차> ●소호고개 ⇒호미지맥분기점-백운산-고헌산-와항재-운문령-가지산-배내고개 ※이틀연속산행
▲산행 : 09/01/17 토요일 ~ 18 일요일 <16일 금요일 저녁출발 ~ 18일 일요일 밤 귀경> (2박3일) ▲동행 : 4인 (서샘님. 대박님. 옆 지기 달콩. 평산지기) △우정산행 : 울산의 산우님들<이용길님. 장재한님. 김태임님> ▲교통 : 7인승 승용차 (서울↔울산) <※ 택배 : 11차 낙동정맥 전 구간 = 울산의 산우님들 곽대장님 외5인> ▲숙박 : 16일 ~ 17일<이틀> 석남사 앞 숙박업소 ▲낙동정맥 제20일차 : 도상거리 : 약15km <약8시간여.> 소호고개 ⇒호미지맥분기점-백운산-소호령-고헌산- 와항재-목장-문복산삼거리-운문령 제21일차 : 도상거리 : 약12km <약7시간여. 비.> 운문령 ⇒귀바위-쌀바위-가지산-석남고개-능동산-배내고개
※주의구간 : ☞ 가지산 정상에서 석남고개 방향으로 약1,8km정도를 내려오다 보면 자칫 직진할 수 있는 곳이 있다. 직진하면 안 된다. 좌측엔 처음 만나게 되는 - 헤일 수 없이 이어지는 나무계단이 있고, 직진방향 능선 상의 나뭇가지에는 많은 시그널이 있다. 이곳에서는 시그널을 따르지 말고, 좌측의 계단을 따라 계속해서 내려가야 한다. 그러면 돌무더기와 이정표가 있다. <능동산3.5km> 참고로 이외 산길은 지도만 있다면 길을 잃을 염려는 전혀 없다. 만남! 만남에 조건이 있다면 잘못된 만남이요 부질없는 스침 일게다. 시작과 끝이 아름다운 만남만이 소중한 만남으로 거듭나는 것이니 말이다. 인생사 더하기, 빼기, 나누기를 잘 하면 그만이다. 다시 말해서 좋은 일엔 서로가 더하기하니 더욱 좋은 일이 연이어 발생하고, 안 좋은 일엔 서로가 고통을 분담하여 서로 빼어주니 슬픔이 작아져 좋고, 이를 또한 서로가 나누기하니 슬픈 일이 좋은 일로 변하여 좋더라. 어떻게 생각하면 꼭 고스톱 이야기 같아 보일 수도 있다. 좁다란 산길을 따라가는 우리네에게도 들머리가 좋은 느낌을 주는 곳이라면 날머리 또한 기억에 오래 남더라. 세상사 모두를 오로지 좋게 보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일관되게 입력해 주는 산이 있어 내겐 이보다 더한 책은 없더라. 그런데 며칠 전에 울산의 산우님들로부터 연락이 왔다. 낙동정맥 울산지역 답사 시에는 검문에 순순히 응해야하며, 야영장비 및 취사장비 일체 휴대금지라고... 하여 일반산행 지를 찾아나서는 준비물 정도에 우크라이나에서 생산된 보드카 한 병하고 조금의 먹 거리만을 준비하고 단독군장으로 임하게 된다. 일단 울산을 향해 go다. <영어와 외래어를 섞어서 사용하는 것은 한글을 욕되게 하는 것임에는 틀림없다. 반성하자. 이런 사람이 토플엔 약하다더라.>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며칠간 계속되던 추위는 자고 일어나니 밖은 온통 하얀 눈 세상으로 변해있다. 쌓여만 가는 하얀 눈은 멋진 풍광을 가져다주지만 먼 길을 가야하는 우리네에겐 발목을 잡는 변수가 아닐 수 없다. 그래도 계획된 일정이니 시간을 두고 기다려본다. 시간이 또한 약이더라. 몇 시간 기다리니 영상의 기온이라 그야말로 빙판길을 이뤘던 눈길은 눈 녹듯이 녹고 있다. 그것 참. 역시 시작부터 좋은 느낌이다. 서울서부터 막힘없는 고속도로를 갈아타며 질주하여 울산광역시로 진입하는데 여기까지 오는 시간이 참으로 아까운 생각이 든다. 시간도 시간이거니와 풍광도 없는 회색빛 도로에 칙칙한 차량의 색상을 쳐다보노라니 마음까지도 전염될까 두렵다. 도로의 색상은 여러 가지 칼라로 바꾸면 안 될까? 차량의 색상은 다양성을 연출하면 안 될까? <→너나 바꾸세요. 사실 난 검정색차량이다.> 도로 표지판은 갈색머리의 미녀가 싱그러운 표정으로 멋진 느낌을 주는 표식으로 바꾸면 안 될까? 느린 속도로 추월선을 가면서 브레이크에 자주 발을 올려놓는 저 내 앞차는 옆으로 비켜주면 안될까? 뭐 이런저런 오백다섯 가지 생각을 다 해야 비로써 목적지에 도착하니 전국적으로 가렵다. 서울에서 울산은 멀지만 도로 상태는 양호하다. 그러나 차량은 많고 오면서 본 것은 - 그러나 이 장거리 여행에 있어 기억에 남는 것은 하나도 없다. 유독 여기뿐만이 아니다. 전국이 다 그렇고 그렇다. 다만 내게 보이는 것은 산뿐이더라... 기차타고 다니는 두루님이나 헌중님은 풍광을 실컷 볼까? 아니야 오히려 기차 안에서 잠만 실컷 잘 거야.
주위에선<특히 마눌> 내게 산행기가 웬 말이 그렇게 많으냐고 생난리다. 그럼 여기에도 성의 없는 몇 줄 쓰고 말라고? 그건 그렇게 못하겠습니다요. 그냥 님 일만하세요. - 다. 글이란 무릇 자신의 생각과 뜻을 전하는 하나의 개인 매체다. 정치판에서조차도 자유로워야 하는 인터넷을 검증을 하니 어쩌니 생부루스다. 말이 많고 적음을 탓하기 전에 맛이 있는지 없는지는 다 보아야 하는 법. 말머리만 보고 소설책을 다 읽었다고 할 수 있나요? 오래도록 기억에 남기기 위함이다 보니 자세히 서술해야하기에 산행기가 좀 다소 길 수도 있다. 어쩔 수 없다. 나를 위한, 나에 의한, 나의 길이기에... 표현은 자유다. 글에는 지나친 포장을 하지만 않는다면 그만이다. 운전 중에 울산의 추일연산우님이 동행할 수 없어 미안하다며, 잠시 후 공항으로 이동 - 제주의 한라산 트레킹 길에 오른다는 문자메시지가 들어온다. 몇 년 전에 올랐던 한라산 - 나 역시 다시금 올라보고 싶다. 누구 약 올립니까? 추일연님? 울산에 도착하여 김태임 산우님을 반갑게 만난다. 함께 이동 - 해변에 도착하니 류대장님도 도착. 싱싱한 해산물을 안주삼아 만남을 위해 건배하는 여유로운 시간을 가져본다. 물론 매번 그러하지만 본인은 운전기사직함을 지닌 관계로 이슬이 하고는 친분을 나눌 수 없었다. 아니 없었다가 아니라 없다가 맞다. 늦은 밤 - 해변엔 파도만이 밀려와 부서지니 어둠속 풍광이 오히려 을씨년스럽기 까지 한 모습이다. 모두가 떠난 이 백사장 - 여름이 되면 연인들은 다시 찾으리라. 만남은 좋은 것이다. 예전 선비들도 한양 길에 오르면 전국각지의 문객들과 많은 만남이 있었을 것이다. 한양에 올라와 치렀던 과거시험에 낙방하면 낙방한 선비들끼리의 모임이 있었을까? 낙방하면 그들은 종주하듯 그 먼 길을 걸었을까? 말 잔등위에 올라앉았을까? 머슴과 말이 낙방한 주인님을 보고 뭐라고 했을까? 키득거리며 웃었을까? 말이 웃는 모습을 연상해 볼까나? ㅎ 먼 거리를 다시 이동하여 와항마을에 도착 - 숙박업소 두 곳을 가보니 냉기가 느껴진다. 먼지가 많이 쌓여있는 바로 이곳이 귀곡산장? 겨울엔 손님이 없으니 난방에 문제가 많은듯하다. 이때가 밤 11시25분. 마침 포항의 도르비님으로 부터의 문자메시지 - 산행 지에 잘 도착을 했는지 궁금하다는 내용이다. 위 구간의 산행을 함께 했으면 했는데 업무관계가 있어 아쉽다며 우리네에게 산행 잘 하라는 격려까지도 잊지 않는다. “도르비님 고맙습니다.” 다시금 사전에 답사해 두었다는 참 숯 가마에 가 보지만 이 역시 심야엔 하지 않는단다. 하여 다시금 이동 - 석남사 앞 모텔을 찾아 여장을 푼다. 여기까지는 울산의 류대장님과 김태임 산우님이 안내를 해주시고, 두 분은 다시울산으로 되돌아갔다가 내일 다시 만나기로 했다. 오늘은 우리네만 이곳에서 묶는다. 이때가 새벽1시경이다. ※와항재에서의 숙박은 권하기가 좀 거시기 하니 석남사 쪽에 있는 모텔 촌을 이용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20일차 토요일 07:00. 울산의 곽대장님과 이용길 산우님이 우리네 숙소를 찾아주셨다. 두어 달 만의 만남이다. 이른 아침시간이라 음식점 역시 문을 열지 않아 먼 거리에 위치한 언양읍까지 이동 - 해장국으로 속을 달랜 후 와항마을에 도착 - 우리네 차량을 주차해 놓고, 와항고개를 넘어 소호고개를 찾아간다. 울산의 산우님들은 우리를 택배해 주고자 사전에 소호고개에 오르는 접속 임도를 답사하려고 여기까지 왔었지만 결국 2시간동안 찾지를 못했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네와는 쉽게 찾아 오를 수 있었다. 참고로 이 소호고개임도를 연결하는 접속도로는 주택단지에서부터 찾기도 힘들고 더욱이 승용차로는 오를 수 없다. 태종마을에서 이곳 소호고개까지의 도로와 임도를 따라 오른다면 약25분여를 올라야 할 것이다. 물론 우리네가 이곳에서 태종마을로 내려설 때에는 임도를 버리고 계곡 길을 찾아 내려섰으며, 이곳에 시그널을 많이 걸어 두기도 했다. 우리네를 택배 해 주신 곽대장님은 오후에 다시 만나기로 하고, 이용길 산우님이 우리네를 안내하며 우정산행을 하기에 이른다. 20여일 만에 소호고개를 다시 찾았다.
오늘의 산행들머리인 소호고개 - 고개란 산등성이의 봉우리와 봉우리사이의 낮은 안부를 이르는 말이니 산마루는 움푹 들어가 있다. 소호고개란 이름 또한 무림의 강호들을 연상시킨다. 아무튼 예서 모두 함께 렌즈를 향해 포즈를 취한 후 서서히 고도를 높이며 힘차게 오른다. 지난번에 지나온 마루금도 장쾌하게 따라온다. 호미지맥 분기점에 도착하여 본능적으로 땅의 표면을 살피니 오늘 이곳을 지나친 산객의 흔적은 없다. 울산의 지명호 산우님이 오늘 호미지맥에 나선다 했는데 아직 이곳을 지나치지 않은 모양이다. 지난주에는 이틀 만에 삼태지맥을 마무리하고, 오늘은 또다시 호미지맥을 이틀 만에 마무리한다는 소식에 만날 수 있을까했기에 지면의 등산화흔적을 찾아보았던 것이다. 해서 미리 준비한 호미지맥의 지도에 편지 한 장 남겨놓고 다시 진행하니 저 멀리 가야할 고헌산이 조망되고, 좌측엔 백운산이 지척이다. 고헌산이 또렷하게 전망되는 좋은 바위에 올라서니 백운산 앞 바위사면에 일단의 산객이 보인다. 아마도 이 시간에 저 곳에 있는 산객이라면 낙동정맥 마루금을 밟는 산객은 아닐 것이니 지명호님의 일행이 확실할 것이다. 반가움에 백운산을 향해 내달리니 아니나 다를까 - 울산의 지명호님과 그 일행분들이시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따뜻한 커피한잔으로 분위는 최고조에 이른다. 물론 이를 기념이라도 하듯 즐거운 표정에 포커스를 맞추니 멋진 산행의 조짐이 너무 좋을 뿐이다. 이틀 - 그러니까 24시간 만에 낙동정맥 마루금을 약80여km를 주파하는 괴력<?>을 지닌 분이시다. 아무튼 나는 이분을 연구대상이시다 라고 했다. 다시 만나기를 약속하고 아쉬운 헤어짐으로 서로의 갈 길을 간다. 한쪽은 낙동정맥 마루금을 - 한쪽은 호미지맥을..... 대단한 분들이시다.
쉴만한 바위사면에 오르니 백운산(907m. 다른 정상 석은 901m. 지도엔892m)정상석이 보인다. 이곳에서 잠시 쉬자니 온화한 날씨덕분인지 시원한 조망이 그만이다. 왜 정상석이 세 개이며, 고도표시는 왜 제 각각인지는 모르겠으나 지자제, 혹은 관할 협회 측에서 바로잡아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젠장 - 이런 것도 이렇게 복잡하고 통일이 안 되어서야 원..... 세 개의 백운산 정상 석 - 내가 이것을 정리해버려? 어느 것을 속아낼까? 백운산이란 지명은 많기도 하다. 대간 함양군에도 한북 포천군에도, 낙동 경주두서면에도,....이곳 백운산에서 고헌산까지는 90%가 너덜 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자칫 방심하면 안전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겠다. 멀리 보이는 벌거숭이 고헌산을 오르는 길이 뚜렷하게 조망된다. 고헌산은 어떻게 저렇게도 나무가 자생하지 못하는 것일까? 하지만 저 모습 저대로도 너무 아름답게 다가온다. 그동안 낙동정맥의 잡목 숲길을 지나온 탓일 게다. 소호령 - 령이란 산꼭대기의 고개인데 여기까지는 시멘트 포장 임도를 따라 차량이 드나드는 것 같다. 아주 옛날 - 무림의 강호들이 평산지기란 황해도 제일의 강호를 초청하여 한판승을 청했던 곳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적당한 고도에 위치한 령이다. 다시금 태어난 오늘에 와선 도<刀> 대신 쌍 스틱을 지니고 힘겹게 저 끝이 없는 너덜 길을 오른다. 삼복(초복, 중복, 말복) - 바로 그 때에 이곳을 찾아 올랐던 산객들은 얼마나 땀을 흘렸을까?
무지막지한 이 너덜 길에 그늘 없고, 물 없고, 끝이 없어 보이는 저 돌무더기언덕을 무슨 생각을 하며 올랐을까? 그 이글거리며 작열하는 태양 - 한여름에 올랐을 분들께는 미안하지만 오늘은 땀은 조금 나고 목은 마르지 않음을 전합니다. 아무튼 이곳은 잡석의 흘러내림이 나름의 운치를 더하는 곳이며, 내림 짓이나 오름 짓이나 힘겹기는 매한가지겠다. 그래도 오른 자만이 내려다 볼 수 있는 영광이 있나니 힘들어도 나는 오른다. 쉼터이며 전망대격엔 일단의 산객들이 자리를 잡고 있으면서 힘겹게 오른 우리네에겐 관심조차도 없다. 인사 한마디 건넬 줄도 모르는 소호강호의 패잔병 같아 보인다. 시끄럽기 그지없는 그들을 피해서 전망 좋은 곳으로 발길을 돌린다. 능선이 참으로 아름답다. 조물주는 과연 어떠한 솜씨로 어떻게 요렇게 꾸며놨을까? 아리따운 미녀의 곱게 흘러간 속눈썹 같이 저 능선하며 지그시 내려다보는 폼은 가히 예술이라. 바로 이곳이 고헌산(1,033m)이다. 오늘 우정산행을 하시는 울산의 이용길산우님이 조망되는 산줄기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이어진다. 지나온 곳과 가야할 마루금이 한눈에 조망된다. 장쾌하게 뻗어나간 산줄기들이 저마다의 품새를 지니고 넉넉하게 자신들을 감싸 안은 형국이다. 동서남북으로의 막힘이 없다. 이만하면 이곳의 풍광은 영남알프스라 명명한 이들이 옳았다. 유럽의 알프스, 일본의 알프스도 있다면 한국엔 어디가 과연 알프스라 해도 손색이 없을까? 예가 맞다. 암. 그렇고말고..... 이곳을 영남알프스라고 명명했던 분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실까? 이것이 또 궁금해진다. 고헌산! 나름의 멋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나름의 자태를 뽐내지 않으며 자신을 낮추고 모두를 반갑게 맞이하는 포근함이 있어 좋은 산이다. 입장료도 징수하지 않으면서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는 이곳 고헌산 관할관청에 고마움을 전한다.
낙동정맥의 마루금은 갈지자로 다시금 휘어져 와항마을로 내려간다. 마을을 지나 건너편에 보이는 산줄기를 따라가야 하는 마루금이 한눈에 들어온다. 예나 지금이나 마루금이 내려서는 곳에 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풍수에 의하면 아무리 지세가 좋다고 해도 지체 높은 우리네 양반님들이 마루금상에 묘를 쓴 흔적은 찾을 수 없다. 그러므로 그 중심을 이루는 백두대간 상에는 임금님의 묘는 하나도 없다. 이게 내 생각이다. 그러므로 대간이나 정맥 마루금에 있는 묘들은 잘못 전달된 풍수이야기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근대에 와서도 평생 이인자로 정치계를 주물렀던 김00씨도 마루금상에는 조상의 묘를 쓰지 않았다. 그가 대간 마루금에 조상의 묘를 썼다면 대통령이 되었을까? 아니올시다. ~요. 마루금이 고도를 낮추는 곳에 마을이 형성되고, 그 옆에 물줄기가 있는 것이리라. 아무튼 죽(대나무) 난<난초 난>에 한 획을 그은 듯 - 마루금의 형세는 휘어져 급하게 와항재로 내려선다. 재란 넘어 다니도록 길이나 있는 높은 산의 고개이니 예전에도 이곳을 통해 왕래가 많았던 것 같다. 산세가 높으나 고개가 있어 왕래가 쉽고, 물이 있어 마을이 형성되었을 것이다. 와항재에 내려서니 주차된 차량들 사이로 우리네 중식(떡국)을 조리하는 울산의 산님들의 모습이 보인다. 이곳 와항재에 있는 도로가 굴곡이 심해 새롭게 직선화한 흔적이 있다. 바로 그 예전 도로(현재 폐쇄도로)상에서 우리네의 중식을 해결한다. <산불위험을 인지하기에 좋은 자리를 선택함>
가솔린 버너 두 대에 나누어 조리한 떡국 맛이 제 일품이다. 으뜸이란 말씀 올시다. 이 요리를 담당하신 울산의 곽대장님과 김태임산우님에게 감사드린다. 중식 후 마을을 경유하여 농장을 지나니 무슨 표지 석을 세우는지 큰 돌을 세워놓았다. 이곳을 지나 작은 능선으로 올라야한다. 여기에는 시그널이 없다. 아마도 누군가가 흔적을 모두 다 없앤 모양이다. 하지만 계속 진행하며 작은 오름을 계속하면 낙동정맥 894,8m 라는 표지 석을 만난다. 이곳에서 지나온 마루금을 다시금 확인하고 쉬었다 간다. 직진하면 문복산이다. 낙동정맥은 이곳에서 좌측으로 내려서야한다. 내림 길을 계속하면 운치 있어<?> 보이는 소나무를 지나고 - 바로 운문령이다. 산꼭대기에 위치한 고개답게 차량의 엔진소음이 크게 들려온다. 도로를 건너면 마루금을 이어갈 수 있으나 오늘은 여기까지가 우리네의 목적지인 날머리다. 많았던 도로변 간이음식점들은 정비를 했는지 이제 몇 안 된다. 봄날 같은 날씨 덕분에 즐기며 느낌산행에 푹 빠졌던 것 같다. 내일은 이곳 운문령에서 배내고개까지 이어간다. 오늘도 아쉬움인지, 해냄에 대한 만족감인지 - 일행은 잠시를 참지 못하고 주막으로 막걸리를 주문하며 들어선다. 나는 또 어떻게 하라고... 운전기사가 취권으로 운전에 임할 수도 없고...그것 참.
그새 곽대장님의 차량이 도착했고, 이미 울산님들이 우리네 차량을 이곳으로 이동시켜놨기에 바로 한우전문 고기 집으로 유명한 봉계마을로 이동한다. 오늘 중식 후 - 대박님이 산행 시에 제안, 고마움에 자신이 한턱을 내겠다고 했었다. 마침 찾은 음식점은 울산님들이 가끔 찾던 곳이라 대접 또한 넉넉하고 맛과 인심 역시 도심과는 사뭇 달랐다. 맛을 봐야 맛을 아는 법 - 이때 그 유명한 보드카를 내밀었다. 그 독한 놈도 어느새 비워지니 분위기는 다음 차 순을 대기라도 하듯 분위기는 업이 되어간다. 오늘 호미지맥에 나섰던 지명호님이 연락이 오더니만 산행을 마무리하고 우리네를 다시금 보기 위해서 이곳까지 또 찾아주셨다. 하여 반가움에 또 한잔을 채우고 난 후 - 분위기를 바꾸어 풍악을 울리니 깊어가는 겨울밤이 야속하기만 하더라. 그래도 산객은 산객다워야 산객이나니. 알맞은 시간을 보내고 호미지맥 답사팀의 숙소를 찾아 인사하니 그님들께서도 또 우리네 바지춤을 끌어 댕기나 서로의 내일이 있기에 어제 묵었던 모텔로 돌아온다. 운전기사는 내일을 준비한 후 육신을 침대에 - 모두는 옆방으로 이사한 후 3차를 이어간다. 이렇게 만남과 반가움과 해냄에 즐거움을 더하고 나누니 기쁨은 배가되더라. 21일차 이번 제11차 낙동정맥의 이틀째 산행 날이다. 며칠 만에 낙동정맥 마루금의 끝을 보는 산객이 있는가 하면 우리네 같이 느낌과 테마산행을 즐기는 이들이 있으니 이 또한 나름의 산의 철학이리라. 느낌산행에 테마를 더하면 곱빼기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허나 이 또한 결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생각 같아서는 주변의 역사와 볼거리 등을 두루두루 전부 다를 몸소 찾고, 격어 보는 것이다. 허나 현실은 그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세상 사 모든 일이 뜻대로야 되겠냐마는..... 오전6시에 일어나 조식을 준비하는데 울산의 장재한님께서 큰 박스를 들고 오셨다. 밥에 국, 반찬을 모두 손수 지어서 가지고 오셨다. 이런 호사를 다 하다니... 완전 호화산행이다. 두 달 만에 만나 뵙게 되는 장재한님 - 그리고 음식 손수 지어주신 형수님? 무지 고맙습니다. ^^* 우리네 차량은 숙박업소에 주차해 놓고, 곽대장님의 차량 편으로 운문령에 도착.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정상에는 눈이 오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비가와도 멈출 수 없는 일. 임도를 따르다가 다시 좁다란 산길을 따른다. 옆에 임도가 있지만 끝까지 산길을 따라가기로 한다. 오늘은 우리네 네 명과 울산의 산우 세분이 우정산행에 동행해 주신다.
제법 바람이 불고, 빗방울이 계속된다. 우비를 입었지만 시간이 경과 할수록 온몸이 젖어버린다. 구라<기상>청에 의하면 5mm내외이며, 야외활동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 했다. 그런데 웬걸 - 하루 온종일 오더라. 젠장. 귀바위에 올라서니 몸이 날아가 버릴 것만 같았다. 하지만 카메라가 작동되면 그 모습은 잠시 인내로 참으며 숨긴다. 왜 그럴까? 빗방울을 맞으며 쌀바위에 도착. 장갑이 모두 젖어 손도 얼음장 같고, 장비도 재점검이 필요한 지경이라 대피소란 간판의 간이음식점에 들러 난로 가에서 잠시 쉬며 요기를 한다. 따뜻한 곳에서 잠시 쉬니 컨디션이 훨씬 좋아졌다. 쌀바위 약수터에는 울산미포조선에서 오셨다는 산악회 회원님들이 시산제례를 지내며 소지를 하고 있었다. 하여 그냥 지나쳐도 안 되고, 그냥 보내도 결례라 제례음식을 서로 나누며 대화를 나눠본다. 고마움을 뒤로하고, 쌀바위 뒤로 오른다. 비가 오는 중이라 쌀바위 정상에는 오르지 않고 가지산을 향해 계속해서 오른다. 자일이 많으며, 북사면이라 좁다란 산길은 매우 미끄럽다. 아이젠을 하지 않으면 오름에 힘겹고 안전사고에도 무방비다. 고헌산과는 사뭇 다른 표정을 지닌 가지산이다.
매우 미끄러운 길을 한참을 올라가니 드디어 가지산(1,240m)정상이다. 비와 함께 강한바람은 사진조차도 찍을 수 없을 만큼 불어댄다. 정상석만 기록하고 석남고개방향으로 진행한다. 오늘 일기만 좋았다면 속이 다 후련해 질 만큼의 풍광과 조망에 취했을 곳인데 아쉽기 그지없다. 운문령에서 오르는 산객들보다는 석남고개방향에서 올라오는 산객이 더 많다. 비바람이 몰아쳐도 수많은 산객은 끝이 없을 만큼 줄을 이어 올라온다. 산길은 진창이다. 미끄러지면 자빠지고, 자빠지면 민망해서 웃지도, 쳐다보지도 못할 정도로 질퍽하고 흥건하다. 아마도 남사면이라 눈이 녹고 비가 와서 그런 모양이다. 안전을 생각해서 조심조심 내려선다. 석남고개 방향으로 약1,8km정도를 내려가다 보면 자칫 직진할 수 있는 곳이 있다. 직진하면 안 된다. 좌측엔 처음 만나게 되는 - 헤일 수 없이 이어지는 나무계단이 있고, 직진방향 능선 상의 나뭇가지에는 많은 시그널이 있다. 이곳에서는 시그널을 따르지 말고, 좌측의 계단을 따라 계속해서 내려가야 한다. 그러면 돌무더기와 이정표가 있다. <능동산3.5km> 낙동정맥의 마루금은 능동산 방향으로 이어진다. 오르다 만난 부산에서 왔다는 산객이 길을 잃었는데 잔뜩 겁에 질려있었다. 119에 신고하려했다면서 일행과 멀어졌다며 길을 묻는데 - 가지산에 오르다 추위에 홀로 하산 - 석남터널 방향으로 갔어야 했는데 이쪽 능동산 방향으로 진행한 것이었다. 하여 함께 동행 하기에 이른다. 이상하게 생긴 소나무가 있는 곳에서 잠시 쉬어간다. 울산 장재한님이 아시는 분들께서도 이곳을 찾았다가 우리네와 만난다. 가지산 아래 도로와 이어지는 능선이 잠시 조금 보이더니만 이내 보여주지 않는다. 운문산도 조망이 되었을 자리 같은데 - 아쉽다. 간월산과 신불산이 조망되는 능동산은 일기로 인하여 조망도 없을 것이 자명하니 좌측의 길을 따라 내려선다. 이윽고 저 아래 배내고개가 보인다. 이곳에도 인심이 얼마나 사나운지 누군가가 시그널을 몽땅 떼어내 땅바닥에 내동댕이쳤다. 줍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질퍽한 내림은 또 이어진다. 가야할 마루금을 앞에 두고 예서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해야한다. 울산의 곽대장님과 유대장님이 어느새 우리를 맞이하려 산길을 따라 올라왔다. 이러한 모습 또한 아름답기 그지없는 - 작지만 멋진 장면이 아닐 수 없다. 고맙습니다요. 많이 알려고 하거나 빠르게 진행하는 것 보다 많이 느끼고, 많이 배우며, 많이 접하고, 많이 깨달고자 하는 것이 아직 부족하나마 나의 산의 철학이다.
배내고개에서 마무리 기념촬영을 하고 두 대의 차량을 이용하여 우리네 차량을 주차해 놓은 석남사 입구 숙박업소로 이동 - 차량회수 후 곽대장님이 사전에 예약해 놓은 민물매운탕 집에 도착한다. 헌데 등산화가 워낙에 흙을 많이 달고 있어 이를 제거해야만 했다. 준비한 옷으로 비에 흠뻑 젖은 옷을 갈아입고 몸을 녹이니 이제야 원위치로 되돌아온 기분이다. 해외트레킹 산행을 앞두고 스키를 배워야 했던 울산의 민경무대장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우리네의 낙동정맥 울산권역 답사에 동행하지 못해 미안하다는 내용이다. 해외 산행에 안전을 기원하며 다음을 기약했다. 매운탕집의 인심과 매운탕의 맛이 거의 일품이다. 이러니 산우님들이 즐겨 찾을 수밖에 없겠다싶다. 2박3일간의 평산지기팀과 울산 낙동팀<08년10월 완주>의 반가운 만남, 동행과 택배와 우정산행, 그리고 길안내, 답사까지 해주신 울산의 산우님들께 이 지면을 통해 진심으로 고개 숙여 감사함을 전합니다. 즐거운 산행을 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움주심에 다시금 감사드리오며 수고와 함께 비로 인해 고생 너무 많이 하셨습니다.^^* 다음에 다시 뵙겠습니다. <소리 소문 없이 살짝 지나칠까 생각했는데 다음 날 다시 전화가 왔다 . → [다음번에 이곳을 살짝 지나가시면 절대로 안 됩니데이....] ^^* 도로를 달리는 차창 밖으로 손을 내밀어 아쉬운 이별의 장면을 연출하며 그들과 다시금 만날 수 있는 헤어짐을 했다. 대박님과 교대로 운전하며 막힘없이 질주하니 석남사 아랫마을에서 인천 부평까지 4시간 30여분이 소요된다. 과속인가? 도착하여 설렁탕으로 저녁식사를 한다. 하루는 일기가 좋아서 그야말로 너무 좋았으며, 또 하루는 일기가 나빠서 비에 노출된 산행을 했다. 욕심이야 내가 산행하는 날은 모두 다 맑은 날만 있으면 좋겠지만 세상만사 모든 일이 욕심대로, 어디 뜻대로 되는가 말이다. 이로써 짧게 끊어가는 낙동정맥 그 11차 마루금을 찾아서가 마무리된다. 우리네 산하는 참으로 멋지다. 사람도 멋지고 풍광도 멋지다. 마루금을 따라 내일도 모레도 또 끝없이 떠나가고프다. 동행한 서샘님과 대박님, 그리고 옆 지기 달콩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만나 뵙게 된 모든 님들의 덕분에 안전하고 즐거운 산행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전화와 문자메시지로 격려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꾸~벅 . 아참 - 이 산행 기를 접하시는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 ※다음 제12차 낙동정맥 구간답사는 09년2월6일 혹은 13일 출발예정입니다. 090120 좋은 나날/평산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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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 사진과 감도깊은 산행기 잘보고갑니다. 평산지기님 ! 다음 낙동구간대 꼭 함께하도록 할께요. 우리 호미지맥 팀원들도 같이요....
★아니 ~ ~~ 호미지맥팀까지? 동행은 아름답다고 감히 생각합니다만 이런 대접까지.... 고맙기 그지없습니다. ^^*
시간 만들어 보겠습니다. 없는 길 만드는게 우리들의 임무니까요. 우리 대원들도 그렇게 하기로 했고요.
★빠르지도 않고 느리며, 느리면서도 즐길 것 다 즐기며, 느낄 것 다 느껴가며 여유롭게 가는 저희와 동행을 하실 수 있을까요? ^^* 걱정됩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