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태그리기에 이어
3, 4학년 두번째 주기집중 공부는 건국신화입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아이들은 3, 4학년 시기가 되면
루비콘강을 건넌다고 하지요.
저 너머의 세상을 잊고 이제 이 땅에 온전히 발을 딛고 뿌리를 내릴 준비를 합니다.
그래서 이 시기에 세상을 알아가고
자기의 근원을 찾아가는 신화공부나
땅에 온전히 발딛고 단단히 설 수 있는
집짓기, 하늘땅살이 공부가 유익합니다.
이러한 공부를 통해서 아이들은
하늘에서 분리되는 불안함을 뚫고
이제 세상과 주변생명 그리고 자기를 알아가는
소중한 시간을 건강하게 통과하게 됩니다.
수많은 건국신화 중에서 가야 건국신화를 주제로 잡은 이유는
삼국에 가려져 재조명되지 못하고 사라져간 작은 나라에 대한 안타까움도 있었고,
강한 삼국 사이에서도 5백년동안 아름다운 문화를 피워냈던 가야인들의 예술성을 배워보고도 싶었고,
점령전쟁에 여념에 없던 시대에 가야국 여섯개의 나라는 전쟁으로 통합하지 않고 서로 의지하고 도우며 살았던 연맹국가라는 매력도 있었고,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가 지금 발딛고 살고 있는 이 땅, 이 마을이 천오백년전 가야땅(물론 신라땅이기도 했지만 양산 곳곳에서 가야문물이 발굴되면서 신라와 가야의 경계에 있었던 양산의 역사를 다시 연구중이라지요.) 이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수업은 여는 시와 별빛아이 노래로 시작합니다.
민중을 보살피는 지혜로운 왕을 내려달라는 기도가 하늘에 닿아 빛나는 왕을 주신 이야기와 별빛아이 노래가 참 많이 닮아있습니다. 우리 아이들하고도요.
이제 2천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왕을 바라는 소망을 담은 기도의 응답으로
하늘에서 내려준 노래
‘구지가‘
아이들과 구지가 노래를 함께 부릅니다.
역사여행을 가서는 구지가로 춤을 만들어 추기도 했지요.
건국신화 이야기를
듣고, 읽고, 쓰고, 그립니다.
이야기를 듣고 마음에 남은 장면 하나 떠올려 저마다 그려 보고 서로 나눕니다.
먼 아유타국에서 온 허황후가 가야 땅에 내리고 있네요.
신화공부의 유익은 이야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역사 공부와 이어지지요.
저는 역사공부를 할때는 꼭 그 땅에 서려 있는 이야기와 함께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야기를 통해 접한 역사를
아이들은 무척 흥미진진해 합니다.
이번 얼공부의 주제는 ‘건국신화이야기’이지만
역사공부가 빠질 수 없지요.
삼국시대 아니, 사국시대를 펼쳐봅니다.
이 모든 공부를 끝내고 아이들과 역사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이야기로만 들었던 그것도 수천년전의 유뮬을 만난다는 것은 참으로 신비로운 경험입니다.
가야사람들이 모여 구지가를 불렀던 구지봉에 올라가서 2천년전 그들처럼 구지가 노래도 불러보고
수로왕릉와 왕비릉에 가서 절도 드려보고
박물관에 하루종일 머물면서 그 시대 사람들이 어떻게 먹고 관계맺고 살았는지 자세히 보았어요.
박물관에 그냥 갔다면 보이지 않았을 수많은 것들이 공부를 하고 가니 잘 보이는 경험도 했지요.
(역사여행 갈무리 글 참고)
요렇게 두번째 얼밝힘 공부 - 가야건국신화 잘 배웠습니다.
“가르침을 주셔서 고맙습니다.”
첫댓글 여는 시가 참말 좋습니다. 역사도 옛 사람들이 사는 이야기이니, 이야기로 이어가는 게 맞네요. 지도도 참말 맛깔나게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