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이산의 추억
20회 양희철
첫째 날 2016.10.26(수)
ㅇ 오늘의 일정 : 인천공항- 상해 푸동공항- 무이산역- 무이산 상쉰호텔
권태가 권태를 부르는 나른한 일상에 이번 고교동문들과의 무이산 산행은 무기력한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 인생의 또 다른 해방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며 새벽 5시 50분에 집사람과 함께 인천공항으로 출발했다.
오전 7시 40분, 좀 이른가 싶었는데 인천공항에 와보니 벌써 선배님들이 다 오셔서 반갑게 맞이한다.
이번 참석자 명단을 보면 회장님 김영기<14회>, 고문님 최만규<5회>, 성현규<8회>, 구문모(김순식)<9회>, 박지정(김교례)<13회>를 비롯 12회 장세진, 14회 최장규, 박현제, 17회 이재수, 18회 김성기, 이화영(강홍숙), 20회 김주호(홍기철, 송재명(정원숙), 양희철(이정애) 로 20명이다. 당초 성현규 고문님의 부인 박영순님이 참석하기로 예약이 되었지만 갑작스런 건강이상으로 애석하게도 참석을 못하게 되었다. 쾌유하시길 빕니다.
참석자의 연령은 60대 초반부터 70대 중반의 나이로 내가 이번 여행의 막내인 셈이다.
어찌 보면 그날이 그날 같고, 내일이 오늘보다 크게 더 나으리란 보장이 없는 나이들이지만 이번 여행은 한줄기 빛도 되고 오래된 미래를 준비하는 유용한 수단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현규 고문님이 직접 증정한 떡과 과일로 아침식사를 대용하고, 10시50분발 상하이행 비행기에 올라 두 시간 동안 비몽과 사몽을 넘나드는 사이 벌써 상하이 포동공항이다.
낮선 곳으로 떠난다는 설렘에 잠을 설쳤더니 피곤했던 모양이다.
상해 푸동공항에서 현지 가이드 이태명씨를 만나 홍교 기차역으로 이동하였다.
차창에 비친 상해,
일제시대에 항일 운동을 하던 우리나라 임시정부의 수도였다는 점과 길옆에 빼곡히 찬 아파트의 행렬이 서울의 풍광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이 처음 밟아보는 상해이지만 왠지 낮이 익다.
홍교 기차역에서 15:17분발 무이산으로 가는 고속열차에 몸을 싣고 시속 300키로를 넘나드는 맹렬한 속도로 근 네시간 동안 달리자 드디어 도착지인 복건성의 무이산역에 19:10분에 도착했다.
[무이산은 중국 동남쪽 복건성(福建省) 북쪽에 위치한 곳으로.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자연유산 보호구와 세계문화유산 보호구로서 중국인들은 두 개의 타이틀을 거머쥔 쌍유산보호구로 이곳에 대한 자부심이 상당하다. 예전부터 동남쪽 최고의 명승지로 손꼽히는 무이산은 36개의 봉우리와 99개의 암석, 2개의 병풍절벽과 8개의 고개, 계곡도 많아 4개의 계곡과 9개의 여울, 5개의 웅덩이, 11개의 골짜기, 13개의 샘이 있다고 한다.]
무이산역에서 내려 미니버스로 무이산 상쉰호텔로 출발, 차안에서 현지가이드가 제공한 저녁 도시락을 먹은 후, 상쉰 호텔에 들어서니 제니를 비롯한 여성가이드 4명과 현지 남성가이드가 우리를 반갑게 맞이한다. 최만규 고문님의 천거로 가이드를 맞기로 했던 수양딸 수잔양이 가이드 경연대회 참석으로 불참하게 되자 미안함으로 그의 제자들을 3명이나 보내왔단다.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등반팀 20명에 남성가이드 2명, 여성가이드 4명이니 초호화 여행인 셈이다. 상쉰호텔에 여장을 풀고 본격적인 등반이 시작되는 내일을 준비하는 휴식에 들었다.
아직 비는 내리지 않지만 하늘이 우중충하니 내일은 비가 온다는 소식이다.
제발 비는 오지 말아야 할 텐데...
둘째 날 2016.10.27(목)
ㅇ 오늘의 일정 : (오전) 무이산 주희학원, 주희 박물관- 천유봉 -도원동 - (오후) 무이구곡계 뗏목 유람- 무이궁 송대거리 - 자연박물관 - (저녁) 인상대홍포 관람 - 무이 상쉰호텔
날씨는 흐리지만 다행이 비는 오지 않는다.
호텔에서 식사를 하고 8시30분에 무이궁으로 출발
개인적인생각으로 중국은 북쪽이라 우리나라보다 날씨가 훨씬 쌀쌀할 것으로 예상을 했는데 날씨가 보통 더운 것이 아니다. 섭씨 31도란다
무이궁에서 3형제봉을 바라보고 단체사진 찰칵, 최만규 고문님이 단체사진을 찍기 위해 잠시 스틱을 옆에 세워둔 사이에 누군가가 스틱을 훔쳐갔는데 결국 찾지를 못했다. 우리를 위해 늘 수고하시는 고문님께 미안한 맘을 금할 수 없다. 여행자보험에 가입이 되어 있어 잘하면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데 잘 되었으면 좋겠다.
천유봉으로 오르는 길의 초입에서 중국의 대학자 주희가 무이정사를 짓고 후학을 양성했다는 주희학원과 박물관을 관람했다.
주희가 머물던 당시 벽이 보존돼 있는가하면 주희와 함께 중국을 풍미한 학자들의 기록들도 잘 정리돼 있다. 주희의 영향을 받은 해외 학자 명단에 퇴계 이황의 이름도 있다. 주희 상에서 사진 촬영을 한 후 천유봉으로 향했다.
천유봉으로 오르는 길이 보통 험한 게 아니다. 구불구불 구곡간장 같은 구불길에 돌계단으로 오르는 행렬을 멀리서 보니 마치 영화에서 보던 공비토벌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문드문 핀 소나무가 휘발성 짙은 향기를 뿜어내고, 무더기로 형성 된 대나무 군락이 바람이 불지 않아도 쉴 새 없이 흔들려서 나무가 내재된 힘으로 몸을 떠는 것처럼 보였다.
행렬을 따라 부지런히 올라가니 드디어 해발 508미터의 천유봉 정상이다.
[천유봉은 무이구곡의 6곡에 속하는 곳으로 천유봉을 오르지 않으면 무이에 왔다고 할 수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무이산의 진수를 볼 수 있는 해발 508m의 봉우리이다. 실제는 천 길의 절벽 위에 바위 봉우리가 우뚝 솟은 것으로, 848개의 돌계단을 오르면 마치 천궁 속을 유람하는 듯하다 하여 천유의 칭호를 갖고 있다. 천 길 낭떠러지 아래로 구곡의 옥빛 물길이 휘돌아 가는 모습에 감탄사가 절로 나오고 위로는 무이산군 전체의 모습이 한눈에 보이는 곳. 과연 무이산의 으뜸 장소라 할 수 있는 곳이다. 오르는 중간에 관폭정이 있고, 정상에는 천유정과 일람대가 있다.]
가슴을 탁트이게 하는 천유봉의 정상에서 천상보다 더 깊어 보이는 아름다운 구계곡을 한참 굽어보다 왼쪽 길로 하산하여 도원동으로 출발했다.
내려가는 하산길이 모두 돌계단이다. 무이산 돌계단의 특징은 돌에 올록볼록 요철이 있다는 점이다. 어지간하면 미끄러지는 불상사가 없도록 돌에 울퉁불퉁 손질을 한 무이산은 참 잔정이 많다는 느낌이 들었다. 날씨가 무척 습하고 더워 온몸엔 땀투성인 채로 내려가니 산채만한 노자상이 보이고 고풍스럽고 단아한 세 개의 정사가 보이는데 이곳이 바로 도원동이다.
소도원(小桃源)이라고도 하며 풍경이 무릉도원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도원동문을 들어서면 뽕나무와 연못이 있고 복사꽃이 만발한 이상세계가 그곳에 있다. 그래서 이곳은 인간세계 바깥의 무릉도원(世外桃源)이라 한다.
도원동을 답사한 후 중국 무협영화에서 흔히 보던 객잔에 들러 점심식사를 하였다.
식성이 완전 토종이라 중국음식의 향을 별로 달가와 하지 않는데 의외로 향이 적고 음식도 푸짐하여 오랜만에 포식을 했다.
점심 식사 후 미니버스를 타고 뗏목 유람을 위해 구곡계로 향했다.
무이산 풍경구를 흐르고 있는 구곡은 길이가 9.5㎞이다. 관광객들은 1시간30분 동안 정원이 6명인 굵은 대나무 6~7개를 묶은 뗏목(주파이)을 타고 9곡에서 1곡까지 수상여행을 하는데, 이 코스가 무이산 관광의 진수라 할 수 있다.
구곡에서 일곡까지에는 쌍유봉, 쇄포암, 옥류봉과 대왕암 등 특이한 기암절벽과 바위들이 한 굽이씩 돌아갈 때마다 나타난다. 그때마다 여기에 얽혀 있는 전설과 사연들이 있고, 송나라 때 주자학을 집대성한 주희도 구곡의 아름다움에 빠져 무이구곡가를 지었다 한다.
뗏목을 흐르는 구곡의 푸른 물이 두 눈을 희롱하고 물속엔 물고기들이 신선처럼 노닐고 있다. 물고기가 어찌나 많은지 물 전체를 끓이면 중국 전역에 있는 사람들에게 한탕 푸짐하게 대접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골짜기마다 산이 돌아가고, 봉우리마다 물이 감아 돈다. 수직의 평평한 바위가 나타나면 이따금 석각들이 보인다. 바위 위에는 주자와 무이산에 얽힌 교훈과 이야기를 담은 글자들이 빨갛게 새겨져있다. 이 마애석각은 옛 사람들이 오며가며 놀며 쉬며 쓴 자취들로 인문 문화의 자산으로 볼 수 있겠다
뗏목 위로 넘쳐 발바닥을 간질이는 물을 손으로 튕기며 물결 따라 세월 따라 흐르다보니 벌써 뗏목 유람이 끝났다.
무이궁 송대거리와 박물관을 관람한 후 상쉰호텔로 직행하여 여장을 풀고 저녁식사
드디어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인상대홍포 관람이다.
인상 대홍포관람은 말이 통하지 않아도 시각과 청각만으로 이렇게 사람을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을 수도 있구나 하는 것을 보여주었다.
인상대홍포는 2010년 장예모 감독이 무이를 대표하는 차의 이름을 붙여 만든 작품이다. 인상대홍포는 다른 공연과 달리 차를 알리고자 하는 마케팅을 접목한 공연으로 공연의 절반 이상을 대홍포의 유래와 차를 만드는 과정, 차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냈는데 우선 대홍포에 대한 음식백과 문헌을 옮겨본다.
[무이산 대홍포는 오룡포의 하나로서 이른 봄 차 잎이 필 때 멀리서 바라보면 차나무의 빛이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아름다우며 붉은 천을 드리운 것처럼 보인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대홍포는 무이암차 중의 왕으로 무이산의 대홍포차에 얽힌 재미있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한 선비가 과거시험을 치르기 위해 무이산을 지나가다 병이 생겨 사경을 헤매고 있었는데 근처 사찰의 승려가 원숭이를 시켜 절벽에 있는 차를 따서 먹이자 병이 완치되어 무사히 과거를 보게 되었다. 이 선비는 과거에 장원을 하였을 뿐 아니라 왕의 부마로 책봉되어 공주와 혼인하게 되었다. 신세를 진 부마는 은혜를 갚고자 승려를 찾아가 절을 새롭게 단장해 주었다. 그런데 어느 날 왕비에게 병이 생겨 천하의 명의를 불러 치료하였으나 완쾌되지 않았다. 이에 부마가 승려에게 차를 부탁하여 왕비에게 먹이자 질병이 완쾌 되었다. 왕은 너무 고마워 자신의 홍포를 벗어 나무위에 덮어 주었다. 그러나 한 나라에 왕은 둘이 될 수 없다는 듯이 왕의 옷을 입은 차나무는 점점 말라 죽어 갔다. 이 사실을 안 부마가 왕이 내린 홍포를 걷어내자 오색찬란한 빛이 생기고 차나무는 다시 살아났다는 것이다.][네이버 지식백과]
공연 시작 전 눈에 보이는 무대는 지난번 청원산악회 원정산행에서 보았던 옥룡설산의 인상여강 등 장이모 감독이 만든 다른 무대보다 작아 의아했다. 공연이 시작 되고 나서도 알아들을 수 없는 사설만 늘어놓아 흥미를 잃어갈 즈음 갑자기 앉아 있던 자리가 서서히 회전을 한다. 첨엔 촬영기술로 인한 착시현상인가보다 했는데 객석전체가 회전을 하는 것이 아닌가?
아~ 역시 장이모 감독이구나 하는 찰라 우람한 대왕봉과 옥녀봉, 그리고 구곡계에서 튀어나온 백마가 대왕봉과 옥녀봉으로 질주를 한다. 화면이 아닌 실물이다.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인상 대홍포공연은 무대가 한번에 180도씩 회전하는 세 번의 각을 갖는데 첫 번째는 차가 재배되어 생산되는 과정을, 두 번째에서는 대홍포의 유래와 차에 대한 스토리, 세 번째는 무이의 대나무 쇼와 옥녀봉과 대왕암의 전설을 극화한다. 여기서 대왕암과 옥녀봉에 관한 전설을 옮겨본다.
[하늘나라 옥황상제에게 옥녀라는 딸이 있었다. 인간 세상이 궁금한 옥녀가 아버지 몰래 구름을 타고 내려왔다가 무이구곡의 아름다움에 빠져 돌아가는 것을 잊고 말았다. 그러다 우연히 대왕을 알게 되어 사랑에 빠지고 자식까지 낳는다. 이를 알게 된 옥황상제가 크게 노하여 옥녀를 불러들이지만 대왕을 사랑하는 옥녀는 하늘나라로 가기를 거부를 하고, 심부름꾼 철판도인은 옥녀와 대왕이 만나지 못하도록 그 자리에 돌로 만들어 버렸다고 한다]
백색 조명 속에서 아낙들이 찻잎으로 채질하는 장면과 와호장룡을 떠올리게 하는 대나무 묶음의 공중에서 군무를 추던 여인의 장면은 압권이었다. 이 두 장면은 왜 장이모인가 하는 것을 보여준 명장면이었다. 70분정도의 공연에 마지막엔 객석에 차를 제공하는 시음으로 끝을 맺는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상쉰호텔에 여장을 풀고 쉬었다.
내일은 날씨가 무려 33도라는데 반팔 옷을 안 가지고 온 것을 후회하면서 잠들었다.
셋째 날 2016.10.28(금)
오늘의 일정 : (오전) 일선천 - 호소암풍경구 - (오후) 용천대폭포 - 왕펭가든호텔
오늘은 구곡계를 경계로 어제 보았던 천유봉의 반대편인 일선천으로 향했다
숲으로 숲으로 들어가는 오솔길이 정겹다.
산행에 지친 몸을 한발 두발 내밀 때마다 산속의 들꽃 향이 한발 두발 내 몸속으로 흘러 들어온다.
흘러 들어오는 들꽃 향을 몸속에 간직하며 욕망과 이기를 땀으로 한껏 배설한 현재의 몸은 가장 순결한 몸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르락내리락~~ 그러고 보면 삶은 언제나 평면이 아닐까?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고, 내리막이 있으면 오르막이 있고, 산은 삶이 평면이라는 걸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 어쩌면 산다는 것은 지난 일을 지우는 일이지만 지움으로써 더욱 선명하게 삶속에 박히는 일이기도 한 것이리라. 산을 오르면 오르는 만큼 산을 지워가는 것이 아니라 올라간 만큼 온몸에 간직하는 것처럼…….
습도가 높고 푹푹 찐다. 긴소매를 팔뚝까지 걷었지만 별무다.
일선천으로 가는 길은 외길이다. 절벽에 계단을 만든 것도 대단했지만 온 길에다 돌을 깔아 놓은 것도 보통 정성이 아니다.
일선천에 들어서자 신선누각이라는 바위가 보인다. 신선누각은 신선들이 사는 누각이라기보다는 원시인의 동굴 같았다.
일선천은 거대한 바위가 기울어지면서 주변의 동굴을 덮어 만들어진 경관이다. 동굴 안에서 고개를 들어 보면 한 줄기의 하늘이 보인다고 하여 붙여진 명칭이라 한다.
일선천은 산 위의 표면에 결절이 있었고, 동서쪽으로 흐르는 물이 끊임없이 이 결절을 따라 흐르면서 이 틈이 넓어져 현재의 장관이 조성됐다는 것이었다.
큰 바위가 수직으로 갈라져 동굴 밑에서 갈라진 선을 따라 하늘이 보이는 장관을 볼 수 있지만 그 길을 따라 올라가는 일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몸을 세로로 꼬아가면서 땀에 범벅이 되어 좁다란 일선천을 나오니 숨통이 확 트이는 느낌이다.
일선천을 나와 옆에 있는 호소암으로 향했다.
호소암[虎啸岩]은 정상의 동굴로 통과하는 바람소리가 호랑이 울부짖음 같아 이런 이름이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호소암 풍경구는 면적이 17㎢이며 주요 경치로는 일선천, 누각암, 릉소봉, 석문암, 호소암 등이 있다.
호소암에서 내려오니 바위 벽면에 온화한 부처님이 새겨진 천성선원[天成禪院]이 보인다. 온화한 부처님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하산을 하였다.
중국 무협영화속의 객잔을 닮은 어제의 그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용천 대폭포로 이동을 했다.
용천이라는 대문을 들어서자 산 속으로 대 협곡이 펼쳐진다.
이미 땀으로 범벅이 된 몸뚱이는 폭포의 물줄기를 보아도 멎을 줄을 모른다.
땀에 흥건히 젖은 손수건을 폭포물에 헹구니 좀 나아진 느낌
폭포 주변에는 이름 모를 들꽃이 피어있다. 돌보지 않아도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건강한 들꽃을 보니 값비싼 화초는 사람이 키우지만 값없는 들풀은 하느님이 키운다는, 그래서 들풀이 더 귀하다는 시구가 생각난다.
폭포위의 폭포, 그 위에 또 폭포, 몇 겹의 폭포를 지나니 마지막 폭포가 나온다. 마지막 폭포에서 큰숨 한 번 쉬고 하산하여 오늘의 잠자리인 왕펜가든호텔로 향했다.
어제 묵은 호텔보다 한결 깨끗해서 좋다
저녁을 먹고 무이산 밤 문화를 보기위해 길거리에 나섰다.
빨간 간판이 일률적으로 달려있는 밤 풍경을 보면서 깨끗하다는 느낌보단 통제된 사회라는 게 느껴졌다.
가이드가 소개한 포장마차에 갔는데 포차에는 진기한 먹거리가 즐비했다. 개구리 튀김부터 뱀요리까지. 김영기 회장님을 비롯하여 12회 장세진, 14회 최장규, 박현제, 17회 이재수, 18회 김성기, , 20회 김주호 부부, 송재명부부, 양희철부부 총 12명이 모여 고량주와 맥주에 양꼬치, 석화굴 등을 먹으며 여행의 소회를 풀다가 호텔로 돌아왔다.
아!! 내일은 드디어 등반 마지막 날이다.
잠을 청해야겠다.
넷째날 2016.10.29(토)
오늘의 일정 : (오전) 대홍포풍경구 - 수렴동 차밭 관광-(오후) 대왕봉 산행 - 전신맛사지 - 저녁 연회 -왕펭호텔
어제의 33도에 달하는 무더위는 어디로 갔는지 오늘의 기온은 18도란다. 참 변화무쌍한 날씨다. 그래도 여행하기엔 최상의 날씨다.
청원산악회의 위용에 압도되어 날씨도 비켜 가는지 여행 첫날부터 오늘까지 빗방울 하나 맞지 않았다. 오히려 햇빛까지 가려 산행하기엔 최적 날씨의 연속이었다.
왕펜호텔에서 대흥포풍경구로 향했다.
오늘은 최고문님의 수양딸인 수잔양이 와서 주먹만한 대추를 비닐포장에 담아와 각 회원들에게 두 포장씩 건넸다. 남녀 가이드 7명이 총 출동하여 우리 회원들을 에스코트해가며 여행을 했다.
대흥포풍경구는 곳곳이 차밭이다. 산을 깎아 차밭을 일군 풍경이 일품이다. 보성 녹차지역과 흡사하다는 느낌이다.
잠시 앞으로 걸어가자 큰 바위에 새겨진 암운(巖韻)이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온다. 바위암차에서 풍기는 운치라는 뜻으로 무이암차의 특징을 잘 표현해주고 있는 것 같았다. 그곳에서 좀 올라가니 암벽에 대홍포라는 글자가 새겨져있고 그 아래에 벽돌로 쌓은 축대 위에 차나무 6수가 심어져 있는데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대홍포 모수다.
대홍포 모수는 6그루로 연간 생산량은 350~400그램이란다. 차의 가격은 20그램의 입찰가격이 20만위안으로 한국 돈으로 치면 3,600만원에 달한단다.
모수에 얽힌 유명한 일화를 소개해 본다.
72년 미국의 닉슨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모택동 주석이 닉슨 대통령에게 대홍포 200그램을 선물했는데 닉슨대통령은 모택동이 무척 인색하다고 비서에게 푸념을 했단다. 이를 알게 된 주은래 총리가 '대홍포는 1년에 400그램밖에 생산되지 않는다고 설명하면서 주석께서 각하에게 이미 천하의 절반을 드렸습니다'라고 말하자 그때서 닉슨은 흡족해했고 그 후 수교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졌단다.
이 모수는 360년이나 된 나무이며 1979년 제2대 대홍포 번식에 성공하였으나 이러한 후대의 차나무에서 생산된 것은 소홍포라고 칭하고 있다. 이와 같이 원 차나무의 특수한 생장환경과 희소성으로 무이산시 정부에서는 중국인민보험공사에 무성번식으로 키운 2그루를 포함 6그루에 대한 인민폐 1억 위안의 책임보험에 가입하여 보호하고 있단다.
이어 주자의 스승인 유자휘와 주자, 유보를 모신 사당인 삼현사(三賢祠)를 지나 수렴동으로 향했다. 가는 중간 조그마한 봉우리가 마치 독수리 부리처럼 보인다고 하여 지어진 응취암(鷹嘴岩)이라는 봉우리를 지나고 혜원사를 지나 수렴동으로 입구로 나왔다.
무이궁으로 와서 점심을 먹고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대왕봉으로 향했다.
계단으로 오르는 길이 제법 옹골지다. 그리 높지는 않지만 고산이 가질 수 있는 여러 가지 요소들, 예컨대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듯한 낙엽 쌓인 숲과 단애와 이끼 낀 바위들과 음침한 골짜기 따위를 그 산은 다 갖고 있었다. 계단에서 시작하여 계단으로 끝난 대왕봉은 무이산에서 가장 웅장한 바위산으로 높이는 해발 300여미터에 불과하지만 하늘을 받치고 우뚝 선 모습이 영웅의 형상이다. 한시간 반 정도의 산행이었지만 산세가 험하여 보통 힘든 게 아니다.
하산하고 시간이 좀 남아 휴식겸 지지암에 있는 분재를 관람하고 무이산 시내에 들러 오늘의 마지막 일정인 맛사지를 하면서 그동안의 피로를 씻었다.
드디어 격정의 대 장정이 끝나고 저녁 연회가 시작되었다.
네 잔에 내 그리움을, 내 잔에 네 그리움을...
어려선 고추 먹고 맴맴, 이제는 고량주 먹고 맴맴, 지구가 돌듯 돌며 사는 게 인생인가 보다.
맛있는 중국요리에 오늘은 고량주 먹고 맴맴,
오호라!!! 잘 돌아간다.
여성 가이드들의 노래와 춤, 김주호 부부의 소양강 처녀, 김성기 선배님의 김삿갓에 이은 내나이가 어때서...
그동안 산행의 수고로움을 뼛속에 묻어두고 왕펜가이드 호텔로 향하는 미니버스에 몸을 실었다.
마지막날 2016.10.30(일)
오늘의 일정 : (오전) 무이산 - 상해 고속열차 - 상해 포동공한 - 인천국제공항
4박 5일의 긴 여정을 끝내고 인천 공항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여행의 처음과 끝을 기획하고 연출하신 김영기 회장님, 우리 회원 중 가장 연장자이면서도 곳곳에 포진하여 사진을 찍느라 고생하신 최만규 고문님, 최고문님을 정점으로 뭉쳐진 성현규 고문님과 사진기를 들고 다니신 최장규님, 이를 우리들은 세칭 규라인이라고 부른다.ㅎ
그리고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켰던 숨은 영웅들처럼 일사분란한 조직력으로 무탈하게 여행을 성공시킨 청원 전사들
모두 감사합니다.
체력이 낭만입니다. 체력이 있어야 활기도 있고 자신감이 생기는 법입니다.
분위기 잡는다고 폼 잡았는데 술 한 잔 먹고 이기지 못하면 무슨 낭만이 있겠습니까.
또 일 년간 열심히 체력을 단련하여 다음엔 더 좋은 산행지에서 만나길 기대해 봅니다.
함께하여 즐거운 여행이 되었습니다.
|
첫댓글 늦은시간에 적당히 취한눈으로 귀가해
긴글 읽느라 내눈이 고생했다.
부지런한 양희철 찬구.
수고 많았네요!.
*확인후 수정요망합니다.
-천유봉계단은848, 높이는 해발508m정도인듯. . . . .
수정완료
재명이 덕분에 좋은 여행했네
아니? 어쩌면 이렇게.. 누가 시인 아니라고 할까봐..또 다시 중국 무이산을 청원 카페로 옮겨 놓았네. 구구절절! 멋진 산수화를 마음으로 느낌으로 그려낸 희철 친구의 노고에 찬사를 보내며 산행기를 통해 다시한번 청원산악회의 깊은 선후배 사랑을 느낄 수 있는 큰 계기가 되었으며 정말 멋진 최고의 동문산악회라는 자부심을 갖게되었다네. 함께했던 시간 시간 즐겁고 행복했네. 산행기 즐 감하고 갑니다.
여행내내 고마웠네
항상 건강하시게
멋진 산행기 생생하게 잘읽었습니다
감사하고 수고많으셨습니다
그런데 멋진 사진은 언제 볼수있는지요?
함께 못해서 못내 아쉬워
사진을 곁들이면 훨씬 이해도 빠르고 눈요기도 좋았을 텐데...
5일간의 여행 분량이라 시진까지 곁들이면 장수가 많아 지루해질 것 같아 생략했네
담앤 꼭 같이 여행을 해보세
고마워
희철이가 글을 잘 쓰는건 만천하가 아는 사실이지만 이렇게 가보지못한 미지를 옆에서 여행하듯 상세히 설명곁들여 써준 산행기 주인공 희철친구와옆지기에게 감쏴~글구 회장님을비롯한 최만규,성현규고문님들 고령에도 건강하게 다녀오신것 축하 드립니다.. 사모님 건강이 안좋아 참석못하셨다니 좀 걱정인데 괜찮으시겠지요...쾌유 빌겠습니다...다들 수고 했습니다...()...
같이 갔으면 좋았을 것을
담엔 같이 가세
고마워
모두다 칭찬의 글 쓴것 보니 글을 잘 쓴다는 것은 다 인정을 하는것 같고......
나역시 양희철씨가 청원산악회 까페에 몇번 산행기 쓴글에 대한 댓글에서 감탄을 여러번 한것 같고...
날자별로 일정별로 아주 생생하게 너무 너무 잘~ 썻습니다..
역시 글재주 있다는거 인정합니다. 땅땅땅~
수정 완료
고문님 덕분에 즐거운 여행 되었습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햐!!...과연 희철이 친구의 글은 힘이 있고, 남을 감동하게 만드는 그 무엇이 있는거 같네..
중계방송 식으로 이어지는 산행기 감솨합니다...
고마우이
함께 갔으면 좋았을 걸
항상 건강하기를 기원할게
양희철씨 수고 많이했네.무이산 산행 산행기 아주 잘써줘서 잊어 버렸던 기억들이 오래오래 추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어려운 오르막 코스에 부부가 힘이 되어 거뜬하게 등산도 잘하였고,사진도 중요한 곳 모두 잘 찍었습니다.3일 연속 5시간 정도를 가파른 돌산 오르막 계단을 무사히 올랐던 우리 동문님들 가족들 청원산악회의 저력이 있었기에 가능하였다고 생각했습니다.특히 이화영씨부부의 지칠줄 모르게 향상된 체력에 큰박수를 보냅니다.집사람이 참석 못한것은 며칠전 사이판에 갔다 왔는데 비행기소음으로 귀가 멍한 것이 안풀려 병원에 갔는데 비행기타지 말라고 해서 못갔는데 지금은 이상없습니다.우리동문님들가족들 수고하셨습니
형수님이 못 오셔서 아쉬웠습니다만 이제 이상이 없으시다니 다행입니다.
선배님을 보면 우보천리란 말이 생각납니다.
천천히 가시는 것 같은데도 나중에 보면 항상 앞에 계십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양힃철 후비는 이리도 글을 잘 쓰는가^ 한권의 베스트셀러 책을 읽는듯 하구만^ 부럽다, 가보지는 않했는데 실지 현장에서 여행하고 있는듯 착각을 일을킬 정도로 ^ ^ ~~~
에구 송구스럽습니다
함께 오셨으면 좋았을 텐데...
감사합니다.
현장에서도 몰랐던 역사적사실 까지도 알게된 산행기 감사합니다.
몽골, 호도협, 무이산
청원산악회 해외원정산행을 3회째 계속 선배님과 함께해서 영광입니다.
이번엔 형수님이 못 오셔서 아쉬웠구요
늘 건강하세요
집 안의 바쁜일에 쫓겨 부득이 참석하지 못해 아쉬움이 많았는데 후배님의 상세하고 정연한 답사기에
더불어 여러분들의 사진을 보니 멋진 절색의 무이산이 그려지네요.
감동의 무료여행 시켜주셔서 감사드림니다^^~
감사합니다
몽골, 옥룡설산을 연속 함께 갔는데 이 번에 함께 못해서 허전했습니다.
형수님과 다정한 모습이 늘 좋았는데...
늘 건강하세요
우이산의 생생한 모습이 되살아나는 감동의 산행기 잘 읽었습니다. 수고에 감사드립니다~
무이산 여행을 함께해서 즐거웠습니다.
유창한 외국어 구사도 부러웠구요
늘 건강하세요
양희철시인님!양희철작가님!중국 무이산 산행을 하고서 일정별로 하나도 빠트리지 않고 생생하게 산행을 하면서 선.후배님들간의 감동적인 장면들 어쩌면 이렇게 자상하고 소상하게 글로서 표현을 하였을까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것 같습니다 아주 멋지고.훌륭한 산행기 잘 감상하고 감사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지난 번 몽골여행을 형수님과 함께해서 좋았었는데...
다음엔 꼭 형수님 뵙고 싶습니다.
그리고 선배님의 건강이 부럽습니다.
청원산악회 대표주자 20명이 함께 한 무이산 해외원정산행... 4박5일 동안의 즐겁고 행복했던 일정을 멋진 글로 상세하고,
정감있게 잘 올려준,양희철 작가의 산행기로 좋은 추억을 갖게 되어 감사합니다.우리산악회에서 매년 년례 행사로 갖기로
되어 있는 세계적인 해외 명산 산행에 가족과 함께 참가하여 선후배간 우정을 돈독히 하고,멋진 추억을 만들어 가는 뜻 깊은
기회에 내년부터는 더욱 많은 동문님들이 함께해 주시길 바랍니다.
어제는 연천 보개산을 답사하고
오늘은 고향에 갈 일이 있어 답장이 늦었습니다.
항상 청원 산악회를 사랑하시는 고문님의 모습에 감동합니다.
건강하시길 기원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