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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랑’을 경영하기까지 이동준은 쉽지 않은 길을 걸었다. 5년 간의 TV 공백 기간과 제작한 영화의 실패…… 그는 2004년, 영화 ‘클레멘타인’을 무려 52억을 들여 제작한다. 전직 태권도 선수로서 태권도 정신을 널리 알리겠다는 순수한 열정으로 시작했지만 첫 영화 제작은 만만치가 않았다. 헐리웃 스타 ‘스티븐 시갈’을 섭외한 그의 도전정신은 뛰어났지만 영화는 상영관을 잡는 것에서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트로이라는 대작과 맞붙으면서 영화는 당초 그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적은 60여 개의 극장에서 밖에 올리지 못했다. 그나마도 허위 상영이 이루어지는 곳이 있어 그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영화는 흥행에 실패했다. 수익은 내지 못한 채 그는 9억 원의 빚을 지게 된다. 9억 원의 빚, 영화의 실패. 스트레스였다. 이동준은 당시의 스트레스로 100kg까지 살이 쪘다고 한다. 그러나 이대로 무너질 수는 없었다. 공 들여 제작한 영화가 그대로 사장되는 것이 아깝기도 하고, 9억 원의 빚을 지고 있는 것이 꺼림칙하기도 해서 그는 부산으로 발 벗고 나서게 된다. 그는 부산시민회관과 KBS홀을 1주일 간 대관을 해서 재상영을 시도한다. 학생들을 중심으로 6만 여명의 관객이 모여들었고, 그제야 그는 그동안의 수고를 모두 보상 받는 듯 했다. 이런 선전 후 그는 부산에 남아 7080 라이브 카페를 운영한다. |
이동준은 영화 제작 이전에 ‘아가씨와 건달들’이란 뮤지컬도 했었다. ‘아가씨와 건달들’에서 그는 주인공 스카이 역을 맡아 열연했다. 지방투어까지 다니면서 호응을 얻었지만, 그만큼 TV에서는 공백 기간이 길어지게 되었다. 뮤지컬 공연과 영화제작으로 5년 간의 공백이 생기자, 그는 발 빠르게 변하는 방송계에서 잠시 잊혀진 듯 했다. 섭외는 좀처럼 들어오지 않았다. 힘든 시기를 겪던 그에게도 드디어 기회가 왔다. 드라마 ‘아현동 마님’에서 출연제의가 들어온 것이다. ‘아현동 마님’은 그간 ‘인어아가씨’, ‘하늘이시여’ 등 다수의 작품에서 필력을 자랑했던 임성한 작가의 작품이었다. 긴 공백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캐스팅이 되었냐고 물으니 임성한 작가가 원래 잘 나가는 사람보다는 잘 안 보이는 사람을 쓰는 스타일라며 “나도 안 보였기 때문에 캐스팅 되었다.”며 유쾌한 웃음을 지었다.
‘아현동 마님’은 이동준에게 있어서 하나의 변신이었다. 그동안은 전(前) 세계 선수권 대회 금메달리스트라는 네임이 붙어서인지 늘 강인한 역할을 도맡아 했었지만 아현동 마님에서는 성종 역으로 멜로 연기를 선보였다. 데뷔 이래 최초의 도전이었다. 드라마의 인기와 더불어 성종 역시 사랑을 받았다.
지난 해 5월 드라마가 종영하고, 이동준은 잠시 휴식의 시간을 가졌다. 그 기간 동안 사업을 구상하고, 올 4월 25일 남양주시 미음나루에 위치한 ‘한우랑’을 오픈했다. 근래 몇 년이 결코 평탄치만은 않았지만 그는 이겨냈다. 실패에 주저앉아 있지만도 않았고, 다시 얻은 인기에 안주하지만도 않았다. 그는 어려움을 이겨냈고, ‘한우랑’을 통해 또 다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맛과 가격 모두 착해~
‘한우랑’은 한우 특수부위를 전문으로 다루는 정육식당이다. 그냥 1등급도 아닌 1+등급의 질 좋은 고기를 공기 좋고 경치 좋은 곳에서 즐길 수도 있고, 고기만 구입해서 집에 가져 갈 수도 있다. 1,500평의 대지 위에 넓게 조성된 테라스는 탁 트인 경관을 감상하기에 그만이다. 고기 맛 또한 일품이어서 자꾸만 찾게 만드는 힘이 있다.
‘한우랑’은 아무래도 생고기를 다루다보니 좋은 고기를 구입하는데 특별한 신경을 쓴다. 다른 재료들이라면 몰라도 고기만큼은 이동준이 직접 발품을 팔아 꼼꼼하게 따져보고 산다. 1+등급 중에서도 채끝과 가운데 부위만을 구입해 부드러운 조직감이 살아있는 고기를 제공한다. “공인의 이름을 걸고 고기를 절대 속이지 않는다. 고기만큼은 맛이 없다는 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한다.”며 고기 맛에 대한 투철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실제 한우랑의 고기는 그 육질이 뛰어나다. 쫄깃하게 씹히는 촉감과 씹을 때 배어나오는 풍부한 육즙은 소고기 마니아들의 입맛을 매혹시킬만하다. 손님들이 보는 앞에서 바로 썰어내 오기에 고기의 신선도는 말할 것도 없다.
가격 또한 서울 시내에서 먹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다. 꽃등심 100g에 1만3천 원으로 남양주까지 나온 수고가 결코 아깝지 않다. 보통 시내에서 1+등급의 한우 1인분을 먹는 데에는 5만 원 정도가 소요되지만 한우랑에서는 1인당 1만9천 원꼴이면 배불리 먹을 수 있다. 다만 식당에서 먹을 경우 반찬값 3,000원을 따로 받는다고 한다.
한우랑의 인기메뉴는 단연 생갈비이다. 많은 손님들이 한우랑의 질 좋은 갈비를 찾고 있었다. 저녁이 되자 야외 테라스에 마련된 테이블에 하나둘씩 불이 켜지더니 어느새 손님들이 들어 앉아 갈비를 굽고 있다. “사장님, 오늘 고기 좋은데요?” 단골손님인지 가족 단위로 나온 테이블에서 이동준 대표에게 인사를 건넨다. 이 대표도 웃음을 머금고 유쾌하게 인사를 건넨다. 최근 들어서는 한우랑에서 새롭게 출시한 오리 장작구이를 찾는 손님도 많아졌다. 참나무 장작을 이용하여 즉석에서 훈제로 내어 오는 오리구이는 한우와도 궁합이 절묘하게 들어맞는다.
구리석쇠 위에서 구워지는 고기의 마블링이 고르게 퍼져 결이 환상적이다. 숯불로 굽는 고기의 냄새는 단연 으뜸이다. 살치살, 토시살, 안창살, 업진살, 부채살, 제비추리까지 소고기의 각 특수 부위들은 한우랑의 자랑이다. 소고기 마니아라면 한 번쯤 찾아와서 원하는 입맛대로 골라 먹기 좋을 것이다.
음악이 흐르고 운치가 흐른다
한우랑에서는 가끔 디너쇼 행사를 한다. 조항조, 편승엽, 현철 등의 가수들을 초청해서 라이브 공연을 펼쳐, 먹는 재미에 듣고 보는 재미까지 더했다. 운 때만 잘 맞추면 고기와 술, 라이브 공연을 패키지로 해서 5만~7만 원선이면 멋진 디너쇼를 즐길 수 있다. 호텔에서 하는 디너쇼가 1인당 20만 원 이상인 것을 생각하면 굉장히 저렴한 가격이다. 실력 있는 가수들의 노래도 듣고 유여한 경치도 즐기면서 최고급 한우를 맛보는 기회는 한우랑만이 갖는 매력이다. 겨울에는 추운 날씨로 당분간 야외 행사는 어렵지만 실내에서 가끔 라이브 공연 기회를 가질 예정이라 한다.
이렇게 라이브 공연이 가능했던 것은 한우랑이 넓은 야외 공간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한강이 펼쳐진 탁 트인 야외 테라스는 300명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다. 야외 테라스 밑으로는 차를 갖고 오는 손님들을 위해 주차 공간을 마련해 놓았다. 넓게 조성한 테라스와 주차공간은 결혼식과 환갑잔치 등 각종 행사들을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이동준은 한우랑을 오픈하고 얼마되지 않아. 남양주에 거주하는 노인 500분을 모셔다가 경로잔치를 했었다. 5월 4일에 어버이날을 기념하여 20명의 가수를 초청하고, 근방에 사는 어른들을 대접한 것이다. 어버이날 행사는 매년 계속 할 것이라며 내년에도 할 계획이라 전했다.
가게를 운영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을 묻자 직원관리라고 대답하는 이동준. 직원들 간에 마찰이 빚어질 때 이를 중재하고 분위기를 부드럽게 쇄신시키는 일이 가장 어렵다고 말했다. 종업원 간에 분위기가 좋아야 손님들 역시 질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이동준의 생각이다. 그는 어느새 요식업체의 사장님이 다 되어 있었다. 지금은 한우랑 운영 때문에 방송활동도 못 하고 있다며, 가게가 어느 정도 안정이 된 내년 즈음에는 방송활동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했다. “제 대신 아들이 하고 있잖아요.” 이동준의 아들은 현재 MBC 드라마 ‘보석비빔밥’의 호박 역으로 사랑받고 있다.
시간은 이동준에게 여유를 선사했다. 영화로 날린 수억도 그에겐 문제가 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는 그 돈으로 다른 사람 먹여 살린 것 아닌가? 경제를 위해서 내가 좀 양보한 거죠.(웃음)”라며 구김 없이 말한다. 어려움 가운데서도 그는 일어섰고,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갔다. 태권도 국가대표 선수에서 배우로, 배우에서 이번엔 창업주로, 그는 변신을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히 새로운 길을 걸어 나아갔다. 이렇게 멋진 사장님과 흥겨운 노래, 운치 있는 풍경이 어우러진 한우랑. 한강변 도로를 따라 드라이브도 하면서 맛있는 식사를 즐기러 오는 것은 어떨는지.
www.hanwoorang.net
031)555-88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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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고기도 맛있고 한강의 경치가 어우러져 데이트코스로도 일품입니다.
가볼까나! 고깃값도 의외로 착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