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시황이 천하를 통일하고, 나이가 들어 죽고, 그의 아들 호해가 이세 황제가 된다. 하지만 그는 폭정을 일삼기 시작하고, 그로 인해 유방, 항우 등이 반란을 일으키면서 초한지는 시작된다.
항우, 유방 등 많은 이들이 이세 황제에 반기를 들었지만 ‘초한지’는 항우와 유방의 이야기가 주(主)를 이루기에 이들을 집중적으로 다루어야 할 필요가 있다.
항우는 항량으로 하여금 의제를 찾아 의제를 초 왕에 옹립시킨다. 이후 항우는 본격적으로 ‘진’과 전면전을 벌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결국 진의 3대 황제 자영에게서 항복을 받는다. 이렇게 ‘진’은 개국 43년 만에 무너지게 된다.
항우는 항복한 진의 군사 20만 명을 모조리 죽여버린다. 권력의 일인자가 된 항우는 자신과 같이 군사를 일으켰던 유방 또한 견제한다. 항우는 관중으로 군사를 돌려 유방을 잡을 계획까지 세우지만, 유방은 몸소 한우에게 찾아가 한우를 설득한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홍문연(鴻門宴)’이다.
유방은 항우로부터 한중의 왕으로 봉해진다. 그리고 장감, 사마흔, 동예 등 부하들을 시켜 한중의 통로를 차단하도록 명한다. 겉으로는 유방의 공로를 인정하고 있지만, 사실상의 감금조치인 셈이다.
항우는 초 왕을 죽이게 되고 이것은 유방에게 항우 토벌의 명분을 제공하게 된다. 유방은 투항한 한신을 데리고 자신을 감시하던 장감, 사마흔, 동예 등의 부대를 격파하고 본격적인 항우 vs 유방의 구도를 만들어낸다.
항우는 정사를 잘 돌보지 못했고 유방에게 삼진, 함얌 등을 포함한 5천 리의 땅을 빼앗긴다. 범증을 비롯한 충신들이 항우에게 많은 건의를 하였지만 항우는 충신들의 말을 듣지 않고 제 고집대로만 하려다 오히려 더 궁지에 몰리게 된다.
승승장구하던 유방에게도 위기는 찾아 온다. 팽성 전투에서 대패해서 30만 명을 잃었으며, 적장에게 목숨을 구걸해 살아남는 치욕도 겪는다. 또한, 형양 전투에서 대패하며 ‘기신’마저 잃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도 하늘은 결국 유방을 천하의 주인으로 인정한다.
유방과 항우의 마지막 결전은 ‘해하’에서 끝이 난다. 유방과 항우는 서로 일종의 평화 협정을 맺는다. 하지만 유방은 곧바로 항우의 뒤통수를 친다. 그 결과 항우는 대패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유방은 황제에 오르게 되고 전국 각지의 갖은 반란을 진압한다. 또한, 개국공신이었던 한신을 비롯한 진희, 팽월 등을 반란 및 반란 혐의 등의 이유로 숙청한다.
시간이 흘러 유방은 병을 얻게 되고 결국 그 병이 회복되지 않아 예순세 살의 나이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무지(無知)가 유지(有知)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해서 이 책을 읽었다. 새로 알게 된 사실도 많지만, 무엇보다도 항우와 유방에게서 배운 점들이 많다.
‘사람을 보는 능력’ 유방에게서 가장 부러운 점이다. 유방에 비해 난 아직 사람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 같다. 정말 괜찮은 사람과 멀어져도 보았고, 정말 괜찮지 않은 사람과 오랫동안 친하게 지내기도 해보았다. 그래서 많은 후회를 해보았다. 그렇지만 후회한 그때는 이미 너무 늦은 시점이다. 사실 유방도 ‘사람을 보는 능력’이 처음부터 좋지는 않았을 것이다. 수없이 배신도 당해보고, 인간관계 때문에 수없이 좌절도 해 본 끝에 자연스럽게 얻어진 능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정말 타고난 것일 수도 있겠지만, 만약 저 가정이 맞았다면 나 또한 ‘사람을 보는 능력’이 완벽해질 수 있다는 얘기가 되기에 희망을 품어도 될 것 같다.
많은 신하가 군주를 따르게 하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는 힘이다. 그렇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군주의 힘이 신하들의 힘보다 더 클 때의 일이다. 군주의 힘이 약해지는 순간 항우처럼 몰락한다. 두 번째는 덕이다. 유방의 경우다. 항우의 수하로 있었던 신하들이 스스로 역적이 된 이유는 바로 유방의 덕 때문이며. 한신이 끝까지 유방으로부터 독립하지 않았던 이유 또한 유방의 덕 때문이다. 유방을 보며 느낀다. ‘덕있게 살아서 손해를 볼 일은 없을 것 같다.’라고 물론 손해를 볼지도 모르겠지만 그건 그것대로 의미가 있다. ‘내가 손해를 보면 다음에는 손해를 보지 않는 선에서 덕을 베풀면 되니까’
내 고집대로만 행동하면 항우처럼 몰락한다. 항우의 신하들이 스스로 항우를 향한 비수가 되고, 유방에게 천하를 내주고,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되는 결말은 항우가 초래한 결과다.
항우보다는 덜하지만 나 또한 남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 누군가의 말을 따라서 행동하면 자존심이 상했기 때문이다. 1년 전의 일이다. 한 친구와 굉장히 많이 싸웠었다. 내 의견만 옳다는 듯이 주장했고 상대방의 의견을 들으려고 조차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 친구와는 만날 때마다 싸웠다. 하루는 그냥 그 친구의 말을 들었다. 그랬더니 일이 너무 잘 풀렸다. ‘몇 번쯤은 그냥 자존심 상해도 된다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때부터 남의 말을 들으면서 살았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회귀해버렸다. 이 책을 보면 그때의 일이 다시 떠오른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다시 새긴다. ‘몇 번쯤은 그냥 자존심 상해도 된다고’
첫댓글 초왕과 의제: 초옹의 후손을 찾아 의제로 받든다(실제로는 항우가 임명하지만). 유방의 덕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 왜냐하면 유방 자체가 인격이 높은 인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유방의 강점은 핵심참모, 즉 장량, 소하 등의 말을 잘 들었기 때문이었다. 일등공신 한신도 유방이 거두었다기 보다는소하와 장량의 강력한 천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런 문제의식으로 유방에 초점을 맞춰 인물 분석을 시도해보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