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짜증날 때 중국으로 가는 배를 타자 어디 가는지도 모르게 칭다오로 가는 배를 타자”
칭다오 맥주를 쭉 들이키면서 절로 노래 가락이 흘러나왔다. 자작한 노래를 흥얼거리는 일행 중 한명은 힘들 때면 칭다오에 오곤 한다고 했다. 이유야 수십 가지도 넘겠지만 그는 칭다오가 또 다른 고향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예부터 닭우는 소리가 들릴 만큼 가깝다는 칭다오. 이곳은 많은 한국인들에게 둥지 역할을 하고 있다. 못해도 5000여개의 한국 기업이 들어서 칭다오 산업의 중추역할을 하고 있고 5만명이 넘는 한국 교민이 터를 잡고 살아가고 있다. 보따리 상인들에게도 칭다오는 일상의 터로 통한 지 오래다. 큼직한 보따리 안에 칭다오의 오늘을 담아 한국에 나르는 보따리 상인들의 일상을 따라 젊은 날에 배낭을 메고 오고 싶은 곳이다.
-매력 하나 | 동서양의 ‘퓨전’도시
공항에서 30~40분 걸려 시내로 들어섰을 때 일행 모두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잘 닦인 도로 한 편에 잘 정리된 조경과 아름답게 설계된 고층아파트가 하나둘 완성돼 가고 있는 유럽 도시를 연상시켰기 때문이다.
버스는 이내 별장이 즐비한 해안 도로를 달렸다. 칭다오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요트 경기가 열릴 예정으로 해양스포츠가 활발한 곳이다. 이 곳 제1해수욕장은 부산이나 경포대처럼 여름이면 수십만 명의 관광객이 물놀이를 즐기고 중국의 고위 공직자들도 여름이면 칭다오에 와서 휴가를 즐길 만큼 대표적인 휴양지로 통한다.
칭다오는 휴양·관광도시이기 전에 공업도시, 해양도시, 군사도시 등 수식어도 많고 그만큼 사연도 많다. 작은 어촌에 불과했던 칭다오는 1891년 청 정부가 파견한 군사에 의해 개발되기 시작해 1989년부터 독일, 스페인, 러시아, 일본 등에 점령당했고, 해방 후에는 미국의 해군 기지가 되는 등 조용할 날이 없었기 때문. 그러나 이러한 다양한 문화가 어우러져 도시는 ‘세계 건축 박물관’이라고 불릴 만큼 여느 중국 도시와 달리 독특한 색을 갖게 됐다. 이게 바로 퓨전도시 칭다오가 아름다운 이유다.
-매력 둘 | 구시가지에서 만나는 진짜 칭다오
칭다오는 이름만 대면 알만한 유명한 볼거리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도시 전체가 볼거리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오밀조밀 재미가 있다. 모든 것을 다 빼도 구시가지 만큼은 꼭 들려볼 것을 추천한다.
관광에 나선 우리 일행은 우선 물고기를 말리는 데서 유래됐다는 소어산 공원에 올랐다. ‘紅瓦綠樹 碧海藍天(붉은 기와와 푸른 나무 그리고 파란 바다와 쪽빛 하늘)로 대표되는 칭다오의 전경이 눈앞에 펼쳐져 탄성을 자아낸다.
중산로에 있는 재래시장, 일명 짝퉁시장도 가보자.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시장을 보면서 이제야 진짜 칭다오에 온 듯한 느낌이다. 좁은 통로를 따라 시계, 신발, 가방, 장신구 별별 상가가 다 모여 있고 한국인들이 자주 오는지 익숙한 흥정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북적거리는 시장 모퉁이를 지나니 온통 한국 간판에 김밥, 떡볶이를 파는 분식점, 밀리오레라는 옷가게까지 ‘코리아타운’이 나왔다. 이국에서 만나는 한국, 어느새 한국의 문화도 칭다오의 새로운 매력이 돼가고 있는 듯 보였다.
재래시장을 둘러본 후 호기심에 한국 관광객이 꼭 들린다는 일본인 경영의 쇼핑몰 저스코(JUSCO)로 향했다. 크라운 호텔 건너편에 자리한 저스코는 우리나라 대형 쇼핑몰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지만 오히려 가격은 한국보다 더 비싸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 지역에 즐비한 백화점에 비하면 싼 편이라니 칭다오의 물가가 한국보다 비쌀 수 있다는 것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매력 셋 | 칭다오 맥주와 삶은 바지락
칭다오 맥주를 맛보지 않고서는 칭다오를 다 봤다고 말할 수 없다. 시끌벅적한 칭다오 사람들 틈에서 마시는 칭다오 맥주는 어딘가 특별하다. 특히 삶은 바지락을 안주 삼아 마시니 그 맛이 깔끔하면서도 새롭다. 물어물어 찾아간 뒷골목 술집에서는 한 단계 덜 정제된 걸쭉한 칭다오 맥주부터 흑맥주까지 다양하게 맛볼 수 있었다.
칭다오의 맥주가 시작된 것은 독일이 칭다오 시를 점령한 후 맥주가 없었던 중국에 독일인이 맥주를 마시는 풍습을 들여온 1903년부터로 1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한다. 칭다오 맥주는 8월에 열리는 칭다오 맥주축제로도 유명하다. 1991년부터 시작된 칭다오맥주축제는 세계 각국의 맥주 체험에 퍼레이드, 라이브콘서트, 불꽃축제 등이 펼쳐지는 대표적인 칭다오 여름 축제로 꼽힌다.
플러스 α
- 한식당 ‘경복궁’
칭다오 해천호텔 앞에 자리한 한식당 경복궁은 매콤한 김치며 맛깔스런 밑반찬이 한국음식 맛을 그대로 살렸다.
삼겹살, 김치찌개, 된장찌개, 육개장을 비롯 웬만한 한국 메뉴는 다 있다. 민박도 함께 운영하고 있어 배낭여행객들이 자주 찾는다.
첫댓글 모랄까..청도맥주도 맛나고.. 거리도 나름대로(?) 깨끗하고....찌모루 짝퉁시장도 좋았고.. 이래저래 좋은 기억으로 남는 여행지입니다. 더욱이 뱅기값이 싸다는
그래서... 청도역시 한번 여행으로 끝날꺼 같지 않은 불길한(?) 예감이 닭의천적 뇌리를....스치는 하루... 형! 언제달릴까? ㅋㅋㅋ
ㅋㅋㅋ 그립지? 한 번 거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