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2009년 8월 22일(토)
날씨:맑음
일행:김세봉. 송재혁. 오진탁. 정재민
산행 구간:세석 대피소-영신봉-덕평봉-벽소령 대피소-형제봉-연하천 대피소-화개재-삼도봉-노고단 고개-성삼재
산행시간:13시간 30분
총 산행 누적 시간:62시간 50분
산행 거리(순수 마루금 거리. '고산자의 후예들' 백두대간 지도 기준):23km
총 산행 누적 거리:110.36km
오늘은 약 23km(13시간 소요)를 걸어야 하는 코스라 새벽 부터 서두른다. 아침은 가다가 중간에서 먹기로하고, 새벽 5시 출발 전에 우리는 동결 진공 건조 비빔밥에 찬물을 넣고 배낭을 다시 꾸리고 세석 대피소를 출발한다. 이번 지리산 코스 중 가장 긴 구간인 만큼 바짝 긴장이 된다
20여분을 오르니 영신봉이다. 백두대간과 낙남정맥의 분기점이다. 아직도 어두운 밤이다.
영신봉을 지나 칠선봉을 오르다 뒤를 돌아보니 천왕봉 뒷쪽이 불그스레 동이 터오려한다
중앙 왼쪽에 뾰족이 솟은 봉우리가 천왕봉이다. 어제 보지 못한 지리산 일출을 오늘은 볼 수 있을 것같은 기대감에 좀더 높은 곳에서 볼 욕심으로 발걸음이 빨라진다
칠선봉이다. 여기서 일출을 볼 요량이었는데 조금 더 가야 될것 같다.
칠선봉을 조금 지나자 앞서가던 지평이 나에게 빨리 오란다. 지금 막 해가 떠오르려고하고 있단다
천왕봉 옆으로 떠오르는 태양에 넋을 잃고 바라보다가, 아차하고 카메라를 눌러댄다
떠오르는 태양 바로 왼쪽이 천왕봉이다. 그저 아무 생각없이 바라 볼 뿐이다
내가 사진을 찍는 동안 지평이 모델이 되어준다.
한참동안 일출을 감상한 후 아침 식사를 한다. 세석 대피소 출발때 물을 부어서 가져온 건조비빔밥은 정말 먹음직스럽게 밥이 잘 되었다. 동봉된 참기름과 고추장을 넣고 비비니 여느 식당집 비빔밥 못지 않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모두 비빔밥은 비빔밥인데 종류가 각각 다르다. 식사를 모두 마치고 과일을 먹으려는데 한 젊은이가 혼자서 성삼재 방향에서 올라온다. 오진탁교수가 바나나 하나를 건네며 물으니 어제 저녁에 성삼재를 출발하여 야간 산행으로 여기까지 왔단다. 젊음이 좋긴 좋다
덕평봉을 오르기전에 있는 선비샘. 모두 다시 물통을 채우고 한 바가지씩 마신다.
지리산 주능선에는 이렇게 샘터가 자주 있어 여러 시간의 산행을 좀더 수월케 할 수 있다.
주변에는 아침을 먹는 사람들이 여럿이 있다
덕평봉을 지난 곳에서 잠깐 휴식.
벽소령 대피소 전 임도 중간에 있는 이정표.
지리산에서 달을 감상하기에 제일 좋은 곳이라는 벽소령대피소이다. 올 5월에 용두팔 친구들과 달을 보며 이런 저런 이야기하던 생각이 난다.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서둘러 떠난다
형제봉.
형제봉에서 잠깐 휴식하는 사이 정재민 교수가 암벽 등반 시범을 보인다. 고등학교 산악부부터 30년이넘는 그의 경력을 엿볼수 있는 기회였다. 그는 틈틈이 우리에게 산행에 필요한 여러가지 조언을 해주는것도 잊지 않는다. 그리고는 백두 대간 설악산 코스 중 공룡능선에서는 우회하지 말고 릿지등반을 하여 제대로 해보자고 한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ㅋㅋㅋ
연하천 대피소. 우리는 잠시 쉬어 갈 예정이지만 땡볕 아래에서 식사를 하는 여러 사람들을 보니 안스럽다.
우리 모두가 관리인에게 '지붕이라도 세워서 땡볕은 피하게 해주어야 되는것 아니냐'고 따지듯이 물었지만 소 귀에 경 읽기다. 이미 훼손 되어진 마당에 기둥을 세우고 지붕만 얹으면 될 것을...
땡볕을 피하기 위해 사람들이 모두 숲속으로 들어가서 밥을 먹으니 이것이 더 환경 파괴 아닌가!!!
토끼봉 전의 이정표. 토끼봉을 올라 내려 서면 화개재다
화개재. 오른쪽으로 내려서면 뱀사골 계곡이고 우리는 직진이다.
예전의 장터답게 너른 평원이다.
화개재를 지나 삼도봉 직전에서 뒤돌아 본 주능선. 앞에 보이는 토끼봉 뒤로 멀리 천왕봉이 뚜렷하다
경남, 전북, 전남 3개 도가 갈리는 경계점이다. 천왕봉부터 형제봉을 조금 지난 삼정봉 갈림길까지는경상남도 땅. 삼정봉 갈림길부터 이곳 삼도봉까지 남쪽은 경상남도 땅 북쪽은 전라북도 땅. 이 곳 삼도봉부터 성삼재를 지나 내일 산행 코스인 만복대까지는 전라남도 땅, 만복대부터 바로 밑 정령치 갈림길까지 서쪽은 전라남도 땅 동쪽은 전라북도 땅, 다시 그 이후로는 전라북도 땅이다. 지리산이 넓기는 엄청 넓다.
반야봉 갈림길 노루목. 반야봉은 높이 1,732m로 지리산(智異山)의 제2봉우리이다. 지리산 어느 곳이든 주봉(1,915m)을 볼 수 있으며, 반야봉에서 바라 본 낙조는 지리산 8경 중의 하나로 손꼽힌다. 구름과 안개가 낀 날은 한국화를 보는 듯 아름답다. 5월이면 정상에 철쭉과 야생화가 많이 핀다.
이 봉우리에는 지리산의 산신인 천왕봉(天王峰:1,915m)의 마고할미 전설이 전한다. 마고할미는 지리산에서 불도(佛道)를 닦고 있는 반야를 만나 결혼했다. 그런데 반야는 어느날 돌아오겠다고 약속하고 반야봉으로 떠나 돌아오지 않았다. 남편을 기다리던 마고할미는 석상이 되었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반야봉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노루목은 반야봉에서 내려지르는 산줄기가 산중턱에서 잠깐 멈추어 마치 노루가 머리를 치켜들고 피아골을 내려다보는 것 같은 천연의 암두가 전망대를 이루고 있어 부르게 된 이름이다.
모두들 반야봉은 다녀온 적이 있어 오늘은 지나친다. 올 5월에는 친구들이 다녀 올 때까지 이 곳에서 느긋하게 한숨 자던 기억이 새롭다(네이버 백과사전에서)
임걸령 그리고 샘터. 지리산 주능선 상에서 제일 물맛이 좋다는 샘터다. 성삼재에서 올라 올 때는 물맛이 그리 좋은지 몰랐는데, 오늘은 반대편에서 오느라 오랜 산행 후에 마시니 그 맛이 꿀맛이다.
임걸령은 노고단에서 반야봉으로 이어지는 8㎞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해발 1,320m의 높은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우뚝 솟은 반야봉이 북풍을 막아주고 노고단의 능선이 동남풍을 가려주어 산속깊이 자리한 아늑하고 조용한 천혜의 요지이며 샘에서는 언제나 차가운 물이 솟고 물맛 또한 좋기로 유명하다.
이곳은 옛날에 의적이나 도적들의 은거지였던 것으로 유명하며 특히 의적 임걸(林傑)의 본거지였다 하여 임걸령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또 샘터에서 피아골쪽 암벽 밑에 막(幕)터가 있는데 이곳을 '황(黃)호랑이 막터'라고 부른다.
옛날에 약초를 캐는 황장사가 눈 내리는 겨울밤 이곳에 천막을 치고 자다가 호랑이를 잡았다는 전설이 있다.(네이버 백과사전에서)
피아골 갈림길. 후에 시간이 허락 한다면 피아골에서 시작하는 산행을 하고 싶다. 오르막 경사가 장난이 아니라고 들었다
돼지평전에서... 멧돼지가 많이 출현하는 곳이라 돼지평전이라 부른다고 한다.
돼지평전을 지나 바로 있는 헬기장에서 바라본 노고단과 백두대간 마루금. 원래는 앞의 능선을 따라 올라야 하지만
노고단부터 종석대까지는 통제된 구간이라 우리는 우회로를 따라 노고단 고개로 오른다. 훗날 이 구간의 통제가 해제된다면 꼭 다시 와서 오늘 밟지 못한 이 마루금을 꼭 밟아보리라..
노고단 고개에서 바라본 노고단. 전라남도 구례군 산동면과 토지면의 경계에 있는 산.
높이 1,507m. 천왕봉(1,915m), 반야봉(1,734m)과 함께 지리산 3대봉의 하나이다. 신라시대에 화랑국선(花郞國仙)의 연무도장이 되는 한편, 제단을 만들어 산신제를 지냈던 영봉(靈峰)으로 지리산국립공원의 남서부를 차지한다. 노고단이란 도교(道敎)에서 온 말로, 우리말로는 ‘할미단’이며, ‘할미’는 국모신(國母神)인 서술성모(西述聖母:仙桃聖母)를 일컫는 말이다.산정부에 가까운 1,100∼1,200 m 높이에는 원추리꽃으로 덮인 광활한 고원이 펼쳐져서 부근이 좋은 피서지를 이루기 때문에 제2차 세계대전 전까지 서양사람들의 별장지가 되었다. 노고단의 경관은 지리산이 그렇듯이 기봉난산(奇峰亂山)의 경치보다 울창한 임상(林相)과 웅대한 산용(山容)의 경치가 훌륭하고, 정상부에서의 조망이 뛰어나다. 남록 계곡에는 화엄사(華嚴寺)가 있는데, 경내에 각황전(覺皇殿)을 비롯하여 국보 ·보물로 지정된 전각(殿閣) ·석등(石燈) ·석탑 등이 많다.
개방 시간이 지나 올라가보지 못하고 발길을 돌린다(네이버 백과사전에서)
노고단 고개에서 뒤돌아 본 주능선. 노고단에서 내려 뻗은 사진의 오른쪽 앞 능선을 따라가면 왼쪽에 반야봉이 보이고,
다시 능선길은 오른쪽으로 휘돌아 내리쳐 달리다가 엉덩이 모양을 하고 있는 촛대봉과 연하봉을 오른편에 두고, 다시왼쪽으로 뻗어나가 천왕봉을 우뚝 세운다. 중앙의 구름 밑에 있는 봉우리가 천왕봉이다. 이 능선을 감상하고 있노라면 한 마리의 용이 하늘로 승천하기 바로 전의 꿈틀대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이 장엄한 능선 상에 감히 우리의 얼굴을 올려 본다
우리는 이 갈림길에서 바로 노고단대피소로 내려 가지 않고, 임도를 따라 조금이라도 더 마루금과 가까이 걸어 본다
노고단 대피소.
왼쪽으로 가면 코재를 거쳐 '화대종주'의 시작점인 화엄사로 내려선다. 우리는 오른쪽 길 성삼재 방향으로 간다
성삼재 휴계소. 13시간 30분의 대장정을 무사히 마침에 감사드린다. 이정표의 만복대가 내일 우리가 갈 지리산 서북능선의 주봉이다. 주차장에서 우리는 심원골 민박집에서 오는 차를 타고 민박집으로 간다
여기가 우리가 하루 묶을 심원골 민박집이다. 심원마을은 인간이 살기에 가장 이상적이라는 해발 750m에 위치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마을이라고한다. 심원 계곡은 성삼재 밑에 있는데, 성삼재 바로 밑에서 발원하여 주능선과 서북능선 사이로 흐르는 달궁 계곡의 최상류다.
민박집에서 우리는 미리 주문한 닭도리탕과 된장찌게에 약간의 반주를 곁들여 맛있는 저녁 식사를 한다.
그리고 다음 9월 일정은 19일과 20일 2일간 태백시와 영월,정선에 걸쳐 있는 화방재-함백산-피재(제1일), 피재-댓재(제 2일) 구간을 가기로 결정한다.
식사 후 어둠이 내리자 지평과 나는 슬그머니 민박집을 나와 어디론가 가서 한참을 노닐다가 살며시 민박집으로 돌아온다 ㅋㅋㅋ
자리에 누우니 너무나 시원한 기분에 바로 골아 떨어진다
......제 3일차는 다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