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프국립공원 루이스호수~비하이브~식스글레이셔 평원 트레킹
만년설산의 아름다움에 눈과 마음 모두 빼앗겼다
밴프국립공원 루이스호수~비하이브~식스글레이셔 평원 트레킹
4,500km 길이의 로키산맥은 남미대륙의 안데스산맥(약 7,000km)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긴 산줄기다.
그중 캐나다 서부지역에 남북으로 뻗어 있는 캐나다로키(Canadian Rocky)에는 최고봉인 롭슨(Robson·3,954m)을 비롯해 해발 3,400m 넘는 봉이 30개가 넘고, 3,000m급 고봉은 무수히 많다.
월간山 특별취재 팀은 혜초여행사 주관, 영원무역·캐나다 앨버타 관광청 공동협찬 하에 6월 말부터 7월 초에 이르기까지 3개 팀으로 나뉘어 20개가 넘는 명 트레일을 두 발과 두 눈으로 답사하는 사이 캐나다로키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캐나다로키에는 해발 3,000m 안팎의 산봉들이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많이 솟아 있었다.
거대한 벽으로 위압적인 암봉이 있는가 하면, 부드러운 산봉도 있었다.
히말라야산맥에 비해 위도가 높은 덕분에 해발 3,000m도 안 되는 산 가운데 만년설을 이고 있는 산도 여럿 있었다.
게다가 산자락마다 푸른 숲이 우거져 있고, 골짜기 들머리마다 자리잡은 옥빛 호수와 잘 어우러져 가는 곳마다 한 폭의 그림과 같은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졌다.
아름답고 깨끗하게 잘 보존되고 있는 캐나다로키를 석 달간에 걸친 특집 시리즈를 통해 독자들께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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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레인 지대에서 바라본 식스글레이셔. 오른쪽이 빅토리아봉이고 왼쪽이 레프로이봉이다. 두 산에서 빅토리아빙하로 흘러내리는 빙하가 장관을 이루고 있다. 오른쪽 퇴석지대를 따라 300m쯤 오르면 조망대다.
과연 명불허전이었다.
세계 10대 비경 중 하나라는 루이스호수(Lake Louis)는 모든 것을 빨아들이고 있었다.
산 위에는 먹구름이 잔뜩 끼고 빗방울도 흩날리는 등 짓궂은 날씨에도 루이스호수는 개의치 않고 도도하면서도 매혹적인 풍광으로 삼라만상을 빨아들이고 있었다.
10대 절경 루이스호수를 비롯한 신비의 호수 잇는 트레일
반짝이는 옥색 물빛은 탐승객만 유혹하지 않았다. 호수 왼쪽의 페어뷰산(Fairview Mt.·2,744m)은 산자락은 물론 만년설 덮인 정수리까지도 물 속 깊이 담그고 있고, 빅비하이브(Big Beehive·2,270m)에서 리틀비하이브(Little Beehive·2,210m)로 이어지는 산자락에 우거진 나무들도 호숫물에 가지를 늘어뜨리고 있었다. 게다가 호수 뒤로 대장벽처럼 솟구친 빅토리아산(Mount Victoria·3,464m)은 거대한 빙하를 얹고 반짝여 호수 풍광을 한층 더 돋보이게 했다.
자스퍼를 출발, 아이스필드 파크웨이를 따라 3시간 가까이 달리는 사이 도로에서 어슬렁거리는 곰 한 마리를 목격하는 행운을 얻을 수 있었으나 날씨는 앞날이 깜깜하다 싶을 만큼 엉망이었다. 먹구름이 두텁게 끼고 굵은 빗줄기까지 쏟아져 내려 마음을 착잡하게 했다. 그런데도 루이스호수는 빛나고 있다. 수면에 비친 먹구름까지도 옥빛으로 아름답게 꾸며놓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