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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돌산도 종주산행-
1. 언제 : 2007년 1월 13일(토)
2. 누구와 : 나홀로 & 태극을닮은사람들 회원 11명
3. 어디를 : 여수 돌산도 종주산행
4. 날씨 : 흐림
5. 코스 및 거리
돌산대교-일광교통-191.6봉 전 안부-일광교통-백초교회-능선-명성주유소-진모마을-80봉-한려파크모텔-
114봉-굴전마을-소미산-해양수산과학관-대미산-월암고개-180봉-둔전고개-240봉-본산-작곡재-수죽산-
봉화산-봉양고개-갈미봉-안부-420봉-봉황산-율림치-금오산-임포삼거리
계 우회로 포함 약 35km
6. 소요시간 : 14시간 10분(05:00 ~ 19:10)
* 여수 돌산도 산행 정보
1. 여수시 돌산읍 소개 우리나라에서 7번째로 큰 섬이며, 1984년 12월 15일에 준공된 돌산대교를 통해 여수반도와 이어져 있다. 관광명소가 되었다.
2. 돌산도 종주산행이란? 돌산도의 최북단인 돌산대교를 들머리로 하여 돌산도의 최남단인 향일암까지 돌산도의 산줄기를 따라 돌산도를 완전히 종주함을 의미한다.
3. 산행코스 및 도상거리 돌산대교-0.4k-돌산공원-0.5k-일광교통-1.5k-191.6봉-1.8k-명성주유소-0.5k-진모마을-0.4k-80봉-0.5K-한려파크-0.7k-114봉-0.7k-굴전마을-0.9k-소미산-0.6k-과학관-1.4k-대미산-0.9k-월암고개-0.5k-183봉-0.9k-둔전고개-0.8k-237봉-0.8k-본산-0.4k-작곡재-1k-수죽산-1.6k-봉화산-0.6k-봉양재-0.9k-갈미봉-0.7k-260안부-1.3k-봉황산-3.1k-율림치-1.1k-금오산-1.2k-임포삼거리 계 26.6KM(실거리 약30km)
4. 참조지도 돌산(도엽번호 NJ 52-6-11), 여수(도엽번호 NJ-52-6-10)
5. 산행지도
6. 고도표
◎ 후 기
"여수시는 인구 약 30만의 소도시로 대한민국 남해안의 중앙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한려해상국립공원과 다도해해상국립공원 등 수많은 크고 작은 섬으로 잘 알려진 여수는 남해안의 따뜻한 난류가 항상 흐르고 있어 네 계절 언제 찾아도 부담 없는 사철 여행지로 제격이다. 한려수도의 아름다운 물길이 시작되는 이곳에는 다도해의 작은 섬들을 들락거리는 여객선과 고깃배들이 모여들어 늘 활기 넘친다. 그리고 항구 가까이에는 활기 있는 어시장도 있어 바다의 건강함을 가까이서 느낄 수 있다. 여수에 가면 반드시 두 섬은 들러야만 한다. 동백꽃, 해장죽으로 유명한 오동도와 새해맞이 해구경으로 유명한 향일암이 있는 돌산도는 여수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유명한 곳이다."
"여수에 가면 잔잔하게 일렁이는 파도가 있어서 좋다.
여수에 가면 수많은 섬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자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는 모습이 좋다.
여수에 가면 소박한 시골풍경과 후덕한 인심이 있어서 좋다.
여수에 가면 수평선 저 너머에서 붉은 태양이 떠오르면서 따뜻한 미소로 반겨주어서 좋다."
한달 전에 소식을 들었다. '태극을닮은사람들' 여수지부에서 돌산도 산줄기 완전종주코스를 개발한다고... 그렇다면 한가지 의문스러운 점이 있다. 여수에서만 약 80여개의 산악회가 있다고 하는데 이 수많은 산악회중에서 아직까지 돌산도 종단을 해보고자 시도하는 산악회가 왜 하나도 없었다는 것인가???
이러한 의문점을 가지고 '태극을닮은사람들' 여수지부의 초청으로 돌산도의 원시림을 맛보기 위해서 여수행 고속버스에 몸을 싣는다. 돌산도를 완전히 종주해볼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인지 몰라도 약 5시간의 여행도 전혀 지루하지 않고 설레임만 가득하다.
오후 8시 30분 경 서울을 출발한지 5시간만에 도착한 여수!!! 벌써부터 마음이 설레기 시작한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울 회원님들을 만난다고 생각하니.... 밖으로 나와 핸펀을 들려는 찰나 어디서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온다. 어울림, 어울림!! 지리산선녀님의 따뜻한 목소리가 귓가를 울린다. 저 멀리서 지리산선녀님이 반갑게 손을 흔들고 있다. 도착시각을 계산하여 여수고속터미널에서 미리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넘 고마워 눈물이 날 지경이다.
산행 시작시각은 오전 5시로 잡았다. 산행시간은 대략 12시간으로 잡았기 때문에 산행중에 일출과 일몰을 모두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일행은 지리산 선녀님의 마술같은 손놀림으로 아침을 든든하게 먹고 돌산도 종주산행의 들머리인 돌산대교를 향하여 질주한다. 함께 산행할 몇분이 미리와서 기다리고 있다.
돌산대교의 휘황찬란한 불빛은 도시의 네온싸인과는 다른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는 것 같다. 단지 화려함만으로는 우리를 감동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잔잔한 파도의 일렁거림 속에 우뚝 솟은 돌산대교는 우리의 마음을 밝히는 또다른 불빛이었다.
<돌산도 종주산행의 들머리인 대교산장>
겨울답지 않은 포근한 날씨는 우리의 오늘 산행을 축복해주는 것 같다. 휘황찬란한 돌산대교의 불빛을 뒤로 한채 우리 일행은 들머리인 대교산장을 지나 돌산공원으로 첫발을 내딛는다. 설레임반 기대반의 돌산도 종주산행이 드뎌 시작된 순간이다.
돌산공원에서 바라보는 여수시의 야경은 그야말로 환상 그 자체이다. 여수시 뒷산의 실루엣과 어우러진 휘황찬란한 불빛은 우리의 마음을 심히 들뜨게 한다.
돌산공원에 도착하여 1분간 추모묵념을 하고 돌산공원을 가로질러 산행이 진행된다. 처음 산행하는 곳이라 어리둥절하지만 민가와 많이 떨어지지 않은 낮은 야산인 것 같다. 양 옆으로 여수시 야경의 아름다운 자태를 만끽하면서 조그마한 산줄기와 마을을 지나니 일광교통이라는 팻말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일광교통을 지나 산자락에 접어드니 가시덤불이 하나둘씩 고개를 쳐들고 우리 일행에게 조그만 쉬었다 가라고 손짓을 한다. 우리는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진행하지만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다. 지금은 맛배기에 불과하리라... 앞으로 진행될 원시림은 우리의 바지가랑이를 심하게 붙들고 놓아주지 않을 것이다.
한참 가다보니 군부대가 앞을 가로 막는다. 191.6봉 정상에는 그렇게 군부대가 떡 하니 버티고 서 있다. 군부대는 산꾼들에게 산행의 걸림돌이다. 국가 전략상 어쩔 수는 없다고는 하지만 가까운 능선길을 포기하고 한참을 우회하는 일은 결코 유쾌한 일은 아닐 것이다. 아쉬움을 안고 다시 뒤돌아서서 임도를 따라 77번 국도로 내려선다.
군부대를 우회하여 다시 능선에 오르기 위해서는 백초교회 골목으로 들어서야 한다. 능선에 다시 올라서니 동쪽 하늘에서 희미한 서광이 비추기 시작한다.
명성 주유소를 지나 조그마한 언덕에 오르니 지금까지 지나온 산들의 하늘금이 희마하게 엿보인다. 조그마한 야산에 다시 오르니 길이 희미하여 갈길이 조금 더뎌진다. 그러나 아직 원시림이라 할만큼 울창한 숲을 만나지는 못했다.
조그마한 야산을 내려와 진모마을 어귀 버스승강장에 이르니 날은 완전히 샌다. 그러나 구름 때문인지는 몰라도 햇님은 도무지 얼굴을 비추어주지 않는다. 오늘 돌산도 산행중에 일출과 일몰을 모두 볼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은 벌써부터 무너지고 만다.
80봉을 지나 조금 내려서니 깨끝하게 단장된 한려파크가 한눈에 들어온다. 파크인지 모텔인지는 몰라도 양 옆으로 바다를 끼고 있어 조망이 아주 좋은 명당자리인 것 같다.
한려파크를 지나 114봉에 오르지만 길을 아직 내지 못했기 때문에 우회하여 차도로 내려선다. 차도를 따라 굴전마을까지 간다.
<굴전마을 포구)
굴전마을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기로 한다. 산행중 막걸리 한잔은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이 심신의 목마름을 해소해주는 청량제이다. 이것은 산행의 또다른 즐거움 중의 하나일 것이다. 쉰 김에 돌산도의 막걸리로 목을 축이기로 한다. 목으로 쭉 땡기는 맛이 아주 일품이다. 연거푸 세잔을 들이키니 몸속의 피가 들끊기 시작한다. 이제 몸속에 기름을 채웠으니 다시 신형엔진을 가동할 때이다. 밭주인 아주머니의 따가운 눈초리를 뒤로한 채 사유지 밭길을 지나 소미산 정상을 향하여 간다.
<굴전제방> <대미산 정상>
<소미산 정상>
소미산은 임진란시 한때 이순신 장군이 주둔했던 곳이고, 동백꽃 군락지가 가장 아름다운 곳이란다. 소미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동백꽃과 연안바다의 푸르름의 조화는 한겨울의 아름다움의 극치를 달린다.
<대미산>
<해양수산과학관>
소미산에서 내려오면 소미산과 대미산을 잇는 77번 국도가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도로 양 옆으로는 야자수 나무를 심어 놓아서 하와이를 옮겨놓은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이다.
<대미산 들머리> <동굴 들머리> <동굴 날머리>
대미산을 오르는 중간에는 사진과 같이 동굴이 있다. 동굴의 용도는 잘 모르겠지만 5m 정도 되고, 완전히 바위굴이다. 쉬지 않고 한참을 오르니 대미산 정상 바로 밑 약수터에 도착한다. 정상의 약수는 그야말로 약수이다. 시원한 물맛은 내장의 열기를 식혀준다.
후미가 도착할 때까지 잠시 기다리다가 정상의 월암산성을 구경차 들른다. 옛 선조들의 피와 땀이 얼룩진 산성터지만 지금은 세월의 흔적만 남아 있고, 잡풀과 고사목이 세월의 무상함을 보여줄 뿐이다.
그러나 월암산성에서 바라다 보는 여수해의 모습은 역사적 현실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이곳 주위에서 가장 높은 산인 대미산(355) 정상에서 바라다 보는 여수 다도해의 모습은 무릉도원의 별천지를 연상케 한다. 저 멀리 수평선 끝까지 펼쳐지는 오밀조밀한 섬과 그 사이 사이에 끼어 있는 푸른 바다와의 조화는 신의 조화가 아니고 무엇이라는 말인가!!
<월암마을 방향 이정목>
월암산성의 쓸쓸함을 뒤로한 채 월암고개를 향하여 급경사 길을 내려선다. 183봉으로 향하는 길은 희미하지만 완만한 사면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힘이 들지는 않는다. 183봉 정상에서 잠시 휴식후 남동쪽 방향으로 한참을 내려가다보니 길을 잘못 들었다고 한다. 하는 수 없이 되돌아서서 월암고개로 다시 돌아간다. 183봉 정상까지는 정상적인 마루금이나 정상에서 내려가는 길을 아직 개척이 안된 상태이기에 중간에서 사면을 따라 내려서거나 아니면 월암고개에서 임도를 따라 둔전고개까지 가야한다.
<본산 방향의 산줄기>
둔전고개에서 산길을 따라 한참을 올라가다보니 길이 없어지고 만다. 이제부터 원시림을 만끽할 때가 온것 같다. 묘지가 있는 곳에서 임의로 길을 내면서 진행한다. 가시덤불이 손등에 스치자 붉은 피가 한방울씩 치솟는다. 또 가시덤불은 갈길 바쁜 우리의 발목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겨우겨우 잡풀을 헤치고 조금씩 나아간다. 능선에 이르러 한참 더 진행하고서야 희미한 등로가 보이기 시작한다. 능선을 따라 한참 더 진행 후 237봉에 도착한다.
237봉에서 잠시 휴식후 시산제 장소인 작곡재를 향하여 출발한다. 237봉에서 본산은 크게 오르내림이 없어 별 어려움없이 본산에 도착하고, 본산에서 작곡재까지 가는 길은 급경사 내림길이다.
작곡재에 도착하니 벌써 10여명의 사람들이 시산제 준비를 마치고 대기하고 있다. 대구쪽 회원들도 4명이 왔고, 여수지역 사람들, 우리 산행팀까지 약 20여명 정도 된 것 같다.
회장님이 대표로 1년 동안 태달사 안전산행과 56초보님 아드님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연설문을 낭독하고 우리는 경건한 마음으로 이를 경청한다. 산신령께 재배하는 것으로 시산제는 모두 마치고 라면과 과일 등으로 점심을 해결한다.
2시 30분 경에 다시 산행길에 오른다. 아마도 여기서 5시간 정도는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7시가 조금 넘어서 산행이 끝날 것 같다. 난이도가 가장 높다는 수죽산은 어떤 곳인가 기대가 크다. 수죽산을 오르는 길은 양쪽으로 칡넝쿨과 가시덤불로 뒤엉켜 아프리카 밀림 그 자체를 연상케 한다. 이곳에서 처음 길을 낼 때는 발이 땅에 닿지 않는 상태에서 잡목위를 헤집듯이 진행하여 정상 바로 밑까지 올라간 후 마루금을 따라 다시 잡목을 제거하면서 내려왔다고 한다. 우리는 무임승차를 하지만 처음 길을 내는 분들은 참으로 고생이 많았을 것이다,는 생각이 든다.
수죽산 정상 부근에는 신우대숲이 바다같이 펼쳐져 있다. 참고로 신우대는 대의 한 종류로서 광주리를 만드는데 사용한다고 한다. 막상 신우대숲 안에 들어서니 시야가 전혀 안 트이고 방향감각도 없다, 대나무가 커서 하늘도 잘 보이지 않는다. 지금까지 숱하게 산행을 해보았지만 이렇게 울창한 수풀을 헤치고 나가기는 처음이다. 거의 발 디딜틈도 없고, 무조건 신우대를 양 옆으로 벌리면서, 방향은 감각적으로 잡으면서 진행하는 수밖에 없다. 한참을 어둠의 적막속을 헤매듯 가다보니 수죽산 정상에 도착하고, 정상도, 정상에서 내려서는 길도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냥 감각적으로 마루금을 따라 내려서는 수밖에 없다. 한참을 그렇게 내려선 후에야 잡목의 바다가 끝나고 하늘이 열린다.
시야가 트이는 곳으로 나오니 마치 지옥에서 도망쳐 나온 느낌이다. 그래도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곳곳에 가시덤불이 언제 몸을 공격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조심스럽게 한참을 진행하다보니 봉화산에 도착한다.
<봉황산과 401봉)
봉화산 정상에서 봉양고개로 가는 길은 봉화산 정상에서 다시 50미터 정도 내려온 후 봉양고개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 처음에는 지도의 방위각과 지형이 일치하지 않아 마루금이 잘못 그려진 줄 알았는데 5만 지도로 다시 확인해보니 지도의 마루금과 지형이 일치한다.
봉양고개에서 갈미봉 오르는 길은 경사도가 심해 힘든 구간이다. 갈미봉에 도착하여 잠시 휴식후 봉황산 방향으로 다시 산행을 진행한다. 갈미봉에서 401봉까지는 산 능선근처에 누군가가 그물벽을 세워 놓았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우리 산꾼들에게는 매우 불편하기 그지 없다. 401봉까지 가기 위해서는 그물벽을 좌우로 몇번 통과하여야 한다.
오후 5시경에 드뎌 봉황산에 도착하고, 이곳 봉황산부터는 사람들 왕래가 잦은 곳으로 길이 아주 잘 나있다. 빠른 속도로 가다보니 어느덧 흔들바위에 도착한다.
<흔들바위> <흔들바위에서 바라본 율림마을>
오늘 일출과 일몰을 모두 보려고 했던 계획이 완전히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구름속으로 햇님이 완전히 숨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서서히 어둠의 적막이 깔리기 시작한다.
<율림치 포장마차>
율림치 포장마차에서 막걸리를 마시고 나오니 완전히 어둠이 깔려 있다. 얼마남지 않았지만 본격적인 야간산행으로 들어가야 한다. 헤드랜턴 불빛에 의존해 가파른 암릉길을 조심스럽게 진행한다.
금오산 정상석은 어두움 속에서 홀로 외로이 서있다. 사진촬영만 하고 바로 금오산 정상을 내려와 247봉을 향하여 어두운 밤길을 헤치며 간다. 참고로 이곳 동네 사람들은 247봉을 금오산이라고 부른단다. 그러나 국토정보지리원에서 발행된 지도에는 323.6봉이 금오산으로 표기되어 있다. 어느 것이 맞느냐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단. 헷갈리지 않도록 구분은 해야할 필요는 있을 것 같다.
가파른 암릉구간을 무사히 지나 드뎌 마지막 봉우리인 247봉에 도착한다. 정상석은 금오산으로표기되어 있고, 고도는 누군가 지워버렸다. 아마도 고도가 맞지 않아서 일거다. 이제 하산 길만 남았다. 이로써 약35km 돌산종주 산행을 모두 마쳤다.
없는 산길을 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가시덤불과 칡넝쿨이 어우러져 들어가기도 힘든 울창한 밀림에 길을 낸다는 것은 생각조차도 하기 싫은 일이다. 돌산도 종주산행을 해보니 여수에 수십개의 산악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왜 돌산도 종주길을 내지 못했는가 이해가 간다.
컬럼부스가 신대륙을 발견하기까지는 온갖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고, 본인의 확고한 의지가 있었을 것이다. 없는 산길을 낸다는 것은 컬럼부스의 신대륙 발견에는 비견할 바는 못되지만 해내야겠다는 확고한 의지로 온갖 어려움을 극복한 점과 타인을 위하여 희생코자 하는 마음 만큼은 높이 사고 싶다.
'태극을닮은사람들' 여수지부의 회원님들이 거의 1개월에 걸쳐 온몸에 상처를 입으면서 개척해놓은 산길을 무임승차한 나는 입이 열개라도 할말이 없다. 여수지부의 회원님들께 고개숙여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어제 일출 일몰을 모두 놓친 아쉬움에 오늘 다시 햇님의 모습을 맞으러 전망바위로 향한다. 그러나 햇님을 맞이하기에는 아직 수양이 많히 부족해서인지 당신의 미소를 보여주지 않는다.
오늘 가면 언제 다시 올지 모를 여수 돌산도!!! 2박 3일 동안 그대와 함께 있어서 행복했고, 그대와 함께했던 2번째 추억은 무슨 색깔일까 곰곰히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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