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두마게테에 정착한지 벌써 4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이전에 영어공부도 하고 머리도 식힐겸 우연히 알게된 이곳의 매력에 푹빠져
10 여년을 지냈던 중국에서 하던 일도 무작정 모두 정리하고
이 곳에 아주 자리 한켠 내달라고 응석을 부리듯
이 아무 연고없는 두마게테에 다시 발을 들여놓았지요, 전생에 뭔 연관이 있었던지...
그 동안 많은 사람들과 즐거운 만남 뒤 별일 없어지면
다시 소원해 지는 관계가 계속되어 왔는데,
지금까지도 변함없이 저를 고향에 머무르듯 자리잡게 해 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어떤 상태로던 아무때나 찾아가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친구 토토와
새 사냥에 관한 포스팅 주인공 엉클 몬칭 그리고
그의 친척이자 오늘 이 포스팅의 주요 무대인 샤톤의 가족들입니다.
이 곳 피에스타에는 매년 반드시 참석했는데요,
이유는 이 무연고 나라에서 유일하게 아무 눈치도 안보고
내 집같이 단 하루라도 지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새벽 3시에 출발 했습니다 제가 사는 곳에서요
올 해는 돼지잡는 것도 좀 사진찍고 염소 잡는 것도 찍고 하려고 서둘렀답니다.
도착을 4시 반에서 5시 사이에 한 것 같은데 아직도 컴컴합니다.
집에서 음식 준비들을 하는데 어두워 뭐 찍기도 뭐해 도로가에 나와 사진 한 장 찍어봤습니다
두마게티에서 남쪽으로 내려오다 보면 약 25km 지점인 잠보앙기타 부터 100km 지점의 바야완까지
이 약 75km에 이르는 국도는 드라이브에 정말 최고입니다.
잘 포장된 아스팔트 도로에 적당한 커브 그리고 높지않은 지형들이 바다를 끼고 놓여져 있어
해가 뜨기 시작하는 새벽부터 일몰 때까지 시시각각 다른 모습을 보여주어서
훌륭한 드라이브 코스를 제공해 줍니다.
사실 이 맛도 매년 여기를 찾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
모처럼 신난 드라이브와 풍성한 음식...
그리고 무한정 마실 수 있는 술과 대낮의 흐드러진 잠 한 숨...
자고 일어나면 만나게 되는 여기저기 코리아노와 얘기라도 한 마디 하고 싶은
정겨운 이웃들과의 해장 대낮 술.... 그리고 오후 느즈막히 한 번 더 청하는 피곤 퇴치용 잠을 자고는
어둠이 내린 밤 느즈막히 일어나 맛있게 먹었던 것만 싸주시는 음식을 가지고
두마게티 도시생활로 컴백합니다... 한 달에 한 번씩은 이런 날이 있어야 하는데... 쩝
어제 잡은 돼지로 우선 케첩과 여러 야채를 볶아 만든 포크스튜(?)
손님 상에 올릴 땐 이렇게 푸~욱
매년 요리를 해 주시는 이웃집 엉클. 사실 주인 가족들은 이것저것 사고 나르고 하는라 음식을 할 시간이 없어
이웃의 요리 솜씨가 좋은 분들이 와서 해 줍니다.
작년에 이분이 해 주신 염소도리탕에서 고기 냄새가 제대로 제거가 안된 탓에 많이 못 먹었던 기억이 있어서
올 해 생강과 술을 넣으시라고 잔소리 한마디 했답니다.
제 친구 토토가 이런 음식엔 기가 막힌데... 오리, 염소... 토토표 음식은 정신없이 먹습니다
새벽부터 진을 치고 있는 이 손님들...
아직 손님도 음식도 다 준비가 안된 새벽이라 자리잡고 먹을 땐 아니지만
목도 좀 마르기도 하고 하루 온 종일 퍼 마시려면 지금부터 시작해야 잠도 넉넉히 자둘 수 있기에
청하는 술을 거절 한 번 안하고 슬그머니 앉습니다.
지금부터 첫 잠을 청한 오전 11시까지 5명이서 맥주 한 3짝(6000cc/짝)를 마신 것 같습니다.
아직 덜 취했을 때 주변 사진.
이 주변 도로가와 인접하고 이 뒤에 까지 넓은 농토가 모두 이 집 소유인데요...
한국같음 꽤 부자집에 들어 갈테지만 지대가 높고 물이 부족한 지역이어서 그런지
농작물이 잘 안된다 합니다.
땅은 좀 많지만 집안에 큰 일이 생길 때 마다 조금씩 팔아치워 이젠 반으로 줄었다고 좀 아쉬워 하던 모습이...
지금은 이 집의 둘째 딸이 해외취업 나가있고 사위가 어선의 캡틴이어서 이젠 땅 팔 일은 없어보입니다
집 앞에 놓인 국도상태가 아주 좋습니다.
주변 사진 한 장 더.
손님맞이 용 즉석 테이블과 의자들
왼쪽은 돼지고기를 덩어리째 삶은 후 튀김 옷 없이 다시 튀기는 요리이고 오른 쪽은 내장 도리탕을 만드는 중
왠만한 한국분들 먹고 싶단 생각이 안드실텐데요... 적응이 되면 맛있습니다.
왼쪽의 삶아 튀긴 돼지고기가 오늘 오전의 제 주요메뉴였다는...
다른 손님들은 주는대로 먹지 뭐 달라지를 못 합니다. 아님 부페식으로 먹던가
전 외국인인 관계로 입에 맞는 것만 달래서 먹지요...
덕분에 주위에 같이 마시던 사람들 제 덕 좀 봤지요 ㅎㅎ
오늘 돼지 3마리와 염소 두마리 잡는 답니다
잠깐 한 눈을 판사이 이들이 염소를 잡아 깨끗이 손질하러 해변가로 간다네요...
스톱! 사진 한장!
하얀 염소를 잡아 털은 불에 끄슬리고 물로 시쳐낸 후 요리를 합니다.
이 마을의 염소를 잡는 방법은 그냥 산채로 목을 비틉니다.
그리곤 움직임이 없어질때까지 비튼 채 누르고 있지요...
염소고기의 육질은 기가 막힙입니다.
소 돼지 닭 오리... 따라 올 고기 없습니다.
염소 처리 후 아침부터 시끄럽게 울 안에서 짖어(?)대던 필리핀 전통바베큐용(레촌) 돼지
아... 이 청년은 이 집 사위(어선 캡틴)의 막내 동생인데 제가 이 친구가 사는 근처 비치에 놀러가면
배도 태워 바다 산보도 시켜주고 음식도 해주는 안면이 있는 사람입니다.
잡는 방법- 남자 둘이서 돼지를 단단히 묶고 누른 상태에서 목에 칼로 찔러 피를 다 쏟게 함...
사실 다 사진을 찍었는데... 지켜볼 때 마음이 별로 안좋았던 탓에 생략합니다...
무슨 요리인지... 조금씩 취해가고 있고 분위기가 업되어... 인사치레 사진 한 방
사진 두 방...
그만 음식 조리사진을 끝으로 취기와 배부름이 온 몸에 퍼져 초벌 잠 한 숨 자러 갔습니다
지금부턴 비록 작년에 찍은 것이지만
이 곳 필리핀 전통 통돼지 바베큐인 레촌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돼지를 잡은 후 뜨거운 물에 함 살짝 데쳐서 면도칼로 털을 턱수염 면도하듯 정성스레 모두 제거합니다.
긴 대나무에 주둥아리 부터 꼬리밑(?)부분까지 끼워서 요렇게 굽기 시작합니다.
지켜보시는 주인집 대장님
그리고 바베큐용 돼지의 배에는 소금 마늘 후추 당랏(파같이 생긴 향료용 야채)등을 넣어 구워지는 동안
양념이 배게 되어있습니다.
그 양념을 고기와 같이 먹음 기가 막힌데 현지인은 안먹더군요...
뒤에 보이는 대나무로 만든 낮잠전용 대나무 별채가 바로 제가 자는 곳입니다.
중간중간 돼지 기름을 겉에 발라주어 타지않게 기름기만 쫙 빠지도록 약한 숯불에서 장시간 돌려가며 구워 줍니다.
색깔이 나기 시작합니다.
거의 완성된 모습
판매용 레촌은 더 약한불에서 오래 만들기에 살이 터지지 않는데...
동네 자원봉사 요리사님들은 술 한잔 걸쳐가며 요따우로 만들어 버렸네요 ^^
이 껍질은 기름기가 쫙 빠지고 부분별 바삭하거나 딱딱한 프라스틱 재질같은 육질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레촌의 최고 인기부위가 바로 껍질입니다.
필리핀에 가시면 이 음식 반드시 드셔보시길 추천합니다.
최고의 맛은 만드는 곳에서 바로 맛을 보는 것이지만
여행삼아 오시는 분들은 그럴 기회를 잡기가 힘드니 주변 필리핀 사람에게 물어서
사서라도 맛을 보세요.
작년에도 사실 레촌 사진을 끝으로 골아 떨어졌답니다... ^^;;
잠든사이 이 집의 손자에게 손님들 사진 찍고 싶은대로 찍어봐라 하고는 잠이 든 사이
찍힌 사진들입니다.
동네 이장님과 주인집 마님 기념샷
주인마님은 돌아가신 제 할머니의 성격과 똑같으십니다.
가족에게 헌신적이시고, 농담도 잘하시고 목소리도 크시고(일상 대화가 싸우는 소리같습니다 ㅎㅎ)...
요즘 두마게티 시내는 피에스타를 하는 집이 좀 많이 없고요
있다고 해도 출장부페를 불러 조용히 식사만 하고 오는 편이라 그다지 재미를 못 느낍니다
다소 음식이 우리 입맛에 맞지 않아도 일년에 한 번은 꼭 찾아가 볼 수 있는 필리핀 가정을 만드시길 추천합니다
매년 한 번 이상 이 필리핀에 오시는 분들이시라면요 ^^
어두운 밤길을 밝혀준 보름달
사실 어둔 밤에 홀로 드라이브를 하면 좀 무섭습니다.
웬지 그 분위기가 공포영화에 나오는 무슨 일 벌어지기 전의 으스스한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
그런데 금년엔 이 놈이 길을 환히 밝혀 놓아 으스스한 기운을 많이 누그려뜨려 놓았답니다.
달이 유난히 좋은 샤톤에서 코코후니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