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산기 없으면 절대 계산 못하는 칼로리
먹는 것! 그거야말로 당뇨인에게 커다란 짐이 아닐런지. 굴러 떨어질 줄 뻔히 아는 바윗덩어리를 다시 정상에 낑낑거리며 올려놓고 다시 굴러 떨어지는 걸 보고 다시 애써 올려놓는 시지프스처럼 살기 위해서 먹지만 먹는 게 어쩌면 죽음을 재촉하는 길인지도 모른다. 통통한 소아당뇨인은 거의 없다. 인슐린펌프를 했다면 몰라도. 다들 마른 편이다. 성인당뇨 즉 제2형 당뇨병은 주로 비만에서도 오므로 체중 줄이기가 급선무지만 1형은 아니다.
칼로리를 쉽게 올리려면 단순 탄수화물 같은걸 먹으면 즉방이다. 당뇨환자들에게 금기식품의 대부분의 먹을거리들. 그동안 먹어왔던 한 두 숟가락의 밥의 양을 늘려서 거의 한 공기를 다 먹으려니 애고고고 위장이 터질 거 같다. 원래 위대한데.. 이상도 하지.
밥만 먹나? 단백질도 먹어야지. 혈관 깨끗해지려면 야채들도 먹어야지. 과일도 먹어야지. 우유도 먹어야지. 이런~이런~ 두세 시간 마다 먹으려니까 직업이 없는 게 정말 고마울 지경이다. 이런 소리를 들으면 비만인들은 말도 안 되는 소리 지껄인다고 하겠다. 하지만 사실 먹는 게 얼마나 귀찮은 일인지. 아마도 20년 경력의 당뇨 때문일런지도 모른다. 먹는 게 재미없음병. 그렇지만 견딜만하게 재미있음병. ^^*
추신) 개인 가정도 급식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아파트 단지마다 관리사무소에 급식소가 있어서 1400칼로리 급식/ 1800칼로리 급식 / 2500칼로리 급식으로 구분되서 제공해주면 주민 각자가 선택해서 먹는 거다. 얼마나 좋을까...(그렇지만 매일 일터로 학교로 나가는 여러분들은 말도 안 되는 발상이라고 하겠지...끙) 음식 만드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리고 계산해서 먹는 것도 만만치 않다보니 이런 게으른 발상을 하게 됨을 용서하시라. -.-
영화 <노팅힐>을 보면 줄리아 로버츠가 휴 그란트 친구들과 식사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배우로 분한 줄리아 로버츠는 늘 몸매유지를 위해서 적게 먹고 가려 먹어야 했다. 칼로리를 생각 안하고 맘껏 먹어본지가 언제인지 모르겠다며 초코케잌을 마구 먹어서 기쁘다고 했다.
언젠가 레슬링 선수였던 사람을 만난 적도 있는데 생각보다 음식을 되게 조금 먹었다. 레슬링선수라면 힘을 많이 써서 많이 먹을 걸로 나 자운영은 생각했는데 체급이 있어서 그게 아니라고 한다. 선수 생활할 때 제일 힘든 게 뭐였냐고 하니까 먹는 거 조절하는 거였다고 한다.
그들은 환자도 아닌데 왜 그런 고통을 선택하는 걸까.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각자의 입장에서 주어진 일을 하는 것일뿐일게다. 어쩌면 이게 각자 나름대로의 사명일런지도 모른다.
나 자운영도 이제 제법 칼로리 계산이 되는 거 같다. 3대 영양소를 주축삼아 비율도 생각하고 총열량도 따져보고 물론 건강식은 기본이다. 단백질섭취를 매끼 하기위해서 닭가슴살을 선택한다. 요즘 연예인따라 하는 것은 아니고 나름대로 편하니까 먹는 거다. 지방이 거의 없고 식어도 별 불편 없이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별로 먹지 않던 닭한테 고맙다는 기도까지 하면서....그리고 나 자운영이 자꾸만 먹어서 미안하다고 말해주면서...
닭아~~ 정말 미안하다~~~ 그리고 고마워....
외식하지 않을 경우 대강 하루 2끼는 닭가슴으로 먹고 한끼는 생선류로 먹는다. 아마 이렇게까지 하기란 보통의 결심 아니면 힘들거다. 이때서야 아픈게 역설적으로 도움이 된다.
돼지고기나 소고기는 식으면 여간 비위가 좋지 않으면 먹기 힘들다. 일등급한우안심은 비용도 꽤 많이 든다. 웰빙이 엥겔지수만 높인다.ㅎㅎㅎ
매끼마다 새로 만들 순 없으니까 한꺼번에 5일치를 삶아서 팩에 100그램씩 나누어 담아 냉장(일부는 냉동) 보관한다. 먹을 때마다 꺼내서 국에 담아 먹어도 되고 초간장에 쳐 먹어도 되고 그냥 먹어도 되고(나 자운영은 만사가 귀찮기도 해서 아무 간도 안하고 그냥 먹지만....) 밥과 함께 초고추장에 비벼먹어도 된다. 그러나 솔직히 고백하건대 가끔은 때때로 열 받거나 속상한 일이 있을 때 난 먹는다. 내 스스로 금지한 음식을.....^^*
아래표는 3일치 식단표다.
거의 2700칼로리에 맞추려고 한건데...계산하기 싫어서 똑같은 메뉴와 무게로 먹는다. 식품교환할때마다 머리를 좀 써야되니까...ㅋㅋㅋ
나 자운영은 거의 같은 형태로 먹는데...이를 보면 꼭 급식소 음식같지 않은가?
먹는 방법도 중요하다. 밥/고기는 꼭 저울에다 단다. 내가 이번 식사에 다 먹어야할 음식을 먼저 미리 덜어놓고 먹어야지 식구들과 같이 어울려서 먹다보면 계산이 안나온다.
현미잡곡밥은 20년동안 먹은거라서 백미가 오히려 맛이 심심하다. 기타 야채류야 피청소를 위해 늘 많아 먹어왔던 것이고....국물은 원래(?) 아니 환자가 되면서부터 잘 안먹고 건데기 위주로 먹는다. 게다가 간은 거의 안하고 먹는다. 어차피 김치 같이 양념이 강한것을 먹으면 다 해결이 되니까. 화학조미료? 당연히 노우다. 외식할 때는 어쩔 수가 없지만서도...그래서 외식할때는 특히 국물에 조심한다..맛이 없을 거라고? 뱃속에 들어가서 뒤엉키면 다 똑같습네다~~~

첫댓글 역시 식사조절이 참중요하죠 당뇨가 잇어서 더욱 중요하시겠어요. 오늘 배운 내용이 요기 잇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