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준, 카자흐스탄에 교회 세운 사연
신현준, 카자흐스탄에 교회 세운 사연
‘장군의 아들’ 하야시가 제3세계에 교회를 세웠다.
그것도 두 개나. 놀라지 말자.
신현준은 하야시였을 때도 여리고 속 깊고 눈물 많은 남자였다.
그동안 감춰둔 신현준의 진면목.
저를 통해 하나님을 만나거나 잃었던 신앙을 되찾는 이가 한 명이라도 있길 기도해요.
저를 필요로 하는 곳을 찾아 봉사하고 신앙 간증도 하고 있습니다
잘생긴 얼굴로 바보 연기를 하는 연기파 배우.
신현준은 카리스마와 코믹, 상반되는 두 가지 캐릭터를 갖춘 보기 드문 배우다.
그는 영화 <장군의 아들> <은행나무 침대>에서 카리스마를 내뿜다가
2006년 <맨발의 기봉이>를 기점으로 코믹 연기를 선보였다.
올해 SBS <바보엄마>에서는 천재 사업가 최고만 역을,
KBS <각시탈>에서는 고문당해서 바보가 된 이강산 역을 맡으며
명실상부한 코믹 연기 대가의 반열에 올라섰다.
미남 배우가 바보 연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신선한데 이제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것 같은 스펙터클한 외모를 지닌 그가 예능 프로그램이나 토크쇼를 통해
이슈가 된 내용 하나.
긴 속눈썹과 높은 코로 ‘아랍왕자’라는 별명을 가진 그는 어린 시절 ‘실제로’ 중동에 산 경험이 있다.
아버지를 따라 잠깐 요르단에 살았는데 그 당시의 행복하던 기억이 있어
아랍왕자라는 별명이 싫지만은 않다고 한다.
화제를 모은 이슈 둘.
그는 친구들에게 ‘24시간 돌아 있는 애’라는 뜻의 ‘이사도라’라는 별명으로 불린, 성격 있는 고등학생이었다.
이슈 셋. 남자다운 외모를 지니고 있지만 여행을 떠날 때 가습기와 공기청정기까지 가져가며,
약 가방만 세 개를 챙길 만큼 건강을 중시한다.
워낙 많은 약을 가지고 비행기 탑승 수속을 밟는 바람에 마약사범으로 오해받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화룡점정.
그의 집에는 자식처럼 아끼는 기린 인형 3개가 있는데,
취미가 시간이 날 때마다 기린 인형을 청소하는 것이라고.
이만하면 어디에서도 ‘잘생겼다’ 대신 ‘독특하다’는 평을 받을 만하다.
자신을 숨김없이 드러내는 그의 모습은 미남 배우는 신비주의 전략을 취한다는
연예계의 불문율에서 한발 빗겨나 있다.
그 낯설음의 간극만큼 그가 궁금했다.
바람둥이 신현준은 독신남?
신현준은 한때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든 스캔들의 주인공이자 숱한 열애설의 장본인이다.
얼마 전 이시영과 열애 기사가 보도되자 “나도 눈이 있다”며 위트 있게 상황을 정리했다.
마흔다섯이면 자의든 타의든 조급한 마음에 떠밀려 결혼을 서두를 법도 한데 그의 파고는 잔잔하다.
“독신주의는 아닌데 아직까지 생각이 없어요.
결혼이 다급해지면 심각하게 중매도 생각해보겠지만 지금 상황에 만족하고 있어요.
솔로라도 행복해하니 결혼한 친구들도 다들 부러워하고요.
이러다 갑자기 결혼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이 생활이 편하고 좋습니다.”
신현준이 결혼을 망설이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그는 아직 결혼할 준비가 안 됐다고 말한다. 한 가정을 책임지고,
한 여자에게 사랑을 줄 만한 그릇이 안 된다는 것.
가장이라면 경제적인 부분뿐 아니라 정서적인 부분에서도 바로 서서 안정적인 가정을 만들어야 하는데
연기를 하다 보니 쉽지 않다.
신현준은 영화나 드라마 촬영을 시작하면 몇 달간 지인들과 연락을 끊는다.
친구들에게는 이해하라고 말하지만 아내에게는 마냥 양보해달라고만 할 수 없는 부분이다.
결혼을 하기 전에 이런 부분을 고쳐야 하지 않을까라는 고민도 있다.
“한평생 한 여자만을 완벽하게 사랑하지 못하고 상처를 주거나 아프게 하느니 결혼을 미루는 게 낫지 않을까요.
모난 부분이 깎일 때까지 청년의 시기를 연장하고 싶어요.
제가 청년의 시간이 긴 것은 인품이나 사고가 한 사람을 책임질 만큼
아직도 성숙되지 못해서인가 보다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괜히 저를 만나서 여자가 힘들어지는 것보단 낫지요.”
천리나 떨어져 있어도 결혼의 인연은 한 가닥의 실로 매여 있다는
‘운명의 빨간 실’을 믿는 소년 같은 면도 남아 있다.
“친구들을 봐도 인연은 따로 있는 것 같아요.
(정)준호도 인연을 만나고는 금방 결혼했잖아요.
토크쇼 <쇼킹>을 진행하면서 많은 얘기를 듣게 됐는데요.
상대가 나타나면 섬광 같은 것이 느껴진다고 하더라고요.
저 사람과 결혼할 것 같다는 강한 기류가 있다고요.
전 아직까지 그런 경험이 없을 뿐이죠.”
그렇다고 감나무에서 감이 익어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것은 아니다.
그는 청년의 뜨거운 열정과 소년 같은 순수한 감성으로 인연을 기다리고 있다.
먼 고향을 꿈꾸는 기린의 눈망울을 닮은 그는 매일 밤 기도로 미래의 아내에게 다가가고 있다.
“배우자가 왔을 때 정확하게 알아볼 수 있게 맑고 빛나는 눈을 달라고 기도합니다.
앞에 있는데 분별하는 눈이 없으면 바보가 되는 거니까요.
좋아하는 여성상은 별다르게 없어요.
이십대 때는 외적인 것에 관심이 쏠렸다면 지금은 신앙심 깊은 여성이 좋아요.”
그는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유명하다.
뱃속에 있을 때부터 지금까지 교회를 떠나본 적이 없다.
특별한 사건이나 계기로 믿음이 깊어진 건 아니지만 부모의 영향으로 더 견고해졌다.
그의 어머니는 도시락 편지에 늘 성경 구절을 적어주시곤 했다.
“주일에는 부모님과 꼭 교회에 나가는 편이에요. 평일에는 성경을 묵상해요.
<구약성경> 잠언을 좋아해 매일 한 장씩 읽고 트위터에 성경 구절을 남겨요.
(최)수종 선배처럼 친한 선배와 말씀 교환을 하기도 하고요.
교인의 신분으로 술과 담배를 가까이하는 게 부끄러워 술과 담배는 몇 년 전에 끊었어요.
예전에는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마시면서도 마음 한곳이 걸렸는데 이제는 마음이 편해졌어요.”
세간에 알려져 있진 않지만 그가 줄곧 카리스마 있는 역할만 하다가
코믹 연기를 하게 된 것도 종교의 영향이 컸다.
그는 간증을 통해 종종 자신의 속내를 전한다. “줄곧 바쁘게만 살다 보니 어느덧 중견 배우가 돼 있더라고요.
어느 날, 기독교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를 보다 갑자기 부끄러워졌어요.
영화감독 인 멜 깁슨은 배우 출신이잖아요.
배우 출신인 그가 종교적인 영화를 만든 걸 보고 스스로 너무 안일하게 살았다고 생각하게 됐죠.
저 역시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감동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어요.”
어떤 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TV에서 초라한 밥상을 받고도 행복해하는 기봉이 아저씨를 보게 됐다.
그가 원하는 영화였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결국 좋은 투자사와 배급사를 찾아 영화를 개봉했다.
그는 앞으로도 계속 <맨발의 기봉이> 같은 가족영화를 제작해 사람들에게 가정의 소중함을 알려주고 싶다.
그가 알리고 싶어 하는 것은 또 있다. 바로 종교다.
자라면서 놀이터의 친구들을 데리고 교회에 가기도 했다던 그는
여전히 자신의 종교를 사람들에게 알리는 데 열성적이다.
요즘은 최수종·하희라 부부와 강수지, 김학래, 현진영 등 여러 연예인과 함께 개척교회 부흥에 힘을 보태고 있다.
매주 목요일 예배가 있을 때마다 그 소식을 트위터에 올리며 홍보하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 종교를 전하고 싶은 마음도 크다.
그가 다니는 여의도침례교회 이수용 목사 역시 그의 열정을 높이 산다.
이수용 목사는 신현준이 교회의 선교위원 7명 중 한 명이며
스케줄이 바쁘더라도 항상 주말 예배와 선교위원 회의에는 참가한다고 말한다.
빼먹지 않고 일 년에 몇 번씩 선교헌금을 내서 해외에 교회를 짓는 데 헌신한다고.
신현준이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지역은 여의도침례교회가 선교 활동을 하고 있는 중앙아시아.
그중에서도 비교적 안전하게 종교를 전할 수 있는 카자흐스탄이다.
“교회 선교위원으로 카자흐스탄에 갔다가 해외 선교사와 선교지의 어려움을 알게 됐어요.
오랫동안 내온 선교헌금으로 (2007년에) 랑겔임마누엘 교회를 세웠습니다.
2008년엔 신앙 에세이 <고백>을 출간했고요.
수익금 전액은 선교사와 가난한 아이들을 돕는 데 사용되고 있습니다.”
지난 2010년에는 카자흐스탄의 아트라우스 레스로주나야 지역에 두 번째 교회를 지었다.
배우로서 특정 종교의 이미지가 부각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그는 주저치 않는다.
자신의 이미지를 계산하기보단 연예인들이 해외 선교에 앞장서면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생각이 크기 때문이다.
“저를 통해 하나님을 만나거나 잃었던 신앙을 되찾는 이가 한 명이라도 있길 기도해요.
저를 필요로 하는 곳을 찾아 봉사하고 신앙 간증도 하고 있습니다.
커피 한 잔 값이면 복음을 전할 수 있어요.
5천원을 선교헌금으로 내면 선교사를 보내고 후원할 수 있는데.
방법을 모르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요. 제가 작은 힘이 될 수 있도록 홍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내 얼굴과 전혀 안 어울리죠?”
거룩하고 진중한 말을 하다가 갑자기 터져 나오는 위트 역시 그의 매력 중 하나다.
이것 역시 노력에 의한 것이라고. 롤모델은 고 피천득 작가다.
신현준은 피천득 작가의 유머와 겸손함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피천득 작가의 유머와 겸손 닮고파
“에세이 ‘인연’을 읽다가 작가인 피천득 선생님을 좋아하게 됐어요.
피천득 선생님이 학생들과 대화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간 적도 있고요.
농담을 섞어가며 얘기하는 유머와 센스에 놀랐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음에도 다가가기 편한 작가이며 스승이란 점을 닮고 싶어요.”
이미 갖춘 것 같다고 말하자 “닮고 싶으니 변해가고 있는 것 같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삶의 의미를 준 종교를 전하고 싶듯 그는 22년간 해온 연기에 대해서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
지난 5월 10일, 신현준은 3년간 준비한 연기 지침서 <배우, 연기를 훔쳐라>를 출간했다.
신앙 에세이와 어린이를 위한 동화책에 이어 세 번째다.
“제가 원래 연극영화과 출신 배우가 아니에요.
연세대학교에서 체육을 전공했었죠. 연기가 너무 하고 싶었는데 연기를 배울 만한 전공 서적이 많지 않았어요.
그 당시 현장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책은 더욱 없었죠.”
결정적인 계기도 있었다.
믿고 따르는 교수님에게서 연기를 잘하는 친구 두 명을 소개받았는데,
그 두 친구 모두 현장에 적응하지 못하고 포기해버렸다.
그는 책 속에 현장의 적나라한 내용을 담아내기로 결심했다.
더 이상 다른 후배들이 현장에서 당황하지 않도록 말이다.
“요즘에는 아이돌 그룹 출신 가수들도 연기를 하고, 개그맨이나 아나운서들도 연기를 하잖아요.
연기를 처음 시작하는 모든 사람들이 이 책을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아마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자신이 느낀 것과 배운 것을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고자 하는 마음이나 문제가 생기면
지나치기보단 항상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모습에서 내면의 깊이가 느껴진다.
책임감 있고 묵직한 선배를 만난 것 같은 기분이다.
10년 혹은 20년 후에 수많은 사람의 멘토가 돼 있을 그를 상상해본다.
지난 2010년에는 카자흐스탄의 아트라우스 레스로주나야 지역에 두 번째 교회를 지었다.
배우로서 특정 종교의 이미지가 부각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그는 주저하지 않는다.
교인의 신분으로 술과 담배를 가까이하는 게 부끄러워 몇 년 전 술과 담배를 끊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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