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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學의江
제10회 영상낭송회
일시 : 2012년 8월 29일(수) 18시
장소 : 서초문화원 소강당 (1층)
文學의江 영상낭송회
영상낭송회 차례
사회 : 김 병 렬 (시인)
인사말씀 : 신 길 우 (문학의강 대표)
환 영 사 : 임 한 종 (서초문화원 원장)
<작품 낭송>
김병렬 (강동) 시 진도 이야기
김운향 (은평) 시 9월의 왈츠
김자영 (서초) 시 전원의 꿈
김종분 (송파) 시 박 넝쿨 덩이
김현호 (서초) 시조 작은 소망과 기도
배혜영 (서초) 시 6월의 낙서
백덕순 (강서) 시 9월이 오면
신길우 (서초) 수필 풍선과 아이
심의표 (금천) 시 풀잎 연가 4
오희창 (양천) 시 꿈꾸는 산촌
윤영전 (서초) 시 현충원 전우묘 앞에서
이혜우 (광진) 시 인생의 노을
정임숙 (서초) 시 9월, 그대의 미소
<합동낭송> 윤동주(尹東柱) 시 별 헤는 밤
안효진 (남양주), 양아린 (영등포)
이종영 (하남), 조금래 (도봉), 최은혜 (서초)
진도珍島 이야기
― 푸닥거리 ―
裕康 김 병 렬 (서울 강동)
한국시, 문학저널 시 등단, 한국문협․강동문협 회원, 문학의강문인
사무국장, 월간 <한국시> 운영이사, 서울시 낭송클럽 이사
마한馬韓 땅
영등靈登할미 바람아.
불어라, 바람아.
이 섬 저 섬
어깨 다정히 이어지게.
자네 좀 보게나, 저어기
질그릇 동이째
탁주濁酒 무르익어갈 제
윽신윽신 강강술래
온 누리 흥겨웁게
풍물소리 누비는데
아, 나 여기서
천 년쯤 이냥 앉아
그대와 더불어 살리어니.
우리 할매,
그 할배 잠 든
짐대(솟대) 앉은 시오리 길도
만가輓歌로 출렁이어라.
무명수건 이마에 두르고
저기 당골 너머
바람 굿 한 석
성황당 돌아 들거라.
그래 그렇지.
지금
나 어디 만큼 왔나
어디쯤 가고 있나.
덕석만큼 깔아 놓은
저녁노을
등짐 한 짐 지고
나 그 옛날
탐라耽羅로 떠난
삼별초 사람들
뱃길 따라
노을을
잠방잠방 건너가고 싶네 그려.
9월의 왈츠
김 운 향 (서울 은평) 문학박사, 시인, 소설가, <표현> 시 등단, 문인산악회 총무, 한국현대시인협회 중앙위원, 한국문인협회․한국펜클럽 회원
시집『구름의 라노비아』소설집『바보별이 뜨다』
촉촉한 눈빛으로, 유연한 몸짓으로
계절이 바뀌어도 출 수 있는 춤, 춤을 추자.
만남은 문득, 회오리바람 불 듯이 찾아와
지친 심신을 이슬 맺힌 풀밭에 내려놓는다.
돌아서면 남남, 스쳐지나가기엔 예사롭지 않은
우연한 흐름이 피보다 진해진
알 듯 모를 듯한 우리들의 기다림
각자 돌아갈 둥지는 고이 두고
돌다리 두드리며 조심스레 나아가자.
경쾌하고 상쾌하게 바람을 음미하자.
사뿐히 파트너를 바꿔서도 출 수 있는 춤
손을 잡은 한 돌아보지 말고
살얼음을 걸어도 믿어야만 해.
마음을 모아 신뢰만이 희망인 춤
초가을 바람에 씻긴 백로의 비상처럼, 가뿐하게
몽롱한 스텝을 한껏 밟아보자.
전원의 꿈
김자영(서울 서초)
<한맥문학> 시 등단, <문학공간> 수필 등단, 일본정경신문 한국
지국장 역임, 국제시인아카데미 총무, 한국문인협회 회원
봄이면 하얀 덤불 속 헤집고 내미는 새싹
예쁜 꽃 피울 준비 하고
여름에는 왕성한 기운으로
파란 융단 깔아주는 초록님과 마음 합쳐
기름진 텃밭에 오곡 심고
가을에 알찬 열매 주렁주렁 풍요로움과 함께
겨울에는 하얀 눈 속 거닐며
이웃과 정담 나누는 전원생활 꿈꾸고
있습니다.
밤이면 파란 하늘에 별들 숨바꼭질하고
화롯불에 군밤 호호 불며
낮에는 흙속에서 자연을 사랑하고
철따라 달라지는 풍경 노래하고 싶어요.
가고 싶어요. 전원으로
산야초들이 건강을 지켜주고
아름다운 꿈들 펼칠 수 있는 무공해 세상으로.
박 넝쿨 덩이
草英 김 종 분 (서울 송파)
시인, 낭송가, <문학다당> 시 등단, 한국문인협회 어울림예술단
회원, 한울문협 낭송회장, 시마을 홍보위원장
비 갠 오후
초가집 용마루
여름내 단비로 촉촉이 적시운
푸른 소망들이
하늘을 타고 오른다.
그리움은
박꽃처럼 피어올라
줄기마다 잎마다 울고
저 둥근 몸 안에는
무엇이 있길래
내 마음 가져가는가.
오늘도
두둥실 떠오르는 달에게서
깊은 꿈을 보며
별처럼 조용하고
겸손하게
빛을 발하리.
작은 소망과 기도
黍谷 김현호(서울 서초)
전북 무주 출생, 서울대 법대 실장 정년퇴임, 서울대문예회
회장 역임, 한국문협, 한국시조시인협회, 현대시인협회 회원
가야 할 목표보다 가는 길에 즐거움이
머무는 자리에는 후덕함이 배어 있고
진실된 삶의 여정이 기쁨 되게 하소서.
있고 없음 불평 없고 많고 적음 여유롭게
넘치는 충만으로 가슴 어린 애정으로
가난한 마음을 주시어 웃음 많게 하소서.
기쁠 때나 슬플 때나 같이하게 하시면서
아픈 상처 없게 하고 작은 것에 감사하며
잘못과 괴로운 일들은 용서 받게 하소서.
힘에 찬 용맹으로 희망 찬 능력으로
느끼는 다정함과 속삭이는 음성으로
자연의 섭리 앞에서 당당하게 하소서.
만나고 헤어짐에 좋은 점만 기억하고
외모와 배움 앞에 주눅 들지 않게 하고
진정한 가치의 의미를 일깨우게 하소서.
하루해의 소중함과 오는 해의 설렘으로
고난을 잊게 하고 지난 삶을 보람으로
오늘이 제일 젊은 날 깨우치게 하소서.
나이를 잊고 살며 넉넉함과 베풂으로
부드럽게 성숙되어 이해하고 용서하는
다정한 보통사람으로 거듭나게 하소서.
계절이 변화하고 하루해가 저물어도
가족사랑 잊지 않고 부모 은혜 되새겨서
가정의 참사랑 의미를 잊지 않게 하소서.
열정으로 일하려는 성실함을 일깨워서
이 세상 어디라도 꼭 필요한 사람 되고
건강한 영육을 주시어 영광되게 하소서.
나이 들고 때가 되면 미련 없이 갈 줄 알고
취함의 미, 버림의 덕 구분할 줄 알게 하여
세상에 노예 되지 않게 조화롭게 하소서.
부자 된 사람보다 이름 난 사람보다
질서와 조화 속에 알찬 삶을 알게 하고
낙원이 무엇인가를 음미하게 하소서.
사랑의 소중함이 삶의 지혜 행복임을
어디를 가더라도 잊지 말고 깨달아서
넘치는 부귀영화를 부럽잖게 하소서.
6월의 낙서
배혜영 (서울 서초)
서울시 공무원 퇴임, 현재 종이접기 강사, <한울문학>에 시로 등단
문화예술교류진흥회, 한국한울문인협회 회원, 서초문인협회 총무
푸른 잎새는
햇살의 뜨거운 입김으로 자라다가
하늘을 향한 푸른 길을 낸다.
비바람 거센 날
서슬 퍼런 눈빛에 담긴 오기에도
따뜻한 당신의 사연
일격의 창
펑펑 솟아오르는 선혈 되어
담장을 끌어안은 넝쿨장미의
붉은 미소.
꽃은 장밋빛 편지를 쓰고
잎새는
파도 같은 노래로 출렁인다.
아, 유월이여.
9월이 오면
백덕순(서울 강서)
<한맥문학> 시 등단, 한맥문학가협회 이사, 한국문협 ․ 강서문협
남산시낭송회 회원, 우당문학회 감사, 한맥문학 ․ 강서문학 이사
창문 사이로
선잠에서 깨어난 고추잠자리
벽에 기대어 날개를 여민다.
목청 터진 매미 소리
가을이 한발 성큼 다가오고
밤마다 거울 속에 그려보던
코스모스 아릿한 얼굴.
하늘 멀리 보내며
알알이 영글어 가는 포도 송이
작은 소망도 익어 가고
갈림길에서
가끔 남몰래 꺼내 보면
붉어지는 그날 꿈의 대화
서럽게 바스라져 볼 수 없어도
구월이 오면
코스모스보다 더 진한
불이 될 가을 사랑을 위하여
거울을 닦아야겠다.
<수필>
풍선과 아이
신길우(서울 서초)
본명 신경철, 문학박사, 상지대 교수, 영서대 학장
중국 연변대 초빙교수, 국제펜클럽한국본부 이사
서초문인협회 회장 역임, 현재 <문학의강> 발행인
어린 아이가 그 아이의 머리보다도 더 큰 고무풍선을 잡으려고 뒤뚱뒤뚱 걷는다. 풍선은 아이가 다가가 잡으려고 손을 대자 굴러가 버린다.
아이는 다시 걸어가 풍선을 잡으려고 한다. 그러자 풍선은 건들인 힘으로 다시 떼굴떼굴 굴러간다.
아이는 풍선을 따라가 잡으려 하고, 풍선은 아이 손이 닿기가 무섭게 또 굴러간다.
아이는 잠시 속상해 하다가 다시 용기를 내어 풍선을 따라간다. 하지만 여전히 풍선은 아이의 손이 닿자마자 저만치 굴러간다.
그러기가 몇 차례 계속된다.
그래도 그 아이는 포기하지 않고 풍선을 쫓아간다. 이번에는 두 손을 펴 들고 풍선에게로 다가간다. 아이는 두 손을 높이 든 채 온몸으로 풍선을 덮친다.
그러자 풍선은 터지고 아이는 땅바닥에 넘어졌다.
아이가 천천히 일어나 주변을 둘러보며 풍선을 찾는다. 그러나 풍선은 어디서도 찾을 수가 없었다. 터져서 찢겨진 풍선 조각들이 땅바닥 여기저기에 널려 있다.
그때서야 아이는 울었다.
삶이란 어린 아이가 잡힐 듯하면서도 잘 잡히지 않는 풍선을 쫓아가는 것과 같다.
풍선은 희망이요, 삶은 그것을 추구하는 일이다. 그러므로, 풍선이 자꾸 달아날 때에 아이는 속상해 하기는 하지만 울지는 않는다. 풍선이란 희망이 이루어지지는 않더라도 늘 옆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풍선이 터졌을 때에는 울 수밖에 없다.
풍선을 얻지 못한 실패에서가 아니라, 풍선 곧 추구할 대상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인간의 절망은 실패에서보다 희망 상실에서 오는 경우가 훨씬 더 큰 것이다. ☺
풀잎 연가 4
심의표(서울 금천)
금천문협 3-4대 회장, 한국문협 문학사편찬위원장
한국창작문학낭송협회 회장, 월간<모던포엠> 주간
시집『섬은 바다에 누워』『이화에 기대선 달』등 7권
풀잎은 스스로 분수를 알고
도란도란 서로 정 나누며
누린 만큼 베풀 줄 안다.
눈 부릅뜨고 이웃을 질타하거나
부딪는 바람에도 비뚤지 않으며
선한 마음으로 응할 줄 알고
서로 달래어 어루만지고
쓰다듬고 깨워 주고
스스로의 무게로 빛을 열어간다.
북녘의 칼바람에도 굴함 없이
분연히 일어서서
찌든 세월만큼 견고한 뿌리 내리고
아픔을 삭이면서 미래 향해
아름다운 빛 장착하고
높고 넓은 사랑의 성곽 쌓아올린다.
꿈꾸는 산촌山村
삼호당 오 희 창 (서울 양천)
이사관 퇴임, 대전지방교정청장 역임, 양천문인협회 회장
펜클럽 남북교류위원, 자유시인협 회원, 수필집『가을세대의 향기』
다락 논에 덤벙! 빠진
초승달을
건지러 내려오다 텀벙!! 빠진
별들 ―
보다 못한 두꺼비
껌뻑거리는 말,
저걸 어쩐다!?
건들건들 지나가는 바람
흘리는 말,
강이나 바다에 빠지지 않은 게
다행이지 뭔가!?
한 열흘 첨벙거리다가
벼가 논배미 가득 시집오면
돌라들 가게―.
밤마다 출렁거리는 맛에
푹 빠진 초승달
다락 논 가득 시집온 벼 끝에
궁둥이 찔려 도망치듯 달아나며
하는 말,
별들아! 다칠라.
어서 돌아가자! 고함소리에
먼동이 튼다.
현충원 전우 묘 앞에서
윤 영 전 (서울 서초)
수필가, 소설가, 구암서문예원 원장, 한국작가회의 회원
한국수필문학진흥회 이사, 서초문인협회 감사, (사)평화연대
상임고문
동작동 국립묘지에 호국영령들이 잠들고 있다.
그곳은 나라를 위해 돌아가신 영령들의 묘소다.
역대 세 분의 대통령과 애국지사도 모셔져있다.
그리고 전쟁으로 전사한 장군과 사병들도 있다.
많은 전사자 한가운데 묻힌 이건이 중사의 묘!
그는 1965년 나와 용병으로 월남전에 참전했다.
한국최초 해외파견의 명분은 자유 월남의 평화다.
다른 명분은 한국전에 미군희생에 대한 보답이다.
월남은 불란서와 80년간 전쟁에서 당당 승리했다.
그런데 미국은 월남을 동남아 패권지역으로 보았다.
월남은 분단 17도선으로 북은 월맹 남은 월남이다.
미국의 월남지원은 한국군참전군인 5만도 포함이다.
월남 가면 죽는다는 소문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죽지 말고 살아 귀국하자는 구호는 부대장 훈시다.
이에 참전 전우들 모두가 훈시에 응답하였었다.
그런데 이건이 전우가 부대의 첫 희생자가 되었다.
나는 전사자 통지서를 부모에게 보내며 눈물이 났다.
함께 살아 귀국하자는 굳은 약속이 깨어진 것이다.
귀국해 처음 참배한 이건이 전우 묘소에 그가 있다.
놀랐는데 그는 쌍둥이 형이 어머니와 함께 서 있다.
어머니께 죄송하고 쌍둥이 형께 동생 몫을 부탁했다.
지난 6월6일 전우묘소에 가족과 후손들이 추모했다.
부대장과 전우들도 함께 그의 평안과 영면을 빌었다.
인생의 노을
이 혜 우 (서울 광진)
시인, 낭송가, 광진문인협회 사무차장,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문협 서울지회 이사
맑은 저 하늘에
흐르는 저 구름아.
너 흐른다고
흐르는 세월을 아느냐?
흐르는 시냇물도 모르는 것을.
아무도 모를 것 같은 세월을
주름살이 말하고
등 굽어 알려주는 세월을
푸르름은 처져 내렸어도
경륜의 풍요를 맛보는 세월을
커 가는 아이들은 보이고
내 나이 배부른 것은 등하불명
어느덧 인생길 황혼에
고목에 핀 노을 꽃만 아름답다.
9월, 그대의 미소
정 임 숙 (서울 서초)
시인, 낭송가, 수필가, 시문회, 한국문협, 새한국문학회 회원
한국문협 낭송가회 회원. 서초문인협회 이사
드디어
약속시간이 다가옵니다.
지금, 어디선가 가만한 발돋움으로
오고 있을 그대여!
열풍과 홍수를 건너오는
사색思索과 결실의
비취빛 청아한 모습.
나 이제, 맑게 멎은
호젓한 강 언덕에서
산들바람의 해맑은 미소와
물소리로 들려오는 노래와
들꽃으로 피어나는 향기,
그대 뮤즈의 손을 잡고
재회再會의 왈츠를 추렵니다.
지나간 이야기랑
도란도란 오고 있는
9월 그대여!
<합동 시낭송>
윤동주 (1917∼1945)
별 헤는 밤
안효진 (경기 남양주)
양아린 (서울 영등포)
이종영 (경기 하남시)
조금래 (서울 도봉구)
최은혜 (서울 서초구)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憧憬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佩, 경鏡, 옥玉, 이런 이국 소녀
프랑시스 잼,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 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거외다.
(1941년 11월 5일, 연희전문 문과 재학 중에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