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 제 생활은 힘들거나 어렵거나 쪼들리거나 하지 않습니다. 재미있고 신나고 여유롭습니다. 쓴 글은 어제 경제적 소득이 넉넉한 직장 자리를 두 군데에서 제의 받았는데, 하나는 말 그대로 서울에 있는 직장이고, 다른 하나는 강진에서 수산업 관련 일이어서 제가 하고자 하는 농업과 관련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일고의 가치도 없는 것으로 여기지 못하고 순간 고민을 하는 자신이 딱해서 쓴 글입니다. 아주 여유롭게 살고 있습니다.
일례를 들어볼께요.
땔 나무 하러 산에 갔다가 영지가 천지에 널린 것을 발견했습니다. 말 그대로 영지 밭입니다. 도시에 살 때였다면 아마 몇 시간이 걸리든 죄다 찾아 따왔을 겁니다. 그런데, 영지 밭을 발견했을 때 백숙 끓일 때 넣겠다고 달랑 2개만 따가지고 와서 백숙 끓여 먹었습니다. 아무 생각 없다가 며칠 지나서 알았습니다. 이런 게 시골 생활의 여유라는 걸요. 저도 모르게 그냥 필요한 만큼만 따게 되더군요. 인식하지 않는 사이에 제가 변화된 것을 며칠 지나 우연하게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몇 십억을 준대도 저는 지금의 생활과 절대 바꾸지 않습니다. 그만큼 만족하고 행복합니다. 일하는 것도 즐겁고요. 오죽하면 지금 몸살을 일주째 앓고 있는데 큰 힘 들어가지 않는 일을 만들어 즐기고 있겠습니까. 농지 면적이 적은 것은 2~3년 내에 저절로 해결될 것 같아 급하지 않습니다. 밭농사를 크게 짓기에 앞서 작은 밭이라도 훈련 삼아 정성을 기울일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행복하고 보람되고 가치있게 살면서 여태 세상에 진 빚을 조금씩 갚아나갈 수 있어서 만족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깟 일자리 제의에 잠시 혼란스러워하는 자신을 채찍질하려는 의미일 뿐이지 너무 심각하게 바라보지 않으셔도 됩니다. 잘 아시다시피 제 인생이 슬픔으로 관철되다 보니 슬퍼보였을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그것은 제가 지금껏 슬픈 노래만 듣고 슬픈 영화만 보면서 살다보니 슬픔이 몸에 베어서 그랬을 겁니다.
지금 생활 좋아요. 혹시 돈이 없더라도 전혀 걱정이 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조언의 의미를 잘 알고 있으니 말씀하신 의미를 제 식대로 100% 소화해서 받아들이겠습니다. 염려하지 마셔요.
첫댓글 가끔씩 님의 농사 일기 읽으며 마음이 아름다워 지는걸 느끼고 있습니다.제가 사는 울진에는 홍게껍질이 많습니다.게껍질을 닭에게 급여하시면 계란 노란자위 색상이 선명하고 비린내가 없습니다.생닭이든 백숙이든 닭비린내가 거의 나지 않고 육질도 훨씬 단단한것을 느끼실겁니다.몇마리 시험삼아 대조구를 두어 급여해보시길 - 다음 농사 일기때 필요하시면 쪽지로 주소 주시면 무료로 20kg한포대 보내드리겠습니다.대신 택배비는 부담하시길--
인디언들은 버팔로 한마리를 잡아도..그들의 신인 대지의 정령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꼭 먹을만큼만 자연을 이용한다지요.... ^^ 영지를 대하는 님이ㅡ 자세는 정말 아름답군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