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 첫산행...
4번 방문하였지만 실제 산행을 할 5번째의 화려한 설악산 방문은 6월의 장마와 함께 출발하였다.
야영을 해본지가 언제 였던가?...
40리터의 배낭이 더 이상 받을 수 없다는 신음소리를 내고
걱정반 기대반의 6월27일 밤은 블루엔젤, 엄청나씨와 함께 속초를 향하여 서서히 충주를 벗어나 약 세시간을 달리니 마침내 바다냄새나는 대포항을 찾은 시간은 11시30분경이었다
바다~~ 언제라도 그곁에 가고싶은 사람들이 내륙의 사람들이 아니던가?...
그리고 빠질 수 없는 즐거움 물 좋은 바다회를 지나칠 수가 없지 않는가..
대포항에서 만난 불친절하기 짝이 없는 횟집 주인의 옆집에서 광어, 우럭 한 마리, 살찐 오징어 순대를 포장해서 곧장 설악동 입구로 향했다.
비오는 날씨에다 비수기라 한적한 설악입구의 양쪽에 늘어선 민박집 중에서도 뒤따라오는 이번산행의 길라잡이 산머슴님이 찾기 쉬운 길목 좋은 민박집을 잡아 때늦은 자정이나마 회를 풀르고 소주한잔으로 내일의 안전한 산행을 위한 작은 잔치를 벌렸다...
그리고 이내 잠들기 무섭게 찾아든 설악의 아침은 6시 였던가?
산장에서 1박 계획이 있었기에... 그리고 오후에 개인다는 일기예보를 이유로 굳이 새벽 산행을 할 이유가 없었기에 아침식사를 여유롭게 하고 민박집을 나선시간은 7시 30분 설악동으로 들어섰다.
간단한 매표를 마치고 신흥사입구 삼거리에서 우리는 비를 맞으면서 곧장 비선대를 향하니 밤새워 내린 빗줄기에 나뭇잎 엽록소가 씻기워서 내려왔는지 물불은 연한 녹색의 계곡을 따라 15분정도 오르니 벌써 비선대라고 한다..
이쯤이면 내려온 선녀도 거센 물살에 견뎌 내지 못했을 터...
물불은 비선대 앞 계곡
잠시 휴식한 후 비선대를 건너서 곧장 금강굴 방향의 산행길로 접어들어 30여분을 올라 뒤를 돌아보니 이번 산행의 길라잡이 산머슴이 시야에서 사라졌다. 비선대에서 곧장 헤어진 것이 틀림 없다. 휴대폰의 기능이 일찌감치 없어진 곳이라 서둘러 지도를 펴보니 원래 산행계획인 천불동계곡이 아닌 우리는 마등령을 향하여 오르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처음부터 우리는 마치 오합지졸 군사처럼 서둘러 다시 비선대로 철수하고 보니 비선대를 건너면 곧장 계곡을 따라 오른쪽으로 가야하는 것을 마등령을 거쳐 오세암 백담사로 가는 길로 접어들었던 것이다
길라잡이는 아마도 우리를 찾아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음이 미루어 짐작이 되었다.
우리도 또한 서둘러 다시 천불동 방향으로 다시 출발하여 그다지 어렵지 완만한 계곡길을 따라 올랐다.
오르는 내내 빗줄기는 잦아들지 않고 계곡은 안개로 덮여 있었지만 설악산의 비경은 막 시작되고 있었다.
본격적인 천불동 계곡의 입구
굽이굽이 돌 때 마다 새로 나타나는 새로운 절경에 감탄을 하다보니 어느덧 귀면암이고 귀면암을 내려서니 원래의 천불동이라 한다. 사방을 호위하는 거대한 암봉터널을 지나면서 기묘한 바위, 비오는날 태어나는 수많은 실폭포를 뒤로하면서
약 두시간 동안 오르니 양쪽에서 폭포수가 떨어진다는 양폭이다(11시반 경)
비오는날 곳곳에서 볼수 있는 실 폭포
비오는 길이라 변변한 간식도 없는터에 배도 고파오는 지라 따끈한 커피 한잔이 생각나는 우리는 1,500원짜리 봉지커피 두잔을 나누어서 마시고 산장지기에게 우리의 길라잡이를 희운각에서 기다려 달라라는 연락을 부탁 하고나서 곧장 산행길로 들어섰다.
지금껏 오른 길은 그다지 어려움이 없었다. 그러나 이제 서서히 경사도가 급해지면서 내리는 비와함께 고통을 즐겨야 할 어려움이 시작되는 듯하다.
양폭에서 천당폭포가는 길
수십계단의 철계단을 오르고 칼로 자른듯한 바위벽을 지나면 천불동계곡의 마지막 폭포인 천당폭포를 지난다. 그리고 이제 계곡을 비켜서서 관목 숲풀지대를 오르게 된다. 눈을 들면 머리위로 성곽지붕같은 뾰족한 봉우리가 구름사이 사이로 희미하게 비쳐오는 것이 마치 이국에 온듯한 착각과 함께 날씨가 좋지 않은 것이 이렇게 아쉬울수가 없었다. 천당폭포를 뒤로하고 무너미 고개로 가는길은 가파르기도 하지만 곳곳의 계단들이 아픈 무릅을 자극하고 있었다. 한숨쉬며 두숨돌리고 쉬면서 배낭을 풀어헤치면 어디서 나오는지 다람쥐가 쉴새 없이 들락거리고 익숙한 솜씨로 먹을 것을 사람들에게 얻어 먹는 것이 참으로 맹랑한 녀석들이었다.
맹랑한 설악산 다람쥐
무너미 고개를 넘어서니 마침내 희운각이다. 1020고지에서의 계곡수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풍부한 수량을 가진 그옆에 산장, 그것이 희운각대피소였다.
미리 도착하여 기다린 길라잡이 산머슴님을 이제야 찾게 되었다. 잃어버린 대원들이 혹시 조난이나 당하지 않았나 하는 속타는 마음으로 쉬지 않고 올라서서 무려 한시간 30분이나 기다렸다고 하니(13:00경) 당신의 걱정이 얼마나 컸는지 알만 하더이다.
능숙한 솜씨의 길라잡이가 해준 점심을 먹고, 배낭은 모두 대피소에 맞기고 다시 대청봉을 향하여 오른다. 무거운 배낭을 벗었다고는 하나 처음부터 가파를 계단은 결코 순탄치 않은 앞길을 예고하고 있었다.
그런 가파른 길은 소청봉까지 긴긴 고통의 등산로였으며, 산행의 백미 조망권은 철저하게 구름에 가리워져서 아예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아픈 무릎을 끌다 시피해서 오른 가파른 길의 끝은 소청봉이다. 소청봉은 백담사에서 내설악을 통하여 대청봉을 오르는 삼거리였으며 소청 역시나 구름에 쌓인채 좀처럼 설악의 비경은 우리게 보여주지 않았다.
소청봉에서 기념 촬영
이제 융단같은 설악산 능선길을 비교적 순탄한 길이었다. 끝청봉을 비켜서고 중청에 다다르니 알프스 고원에 별장같은 현대식 대피소가 있다. 그런데 여기는 미리 예약을 해야만이 이용할수 있다고 한다 .
그리고 그 주위는 마치 소백산을 오른 듯 너무나 흡사하였다. 내설악에서 불어오는 강풍에 모두 납작 엎드려있는 초목들이며, 이름모를 들꽃들이며, 가끔 흩어져 있는 바위들은 마치 소백산 국망봉을 옮겨다 놓은 듯 하였다.
미나리아재비과 세잎덩굴꽃(불확실)
중청에서 바라보이는 대청봉은 지척에 있었다, 중청에서 잠시 쉬었다가 곧장 대청봉에 오르니 수많은 잡지와 신문, 그리고 티비에서 보아왔던 대청봉 알림석 배경으로 촬영을 마치고 나니 허전함을 느낀다..
자축할 수 있는 술을 배낭에 두고 온 것이다.. 아쉬움을 한탄하면서 딱 걸린 사람이 있었으니 그는 진정한 산 사니이... 울산에서 온 부부팀이 었다.
두 분의 오붓한 시간을 비집고 들어서니 넉넉한 인심으로 소주 한 잔을 권한다..
울산에서 유명한 "화이트 소주"래나?... 처음만난 거침없는 경상도의 입심으로 한참을 떠들 수 있었던 것은 산행에서 만날 수 있는 인심의 즐거움이 아닐까....
대청봉에서 기념촬영
이제 희운각을 향하여 하산할 시간
중청에 오니 이것이 왠일인가... 대청에서 잠시 푸른 하늘 한 구멍만 열어주던 일기가 중청에 내려서기 무섭게 넓은 동해바다까지 열어 준 것이다.
다시 소청까지 내려서니 이번에는 내설악이 열렸다...
발 아래 금수강산이 이보다 더한 풍광 있을까?...
그리고 고개를 돌려 오른쪽을 보니 외설악은 운해의 모습을 점차 만들어가고 있었다...
종일 비를 맞고 오른 길에서 잠시만이라도 설악의 모습을 잠시 동안이나마 우리에 그렇게 열어주었다.
첫댓글 부럽습니다...잘 다녀 오셨군요^^
영우님! 공룡능선에서의 등반 내용은 언제 이야기 해주실건가여? 이글을 이보고나니 다시가고 싶은 맘이 굴뚝 같아여...ㅎㅎㅎ 언제 한번 다시 다른 코스로 가보지요....이번에 제대로 길잡이 할께여...ㅋㅋㅋㅋㅋ
다음은 백담사 코스가 어떨런지.......^^
사진과 함께 산행후기 넘 멋있네요.... 대청봉을 오르고나니 보람도 있고 가슴이 뿌듯하네요..무언가를 성취한것처럼....
난 7월중 또가야 쓰겄습니다..갔다와서 보자구요..
산행여 마라톤여..혹시 산악 마라톤? 누구 누구 반바지 차림이네여..ㅋㅋㅋ 너무 산행후기가 깔끔해서 산에 오르지 않아도 될꺼 같아여..^^*
근데..컵라면 야그는 여기 얘기에여?...게시판에 올리신거 잘 보았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