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茶사랑 이야기 원문보기 글쓴이: 일아연자강
|
차호(養壺)만들기- 구입한 차호 길들이기
好壺一把伴平生(호호일파반평생)
‘좋은 호 하나 벗삼아 평생을 보낸다’는 뜻으로 좋은 차호 하나를 벗삼아 오랫동안 친구처럼 지내며 차를 마신다는 것은 다인들에게 크나큰 즐거움이 아닐 수 없다.
자사호의 가장 큰 특점은 차호가 차잎의 향을 자신의 몸으로 흡수하여 양호가 되는 데에 있다.
양호가 됨으로써 차호의 외관이 밝게 빛나는 것을 보면 자신의 마음도 한결 가볍고 즐거워 지는 것이다. 중국사람들은 새로이 자사호(紫砂壺)를 구입하면 양호(養壺)라는 과정을 걸친다.
이 과정은 오랫동안 쓸 수록, 문지를 수록 옥처럼 자사호의 몸체에서 은은히 윤이 나서 마치 영성(靈性)이 살아 있는 듯하며, 이로써 자사호의 가치가 인정되는 것이다.??이것은 긴 시간을 두고 자사호에 뜨거운 물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자사재질의 석영자(石英子) 성분이 변화를 일으키기 때문이고, 또한 손으로 만지고 문지르고 하여 사람의 기(氣)와 자사의 영성(靈性)이 결합되어 은은한 광채를 띄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중국 옛 사람들은 좋은 자사호를 구입한 후 거액을 들여 양호(養壺)의 대가(大家)들에게 몇 년 동안 맡겨 다호의 가치를 높이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차호는 작가가 반을 만들고 나머지 반은 사용하는 사람이 만든다고 했다. 깨끗이 사용하고 정성드려 관리하면 지금 보이는 것과 전혀 다른 아름다움으로 다가올 것이다.??수집가나 애호가라면 현재 예쁘게 길들여 놓은 것만 좋아하지 말고 이러한 미 사용 작품의 몇 년 앞을 내다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럼 새로이 구입한 자사호를 어떤 양호(養壺)의 과정을 걸쳐 사용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먼저 깨끗한 솥에 다호를 넣고 다호의 높이를 넘칠 정도의 물을 담고 끓인다. 물이 끓어면 한줌의 찻잎을 넣고 약 30분 정도 함께 삶은 후 건조한다. 이는 새로 구입한 자사호 이면에 쌓인 자사가루를 열탕을 가하여 미세한 구멍을 통해 배출하기 위함이다.??이런 과정을 걸쳐 양호(養壺)된 자사호는 자사의 흙냄새 또는 잡냄새를 제거하는 동시에 감미로운 차향이 스며들게 된다. 좀 더 신경을 쓰면 구입한 다호로 어떤 류의 차를 주로 우릴 것인지 염두에 두고 해당 찻잎을 넣어면 더욱 좋다.
그럼 정리해 보자. 어떻게 자사호를 양호하는가?
1. 차호를 처음 구입하였다면 1~2일간 물에 담그거나 끓여서 잡티를 빼낸다.
2. 차를 우려 마시는 동안 여러번씩 열탕을 부어 차호의 기공이 열리게 하며 수건으로 표면을 닦아 준다.
3. 차를 마신 후에는 반드시 차잎을 모두 제거한다. ?(주의 - 차가 남아 있으면 곰팡이가 생기고 차호의 기공을 막게된다)
4. 차잎을 모두 꺼냈다면 다시 열탕을 붓고 빠른 속도로 젖은 수건을 사용해서 뜨거운 차호를 문질러 준다.
5. 이제 양호용 붓으로 차를 뭍혀서 차호에 고루 바른 다음 차호의 뚜껑을 열어둔채로 둔다.
* 좋은 차호일수록 빨리 양호되며 2~3회 열탕을 붓고 닦아 주는 것만으로도 양호가 이루어진다.
차를 우려 마실 때에는 필히 먼저 뜨거운 물을 이용하여 다호의 온도를 높여 가열한다. 청차다예(靑茶茶藝)에서는 이것을 가리켜 통상적으로 온호(溫壺) 또는 열관(熱罐)이라고 한다.
찻잎을 우린 후 탕수기의 열수를 이용하여 다호의 뚜껑을 향해 여러 차례 붓으며 이것을 가르켜 임정(淋頂)이라고 한다.??이런 수차례 열수를 이용하여 다호를 예열하는 것은 자사 자체가 뜨거운 물과 만남으로써 양호도 되고, 차의 향기를 온고히 담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다 우린 찻잎을 다호에서 깨끗이 비운 후, 열수를 이용해 청결하게 씻은 후 다호의 뚜껑을 열어 놓고 그늘진 곳에 건조하면 된다.
평상시에는 자사 양호용 전문 도포를 이용해 수시로 문질러 주어서 사람의 기(氣)를 주입시켜 영성(靈性)을 기르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오래 전에 본 영화에서 늙은 중국인이 추운 겨울 두툼한 오바 속에서 다호를 꺼내 차를 우려 마시고 난 후, 손으로 문지르던 기억이 생각난다. 이것이 바로 다호에 애착을 갖고 양호를 하는 훌륭한 방법이 아닌가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