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호 이승훈 박경숙 김영수…
스니커즈 MD들은 이렇게 말한다. “패션 스타일 완성의 종착역은 스니커즈다”라고. 이들의 자신감을 입증하듯 최근 신세대는 「반스」 「오니츠카타이거」 「뉴발란스」 「케이스위스」 「스케쳐스」 등 전문 스니커즈 브랜드에 열광한다. 요즘 젊은이들에게 옷 한 벌과 스니커즈 한 켤레는 거의 맞먹는 의미를 갖는다. 트렌드도 매우 민감하고 빠르게 변화한다.
자연스럽게 강인찬 카시나 팀장, 박경숙 플랫폼 팀장, 이기호 에이비씨마트코리아 ABC마트 부장, 이승훈 화승 「케이스위스」 팀장 등 스니커즈 브랜드의 MD들은 요즘 유례없이 몸값이 뛰고 있다. 신발의 기능성과 패션 트렌드를 파악하는 능력을 동시에 갖춰야 하는 전문 영역이어서 희소성이 높기 때문. 또 이들의 눈과 손으로 기획되거나 바잉된 신발 한 켤레가 전국적인 대박 상품이 되곤 하기 때문이다.
「나이키」로 상징되던 마이클 조던의 농구화가 힙합 패션과 코디되는 신발로 각광을 받은 이후 심플하면서 다양한 디자인, 여기에 편하기까지한 스니커즈는 모든 의류 착장과 매치되는 스타일리시 아이템으로 각광받는다. 지금 「푸마」 브랜드의 성공에는 ‘아반티’라는 스니커즈 히트가 있었고 「컨버스」 열풍에는 ‘척테일러 올스타’가 패션 필수 아이템으로 정착했기 때문이다.
패션 스타일 완성하는 전문가 집단
스니커즈(sneakers)는 ‘살금 살금’이라는 ‘sneaker’에서 딴 이름으로 밑창이 고무로 된 운동화가 원래 뜻이다. 고무 때문에 걸을 때 소리도 나지 않고 가볍고 심플한 디자인으로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이다. 대부분의 운동화 밑창이 고무로 돼 있지만 언제부터인가 기존 운동화에 비해 심플하면서 동시에 세련된 스타일을 일컫는 신발을 스니커즈라 부르기 시작한다. 종류 역시 다양해지면서 패션 스니커즈, 캐주얼 스니커즈, 드레스 스니커즈 등으로 세분화돼 패션 트렌드를 리드한다.
이처럼 신발에 대한 모든 것을 간파해 제품을 출시하는 스니커즈 MD는 기획과 바잉을 동시에 하는 경우가 많다. 단일 브랜드의 기획 MD로 생산에서 디자인 선정은 물론 물량기획까지 도맡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멀티브랜드 숍을 위주로 다양한 브랜드를 바잉하는 바잉MD의 중요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 ‘걷기 운동’이라는 웰빙 열풍과 레저 문화 증가로 발의 편안함과 활동성을 동시에 갖춘 패션 스니커즈의 인기는 마켓 사이즈를 지속적으로 키울 것이고 스니커즈 MD 수요 역시 늘고 있다.
맨땅에 헤딩하는 독학파 MD정신
특히 트렌드가 급변하는 요즘 이들에게는 멀티플레이어 능력이 요구된다. 마켓 흐름을 재빨리 읽어내 짧게는 1주일, 길게는 1년 이상의 트렌드를 파악해 디자인실 또는 상품바잉을 풀어낼 수 있도록 유도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적시적기의 상품바잉과 기획, 효율적인 물량배분 능력은 기본이다. 반면 신발에 대한 전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는 전무하다시피한 것이 국내 실정이다.
회사 규모가 커지기 위해선 이들의 수준 역시 업그레이드돼야 한다. 디자인팀보다 넓은 시각으로 마켓을 보고 피드백해야 하며, 회계팀보다 빠르고 정확한 계산으로 손익관리와 물량기획을 파악해야 진정한 효율이 나기 때문이다. 때로 회사를 대표하는 이들의 대외적 이미지가 VMD 마케팅 영역에까지 확산되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것을 다해야 하는 멀티플레이어 역할이 오히려 눈에 안띄는 그림자가 된 것도 사실이다. 국내에는 MD라는 개념도, 특별한 MD육성 교육과정도 없던 시절부터 이들은 ‘뭐(M)든지 다(D)한다’는 특유의 성실성으로 부딪쳐 왔다. 특히 맨땅에 헤딩하는 스타일의 독학파 MD정신으로 스니커즈 전문가로 우뚝 선 주요 브랜드 팀장들을 소개한다.
“라이프스타일이 바로 스니커즈”
강 인 찬 | 카시나 팀장
·1998년 연신내 「나이키」 ·2003년 타프코리아 기획관리 ·2004년 휴럭스 「오니츠카타이거」 갤러리아百 숍매니저 ·2007년 카시나
올해로 30살, 하지만 신발 경력은 10년. 사실은 고교 시절부터 스포츠화에 느낌이 꽂혀서 운명을 걸었다. 프리미엄 스트리트 스포츠 슈즈 셀렉트숍 카시나(대표 이은혁)의 바잉MD 강인찬 과장의 프로필이다. 「DC슈즈」 「오리온」 「캡슐」 등 30개가 넘는 브랜드를 직접 셀렉트 바잉하는 그는 큰 이어링에 힙합풍의 옷차림과 함께 턱수염까지 있어 프리스타일 자체였다. 그냥 스니커즈가 좋아서 일한다는 그는 98년 연신내 「나이키」 매장에서 신발 끈 묶는 일부터 시작했다. 그후 2003년 「TAF」의 기획관리팀과 2004년 서울 압구정동 갤러리아 백화점의 「오니츠카타이거」 매장에서 근무하면서 실전 위주(?)의 능력있는 바잉MD로서 자신을 키웠다.
특히 그의 갤러리아 백화점 입성기는 그가 어떠한 인물인지를 대변해 준다. 당시 힙합의 상징적 스타일인 드레드(dread) 헤어와 자유로운 복장, 개인 매장에서 틀던 음악. 어느 정도의 보수성을 갖고 있는 백화점의 특징상 이러한 파격적 내용들은 가히 좋은 시선을 받지 못했다. 실제로 하루 한번은 소비자신고센터에 들르기도. 하지만 그가 매장을 맡은 이후 월평균 30%의 매출액 상승과 함께 고정 마니아층이 생겨났다. 2005년 2, 3월에는 최연소 매니저상과 브랜드상을 연달아 수상하기도 했다. 강과장은 “나는 바지를 내려입고, 문신 또는 코를 뚫는 등 사회적으로 오인 받을 수 있는 사람들 중 한 사람이다”며 “나 자신이 훌륭한 사람은 아니지만 외형보다 실질적인 능력과 실력으로 자신을 평가받고자 하는 이들에게 귀감이 되고 싶다”라고 밝혔다.
“플랫폼의 대들보, 홍일점 MD”
박 경 숙 | 플랫폼 팀장
·1998년 양진(「GAP」에이전트사) ·1999년 서울대 졸업 ·2000년 까르푸 ·2003년 플랫폼
스니커즈 업계에서 여성이 기획 또는 바잉MD직을 갖는 경우는 찾기 힘들다. 올해로 32살인 박경숙 팀장은 MD경력만 9년차다. 패션이 좋아서 의류학과에 들어갔고, 몸은 힘들지만 패션에 대한 열정 하나만으로 산다는 그녀는 플랫폼(대표 장철호)의 대들보 같은 존재다.
현재 박팀장은 회사 내의 모든 브랜드를 직접 관장한다. 특히 스니커즈로는 「DKNY」 「디젤」 「프레드페리」 「라코스테」 등이 그의 손을 거친다. 회사에서 셀렉트 바잉하는 모든 상품이 그의 눈을 통과해야만 하는 만큼 박팀장은 상품 하나하나에 자신의 모든 감각을 동원한다. 때로는 부드럽고 섬세한 감각으로 상품을 고르기도 하지만 상품 오더 물량을 내릴 때에는 그만의 카리스마로 과감하고 정확하다. 이같은 성격은 자신과의 타협점이 아닌 소비자와 동화되려는 노력의 결과다.
박팀장은 “플랫폼에 입사하기 전에는 까르푸에서 영업 MD직을 맡았다. 당시 유통MD로서 관리하는 규모도 크고 그에 따른 결과물도 바로 나타났기 때문에 뿌듯함이 있었다”며 “하지만 결국엔 패션에 목말라 이 길로 들어왔다. 무엇보다 바잉MD로서의 역할이 나의 열정을 자극한다”라고 했다. 셀렉트한 상품이 국내 어떤 제품보다도 리딩브랜드로서의 역할을 할 때 최고의 만족감을 느낀다는 그녀는 셀렉트 바잉한 상품이 카피본으로 시장을 떠돌아 다닐 때는 가슴이 에림과 동시에 상품이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는 만족감이 복잡하게 교차한다고 토로한다.
“거침없는 카리스마 바잉MD”
이 승 훈 | 화승 「케이스위스」 팀장
·1990년 푸마에이전트 ·1998년 TRETORN ·1998년 한미통상 ·2002년 SK글로벌 신발 수출팀 ·2003년 화승 「케이스위스」
순박하게 웃는 첫인상. 화승(대표 나은택) 스포츠캐주얼 브랜드 「케이스위스」 이승훈 과장의 이런 모습은 스니커즈 사랑에서도 배어 나온다. 올해로 13년 경력을 갖고 있는 이과장은 과거 부친이 「타이거」 신발을 제조한 삼화고무에서 근무하면서부터 인연의 끈을 맺었다.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접한 신발들이 이제는 천직이 됐다고 하는 그는 거침없는 카리스마로 MD로서의 충실한 역할을 한다.
기존 「케이스위스」는 전통적인 클래식 라인이 소비자들의 트렌드를 리드하지 못하고 쫓아가는 형국이었다. 이과장은 미국 본사에 거침없는 의견을 토로했고 결국 내년 S/S부터는 한국에서 직접 디자인한 제품을 일부 출시할 수 있게 됐다. 이과장은 “바잉MD라는 직업은 자신이 좋아서 하는 일이 아니면 누구에게도 힘든 일이 될 것이다. 특히 국내에는 신발 MD 전문교육 과정이 마련돼 있는 학과나 사교육 기관이 없어 중요한 업무임에도 전문적 스킬을 습득할 수 있는 곳이 없다. 마치 도예제도와 다름없다”며 “후배들의 전문인력 확충이 시급한 슈즈 업계에서 정책적인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제도를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의견을 피력했다.
“열정 + 공부 = 스니커즈”
이 기 호 | 에이비씨마트코리아 ABC마트 부장
·1993년 학산 ·1996년 메이슨인터내셔널 ·2003년 에이비씨마트코리아
에이비씨마트코리아(대표 안영환)의 올해 목표는 35개 유통망에서 850억원을 올리는 것이다. 지난 2003년에 설립된 이래 이같은 가파른 성장 곡선을 이룬 뒤에는 ABC마트의 파워 바잉MD 이기호 부장이 있었다. 자신이 셀렉트한 상품이 마치 ‘자식’같다는 이부장은 “셀렉트 바잉 MD는 자신이 선택한 상품에 대한 책임감과 판매율에 대해서 많은 자부심을 느낀다”며 “선택한 상품이 잘 팔리면 그만큼 뿌듯하지만 소비자 반응이 없으면 가슴 한쪽이 아리다. 마치 자식같은 느낌이다”라고 말한다.
“바잉MD는 소비자에게 다양한 상품을 보여줘야 하고 그들에게 넓은 레인지(range)의 선택권을 줘야 한다”는 것이 평소 지론이다. 직감보다는 현실적인 소비자들의 동향 파악을 우선시한다는 이부장은 한 달에 1회 이상 일본 출장을 갈 정도로 열정적이다. 국내 패션보다는 진일보했다는 일본시장을 놓고 향후 국내 시장의 변화 흐름을 예측하는게 그의 주된 출장 이유다. 「반스」의 *슬립온슈즈 라인과 **박수마케팅 등 세간의 화제를 일으킨 것도 이같은 노력의 산물이다.
올해로 42세인 그는 93년 슈즈 업계에 첫 발을 디딘 이후 15년간 기획MD부터 현재의 셀렉트 바잉MD까지 신발에 대한 열정 하나로 살았다. MD만의 경력은 자칫 자신을 퇴화시킬 수도 있다는 생각에 항상 무엇이든 보고 배우려 한다. 최근 e-MBA의 온라인과정 수료와 함께 전문가 마케팅 과정 역시 공부할 예정이다.
그의 풍부한 지식과 정보는 다독에서 나온다. 지난해 한햇동안 60여 권의 책을 읽었고 올해는 80권이 목표라는 이부장은 온라인 서평클럽에 가입할 정도로 독서에 대해 열정적이다. 장르를 가리지 않고 모든 책을 본다는 그는 “지금은 전문가 집단이 사라지고 있다. 비전문가가 전문가 이상의 지식을 갖춘 ***크리슈머들이 많아지고, 관계가 없던 산업끼리의 코워크가 일어나고 있는 만큼 다방면의 공부가 필요하다”라고 일축했다.
*슬립온슈즈(slip on shoes) 끈이나 쇠로 된 장식없이 간단하게 신을 수 있는 신발. **박수마케팅 판매사원이 박수를 쳐서 고객의 시선을 유도하는 마케팅법. 깜짝세일시나 매장의 분위기가 다운될 때 활용해 소비자 구매를 유도한다. ***크리슈머(cresumer) 창조(Creative)와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로, 창조적 소비자를 뜻한다. 기존의 상품에 만족하지 않고 자신의 취향에 따라 여러 제품을 조합하거나 새롭게 만들어내기도 한다.
“「뉴발란스」의 숨겨진 과학 인재”
강 호 정 | 글로벌스포츠 팀장
·1997년 고려대 졸업 ·1999년 ROTC 전역 ·2001년 글로벌 스포츠 '
글로벌스포츠(대표 조용노 이규진)의 강호정 팀장은 사회경력 7년을 오직 ‘「뉴발란스」 사랑’에만 바쳐왔다. 글로벌스포츠와의 인연은 우연에서 시작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필연이었을지도 모른다고 한다. 그는 지금도 「뉴발란스」의 숨겨진 기능성과 소비자 트렌드를 읽기 위해 부단하게 노력한다. 입사 때부터 6년간 선임과 후임 없이 혼자 모든 것을 겪어가며 셀렉트 바잉MD를 배웠다.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그만큼 「뉴발란스」의 전반에 걸친 모든 과정을 낱낱이 파악하고 있다. 특히 상품의 기능적 측면에서는 ‘달리는 의사들’이란 동호회 의사들에게 직접 체형별 특성에 맞는 올바른 신발 고르는 법을 강의해 발에 대해서는 정형외과 전문의 이상의 지식을 자랑하고 있다.
“바잉MD에게 있어서 페이퍼워킹(paper working)은 쥐약(?) 같은 존재다. 책상이 아닌 실질적인 소비자들과 접하면서 그들의 공통적인 모습을 찾아내야 한다”며 “셀렉트바잉 MD는 시장을 리드할수 있는 개인적인 상품 욕심 때문에 간혹 실수할 때가 있다. 최근 부산 시장조사에서 중·고등 학생들의 70~80%가 흰색과 검정 컬러, 가죽신발을 신고 있는 모습을 직접 확인했다. 「뉴발란스」만의 색다른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나였기에 큰 충격이었다. 가장 기본적인 것들을 배제한 채 볼륨화된 브랜드에서 실구매율을 높이는 것은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이번 F/W부터는 기존의 고가정책에서 바리에이션을 넓히고 클래식 상품군을 보다 볼륨화할 예정이다. 물론 ‘리미티드 에디션’ 같은 특화 상품은 ‘쯔보’와 같이 상품을 부각시켜 줄 수 있는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강팀장은 상품의 기능성을 중시하는 만큼 매장내 전 직원에게 1개월에 한번 상품에 대한 상세교육을 실시하고 있어 소비자 체형에 따른 상품 권유가 가능하다고 한다. 또한 회사 내에서 1주에 한번씩 전체 달리기를 실시해 신상품에 대한 자체 평가를 내린다. 발끝의 감촉으로 이제는 상품에 대한 이론적 접근이 아닌 실질적인 접근을 통해 소비자에게 보다 생생한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10년 경력 마케팅 시각 겸비”
김 영 수 | 닥터마틴웨어코리아 차장
·1997년 테즈락 ·1999년 신조아트 ·2000년 닥터마틴웨어코리아
닥터마틴웨어코리아(대표 이영태)의 김영수 차장은 10년 경력 동안 개발파트의 기획·생산·제조부터 상품마케팅 총괄까지 신발에 대한 A~Z의 모든 것을 파악하고 있다. 특히 그는 현재 마케팅 총괄부터 상품 셀렉트바잉까지 폭넓은 시야로 브랜드 전반의 상황을 직접 운영한다. 김차장은 MD의 역할로서 유통에 대한 이해를 우선한다. MD에게 트렌드 경향 같은 소비자 테이스트도 중요하지만 유통에 대한 정확한 메커니즘 이해는 기획MD의 기본이 되기 때문이다. 이론도 중요하지만 정확한 수치 산출 능력과 발빠른 판단력은 다양한 경험을 쌓은 노하우에서 비롯된다.
김차장은 해외 시장 흐름을 누구보다도 민감하게 읽어내기로 정평이 나있다. 셀렉트숍 스토어의 바이어들도 신규 브랜드가 들어오면 김차장에게 자문을 한다. 그만큼 트렌드 동향 파악에 있어서 강한 눈과 귀를 가졌다. 정기적인 본사 미팅 4번 외에도 수시로 해외시장에 나가 글로벌 마켓의 전반적인 동향을 파악한다. 특히 미국의 ‘WSA’와 독일 ‘GDS’, 이탈리아의 ‘미캄’ 같은 박람회에 수시로 참여해 전반적인 흐름을 파악한다. 이러한 경험은 시즌 전 오더 수량에 대한 선계획 후 본사의 상품 요청시 제품에 대한 폭넓은 시야 확보와 정보를 파악한 후 수주할 수 있게 해준다.
“바잉MD는 상품을 셀렉트하는데 그치지 않고 마케팅까지 눈을 돌려야 한다. 기획 단계부터 판매에 대한 예측과 상품 특징을 부각시킨 광고까지 모든 예측을 할 수 있고 또 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상품이 돌아가는 모든 일련의 과정을 MD가 알고 있어야 각 부서간의 유기적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디자이너와 호흡하는 바잉MD”
최 영 민 | 휴럭스 상품기획팀 팀장
·1998년 휴럭스 ·1999년 경기대 경제학과 졸업 ·2007년 現 휴럭스 개발부 상품기획팀과장
휴럭스(대표 김운렴)의 최영민 과장은 대학 졸업 후 한 직장에서만 9년째다. 항상 자신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그는 FIK의 정규 MD 교육 과정을 배우고 끊임없이 소비자 트렌드를 파악하는 등 열정적 노력파다. 그가 생각하는 MD의 중요 덕목은 타 부서간의 공통분모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서로 다른 성격의 여러팀을 뭉쳐 유기적 관계를 만들어내고 중심에 MD가 중추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 평소 지론이다. 특히 디자인팀과의 관계는 자칫 소비자들과 동떨어질 수 있는 디자인적 발상을 보다 소비자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과장은 “크리슈머의 등장이 눈에 띄게 증가한 현 시점에서 MD의 디자인력 강화는 필수 능력으로 급부상했다. 신발에 들어간 세세한 문양 하나까지 의미나 의도에 대해 문의하는 소비자가 많아졌다. 그만큼 소비자 이상의 눈높이를 가져야 하는게 시급하다”며 “구매자들의 동향과 자극민감도를 예측하고 상품 자체에 부여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을 이용한 기획 능력까지 갖춰야 한다. 그만큼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이뤄내고 이렇게 얻은 정보를 타 부서와 긴밀하게 의사 전달하는 게 MD 역할”이라고 언급했다.
최근 그는 다국어 공부에도 열심이다. 회화능력이 부족한 바잉MD는 제 기능을 충실히 하지 못한다는 판단에서다. 영어는 기본이고 현재 일어 회화를 집중적으로 공부한다는 그는 단계적으로 다국어에 대한 회화 능력을 갖춰 자신을 더욱 발전시키겠다는 생각이다.
“팀원과의 릴레이션십이 생명력”
김 병 천 | 에스아이더블유 리테일상품팀 부장
·1994년 세종대 졸업 ·1998년 코멕스 ·2000년 에스아이더블유
“셀렉트 바잉MD란 직업은 나 하나의 고집과 능력도 중요하지만 팀원 개인이 갖고 있는 뛰어난 장점간의 조화 없이는 능력을 발휘하기 힘들다. 각 구성원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상품 바잉의 빛을 내게 하는 원동력”이라는 것이 김병천 부장의 철학이다. 에스아이더블유(대표 김반석 이창열) 런칭 멤버로 스니커즈계에 입문한 그는 올해로 경력 8년차다. 외국계 무역 회사 출신으로 신발은 물론 패션산업에 무지했던 그는 본인 혼자 힘으로 아웃솔 인솔 텅 등 신발에 대한 기초용어 배우기부터 시작해 현재의 위치에 왔다.
“바잉MD로서 중요한 것은 직관력이 아닌 꾸준한 자기와의 싸움이라고 생각한다”는 김부장은 패션의 불규칙한 순환과정 속에서 규칙적인 트렌드 경향을 파악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한다. 세계 주요 스니커즈 박람회 참석은 물론 병행수입하는 동대문 등지의 수입상과 온라인 소호몰의 사장들과 친분을 맺어 한잔 술 속에서 많은 정보를 나눈다. 과거의 패션을 연구하고, 현재의 흐름을 주시하며, 미래의 트렌드를 예측하기 위함이다.
김부장은 “이전 소비자들은 유행이라는 메가 스트림 속에 절대 복종했다. 서태지와 보아가 신고 나온 「나이키」의 ‘에어포스원 미드’와 ‘에어 테라 휴마라’가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지금의 소비자들은 유행이라는 큰 흐름 속에서 자신만의 포트폴리오 완성에 열중한다. 스타일 완성의 종착역이라는 신발인 만큼 MD 시각을 넘어서 디자인적 시각도 겸해야 할 것”이라며 “이제 패션의 경쟁자는 같은 패션 상품뿐만 아니라 IT(게임기 MP3 등)를 비롯한 라이프스타일 상품군 전체로 넓어졌다고 강조한다. 스니커즈의 주 타깃층은 학생이고 이들의 용돈은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현상은 단독 경쟁체제가 아닌 다른 업계와의 콜래보레이션을 통한 공생 관계를 유지하는 등의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김 창 환 | 제니스마케팅 대표
“향후 카테고리 셀렉트숍 인기”
제니스마케팅의 김창환 사장은 ‘스타윈’이라는 신발 회사에 입사를 한 이후 스니커즈 외길 인생을 걷고 있다. 공장에서 신발에 대한 전 과정을 배운 김사장은 이어 무역 개발 파트에서 일했기 때문에 공정, 원가, 수출입 과정까지 정통하다. 그는 현재 스니커즈 업계가 카테고리 셀렉트숍을 향한 과도기 단계에 있다고 말한다. 지금 스니커즈 셀렉트숍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지만 앞으로는 캐주얼군 아웃도어군 컬러군 등 카테고리별 셀렉트숍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김사장은 한국 최초의 스니커즈 멀티숍인 ‘우들스’ 런칭 멤버이다. 당시 영업부 소속이 아니면서도 기획MD로서 전국 모든 매장을 수시로 직접 방문하며 대리점주와 함께 호흡했던 그는 탁상공론보다 현장 중심의 소비자 시각을 우선시한다. “우들스 당시 전국의 현장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소비자와 직접 부딪치고 점주들과 오랜 시간 동안 미팅하면서 실질적으로 그들이 원하는 요구사항을 파악할수 있었다. 지역마다 문화적 특성이 있어 각기 다른 상품의 판매가 이뤄졌다. 에어리어(Area) 마케팅의 중요성을 몸으로 느꼈다.
“MD가 갖춰야 할 핵심 요소에는 4가지 항목이 있다. 첫 번째가 소비자 관점의 접근 방식, 두 번째 필수적 자질로 기획MD로서의 능력, 세 번째 오픈마인드를 기반으로 한 타사와의 정보공유, 네 번째 향후 변화될 유통망의 구조 예측이다. 특히 바잉MD 역할이 커지고 있는 국내 실정에서 기획MD로서 경험을 갖지 못하고 시작하는 것은 먹물없이 붓글씨를 쓰려는 것과 같다. 정보라는 것은 모으면 모을수록 거대 흐름을 만들어 하나의 트렌드가 된다. 때문에 나 하나가 갖고 있는 정보가 여러 사람과 공유함으로써 거대 흐름을 만들고 그 속으로 소비자를 흡수한다”고 피력했다.
민 용 기 | 쯔보코퍼레이션 대표
“동대문 매장에서 딜러숍까지”
올해 나이 32세. 스니커즈 업계 종사경력 9년. 민용기 쯔보코퍼레이션 대표의 약력이다. 스니커즈가 좋다는 단순한 이유에서 시작한 민사장은 지난 99년부터 누나인 민소영 사장의 동대문숍 한 귀퉁이에서 자신이 직접 셀렉트 바잉한 해외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후 2000년 서울 동대문 거평프레야에 자신의 스니커즈 셀렉트숍 ‘쯔보’를 런칭했고 2004년 거평프레야 1개 층에서 동일 컨셉의 매장 4곳을 운영하며 마니아층의 신뢰를 쌓았다. 2005년 5월 압구정동에 ‘쯔보’를 오픈한 민사장은 거평프레야의 매장을 정리하고 두산타워 지하에 새롭게 오픈했다.
“해외 셀렉트 바잉을 하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졌음을 절실히 느낀다. 예전에는 자신에게 어울리는 스타일이 아니라 브랜드 인지도 위주의 구매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최근에는 자신의 스타일 연출에 맞는 디자인을 선택하는 추세다. 그만큼 트렌드와 디자인에 민감해졌고 소비자들의 테이스트가 보다 까다로워졌음을 시사한다”라고 강조한다.
“이제 ‘쯔보’는 단순한 스니커즈 셀렉트숍에서 벗어나 딜러숍 개념의 토털 셀렉트숍으로 발전될 것이다. 또한 의류 라인도 한층 성숙미를 갖출 것이다. 전문적인 지식 없이 첫 사업을 시작했을 때처럼 많은 시행착오를 겪겠지만 스니커즈를 좋아하고 패션에 마음을 빼앗긴 만큼 앞으로 있을 변화에도 두려움 없이 도전할 생각이다.”
출처- 패션비즈 |
첫댓글 엄청도움되었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