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부: 등산의 시작]
이전에도 말씀 드렸다시피, 운동은 한두 달, 한두 해 하고 그만 둘 것이 아닙니다. 움직일 수 있다면, 무덤에 들어가는 순간까지 해야 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운동은 안 하면 자꾸 하고 싶은 “중독”의 단계가 되지 않으면, 오래 지속하기는 힘듭니다.
그럼 등산을 “중독”으로 만드는 방법은 무엇인가?
저는 제일 먼저 이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 “여유롭게 다니자” 라는 것입니다.
산을 운동하듯 이마와 등에 땀이 흘러내리게 그리고 숨이 목에 차게 올라야, 뭔가 만족감을 얻는 이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 나름대로의 그렇게 하는 목적은 있겠지만, 최소한 “안 하면 하고 싶은” 중독의 단계로 가려면, 그런 방식으로는 힘들다는 것입니다.
남보다 잘 걸어야지 하는 조급한 마음보다, 먼저 산행을 통해서 재미를 찾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재미가 있어야 또 하고 싶은 것 아니겠습니까?
재미를 찾는 방법의 가장 우선은 여유롭게 다니는 것이다. 그 여유로움이란 이렇게 표현하고 싶습니다.
"산길을 가다가 길 주변에 야생화가 있거던, 가던 걸음을 멈추고 옆 사람과 이 꽃에 대해 이야기 해 보라"
꼭 야생화뿐이겠습니까? 시원한 계곡물이 나오거든, 그냥 지나치지 말고, 손이라도 한번 담궈 보십시오. 조망이 좋은 곳이 있거든, 그냥 지나치니 말고, 꼭 서서 조망을 즐기면서 계곡에서 불어 오는 그 시원한 산바람도 느껴 보십시오. 그 시원한 바람을 벗 삼아, 그 동료와 바위에 앉아, 세상 사는 이야기라도 나누어 보십시오. 이런 여유로움 속에서 재미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잘 걷고, 빨리 걷고 싶은 것은 누구나 갖는 본능일 것입니다. 흔히들 이것을 “스피드의 유혹” 이라고 합니다. 물론 이러한 욕구 본능이 전혀 없다면 발전이 느릴 것이라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등산을 처음 시작한다면, 이 스피드에 대한 유혹을 떨쳐 버리십시오. 이 유혹을 쫓다 보면, 중도 포기하거나 또는 몸을 버릴 수도 있습니다.
[제 3 부: 산을 잘 탄다는 것이란?]
처음에 저 자신도, 내 몸둥아리 하나 끌고 오르는데도 힘든데, 머리 위까지 오는 대형 배낭을 지고 숨소리 하나 안 내고, 내 옆을 추월해 가는 사람을 볼 때, 존경의 눈으로 바라 본 적이 있습니다.
지금 와서 보면, 25 킬로 전후의 대형 배낭을 지고, 2 박 3일 걸을 수 있는 능력은 단순히 체력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을 느낍니다.
오래 전, 농구 선수 “허재”가 한참 인기를 구가할 때, TV “삶의 체험 현장”인가에 출연했습니다. 체험장은 고지대 차가 접근하기 못하는 곳에 연탄을 져서 배달하는 것이었습니다. 원 배달원은 50 대 전후의 마르고, 키는 허재의 절반 밖에 안 될 것같은 자그만 체구였습니다. 두 사람이 똑같이 연탄을 져 배달하는데, 허재는 반나절하고는 더 이상 못하겠다고, 골목길 시멘트 바닥에 드러누워 버리는 광경을 봤습니다. 그 이유는 뭐겠습니까? 그 배달원은 나이, 체구, 체력 그 어느 것 하나, 팔팔한 20 대의 허재와 비교가 안되지요. 그런데 허재가 왜 먼저 지쳤을까요?
바로 힘을 사용하는 요령이 없었던 것입니다. 그 배달원은 힘을 아주 요령 있게 사용하였고, 허재는 힘만으로 해결하려 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등산도 마찬가지 입니다. 대형배낭을 지고 2박3일씩 걸을 수 있다는 것은, 체력 만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오랜 경험에서 터득된 “요령”이 병행되어야 완숙된다는 것입니다. 오르막, 평지, 내리막에서 속도의 강약 조절 요령과 자신의 몸의 피로도를 인지할 줄 아는 요령이 가장 필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즉, 한마디로 체력 안배 요령입니다. (여기서 그 요령에 대한 것은 오늘 이야기하고자 하는 내용이 아니므로 생략합니다)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산행 후 피곤함 때문에 귀가 버스에서 내내 자는 편입니까? 그렇다면, 체력 안배를 잘 못한 것입니다. 산을 잘 오르는 사람이란, 남보다 빨리 걷는 이가 아니라, 체력 안배를 잘 해서 산행 후에도 기운이 팔팔하게 남아 있는 사람일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산행 후에 체력이 남아 있어야, 산행을 마치고도 뭔가 개운하다는 기분이 들고, 또 산에 가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또 한가지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자신의 몸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을 본인이 잘 알아야 합니다. 사람들은 체력이 달려 멀리 못 걷는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보면 체력이 아니고, 몸의 어느 부위가 고장이 나서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이 취약 부분을 본인이 잘 알고, 이런 부분에 예의 주시를 하면서 걸어야 합니다.
걷는 요령은 실제 걸어 보지 않고는 깨우치기 힘들지요. 처음 종주 산행이란 것을 나설 때는 누구나 “내가 잘 해 낼 수 있을까?” 하고 긴장합니다. 장거리 연습은 이렇게 한번 시작해 보십시오.
가까운 근교 산을 최소 10 시간 이상 코스로 길게 잡습니다. 언제든, 어디든 탈출할 수 있는 높지 않은, 도심의 산이 좋습니다. 내가 꼭 목표 지점까지 간다는 마음은 버리고, “갈 수 있는 만큼” 간다 라는 생각으로 걸어 보십시오. 빨리 가는 것보다, 오래 걷는 것이 이번의 목적이니, 체력 안배에 중점을 두면서, 그리고 자신이 어느 정도 시간부터 피로를 느끼기 시작하는지, 어느 부위가 가장 먼저 고장 증세를 보이는지 등을 체크하면서 걸으십시오. 이렇게 본인을 체크하면서 걷는 연습을 하면, 그 요령들을 깨우칠 수 있을 것입니다.
[제 4 부: 주중에 해 볼만한 운동]
운동은 주말 외 주중에도 2-3 회 정도 해야 된다고 말합니다. 그래야 운동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주중에 운동하는 것이 그리 쉬운 것이 아님을 압니다. 업무상 밤에 늦게 마친다던가 또는 주변에 적당히 운동할 장소가 없다던가 등의 이유에서 입니다. 그래서 제가 뾰족이 무엇을, 어떻게 하라고 권할 수가 없군요. 그래서 제 경험담을 몇 자 적습니다.
저도 주중 운동으로 뭐가 좋을까 하고 이것 저것 집적거려 봤습니다. 등산 체력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주중 운동으로 런닝 머신, 사이클 머신(헬스 장), 사이클, 조깅(마라톤), 빠르게 걷기, 계단 오르기, 구기 운동 등이 있습니다. 물론 이 외도 더 있을 수 있겠지요. 이것 저것 해 보면서 느낀 점 몇 가지를 적겠습니다.
1) 헬스장:
헬스 장과 같은 실내 운동은 매일 똑 같은 장소, 똑 같은 기구를 사용하다 보니, 금방 싫증을 느끼기 쉽습니다. 헬스 3 개월짜리 끊어 놓고, 실제 간 일수 계산하면, 한 달도 채 안된 경험해 보신 분들 많지요? 따라서 가능하면 싫증을 느끼지 않게끔 넓은 야외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지루함을 피할 수 있습니다.
2) 학교 운동장:
학교 운동장도 뛰어 봤는데, 이것 또한 다람쥐 채바퀴 돌 듯 계속 도니, 10 여 바퀴 돌면 지겨워서 못 돌겠더군요.
3) 축구:
구기 종목은 일정 인원이 구성되어야 하니, 자기가 원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니 별로 좋은 주중 운동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저는 축구는 하지 않지만, 축구 같은 것은 몸과 몸이 부딪히는 운동이라, 부상의 위험이 많습니다.
4) 달리기:
달리기는 바로 시작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수 km 뛸 수 있으려면, 이 또한 상당한 연습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5) 빨리 걷기:
제가 가장 권하고 싶은 운동입니다. 30 분 이상을 빠른 속도로 걷는 것이지요. 좀 더 욕심을 부리면, 빠르게 걷다 보면, 달리고 싶을 때가 있을 것입니다. 그 때는 천천히 달려 보십시오. 그러다 힘들면 다시 걷기로 전환합니다. 위의 달리기를 처음 시작하는 요령입니다. 그러다 보면, 점차 달리는 거리가 늘어 나게 됩니다. (참고로, 빨리 걷기가 달리는 것보다 체지방 빼는 데는 더 효과적입니다.)
6) 싸이클
싸이클 전용 도로가 없으면, 퇴근 후 밤에 타기는 상당히 위험합니다. 다행히도 제가 사는 곳은 전용 도로가 있어, 밤에도 안전하게 탈 수 있습니다.
7) 계단 오르기
주변에 오를만한 계단이 없어, 이것을 해볼 기회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일상 생활에서, 가령, 지하철 역 계단을 오를 때, 습관으로 꼭 두 계단씩 걸어 올라 갑니다.
참고로 저는 주중 운동으로 싸이클과 달리기를 병행 합니다. 퇴근 후 달리기를 하는 경우는 약 7 km, 싸이클을 하는 경우는 약 20 km를 탑니다. 대략 운동 시간은 1 시간여 소요됩니다. (사실, 퇴근 후 이일 저일 때문에 주중에 하루도 운동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