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베이스볼 클래식이 온 국민을 흥분에 도가니에 빠지게 만들며, 그 화려한 막을 내린지 한달이 돼간다. 아직도 한국팀 준우승의 감동이 채 가시지 않은 이때, 우리고장 청주에서 또 한번 환희를 가져다준 소식이 전해졌다. 바로 청주고 야구팀이 전국 54개 고교가 출전하는 황금사자기배 대회 3위라는 기적을 이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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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설명 청주고 야구팀이 단재교육원 야구장에서 훈련을 마치고 대통령배 고교야구대회 우 승을 목표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청주고 야구팀이 단재교육원 야구장에서 훈련을 마치고 대통령배 고교야구대회 우승을 목표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이번 대회에서 청주고는 전 경남상고였던 부경고를 연장전 끝에 마지막 승부치기 끝에 5대1로 누른 뒤, 16강전에선 강호 경북고에게 3대2, 1점차의 짜릿한 승리를 거뒀고, 8강전에선 우승후보인 중앙고까지 4대2로 무너뜨리며 4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올렸다.
준결승전에서는 아쉽게도 강력한 우승팀인 천안북일고를 맞아 9회까지 한치도 밀리지 않는 박빙의 승부를 벌였지만 결국 1대2, 1점차로 지고 말았다.
청주기계공고 야구팀이 자리를 옮겨 16년 만에 재창단 된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국대회 3위라는 놀라운 진기록을 세운 것이다. 지난해 봉황기 4강 진출, 올 2월 제4회 군산시장배 우수고교초청야구대회 우승에 연이은 성적이라 시민들의 관심은 한동안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교야구에는 청주고와 마찬가지로 두 번의 재창단을 거친 경동고와 1959년 해체된 뒤 1965년 재창단한 경북고의 재창단 사례가 있지만, 연이어 좋은 성적을 낸 팀은 드물다. 뛰어난 선수들을 보강해 창단하지 않는 한 불가능한 일이다.
이렇듯 청주고의 우수한 성적은 결코 운이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결과인 것이다. 하지만 이강돈 감독은 “우리팀은 전국4강에 들 만큼 결코 강한 팀이 아니다. 단지 운이 좋았을 뿐이다. 아직 갈 길이 멀다”라며, 겸손함을 보였다.
한편 1973년 창단된 청주고 야구팀은 송일섭, 이중화, 장정순 등 일류급 프로선수들을 배출하며 세광고와 함께 전통 야구 명가로 이름을 떨쳤지만, 1992년 재정 악화와 불미스런 사건으로 해체됐었다.
1994년 동문들에 의해 야구부 재창단의 노력이 있었지만, 무산되며 결국 야구부원들은 소속을 청주 기계공고로 옮겨 운동을 해왔다.
충원 절실, 선수층 얇은 것이 문제 청주고 야구팀은 그동안 열악한 환경속에서 변변한 야구장 없이 단재교육연수원내 야구장을 빌려 훈련 하면서, 청주기공 숙소를 사용 해왔다. 왕복 한 시간이 넘는 시간을 길에서 보내다보니 그만큼 훈련시간도 짧아질 수밖에 없었다.
또 버스에서 내려 몸을 충분히 풀지 못한 상태에서 훈련에 곧바로 들어가다 보니 부상이 잦은 것도 문제였다. 주장 신용진(3·중견수)군은 “학교에 야구장이 없어 훈련시간이 짧아 힘든 점도 많았지만, 재창된 만큼 동문들의 기대에 부흥하고 싶었다”며 “두 달전 숙소를 단재교육원내에 신축했기 때문에 올해는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다”라고 자신했다.
청주고 야구팀은 현재 최고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이 전성기가 반짝하는 순간이 되지 않으려면 풀어야 할 과제가 있다.
가장 우선적인 것이 선수들의 충원문제다. 일반 고교 야구팀의 선수가 30~40명인데 비해 청주고는 23명의 선수가 고작이다. 상대적으로 적은 선수들로 팀을 운영하기 때문에 타격연습을 한 뒤 쉴 틈 없이 다른 선수의 볼을 받아 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훈련 시 선수들의 각 포지션에 대한 집중력에 큰 지장을 받고 있는 것이다. 현재 청주고는 청주중학교 야구팀 졸업생들로만 팀을 꾸려가고 있다. 중학교에서 올라오는 선수들이 적기 때문에 그만큼 좋은 선수를 만나기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조성곤 투수 코치는 “청주 야구는 우수한 선수의 스카웃밖에 대안이 없다. 선수가 모자라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도 재정이 뒷받침이 안 되기 때문에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행히 감독님의 명성을 듣고 인천고와 전주고에서 전학을 온 3학년 김기쁨 선수와 2학년 차승훈 선수가 있고 4강까지 들게 돼 선수들의 전학이 계속 이루어 질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청주고의 돌풍은 24일부터 시작되는 제43회 대통령배 야구대회로 이어진다. 황금사자기 우승팀인 충암고를 비롯해 덕수고, 배명고 등 강력한 우승후보들이 대거 참가하는 가운데 청주고 야구팀의 집중력 있는 야구가 이번엔 4강을 넘어 우승컵을 향해 질주 하고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