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몰리에르` 해학 대구서 본다, `재치를 뽐내는 아가씨들`극단예전·붊 합동공연
매일신문 - 1995년 09월 27일 -
대구와 경주에서 몰리에르의 희극 '재치를 뽐내는 아가씨들'과 신파극 '번지없는 주막'이 이달 30일부터 각각 공연된다.다음달 29일까지 대구 소극장 '예전'무대에 올려지는 '재치를 뽐내는 아가씨들'은 극단 '예전'과 극단 '붊'의 합동공연. 강선만연출로 김종석 김준배 윤성학씨등이 출연, 허황된 꿈보다는 진실된 삶의 소중함과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코믹하게 그려냈다.
소시민적인 졸부의 딸과 조카딸은 시골마을에서 내로라하는 못말리는 아가씨들. 이들에게 청혼을 했다 보기좋게 딱지를 맞은 두 신사가 하인들을 이용해 두아가씨를 골탕먹일 계획을 세운다. 귀족으로 가장한 두 하인은 허풍스런 몸짓으로 이들 두 아가씨의 마음을 사로 잡는데 성공하고 이때부터 극은점점 활기를 더하게 된다.
단순한 말장난보다는 엉뚱한 상황의 돌출로 인해 해학적 요소를 지니는 몰리에르 희곡의 특성을 그대로 담아낸 것이 특징. 문의 424-9426. 경주 극단 '에밀레'가 다음달 23일까지 경주시 중앙동사무소 3층 예술극장에 올릴 신파극 '번지없는 주막'은 이 극단의 제91회 정기공연작.'문패도 번지수도 없는 주막에 궂은비 내리는 이밤이 애닯구려…'로 시작되는 노래말로도 널리 알려진 이극은 애정의 삼각관계라는 통속적인 주제에일제시대 나라없는 설움과 가난에 시달리던 우리 민족의 애환을 담아냈다.이금수 연출로 경주시립극단과 에밀레극단의 모든 단원들이 출연한다.1910년대 일본에서 유입돼 지난 50년대까지 우리 연극의 주류를 이뤄오다 슬그머니 사라졌던 신파극을 좀처럼 접하기 힘들었던 젊은 관객들에겐 교육적가치를, 나이든 관객들에겐 향수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정창룡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