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태극왕복종주
산행일시 : 6월 3일(토) 01시 - 6월 6일(화) 08시 15분(무박4일) 산행시간 : 79시간 15분 산행코스 : 동남능선(덕산교-수양산-밤머리재)-동부능선(밤머리재-천왕봉)-주능선(천왕봉-성삼재)-서북능선(성삼재-덕두봉) 왕복 산행거리 : GPS 180km 동반자 : 산달사님 교통편 : 남부터미널-(고속버스)-원지-(택시)-덕산/덕산-(택시)-산청-(고속버스)-남부터미널 날씨 : 무더위
산행기록 : -덕산교 6월 3일(금) 01:00출발 -수미산 23'43"/23'43" -수양산 27'23"/51'07" -벌목봉(743봉) 34'52"/1:26'00" -780봉 42'37"/2:08'38" -웅석봉갈림길 3:14'39"/5:23'18" -밤머리재 1:09'51"/6:33'09" -식사 43'05"/7:16'15" -서왕등재습지 2:30'13"/9:46'29" -청이당고개 2:37'58”/12:24'27" -식사 47'21"/12:24'27" -천왕봉 : 2:27'28"/15:39'18" -노고단 : 12:18'56"/27:58'14" -노고단대피소/식사 1:37'43/29:35'58" -만복대 2:17'50"/31:53'48" -정령치 42'28"/32:36'16" -식사 51'18:/33:27'35" -고리봉 15'10"/33:42'46" -세걸산 1:02'18"/34:45'04" -바래봉 2:06'08"/36:51'12" -덕두봉 25'03"/37:16'16" -바래봉 35'15"/37:51'31" -세걸산 2:43'12"/40:34'43" -고리봉 1:42'20"/42:17'04" -정령치 14'26"/42:31'31" -식사 1:09'25"/43:40'56" -만복대 54'39"/44:35'35" -성삼재 2:10'39"/46:46'15" -노고단대피소 50'27"/47:36'43" -식사/휴식 1:29'10"/49:05'53" -삼도봉 2:46'52"/51:52'45" -천왕봉 9:28'28"/61:21'14" -밤머리재 9:38'06"/70:59'21" -식사/휴식 1:30'00"/72:29'21" -웅석봉 2:35'41"/75:05'02" -926봉 1:49'33"/76:54'36" -수양산 1:50'27"/78:45'03" -수미산 19'32"/79:04'36" -덕산교 10'33"/79:15'10"
산행일지 :
지난 5월초 연휴를 이용하여 68시간을 계획하고 태극왕복종주를 시도하였으나 폭우와 강풍으로 입산통제되는 바람에 30시간 45분으로 편도종주에 만족하고 다음 연휴를 기다렸다. 마침 지리산 태극왕복종주를 최초로 시도했던 산달사형님께서 함께 동참하시기로 하였기에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별다른 준비없이 D-Day를 맞이하였다.
업무관계상 수요일 부천에서 밤늦도록 거래처 접대를 하고 목요일에는 프랑스에서 오신 손님에게 한국의 밤문화를 소개하느라 늦게 귀가하니 피곤하여 배낭 패킹할 엄두가 나지않아 금요일(6/2) 아침 눈뜨자마자 부산을 떨며 배낭을 꾸려 출근하였다.
퇴근시간 직전 외근에서 돌아와 배낭을 다시 정리하고 서둘러 남부터미널에 도착하여 기다리고 계시는 산달사형님을 만나 저녁대용으로 샌드위치하나를 사들고 원지행 20시 30분 고속버스에 올랐다.
잠을 자는둥 마는둥 어쨋든 24시경 원지에 도착하여 택시를 타고 덕산교 수양산 들머리에 도착하여 불꺼진 SK주유소 뒷편 화장실 앞에서 복장을 갖추고 느긋하게 출발준비를 하였다.
<동남능선(덕산교-수양산-밤머리재)>
덕산교 6월 3일(토) 01시 00분 출발
산행들머리
시무산01시23분
수양산01시51분
벌목봉02시26
789봉
습지대 04시 52분
달뜨기능선의 해뜨기
달뜨기능선에서 바라본 천왕봉
웅석봉 갈림길 06시 23분
왕재 06시 47분
밤머리재 07시 33분 - 08시 39분
완주를 다짐하며 산달사형님과 호레이! 호레이! 힘!을 외치고 부드러운 페이스로 출발! 랜턴을 밝히고 들머리 임도를 따라 앞장서서 걷다가 시그널이 잇는 곳에서 능선길로 들어서 잠시 오르니 어렵지 않게 첫번째 봉우리인 수미산에 도착하였다. 하늘에는 반달이 떠있고 큰 별들이 듬성듬성 보인다. 서북쪽 방향으로 나무사이로 비집고 하산하여 다시 수양산으로 들어서며 고도를 높이니 삼각점이 있는 수양산 정상이 나타나고 나무팻말 표식이 붙어있다. 벌목지대를 지나 좌측으로 붙어 등로가 희미한 된비알에서 한동안 거친 호흡으로 땀을 흘리고 벌목봉 정상에 올라서니 하늘이 열리며 별들이 쏟아져 내린다. 등로가 희미하여 야간에 길찾기가 만만치 않은 구간이지만 그럭저럭 무난히 진행하여 810봉을 넘어 926봉에 접근을 하였다. 지난 산행의 기억으로는 아주 희미한 등로를 따라 경사를 바로 치고 올라갔는데 오른쪽 사면을 따라 그런대로 선명한 등로가 있어 따라가다보니 등로가 소멸되어 고민끝에 좌측이 926봉이라 판단하고 경사를 치고 오르니 926봉은 아니고 방향과 위치만 헷갈리게 되어 서북쪽으로 방향을 잡아가니 잡목과 덩쿨이 길을 막는다. 사면을 따라 후진하여 처음부터 새롭게 길을 살펴 낯설기는 하지만 그나마 길을 찾아 잡목을 헤치고 나오니 습지가 나타난다. 습지를 가로질러 달뜨기능선으로 올라서니 서서히 동쪽하늘이 붉게 물들어 오며 달뜨기능선에서 해뜨기를 맞이한다. 만물이 깨어나는 듯한 상큼한 아침기운을 만끽하며 새들의 노래소리와 함께 첫번째 밤은 흔적이 없고 새날이 밝아 오면서 발걸음에도 탄력이 붙는다. 몸도 마음도 가쁜하게 밤머리재에서의 아침식사를 기대하며 왕재를 통과한다. 앞쪽에 인기척이 있어 인사를 하고 지나치려니 뜻밖에 클럽회원들과 함께 2박 3일 태극종주 안내하신다는 즐달님 일행이다. 바야흐로 태극의 계절인지 밤머리재에는 먼저 도착하여 식사를 하는 3명의 비박종주팀과 j3무박종주팀이 있다. 아침밥을 든든하게 먹고 더덕쥬스와 커피까지 한잔 마시고 느긋하게 도토리봉을 향했다.
<동부능선(밤머리재-천왕봉)>
도토리봉 08시 39분
동왕등재 10시 13분
서왕등재 습지 10시 46분
새재 11:36
청이당고개 13시 26분
하봉 15시 16분
천왕봉 16시 39분
방금먹은 아침밥을 되새김하며 가파른 오름길을 꾸준히 오르다보니 벌써 땀이 흐른다. 몇개의 봉우리를 넘어 가파른 오르내림을 반복하며 가야할 동부능선과 주능선을 조망하니 아득하기만하다. 관목숲 그늘로 이루어진 좁은 등로를 따라 몇차례 오르내림을 반복하며 왕등재습지에 도착하여 시원한 나무다리위에 앉아 간식을 먹고 아래쪽으로 내려가 물도 한잔 마시고 또다시 길을 재촉한다. 햇볕은 강해지고 날씨는 더워오면서 많은 땀과 함께 일찌감치 심신이 늘어지기 시작한다. 그나마 그늘진 등로가 많아 예정시간보다는 늦어지고 있지만 그럭저럭 무난하게 진행되었다. 새봉을 오르는 된비알은 한여름을 방불케하는 따가운 햇볕과 30도를 넘나드는 더위로 많은 땀과 체력소모를 강요한다. 독바위를 지나고 쑥밭재 청이당고개에 도착하여 계곡물로 뛰어 들었으나 계곡물이 워낙 차가워서 알탕은 커녕 발씻기도 겁이난다. 주먹밥으로 점심을 먹고 다시 힘을 얻어 천왕봉을 향하여 고도를 높인다. 국골사거리에서 좌측으로 방향을 틀어 계속 고도를 높여 땀을 흘리고 나니 지리산의 장쾌한 조망을 선사해주는 하봉에 올라서게 되었다. 중봉을 거쳐 천왕봉에 오르는 지루한 오름길은 따가운 햇볕과 더위로 심신을 지치게 만들었지만 제1봉에 올라 전체를 내려다본다는 자체만으로 힘겨움이 사그라들었다. 천왕봉에서 바라보는 지리산 줄기들은 장쾌함 그 자체였다.
<주능선(천왕봉-성삼재)>
장터목 17시 15분
연하봉 18시 31분
세석평전 19시 11분
영신봉 19시 31분
칠선봉 20시 11분
선비샘 6월 4일(일) 00시 06분
삼도봉 02시 52분
노고단 04시 59분
노고단대피소 06시 36분
휴일 산행객으로 붐비는 장터목대피소에 도착하여 햇반과 라면으로 이른 저녁을 먹고 햇반과 라면, 통조림등을 구입하여 배낭의 무게를 최대한 늘려 돌아 올 때를 대비하였다. 언제나 그자리를 지키고 있는 연화봉에는 때늦은 철쭉이 만개해 있고 주목과 기암이 어우러져 멋진 장관을 자아낸다. 연휴를 맞은 세석대피소에는 등산객으로 넘쳐나서 제한된 숙박시설은 턱없이 모자라고 시장바닥처럼 부산하다. 벽소령대피소에도 등산객들이 넘쳐나는지 세석을 향해 올라오는 많은 등산객들을 마주하였고 선비샘에 도착하니 많은 산행객들이 야영을 즐기고 있다. 벽소령대피소를 막 지나 길바닥에 앉아 간식을 먹고 연화천대피소 취사장에서 라면과 햇반으로 요기를 하고 노고단을 향했다. 화개재 공포의 541계단을 한번의 쉼으로 여유를 갖고 올랐으나 노고단까지의 돌길은 눈과 발을 피곤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대피소 취사장에서 또다시 라면과 햇반으로 아침을 먹고 아침행사도 마치고 세수도하고 느긋한 휴식을 끝내고 서북능선을 향했다.
<서북능선(성삼재-덕두봉)>
서북능선입구 07시 18분
만복대 08시 53분
정령치 09시 36분
고리봉 10시 42분
세걸산 11시 45분
세동치 11시 55분
부운치 12시 33분
팔랑치 13시 17분
<img src="http://photo1.iphotal.co.kr/photo/2/222/22210/l/193576-22210006.jpg">
바래봉 13시 51분
덕두봉 14시 16분
2번째 밤이 무사히 지나고 새날이 밝으면서 성삼재를 지나 서북능선입구를 통과하여 만복대에 올라서니 지리산의 전망이 한눈에 들어온다. 정령치휴게소에 도착하여 죽을 덥히고 국수를 시켜먹고 물을 보충하고 에너지가 충전되어 덕두봉을 향해 발길을 재촉했다. 앞서가는 단체산행객들을 추월하면서 좋은 컨디션으로 어렵지않게 세걸산에 올랐다. 아기자기한 서북능선코스는 지루하지 않았으나 그늘이 없는 팔랑치 즈음에 갔을 때부터 따가운 햇볕에 더위를 느껴야했다. 느긋하게 페이스를 조절하면서 민둥산인 바래봉에 올라 내친 김에 덕두봉을 찍으니 덕산교를 출발한지 37시간 16분이 지났다.
<서북능선(덕두봉-성삼재)>
박상동님과 최인식님
바래봉 14시 51분
바래샘 14시 54분-15시 52분
부운치 16시 37분
세동치 17시 23분
세걸산 17시 34분
고리봉 19시 17분
정령치 19시 31분-20시 40분
만복대 21시 35분
서북능선 입구 23시 37분
성삼재 23시 46분
바래봉으로 반환하여 돌아오면서 태극종주를 마무리하고 계신 대구와 울산의 두분을 만나 축하를 드리고 산달사형님으로 부터 버너와 코펠을 넘겨 받아 맛있는 점심을 위하여 바래샘까지 달려 갔다. 라면과 햇반으로 꿀맛같은 점심을 먹고 세수를 하면서 살펴보니 무거운 배낭 덕분에 어깨에 찰과상이 생겼고 뙤약볕으로 인해 얼굴과 목덜미가 벌겋게 달아 올라있다. 세걸산으로 진입하니 따가운 햇볕을 피할 수 있었고 고리봉에 올라서니 서서히 날이 저물어 가는데 느닷없이 짙은 개스가 밀려오기 시작한다. 순식간에 개스에 휘감긴 정령치 휴게소에서 죽과 햇반을 덥혀 저녁을 먹고 안개속의 야간산행을 위한 한판승부를 준비하였다. 랜턴불을 밝히고 개스가 자욱한 만복대 오름길 계단을 힘차게 올라서니 다행히 걱정했던 개스는 사라지고 하늘이 환하게 열리며 반달이 반갑게 맞아준다. 별빛 찬란한 만복대에서 심호흡을 하고 성삼재로 향하는 내림길에서 잠이 오기 시작하지만 아직은 견딜만하다. <주능선(성삼재-천왕봉)> 노고단 대피소 6월 5일(월) 00시 36분-02시 05분
노고단 02시 14분
임걸령샘터 03시 21분
삼도봉 04시 52분
화개재계단 05시 04분
토끼봉 06시 03분
연하천산장 07시 17분
형제봉 08시 55분
벽소령대피소 09시 32분
세석대피소 11시 47분
세석평전 12시 25분
연하봉13시 13분
연하봉 13시 21분
장터목대피소 13시 31분
천왕봉 14시 21분
성삼재에서 자판기 커피를 한잔 뽑아먹고 노고단으로 오르는 넓은 돌길에서 이제까지 잘 버티시던 산달사형님이 잠의 유혹에 빠져들고 있다. 노고단대피소 취사장 한켠에 자리를 잡고 핸드폰 알람을 01시에 맞추어 놓고 24분동안의 잠을 청해보는데 성삼재에서 커피를 마시고 잠에서 벗어났기에 눈을 감고 가수면상태를 유지하다가 일어나서 라면과 햇반을 끓여 요기를 하고 세번째 밤속으로 나아갔다. 임걸령 샘터에서 시원한 물맛을 보고 삼도봉으로 향하면서 어느 순간 잠이 밀려온다. 잠시 잠에 취해 힘겨운 발걸음을 옮기다가 서서히 어둠이 가시기 시작하면서 어느새 잠은 깨끗이 달아나고 몸과 마음이 깨어난다. 지난 밤 힘겹게 올랐던 화개재계단을 너무나 쉽게 내려가 새벽을 알리는 산새소리와 더불어 연하천산장까지 경쾌한 진행이 이어지고 햇반을 끓여 햄과 함께 아침을 먹었다. 햇볕이 나면서 날씨는 더워졌지만 그런대로 수월하게 장터목대피소에 도착하여 점심을 먹고 뙤약볕이 내려쬐는 천왕봉을 올랐다. 지리산 제1봉 천왕봉 정상에 서서 힘찬 하이파이브로 태극왕복종주를 미리 자축하고 지나온 산줄기들을 헤아려 보니 아득하기만 하다.
<동부능선(천왕봉-밤머리재)>
중봉 14시 53분
<img src="http://photo1.iphotal.co.kr/photo/2/222/22210/l/193576-22210057.jpg"> 중봉을 오르는 산달사님
중봉에서 바라본 천왕봉
국골사거리 15시 12분
청이당고개 16시 53분- 18시 04분
독바위 18시 26분
새재 19시 24분
서왕등재습지 20시 21분
도토리봉 22시 29분
밤머리재 23시 59분-01시 29분
기분좋게 고도를 낮추며 청이당고개에 도착하여 라면과 햇반으로 식사를 하고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머리를 감고나니 너무 개운하다. 에너지 만땅 충전되어 빠른속도로 독바위를 지나치고 새봉의 가파른 경사를 가뿐히 넘어 외고개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하였다. 외고개를 지나 4번째 밤을 밝히는 랜턴을 켜고 왕등재로 향하는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우의를 입고나니 소나기가 한바탕 신나게 쏟아 붓고 세상을 온통 젹셔놓고는 어느새 사라져 버렸다. 잡목숲사이의 좁은 길을 헤치고 서왕등재 습지를 지나 밤머리재를 향해 가면서 어느 순간 잠이 오기 시작한다. 잠에 취해 눈꺼풀을 치뜨고 급경사의 오르내림을 반복하는데 도토리봉으로 가는 길은 너무 멀고 가도가도 끝이 없었다. 경사가 너무 가파라서 혹시 잘못보고 있는 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전에 똑같은 경험을 했다는 착각이 들기도 하고 일행이 한명 더있는 것 같기도하다. 홍계삼거리를 지나 도토리봉으로 향하면서 이상한 현상들이 나타나는데 바위와 나뭇잎, 돌이 살아있는 각가지 동물로 보이고, 랜턴불에 비치는 눈앞의 광경이 여려겹의 형광슬라이드가 겹쳐진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힘겹게 도토리봉에 올라 급경사의 내림길을 한참 내려오다보니 밤머리재 휴게소 불빛이 반갑게 맞아준다. 며칠만에 따끈따끈한 밥과 국으로 포식을 하고 20분뒤에 깨워달라고 부탁을 하고 휴게소 한쪽을 차지하고 꿀맛같은 단잠을 자고 일어났더니 너무 추워서 난로로 몸을 덥히고 출발을 해야 했다. <동남능선(밤머리재-덕산교)>
왕재 02시 47분
웅석봉 04시 05분
달뜨기능선의 해뜨기
딱바실 갈림길 05시 50분
926봉 05시 54분
벌목(743)봉 07시 23분
수양산 07시 45분
시무산 08시 04분
덕산교 08시 15분 도착
방명록에 서명을 하고 마지막 구간을 향해 가뿐하게 출발을 하였는데 배가 든든해서 그런지 아직도 잠이 가시지를 않는다. 웅석봉 오름길에 잠에 취해 졸며 가다가 등산로에 20여분 골아 떨어졌더니 그제서야 개운하다. 거뜬하게 웅석봉을 올라 웅돌이에게 안부인사를 건네고 속도를 올려 달뜨기 능선으로 접어들었다. 부지런한 산새들이 새벽을 알리면서 만물이 깨어난다. 경쾌한 속도로 달뜨기능선을 빠져 나오려다 또 한번의 해뜨기를 맞이한다. 이방산 갈림길인 926봉에 올라 80시간의 시간이 여유있다고 판단하여 야간에 길찾기가 어려운 구간에 80동우회 표지기를 매달며 느긋하게 진행하였다. 810봉, 780봉 내림길에도 표지기를 달며 느긋하게 진행하다보니 어느순간 시간이 만만치 않다는 판단이 서면서 의외로 상당히 긴 벌목(743)봉 오름길에서 속도를 한껏 끌어 올렸다. 벌목봉의 가파른 내림길을 빠르게 내려와 수양산을 향해 달렸다. 가뿐 숨을 몰아쉬며 수양산을 넘어 마지막 봉우리인 수미산으로 내달아 단숨에 날머리까지 치고 내려갔더니 79시간 15분전에 태극왕복종주를 시작했던 SK주유소 앞 들머리가 나타났다. 길고 긴 고난의 시간을 함께한 산달사형님과 가슴을 맞대고 부등켜 안고 그간의 수고와 완주를 축하하고 마침 산청택시가 지나가기에 귀경길을 서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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