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문경새재전국시낭송대회 본선 진출자
번호 | 이 름 | 낭송시 | 시인명 |
1 | 김은정 | 술도가가 있는 골목 | 문성해 |
2 | 김인영 | 이화령쯤에서 | 이기철 |
3 | 김인회 | 문경새재, 오리무중을 헤치다 | 배한봉 |
4 | 남궁경희 | 나는 문경새재의 저녁으로 눕는다 | 황종권 |
5 | 박원숙 | 새재 | 이경림 |
6 | 신종철 | 술도가가 있는 골목 | 문성해 |
7 | 심관희 | 마법의 숲 | 황범순 |
8 | 우진숙 | 나는 문경새재의 저녁으로 눕는다 | 황종권 |
9 | 이대희 | 물박달나무의 노래 | 이가림 |
10 | 이숙희 | 문경새재 | 최재영 |
11 | 이원기 | 가을 바람 | 강상률 |
12 | 정선혜 | 이화령쯤에서 | 이기철 |
13 | 정우화 | 문경새재에서 | 송택경 |
14 | 최승희 | 새재의 달빛 | 엄재국 |
본선 진출자 명단은 가나다 순으로 경연 성적과는 관련 없습니다.
코로나 19로 인하여 최소한의 인원을 선정하였습니다.
본선 대회 개최 요강은 따로 공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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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문경새재전국시낭송대회 예심 심사평
이번 제4회 문경새재전국시낭송대회는 코로나로 인하여 처음으로 비대면 녹음파일로 예선대회를 치러 보았다. 대면 심사를 할 때와는 또 다른 느낌과 문제점 등을 발견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비대면 대회임에도 불구하고 120여 명의 신청자가 있었다는 것은 고무할만한 일이었다.
낭송 실력은 응모한 모든 분이 공부한 흔적이 역력하게 보였고 우위를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실력은 비등했다.
그러나 시낭송은 예술의 최상위인 문학 중에서, 문학의 최상위인 시를 낭송하는 것이므로 고도의 지식과 기교를 요구하는 종합예술의 본보기라고 할 수 있다.
목소리의 기교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시를 지은 시인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글자 한 자의 오류도 없이 청자에게 전달할 의무가 시낭송가에게는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맞춤법이나 장단음의 구분이나 발음법과 띄어 읽기와 행과 연에 관한 공부를 한 흔적은 안타깝게도 부족했다.
행과 연을 꼭 구분하여야 한다고 고집할 필요는 없으나 시에 따라서 행과 연의 배열을 잘못하면 강조하는 부분이 달라지거나 뜻이 달라지는 부분을 간과해서는 절대 안 된다.
시인은 행과 연의 배열을 두고 상당한 고심을 하고 배열에 임한다. 그러나 시낭송가들은 어이없게도 그 부분을 놓치고 만다.
또한 대회에 참가하고자 할 때는 그 대회의 성격이나 심사의 중점을 어디에 두는지 정도의 정보는 파악할 필요가 있다.
문경새재전국시낭송대회는 ‘좋은시바르게낭송하기운동본부’에서 주관하는 만큼 그야말로 시를 바르게 낭송하는 것을 우선시하는 대회다. 아무리 기량이 뛰어나도 발음이나 장단음, 행과 연의 구분, 띄어 읽기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없다.
특히 시를 분석하고 이해를 하지 못하면 시낭송가가 될 자격이 없다.
시낭송을 배우고자 하는 분들이 시낭송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시낭송은 시인보다 몇 배의 지식과 공부가 필요하다. 시인은 맞춤법과 띄어쓰기 정도만 알고 시를 써도 되지만, 낭송가는 발음법과 장단음의 구분과 음악적인 고저완급과 호흡법까지 익혀서 시를 예술의 경지까지 올려놓아야 한다.
또한 시를 고르는 능력도 시낭송가에게는 필요하다. 아무리 좋은 목소리와 기량을 가졌어도 시를 잘못 고르면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는 것과 같다. 또한 너무 짧거나 너무 평범한 시는 자신의 기량을 충분히 보여줄 수가 없다. 시낭송은 3분 내외를 보통 요구하는데 그 시간을 충분히 활용하여 자신이 가진 최상의 기량을 골고루 보여줄 수 있어야 하므로 기량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는 적당한 길이와 그러한 부분들이 골고루 분포된 시를 고를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시와 낭송은 독자와 청자가 공감하거나 감동을 하게 되었을 때 비로소 성공한 작품이 된다. 시에 그러한 요소가 충분히 들어있는가를 면밀히 검토하여 선정하여야 한다.
심사위원들은 30여 명의 1차 선정자를 뽑아놓고 숙고에 들어갔다. 모두 대상을 주어도 될 정도로 기량이 뛰어난 낭송가들이었다. 어느새 우리나라의 낭송수준이 이렇게까지 발전되었나 하고 낭송을 지도하는 사람으로서 가슴이 흐뭇했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로 최소한의 인원인 14명의 본선 진출자를 또 골라야 한다. 들어보고 또 들어봐도 기량은 대상을 주어도 될 정도로 뛰어났다. 결국 발음과 장단음, 행의 처리, 호흡의 처리, 고저완급의 구사에서 우열이 가려졌다. 안타깝게도 대상감이라고 생각하고 면밀한 체크를 해보니 특히 발음에서 ‘된소리’와 ‘예사소리’의 구분이 안 되거나 기교에 충실하다 보니 ‘장단음’의 구분을 못 하거나 중요한 ‘행의 구분’이 미흡했다.
앞으로 낭송대회에서 입상을 목표로 준비하시는 분은 낭송을 배우는 분들의 기량이 서로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한 단계이니만큼 시의 ‘정본’ 또는 ‘원본’ 확보에 힘쓰고 발음법과 시의 기초창작법 정도는 공부하시기를 권한다. 탈락하신 분 중에는 ‘원본’을 제대로 암기하지 못한 분도 몇 분 계셨다. 시낭송은 글자 한 자의 오류도 범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시를 정확하게 낭송하려고 긴장하다 보니, 시가 부드럽고 자연스럽지 못하고 분절 발음이 된다. ‘또박또박’ ‘또록또록’ ‘또랑또랑’ 중에서 시낭송은 ‘또랑또랑’에 해당 된다. ‘연음과 여음. 토음과 함음’도 낭송가가 공부해야 할 과목 중 하나다.
또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낭송하기 좋은 시를 고르다 보니 몇몇 작품에 상위권의 실력있는 응모자가 몰리는 현상이 발생하여 본선에 같은 작품만 전부 올릴 수 없어서 같은 작품은 그 작품끼리 따로 심사를 하여 2편 이내를 본선에 올리기로 하고 대회의 성격이 문경새재를 널리 알리는 목적에 있는 만큼 여러 작품을 골고루 선정하려고 노력하였다.
많은 공부를 하고 응모해 주신 여러분에게 감사를 드리며 훌륭한 기량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탈락하신 분은 아마도 한두 군데 오류로 탈락하였음을 참고하시고 좀 더 시를 이해하여 ‘발음법’ ‘장단음’ ‘행의 이해’ ‘된소리와 예사소리’ ‘연음과 여음’ ‘조사 <의>의 역할’을 공부하시면 정말 훌륭한 낭송가 또는 지도사가 될 것임을 의심치 않는다.
이번 대회에 응모한 시들을 보면.
이경림 시인의 ‘새재’ 22명
이기철 시인의 ‘이화령쯤에서’ 19명
오세영 시인의 ‘문경새재’ 8명
문성해 시인의 ‘술도가가 있는 골목’ 8명
황종권 시인의 ‘나는 문경새재의 저녁으로 눕는다’ 7명
엄재국 시인의 ‘새재의 달빛’ 6명
김찬자 시인의 ‘시(詩)담은 찻사발’ 6명
윤보영 시인의 ‘흙꽃으로 핀 전설’ 4명
강상률 시인의 ‘가을바람’ 4명 등이다.
모두 시의 선택은 적절했다. 하지만 그만큼 같은 시를 낭송하는 경쟁자가 많다는 것도 고려해 볼 참고사항이다. 위의 시들은 쉬운 시 같지만 면밀히 검토해 보면 요소요소에 함정들이 숨어 있다.
그 예들을 살펴보자.
먼저 이경림 시인의 ‘새재’를 보자.
이 시의 핵심은 조사 ‘의’와 띄어 읽기에 있다.
시낭송가는 소유격 조사인 ‘의’와 처소격 조사인 ‘에’의 쓰임을 분명히 공부해야 한다.
표준발음법 제5항에서 조사 ‘의’는 ‘에’로 발음함도 허용한다고 항변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허용한다’일 뿐이다. 원칙적으로는 ‘의’가 맞는다는 말이다.
이 시의 첫 연, 첫 행을 보면.
‘칠흑의 새재를 넘어 보고야 알았다’이다.
이 행을 ‘칠흑에 새재를 넘어보고야 알았다’로 낭송을 하면 ‘칠흑 같은 어둠에 싸여 있는 새재’라는 ‘새재가 칠흑같이 어둡다’는 시인의 강조는 사라지고 만다.
또 2연 4행의 ‘골골의 어둠이 노랗게 언 달을 밀어 올리고’를 ‘골골에 어둠이 노랗게 언 달을 밀어 올리고’로 낭송을 해보자. 골짜기의 어둠이 언 달을 밀어 올려야 하는데, 어둠이 골짜기에 언 달을 밀어 올리는 것이 된다.
이처럼 조사 ‘의’는 구어체로 말을 할 때는 쉽게 알아들을지 몰라도 시어를 표현할 때는, 시에서 강조하는 부분이 따로 있기 때문에 낭송할 때는 일상생활에서 쓰는 말처럼 쉽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조사 ‘의’의 발음 때문에 시의 내용이 달라지는 부분은 꼭 체크해서 ‘의’ 발음으로 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띄어 읽기’ 부분도 중요하다.
‘온 산에 슬픔이 달빛처럼 번지고 있었다’
‘그것이 밀어올린 봉우리라는 걸’
‘온 산에 슬픔이 / 달빛처럼 번지고 있었다’
‘온 산에 / 슬픔이 달빛처럼 번지고 있었다’
‘그것이 / 밀어올린 봉우리라는 걸’
‘그것이 밀어올린 / 봉우리라는 걸’
이 두 경우를 비교해 보기 바란다.
다음으로 이기철 시인의 ‘이화령쯤에서’다.
이 시도 첫 연의 첫 행부터 조사 ‘의’가 등장한다.
그런데 ‘황혼의 집들은 조금씩 신의 모습을 닮아 있다’가 문제다.
‘황혼’이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1. 해가 뉘엿뉘엿하여 어두워질 무렵.
2. 세력이나 나이 따위가 한창인 때를 지나 쇠퇴하여 종말에 가까운 때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이 ‘황혼’이라는 단어에 조사 ‘의’와 ‘에’를 붙여보면 ‘황혼의 집들은’이면 2번의 뜻이 되고, ‘황혼에 집들은’이면 1번의 뜻이 된다.
그 뒤에 나오는 ‘저녁의 빛깔’이나 ‘슬픔의 빛깔’ 같은 것도 ‘의’와 ‘에’는 뜻이 달라지기 때문에 시낭송에서는 구분을 하여야 한다.
이 시의 행과 연 처리에 있어서는, 시의 끝에서 3행에 나오는 ‘이화령쯤에서’를 위의 행에 붙여 낭송하는 이가 이외로 많았다. 이처럼 행을 바꾸어 버리면 지칭하는 대상이나 강조하는 내용이 다르게 전달된다.
‘이화령’을 ‘이와령’으로 발음하는 이가 몇 사람이나 되었다.
오세영 시인의 ‘문경새재’에서는 대부분 행의 처리가 미흡하였다.
‘짐승도 길을 잃고 새들도 쉬어서
넘는다는 문경
새재.’
여기서 시인은 왜 ‘새재’를 위의 행인 ‘문경’ 뒤에 붙이지 않고 아래 행으로 내려 독립적으로 한 행을 만들었을까?
‘새재’를 강조하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아래 행인 ‘인생살이 고단타 해도 어찌 / 길 없는 세상이 있겠느냐’라는 부분으로 설명하여 도리어 아래 행으로 가깝게 낭송을 하여야 하는데 위의 행에 붙여 ‘문경 새재’로 낭송하는 이가 많았다.
이 부분은 시인이 고도의 ‘시어의 배열’ 기술을 구사했음을 알아야 한다.
‘나무에게 물어
메꽃에게 물어
삶의 한 고비를 예서 넘는다.
더듬더듬 오른다.
험하고도 가파른 길,
이 고개 올라서면 기쁜 소식 접할까’
이 시는 연의 구분이 없기에 도리어 호흡 조절을 잘하여 문맥 전달에 유의하여야 한다.
연은 없지만 호흡 조절에 따라 문맥의 전달이 달라진다.
‘나무에게 물어
메꽃에게 물어
삶의 한 고비를 예서 넘는다.
더듬더듬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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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하고도 가파른 길,
이 고개 올라서면 기쁜 소식 접할까’
‘나무에게 물어
메꽃에게 물어
삶의 한 고비를 예서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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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듬더듬 오른다.
험하고도 가파른 길,
이 고개 올라서면 기쁜 소식 접할까’
쉬어간 부분이 위와 아래가 어떤 차이가 나는지 잘 살펴보기를 바란다.
그 외의 시도 분석을 해주고 싶으나 지면과 시간상 다 언급을 할 수 없고 몇 가지만 더 언급해보고자 한다.
‘쓸쓸하다 - 슬슬하다’ 같이 지방색이 뚜렷한 사투리와 된소리의 구분, 장단음의 구분, 한 음절로 된 단어를 두 음절로 발음하기, 고저완급 구사 미흡 등이 감점의 요소가 되었음을 밝힌다.
진정한 시낭송가가 되려면 남의 흉내를 내는 단순 암기형식이나 기교 중심의 낭송을 배우지 말고 시를 이해하고 시인이 의도하는 시의 내용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낭송에 먼저 중점을 두고 충분한 공부를 한 후에 기교를 가미하는 시낭송 공부하기를 당부 드린다.
<문경새재전국시낭송대회 조직위원장 황봉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