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지금 긴 산허리에 걸려 있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가산 이효석(1907∼1942)의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 표현대로 지금 봉평은 메밀꽃 천지다.
마을에 들어서면 수만평의 메밀밭에 가슴이 탁 트이고, 허생원 일행이 건너던 홍정천 맑은 개울가 둘레에도 드문드문 하얀 메밀밭이 보인다. 번화가 길 왼편엔 소설의 무대였던 봉평장터가 있다.
드팀전(여러가지 옷감을 파는 가게) 장돌뱅이를 시작한 지 이십 년이나 된 허생원이 한번도 빼놓지 않고 들렀다는 곳이다.
충주집과 수작하던 동이를 후려친 허생원, 늙은 나귀를 괴롭히던 장터 아이들의 짓궂은 웃음소리가 메밀꽃 향기에 실려온다. 하지만 허생원이 전을 벌이던 당시의 풍경은 아니다.
봉평은 지금 효석 문화제로 메밀꽃 축제랍니다.(9월 6~15일까지)
엊그제 일요일 (9월 7일) 아내와 함께 봉평엘 다녀왔습니다
여느축제나 마찬가지지만 일요일이어서인지 그야말로 인산인해였고 5인조 엿장수가 가장 신나 있었습니다
휘닉스 파크 스키장의 여름모습도 볼겸 해서 면온 나들목으로 나와서 6번국도를 타고 스키장을 지나 한적한 시골풍경에 취하다보니 무이 예술관이 나왔습니다
무이 예술관은 원래 폐교였던곳을 몇몇 지역 예술가들이 아뜨리에로 사용하며 전시도 하는공간입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봉평 축제장에 들어서자말자 옛골 시골집에서 막국수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손님이 얼마나 많던지 기다림에 지쳤으나 맛은 일품이데요...특히 메밀전병에 막국수...
강력 추천합니다
축제장 곳곳은 메밀꽃이 소금을 뿌려놓은듯 흐드러지게 피어있었습니다.
소설속의 허생원과 성서방네처녀의 사랑이 이루어지는 공간....물레방앗간.
일제시대 당시...효석의 아버지가 진부면의 면장이었으니 당시의 가정형편은 상당히 부유했지 않았을까?...
일제시대의 면장이라면 조선시대 고을 태수의 세도나 마찬가지였을터...사진을 봐도 당시엔 드문 인텔리풍....
물레방앗간에서는 실제로 메밀방아를 찧고 있었으며 찧은 메밀가루는 관광객들에게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왜 유명세를 탄사람들은 단명하는지 몰라~~
구수한 목소리의 가수 배호도 그렇고 하얀나비의 김정호도 그렇고~~
가산 이효석도 34세에 아내와 딸을 잃고 36세 되던 42년도에 뇌막염으로 쓰러져 의식불명인체 숨을 거두었다는데...
가정적으론 부유했어도 가족적으로는 불행하지 않았을까?...
메밀축제를 다 둘러보고는 서둘러 횡계에 있는 대관령 삼양목장으로 드라이브를 떠난다...
봉평에서는 더위에 땀깨나 흘렸었는데. 이곳은 해발 850m가 넘어 바람이 서늘해 춥다는 아내의 말에 서둘러 내려와야 했습니다...풍력 발전기가 1기에 32억짜리라는데 54대나 설치되어 있었드래요~~~
내려 오다가 꽃이 하도 신기해서 잡아봤습니다....무슨 꽃일까요?...
나오다가 계방산 기슭 이승복 생가가 있는 노동리 남우수산의 송어회가 생각나서 속사 나들목으로 빠져서 이승복 기념관을 한바퀴 둘러보고 .....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물좋은 계방산 노동리의 송어장에서 저녁식사를 끝으로 하루봉사?.......를 마무리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