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여행 일기**
*8월10일 (금요일) 흐린 후에 비*
오늘도 새벽부터 내리는 빗줄기가 여행을 떠나는 우리에게는 반가울리 없다.
짐을 꾸리고 막내 수연이만 오면 떠날 만반에 준비를 갖추었다.
막내가 병원에서 당직근무를 하고 들어오면 떠나게 될 것이다.
CA128 14:00 비행기지만 일찍 나서기로 했다.
택시로 검암 역까지 가서 공항열차로 인천공항에 도착했고 큰딸이
부탁한 책을 서점에서 구해 짐 보따리에 챙겼다.
여행지에서 쓸 돈을 중국 元으로 환전을 하고 출국수속을 마쳤다.
면세점에 둘러 선물 몇 가지 구입한 후 탑승할 38번 게이트 앞에서
큰딸을 만난다는 생각에 들뜬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창밖에 활주로는 말끔히 우리출발을 기다려 주는 기분이었다.
그런데 이런 때는 어떤 표현을 써야할지 청도공항에 비바람과 천둥
벼락 때문에 일기가 고르지 않아 출발시간이 지연되기 시작했다.
한차례 지연이 되더니 저녁을 먹으라고 식권을 지급하고 나서 또 한 차례
지연 되면서 17:30출발 예정이라는 발표에 승객들이 항의를 하며 험악한
순간까지 이르는 지경이 되고 말았다.
청도 큰딸한테는 연락을 주고받으며 출발을 하면 연락을 하기로 했다.
결국18:00 CA128편은 인천공항을 이륙해 우리상공을 벗어나게 되었다.
청도(칭다오)공항에서 큰딸을 상봉하고 준비된 승용차로 중국에 들어섰다.
여전히 빗줄기는 멈출줄 모르고 세차게 달리는 차 창가를 때리고 있다.
큰딸이 생활하는 아파트를 구경하고 숙소로 향했다.
숙소에 짐을 풀고 이곳에서 큰딸에게 도움을 준 중국친구들과의 저녁만찬에
참석하여 고마움을 전하고 중국정통 요리로 첫 식사를 마쳤다.
우리가족만의 시간 우리가족은 발 맛 사지를 받으며 첫날밤을 맞았다.
막내는 언니와 아파트로 가고 우리부부는 숙소 호텔에서 내일을 기약 했다.
*8월11일 (토요일) 흐린 후 가끔 비*
창밖에는 밤새 비가 내린 것 같다 지금도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다.
새벽부터 일어나 호텔주변 경관이 아름다워 사진을 몇 장 찍고 주변을 돌아보았다.
사진 속에 낯익은 곳이 시야에 들어오고 큰딸이 생활 하는 곳이란 느낌이 전해온다.
차츰 날이 개이는 것 같다.
오늘 관광코스는 산동성 봉래 송나라 유적지라는 것만 알고 가까운 곳이라는 말에
출발을 했는데 땅덩어리가 커서 그런지 서너 시간을 고속도로를 달린 끝에 도착 하였다.
인천에서 대전거리를 옆 동네 말하듯 하는 가이드(큰딸)도 중국 사람이 다 된 것 같아
보인다. 바다를 끼고 있는 봉래각(蓬萊閣) 너무 아름답다 말로도 사진으로도 표현을
할 수가 없을 것 같다. 온통 중국 관광객 속에 묻혀 다니는 우리가 그들에게는
이상스럽게 보이는지 한번 씩 힐끔힐끔 처다 보며 수근 거린다.
이런 여행이 너무 좋다. 지난번 여행사로 베이징이나 싱가포르도 여행 했지만 얼마나
후회 했는지 모른다. 오늘은 여행다운 여행을 즐기고 있고 가족모두가 행복해
하고 있다. 큰딸의 유창한 중국말에 우리 모두 놀랬고 불편한 것 없이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았다.
발해와 황해로 표기된 지역 팔선과해(八仙過海) 여덟 신을 모신 곳 이라고 한다.
봉래 해양극지세계는 대형수족관 펭킨 물개 곰 인어공주와 다채로운 물고기들이
환상적 율동에 그 순간을 잊지 못할 것 같다. 흰곰이 물속에서 보이는 애교 재치는
관광에 최고가 됐고 돌고래 쇼 또한 멋진 구경거리가 되었다.
수족관에서 인어공주 쇼 형형색색물고기들의 환상적인 율동에 넋이 나갈 정도였다.
관광을 마치고 출출한 배를 채우기 위해 간단한 요기를 하기로 했다.
평도 시내에 있는 KFC에서 햄버거와 콜라로 때웠다.
갑자기 비가 쏟아져 마트에 들어가 쇼핑을 즐겼다. 물론 큰딸이 없으면 상상도
못 할 쇼핑을 거침없이 하며 즐길 수가 있었다.
비를 피한다고 중국정통 찻집에 들러 차와 과일(사과 배) 건 과류를 즐기며 오락
으로 마작 이란 것도 접해 보았다.
밖에는 여전히 비가 내렸다 도로에 나가 택시를 잡아타고 숙소로 올수 있었던
것도 가이드를 잘 둔 덕분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이렇게 하루하루 지나가는 것이 아쉽다. 큰딸과 헤어져야 한다는 것이 가슴속에
엄습해 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8월12일 (일요일) 화창한날 [맑음]
오늘은 평도를 떠나 청도로 옮기는 날이다. 일찍부터 짐을 정리해 차에 실고
이곳을 떠나는 아쉬움이 있다 큰딸이 생활하는 곳이라 다시 올수 없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뒤를 재차 돌아보게 만든다. 첫 코스인 노산(嶗山)을 향해 달리고 있다.
산기슭을 감아 돌며 해안도로 옆으로 펼쳐지는 끝없는 바다 수평선을 이루고 높은
파도는 기암절벽에 부서져 하얀 파도를 일으키며 관광객을 사로잡는다.
아쉽게도 바람이 분다는 이유로 케이블카를 못타고 말았다.
사찰로 발길을 옮겨 부처님께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우리 모두 빌었다.
스님의 옷차림이 우리와는 다른 느낌을 주었다. 머슴 돌쇠 아니면 포졸 같은 차림
이라 우리 눈엔 이상하게 보였다. 중국이나 한국이나 부처님을 모시고 행해지는
목적은 같아 보였다. 嶗山 관광을 마치고 숙소로 향했다.
청도시내에 써니월드호텔 710호 712호 숙소에 짐을 풀고 시내관광에 나섰다.
시내는 명동을 버금가는 빌딩도 많고 인파 그리고 자동차들이 바쁘게 움직인다.
금강산도 식후구경 이라고 점심을 먹기로 하였지만 아직까지 밥 구경을 못해서
밥점 먹게 해달라고 큰딸에게 매달렸다.
그래서 찾은 곳이 분식집이라 할 수준의 음식점 이었다. 비빔밥 4그릇에 김밥
에다 초밥까지 시켰더니 푸짐해 보였다. 그런데다 비빔밥 량이 많아 겨우
한 그릇을 비웠다 물론 아내와 두 딸은 반도 못 먹고 너무 많이 주었다고
투덜대는 눈치다.
중국 재래시장 관광에 나섰다. 중국말이 통하지 않는 우리 세 사람은 입을 다물고
큰딸이 사주는 것을 받으며 신통하다는 생각과 우리 딸이 대단하다는 것을 재차
느끼고 실감 했다. 유창한 중국말 그동안 고생과 노력한 것이 한눈에 보였다.
중국에 택시는 고물차들이 많았다. 폐차직전에 부서질 것 같은 차들이 도로를
무섭게 달렸다. 아무데서나 유턴하고 중앙선 넘어서 추월하면 맞은편에서 오던 차가
자연스럽게 피해가는 교통문화에 놀래버렸다. 내년 베이징올림픽을 치룰 라면
교통질서를 제대로 잡아야 할 것 같다.
어둠이 깔리고 레온 빛이 아름답게 번쩍이는 시각에 청도맥주축제에 갔다.
수많은 인파 그리고 장사꾼들의 떠드는 소리 에버랜드를 방불케 하는 놀이기구 음식장터에
희귀한 음식들 전갈 귀뛰라미 번데기 오징어 철판구이 내 엄지손톱 같은 방게요리
사람 사는 동네가 똑같다 축제마당 열리면 가족나들이 중국도 가족동반 나들이가
人山人海를 이뤘다. 귀국해서 놀란 것은 부산에서 놀이기구 타다 참변 당한 것을 보고
우리네가족이 똑같은 놀이기구를 타고 청도밤하늘을 보며 즐거워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자정이 넘어 맥주축제에서 나왔지만 큰 도로에 쏟아져 나온 인파들 속에서
택시를 잡는다는 것은 이방인으로서는 꿈도 꿀 수 없는 일이라 걸어가야 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발만 동동 구르고 있을 때 큰딸이 팔차선 도로를 건너가 택시를 잡아타고
유턴해 오는 것을 보고 중국사람 다 됐구나하는 느낌을 받으며 숙소로 돌아 올수가 있었다.
중국에서 마지막 밤이 되길래 두 딸하고 엄마하고 자고 나 혼자 떨어져 잘려 했더니
큰딸 하는 말~
“우리가 엄마 젖꼭지 물고자는 애로 아시나 봐요”
“아빠 엄마 두 분이 잘 주무세요.” 하며
객실 문을 닫고 나가 옆방으로 가버렸다. 오늘도 하루를 마감했다.
내일은 큰딸과 헤어져야 한다는 생각에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8월13일(월요일) 화창한날[맑음] 인천 흐리고[비]
아침은 대충 때우고 숙소를 나섰다. 청도해안가 관광을 나섰다.
바다에서 바라보는 빌딩숲속은 홍콩이나 뉴욕을 방불케 하고 그림 같은 멋을 자아내는
멋드러진 경관에 연실 탄성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중국에도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있다는 것에 다시 한 번 감탄하였다. 금방이라도 부서져 내릴 것 같은 택시를 타고
간 곳은 청도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로 향하는 고물택시는 언덕길을
잘 올라가고 있다. 서울 남산 타워와 비슷한 청도타워 날씨가 흐리고 안개가 끼여
타워에서 내려다보는 청도 시가지 전망이 좋지 않았다.
기다리고 있던 택시는 우리를 태우고 쏜살같이 언덕을 내려와 중산공원(中山公園)에다 내려
놓고는 쏜살같이 사라져 버렸다. 막내딸은 퉁명스러운 소리로 우리가 타는 택시는 고물차만
걸린다고 불만스런 표정을 지으며 내렸다.
언젠가 큰딸이 공원 앞에서 찍은 사진을 본 기억이 떠오르며 낯설지 않은 느낌이 온다.
바쁘게 공원을 돌아보고 숙소로 돌아가기 전에 시내로 나가 점심은 피자로 때우기로 했다.
피자헛에 들러 유럽 부침으로 한 끼를 때웠다.
숙소에서 짐을 꾸려 12:00에 나섰다. 중국에 와서 아직까지 우리발이 되어준 택시가
기다리고 있어 짐을 실고 한족기사에게 고마움을 표시 했다.
중국을 떠날 때까지 함께 움직여주고 나중에 큰딸과 평도 로 돌아갈 것이다.
청도해안도시 오수(五四)광장 사진에서 본 조형물이 눈에 들어오고 바다와 빌딩이 조화를
이루어 놓은 아름다운 도시라고 기억하고 싶다.
바다 물살을 가르는 유람선에 몸을 실고 시원스럽게 달아나 보았다. 하얀 물살 뒤에
보이는 빌딩숲이 바다와 조화를 이뤄 매력을 느끼게 하며 홍콩으로 착각을 하게 만든다.
이렇게 알차게 여행을 해 본적이 없다. 큰딸 덕분에 알차게 구경을 너무 잘했다.
가족이 모두 가슴속에 영원히 아름다운 여행으로 기억되고 남을 것이다.
시간이 남는 관계로 청도시내에 일본자본 마트에 쇼핑을 갔다.
물론 아이쇼핑을 즐기다 보면 하나 둘씩 구매충동이 일어나게 마련이다.
술과 기념품을 몇 점 사들고 나서 시장기도 들길래 식품코너에서 바나나 잎에 싼 밥과
생선초밥과 우유를 사 먹은 것이 화근이 돼 화장실로 달려가야 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그 후론 뱃속이 정상이 아닌 것이 식중독이 아닌 가 게름 직 하다.
마트에서 나왔는데도 시간이 여유가 있어 마지막으로 발 맛사지를 받기로 하고
나란히 씨트에 누어 피로에 지친 몸을 풀어주며 삼박사일 중국여행을 마감 하려니
아쉬움이 남았다.
청도공항으로 가는 길이 간간이 막혀 우릴 초조하게 만든다.
CA133편 19:00 비행기인데 시계는 18:10 넘어 가고 있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큰딸이 물품신고서 작성 해주며 출국을 도와주었다.
짐 검색을 받고 티켓수속을 할 때 다른 항공사에 줄서있는 것을 큰딸이 보고 밖에서
보고 소리소리 치르는 해프닝을 겪으며 비행기에 무사히 오를 수가 있었다.
비행기가 청도공항을 이륙하여 인천공항으로 비행하고 있을 무렵 아내는 눈시울을
흠치고 그 모습을 보고 있던 내 눈에도 말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막내딸도 똑같은 표정이다. 이 모습을 보며 가족애를 느꼈다.
혼자 떨궈 놓고 오는 발길이 안 떨어져 가슴이 메어지는 것이다.
인천공항에 도착해서 큰딸에게 도착했다고 전화를 하며 들어갔냐고 물었더니
택시타고 가는 중 이란다. 그놈에 땅덩어리는 크기는 크다.
역시 큰딸은 대단하다. 활발하게 살아가는 큰딸에게 박수를 보낸다.
큰딸 덕분에 알뜰하고 행복한 가족여행을 하였다.
집에 도착하자 아내는 얼큰한 라면을 끓여 김치를 놓아먹으며
이것이 우리의 맛 이란다. 그러나 뱃속이 정상이 아닌
나로서는 도저히 먹을 수없는 그림에 떡이었다.
큰딸이 타국에서 건강하게 하고자 하는 일 잘 하길 바라고
아빠와 엄마는 큰딸을 믿는다.
사랑한다. 우리가족 파이팅 하자.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