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매를 기르면서 * 김 기 연 참 문제다 새 매 기르던 이야기를 하려다 보니 현식이 형 살던 동네 이름이 생각이 안나네 ^^ 아무튼 이웃동네 연못으로 개헤엄을 치러 가던 길에 전나무 위에서 어미 매가 들락 거리는 것을 보고 헤염을 마치고 돌아 오는 길에 그 높고 험한 전나무 잎파리를 헤치고 올라가 보니 새매 둥지에는 새하얀 솜털이 보송거리는 새끼 매가 세마리씩이나 있는 게 아닌가? 이게 원 휭재냐 하면서 조심스럽게 집으로 가져와 토끼장을 이용해서 새장을 만들고 새매 기르기를 한적이 있었다. 우리 집은 비교적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 멀리 거북산 모퉁이에서 부터 잘 보인다. 학교에서 돌아오던 길에 논두렁을 뒤지면서 개구리를 잡아다가 새매에게 주면 반갑다고 끽끽거리면서도 넙죽넙죽 잘도 받아 먹고는 하였다. 이느덧 솜털이 가시고 제법 어른 스러워진 새매를 매일 같이 들여다 보는 것이 즐거움이 되었다. 어느날 학교에서 돌아와 보니 철망을 뚫고 나무 울타리에 앉은 채로 새매가 죽어 있었다. 그동안 개구리 잡아다 주는 것이 귀찮아서 게름을 핀것이 가두어져 있던 새매에게 죄를 지은 모양이 된 것이다. 내가 돌보지 않는 사이 배고픔을 못이긴 새매가 철망을 비집고 나가 멀리 도망가지도 못하고 나무울타리에 기대어 죽은 모습은 어른이 된 지금도 생각이 난다. 흐트러진 자세나 게으른 마음을 갖고 있다면 경쟁에서 밀려나는 현실은 역북리 음덕골에서 길렀던 새매의 경험이 나에게는 많은 교훈을 주었다. 소리없는 경쟁의 치열한 지금의 사회 생활을 영위하면서 잃은 것도 많았지만 얻은 것 또한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