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Ⅳ. 행복지도사의 직무
저소비 고효율
1) 전개
지금까지 저는 나 자신만을 위해 살았지만 그렇게 행복하지 못했다. 그러나 제가 처음으로 나 자신의 정체성을 찾을 수 있는 계기는 경로당에 가서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발 마사지 봉사하는 것이었다. 경로당에 가서 발 마사지 봉사를 하는데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너무나 좋아했다. 나도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에 나에게도 기쁨이 찾아왔다. 사람을 기쁘게 하는데 발 마사지 봉사가 참 좋다는 생각을 했다. 물질로 사람을 기쁘게 하려면 쉬운 일이 아니며 대중적인 봉사로 확장하기란 어렵다. 발 마사지 봉사는 정부에서 조금만 관심 가지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봉사운동이 일어날 수 있다. 발 마사지 봉사는 저소비 고효율의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발 마사지 봉사를 해 오다가 어느 봄날 유성구 반석동 어느 경로당에서 발 마사지 봉사를 했다. 그때 새로운 봉사 체험을 시로 표현한 것이 「녹색 순」이었다.
봄비 내리는 어느 날 산골 마을 경로당
낮부터 우는 부엉이울음은
원주민으로 받아준다는 것
산수유나무의 노란 꽃망울들과
나뭇가지에 돋아나는 녹색 순에서부터
나를
원시인이 된 기분을 갖게 했다
봄비 따라 찾아간 경로당에는
사람이 가고 서로 만나는 기대감으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이미 우리를 기다리는 미소들
손, 발, 종아리, 어깨를 순서에 따라
하나하나 주물리는 데
거기서도 녹색 순이 돋아나고 있었다
거기서 돋아난 녹색 순은
나에게 처음으로 안겨준 바다이었다.
이유토의 「녹색 순」 전문
2) 해설
유성구 반석동, 세종시와 경계선에 있는 경로당에 가서 어르신들에게 발마사지봉사를 했다. 그날따라 봄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우산 쓸 정도는 아니었다. 경로당 들어가는데 부엉이가 울고 있었다. 산골에 간 기분이었다. 도시에 살면서 세파에 시달리면서 생긴 찌든 때가 다 씻어진 느낌이기도 했다. 경로당 마당 한쪽에 겨우내 앙상했던 나뭇가지에 녹색 순이 돋아나고 있었다. 나의 눈과 마음은 녹색 순에 완전히 빠져 버린 것 같았다.
7명의 봉사자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손, 발, 종아리, 어깨를 주물러드렸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기뻐하는 모습에 봉사의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시의 제목을 「녹색 순」이라고 붙인 이유는 앙상했던 나뭇가지에 돋아나는 녹색 순을 보면서 느꼈던 황홀한 기분과 발마사지봉사를 하고 난 다음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기뻐하는 모습에서 오는 느낌이 비슷하다는 뜻에서 붙여진 제목이었다.
마지막 줄에 “나에게 처음으로 안겨준 바다이었다”에서 암시적 의미는 복잡하지만 간략하게 정리해본다. 제가 태어난 고향은 동해 바닷가 조그마한 어촌이다. 1972년(29세)에 대전으로 왔는데 그동안 고향 가기가 부끄러웠다. 고향 사람들에게 보여줄 것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외형적으로는 전이나 지금이나 다를 것이 없지만 지금은 나도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할 수 있다는 자부심이 있다. 발마사지봉사를 통해서 고향 바닷가에 가도 바다를 기분 좋게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나에게 처음으로 안겨준 바다이었다”라고 해 보았다.
3) 적용
문제; 발마사지봉사의 개념으로 가장 마음에 든 내용을 선택하세요.
① 나도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할 수 있다.
② 저소비 고효율의 효과
③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④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갈 수 있다.
2. 빈곤의 우정
1) 전개
사람은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관계가 달라진다. 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선생을 만나야 하고, 삶의 방법을 알기 위해서는 상담사를 만나야 한다. 그리고 차를 마시면서 대화를 나눌 사람을 만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인간은 이 땅에 사는 모든 사람을 차별 없이 관계를 갖는 것이 기본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하나의 진리가 될 수 없고, 때로는 상황에 따라 차별해서 만나게 된다. 예를 들면 배부른 자에게 아무리 좋은 것을 갖다 주어도 좋은 것을 잘 느끼지 못한다. 배부른 자에게 먹을 것을 갖다 주면 오히려 귀찮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목마른 자에게는 냉수 한 그릇만 갖다 주어도 고맙다는 인사를 한다. 그리고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느끼는 사람을 찾아가면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외롭고 고독한 사람에게는 사람이 왔다만 가도 고맙게 생각한다.
날이 저물어 초저녁인데
사람이라곤 없는 시골 정거장,
모자에 금테 두른 역장이 나와
차표를 살펴보며 말을 걸었다.
손님이 내릴 곳은 여기가 아닙니다,
아직도 몇 정거장 더 가야 하지요.
그런데 역장님,
왜 이렇게 힘이 들지요?
의자가 망가져서 치받는 것도 아닌데……
어느덧 역사 안에 불이 켜지고
난로 위의 주전자가 끓고 있었다.
역장이 손짓으로 나를 불렀다.
철없는 길손이여,
이리 와서 차나 한잔 드시고 가소.
다음 번 열차가 들어올 때까지!
민영의 「기차를 잘못 내리고」 전문
2) 해설
제목이 “기차를 잘못 내리고” 이지만 시인이 기차를 잘못 내린 것이 아니고 중간에 내린 것이다. 그 이유는, 시인은 나이 많아 오래 기차를 타고 가기가 힘 드는 상태이고, 시를 쓰기 위한 자료수집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시골에 자가용이 생기면서 폐쇄된 역이 많이 생겼다. 요즈음 면, 읍 소재지 정도 되면 무궁화호가 하루에 4 ~ 5회 정도 기차가 정차하는 것 같다. 그 외 리단위 역은 이미 폐쇄된 지 오래되었다. 시인이 내린 역에는 손님들이 별로 없는 읍단위 역인 것 같다. 역에는 불이 켜지고, “난로 위의 주전자는 끓고 있었다.” 역장과 시인은 난로 옆에서 서로 차를 마신다. 그리고 다음 열차가 올 때까지 이야기 동무가 된다. 서울역이라면 역장과 손님은 역에서 차를 마실 수 없다. 왜? 사람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시골 역에는 사람이 없다. 손님이 빈약하면 역장도 쓸쓸할 때가 있을 것이다. 손님 한 사람도 역장에게는 소중한 존재이다. 그러므로 역장과 시인은 차를 나누면서 따뜻한 우정을 나눌 수 있었다.
3) 적용
문제; 보람을 느낄 수 있는 만남으로 가장 효율적인 곳은 어디인가?
① 도시 번화가에 분위기 있는 카페
② 친구네 집
③ 별장
④ 산골 외딴집
3. 소통
1) 전개
이 세상에는 들리지 않는 수많은 이야기가 있다. 그 이야기는 정치인도 모르고, 성직자도 모르고, 친구도 부모도 모른다. 이 세상에 마음을 앓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는 이러한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소리 나지 않는 말은 누구도 들을 수 없다. 들을 수 없을 뿐만 아니고 관심도 없다. 이 세상에는 소리 나는 말보다 소리 나지 않는 말이 더 많다. 소리 나지 않는 말이란 자기 마음에만 간직하고 있는 말이다. 즉 억울한 사연, 공개할 수 없는 이야기, 대화의 대상이 없어서 말할 수 없는 이야기 등이다. 답답한 사연이 마음에만 간직하고 있으면 병이 된다. 그러므로 답답한 사연은 대화의 대상자를 만나서 풀어놓아야 한다. 대화의 대상이 있어서 말을 하고 나면 마음의 응어리가 풀어진다. 그것은 마음속의 응어리는 대상자와 말을 할 때 말과 함께 밖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는 다른 사람의 말을 들어주기를 원하는 자가 너무나 적다. 그러나 안개꽃의 말과, 미루나무의 말과, 장수하늘소의 말을 들어주는 시인이 있다. 그 시를 소개한다.
안개꽃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안개꽃 뒤에 뒷짐을 지고 선 미류나무도
내게 말을 걸어왔다
그 들판에 사는 풀이며 메뚜기며 장수하늘소도
내게 말을 걸어왔다
나도 누군가에게 그 말을 옮겼다 반짝이는
창유리에게, 창유리에 뺨을 부비는 햇빛에게
햇빛 속의 따뜻한 손에게도 말을 옮겼다
집도 절도 차도, 젓가락도 숫가락도, 구름도 비도
저마다 이웃을 찾아 말을 옮겼다
새들은 하늘로 솟아올라 그 하늘에게,
물고기들은 물밑으로 가라앉아 그 바닥에 엎드려
잠자는 모래에게,
아침노을은 저녁노을에게,
바다는 강에게 산은 골짜기에게
귀신들은 돌멩이에게
그 말을 새겼다
빨강은 파랑에게 보라는 노랑에게, 슬픔은 기쁨에게
도화지는 연필에게, 우리집 예쁜 요크샤테리어종
콩지는 접싯물에게, 태어남은 죽음에게
그리고 나는 너에게.
박제천의 「누군가 내게 말을 걸어왔다」 전문
2) 해설
“안개꽃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안개꽃의 말은 소리 나지 않는다. 소리 나지 않는 말을 들었다. ‘안개꽃’, ‘미류나무’, ‘풀’, ‘메뚜기’, ‘장수하늘소’의 말은 누구나 들을 수 있는 말은 아니다. 그 의미는 어느 누구도 들을 수 없는 말을 들었다는 것이다. “누군가 내게 말을 걸어왔다”는 것은 모든 대상과 대화의 자세가 된 것으로 해석한다. 시인은 모든 사물과 대화를 하고 있다. 이것은 대화의 대상은 우주에 가득 차 있다는 것을 말한다. 그러기에 인간과 인간도 누구든지 대화의 가능성을 예시하고 있다. 그러나 사람과 사람과의 대화는 쉽고도 어렵다. 쉽다는 것은 소리 나는 언어를 사용할 수 있어서 쉽다는 것이다. 어렵다는 것은 말의 의미를 수용할 수 있는 자세가 되지 않았을 때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연과의 대화는 권태를 느끼거나 짜증 나는 현상이 나타나지 않기 무한한 대화를 할 수 있다. 윤동주는 자기의 이야기를 별을 향해 말을 한다. 윤동주의 어머니는 별을 보면서 아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윤동주 역시 별을 보면서 고향 소식도 듣고, 어머니의 말도 듣는다. 바다에 가서 하루, 종일 바다와 이야기를 나누어도 바다는 거절하지 않는다.
말하는 사람보다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 위대하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기의 생각에서 말하려고만 하고 다른 사람의 말은 들어주려고 하지 않는다. 진정한 친구를 얻으려면 그 사람의 소리 나지 않는 이야기까지 들을 수 있는 귀가 있어야 할 것이다.
3) 적용
문제; 대화는 중요하다. 그 방법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자기 삶의 이야기, 지식 등을 이야기한다.
② 상대의 이야기를 경청한다.
③ 상대가 편안하게 말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④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4. 휴식
1) 전개
문화적인 삶과 원시적인 삶은 병행해야 한다. 현대문명 속에 살아가는 삶을 문화적인 삶이라고 한다면 문화가 없는 삶을 원시적인 삶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인간은 선천적으로 원시적인 요소를 갖고 출생한다. 살면서 하나씩 하나씩 문화적인 삶에 접하게 된다. 인간은 끊임없이 배워야 하고, 그 무엇을 사명으로 창조해야 하는 의무를 갖고 살아간다. 그러므로 문화적인 삶이란 재미있고, 행복할 때도 있지만 때로는 피곤할 때도 있다. 즉 문화적인 삶에는 휴식이 필요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조용하고 휴식처가 되는 곳에 가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다. 선천적으로 원시적인 요소를 갖고 태어난 인간은 문화적인 삶을 살면서 원시적인 요소가 조금씩 조금씩 문화적인 요소로 바뀌게 된다. 정적인 사회가 지적이고 이성적인 사회로 바뀌는 현상에서 증명할 수 있다. 인간은 원시적인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자연에서 휴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원시적인 모습이 있는 자연에서 원시성을 수용해야 현실에서 문화적인 삶을 원만하게 살아갈 수 있다.
생애의 절반은
멋모르고 살아왔고
나머지 절반은
부끄러워하며 살아갈 것이다
벌써 몇 번째인가
그곳에 다다르면 남는 건
늘 허망하게 돌아오는 일뿐이었다
노란 유채밭 너머 , 벌써부터
남빛으로 잔잔하게 일렁이는
앵강만 , 이어 언덕길을 따라
등나무들이 연보랏빛 꽃등을
밝힐 것이다
밝힌들 , 늘 이렇게
그리움으로 몇 날의
몸살 끝에 달려가 만나는 건 ,
돌아오면서 주워야 할
내 사랑의 부끄러운 잔해들뿐이었다
생애의 절반을
멋모르고 사랑하며 다 보내고 ,
돌아보며 가슴 칠 줄 알면서
나는 또 오늘 미조리에 간다
오인태의 「미조리 가는 길」 전문
2) 해설
“생애 절반은 / 멋모르고 살아왔고 / 생애 절반은 / 부끄러워하며 살아 갈 것이다”. 인간이 자연의 아름다움에 빠지게 되면 자기 자신은 늘 부끄러움으로 남게 된다. 부끄러움이란 자연과 비교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자기도 자연처럼 모든 인간에게 아름다움을 주고 싶은 욕망이 생긴다. 그러나 아름다움을 줄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게 될 때 부끄러움이 나타난다.
시인은 여러 번 미조리에 갔다 온 것이다. 여러 번 간만큼 성과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의미는, 자연의 변함없는 원시성이 자기에게는 부족하다는 것을 인식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미조리에는 신비의 아름다움이 있다. 신비의 아름다움에 빠져버린 그 자체만으로도 시인은 그 순간만은 원시인이 되는 것이다. 미조리는 경상남도 남해군에 있다. 아름다운 경치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절경과 바다를 보면 먼저 감탄사가 나온다. 시각적 이미지를 통해서 바다의 아름다움이 마음에 자리를 잡는다. 그러면서 자기의 삶과 비교를 하게 된다. 아름다운 자연과 비교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후회도 되고 부끄러움이 나타난다. 자연을 보고 후회와 부끄러움이 나타났다면 미조리에 온 보람이 있는 것이다. 인간도 자연의 미적 세계가 된다는 것은 어렵겠지만 자주 미적 세계를 보고 자기와 비교하다 보면 서서히 자연의 아름다움으로 빠지게 된다.
3) 적용
문제; 휴식은 필요하다. 그 이유로 거리가 먼 것은?
① 휴식하면 모든 피곤이 풀어진다.
② 휴식을 통해서 새로운 계획을 세울 수 있다.
③ 자연의 섭리를 조금이나마 수용할 수 있다.
④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원시인이 된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