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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해파랑의 세번째 구간이다.24시간 행군을 대비해서 무리하지 않고 17km로 정했다.
청림공원에서 출발하여 냉천교를 지나 형산교 까지는 공단길이라 조금 걱정했으나
생각보다 나쁘진 않았다. 포스코를 지나면서 우리나라 발전에 기여한 대기업들은 인정해 줘야한다는 생각을 잠시
하고 부지런히 걸었다. 형산교를 지나 강과 바다를 끼는 예쁜 둑길로 접어들었다.
쉬었다가자는 도반들의 아우성에도 원사님의 재촉에 강변체육공원에 도착해서야 쉴 수 있었다.
초반에 천천히 걷는 연습을 하자고 했으나 빨리 걷는 게 습관이 되어서 그런지
시간당 4km는 걸은 것 같다. 체육공원에서 원사님과 만나 다시 걷기 시작했는데 이번에는 원사님이 속도를 내셨
다. 포항여객터미널 근처에서 막다른 길에 부딪혔을 때 철조망을 뚫고 어찌 갈 수 없나 궁리를 하고 있는데 도반
들은 돌아가는 일쯤은 이제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쿨하게 뒤돌아섰다. ㅎㅎㅎ
배꼽시계는 재촉하는데 어디 마땅한 곳이 없나 눈을 돌리자마자 미니공원이 나왔다.
풀밭에 앉아 도시락을 먹으며 담소를 나누니 마치 소풍 나온 냥 즐거웠다. 행군 중에 먹는 점심 중에서는 제일 여
유롭고 느긋했던 것 같다. 화제는 단연 24시간 행군이었다.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이 이번 행군수련의 목적이라는 원사님의 말씀에 죽기야 하겠냐는 마음이 드니 두려움도 사
라지는 것 같았다. 점심식사로 에너지 충전 완료 후 오후 행군을 시작했다.
죽도 시장을 지나 북부해수욕장에 도착하니 마치 부산의 광안리와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직 바다에 들어가기는 이른 날씨임에도 바닷물에 발을 담근 아이들을 보니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환호공원을
지나며 원사님이 기운이 너무 좋다고 하셔 오는 길에 들르기로 하고 가던 길을 재촉하여 목적지인 여남포에 도착
했다. 제법 다리가 뻐근했지만 바다를 향해 잠시 무장해제하니 온몸이 정화되면서
피로지기가 가시는 듯 했다. 원사님이 여기까지 왔으니 멍게라도 한점씩 먹고 가지고 하셨으나
가볍게 먹을 만한 곳이 없어 멍게는 포기하고 환호공원에서 맥주 한잔에 치킨을 먹었다.
<환호공원>
출처-다음
치킨배달 아저씨를 기다리며 따뜻한 잔디에 몸을 뉘이니 마음을 비운다는게 이런 거구나 잠시 맛볼 수가 있었다.
오늘은 정말 소풍 나온 것 같은 날이었다. 다음주에 있을 24시간 행군을 기약하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감사 또 감사
제공:본우도 원효秘氣전승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