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청가 중에서 범피중류 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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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피중류 대목은 심청이 인당수에 몸을 던지기에 앞서 소상팔경(瀟湘八景)을 유람하는 대목입니다. 이 대목을 소상팔경이라고도 합니다.
소상팔경은 중국의 호남성 동정호 남쪽의 여덟 명승지로 춘향이 옥중에 갇혀 꿈속에서도 유람한 곳이고, 훙부에게 박씨 물어다 준 제비노정기에도, 토끼에게 간 빌러 간 별주부도 이곳을 지나왔습니다.
이 대목은 진양조로 부릅니다. 진양조는 일각이 6박자로 되어 있고 각 박자가 3분박으로 되어 있어 18박으로 박자가 늦어 매우 서정적인 감흥이 있습니다.
조선왕조 말기에 권삼득이라는 가객이 맹렬이라는 기생에 푹 빠졌었는데 이 기생이 권삼득을 배반하자 이 것을 서러워하여 부른 노래가 진양조의 시작이라는 설도 있고, 병 중이라 천천히 부를 수 밖에 없어서 진양조가 되었다는 설도 있습니다. 병이라면 틀림없이 상사병이었을 것입니다. ㅎㅎㅎ
진양은 진주의 옛이름인데, 이 이름이 붙게 된 연유는 맹렬이 사건이 권삼득 가객이 진주에 머물 때에 일어난 일이기 때문입니다. 진주는 권번이 가장 최근까지 명맥을 유지해온 곳입니다.
이 대목은 황해도 앞바다 인당수와는 관계도 없는 중국의 호남성 동정호 남쪽의 여덟 명승지 소상팔경(瀟湘八景)과 먹물이 잔뜩 들은 과거 준비하던 선비나 알아들을만한 구절들이 범벅이 되어 있습니다.
각설하고, 자! 그럼 심청이 뒤를 따라가 보겠습니다. 사설은 다음과 같습니다. 소리 다 들으신 연후에 해설을 따로 보시지요.
● 사설
[진양=두조]
범피중류(泛彼中流) 둥덩실 떠나간다. 망망(茫茫)한 창해(滄海)이며 탕탕(蕩蕩)한 물결이로구나. 백빈주(白頻洲) 갈매기는, 홍요안(紅寥岸)으로 날아들고, 삼강(三江)의 기러기는, 한수(漢水)로만. 돌아든다. 요량(嘹喨)한 남은 소리, 어적(魚笛)이 여기렸만. 곡종인불견(曲終人不見)의 수봉(數峯)만 푸르렀다.
애내성중(欸乃聲中) 만고수(萬古愁)는, 날로 두고 이름이라. 장사(長沙)를 지내 가니, 가태부(賈台傅)는 간 곳 없고, 멱라수(泊羅水)를 바라보니, 굴삼여(屈三閭) 어복충혼(魚腹忠魂), 무량도 하시든가.
황학루(黃鶴樓)를 당도하니, 일모향관(日暮鄕關) 하처재(何處在)요, 연파강상(煙波江上) 사인수(使人愁)는, 최호(崔灝)의 유적(遺跡)이라.
봉황대(鳳凰臺)를 돌아드니, 삼산(三山)은 반락청천외(半落靑天外)요. 이수중분(二水中分) 백로주(白鷺洲)는 이태백(李太白)이, 노던데요.
침양강(浸陽江)을 다달으니, 백낙천(白樂天) 일거후(一去後)에, 비파성(琵琶聲)이 끊어졌다.
적벽강(赤壁江)을 그져 가랴. 소동파(蘇東坡) 노던 풍월(風月), 의구(依舊)하여 있다만은 조맹덕(曹孟德) 일세지웅(一世之雄), 이금(而今)에 안재재(安在哉)요.
월락오제(月落烏帝) 깊은 밤에, 고소성(姑蘇城)의 배를 매니, 한산사(寒山寺) 쇠북소리는 객선(客船)이 댕댕, 들리는구나.
진회수(秦淮水)를 바라보며, 격강(隔江)의 상녀(商女)들은, 망국한(亡國恨)을 모르고서, 연농한수(煙籠寒水) 월농사(月籠沙)에 후정화(後庭花)만 부르는구나.
악양루(岳陽樓) 높은 집은 호상에 솟아있고 호상으로 돋은 달은 동정호를 비쳐오니 상하천광(上下天光)이 각색(各色)으로만 푸르렀다. 산협(山峽)의 잔나비는, 자식 찾는 슬픈 소리, 천객소인(遷客騷人)이, 몇 명이나 뿌렸던가. 팔경(八景)을 다 본 후에
[엇머리=평계면]
한곳을 당도하니, 이는 곧 인당수(印塘水)라. 대천(大川)바다 한가운데 바람 불어 물결쳐, 안개 뒤섞여 젖어진 날, 갈 길은 천리만리(千里萬里)나 남고. 사면(四面)이 검어. 어둑 정그러져, 천지적막(天地寂莫)한데, 까치뉘 떠들어 와, 뱃전 머리 탕탕. 물결은 위르르, 출렁 출렁.
도사공(都沙工) 영좌이하(領坐以下), 황황급급(遑遑急急)하여, 고사지제(告祀之祭)를 차릴 제, 섬 쌀로 밥짓고. 온 소 잡고, 통우술(通牛膝), 오색탕수(五色湯需), 삼색실과(三色實果)를, 방위(方位) 차려 갈라 괴고, 산 돝 잡아 큰칼 꽂아, 기는 듯이 바쳐 놓고, 도사공(都沙工) 거동 봐라. 의관(衣冠)을 정제(正祭)하고 북채를 양손에 쥐고,
[느린 잦은머리=평계면]
북을 두리둥, 두리둥 둥 둥. 헌원씨 배를 무어, 이제(以濟) 불통(不通)한 연후에 후생(後生)이 본을 받아, 다 각기 위업(爲業)하니, 막대한 공이 아니냐. 하우씨(夏禹氏) 구년지수(九年之水), 배를 타고 다스릴 제, 오복(五服)에 정(定)한 음식(飮食). 구주(九州)로 돌아들고.
오자서(吳子胥) 분노할 제, 노가로 건너 주고, 해성(垓城)에 패(敗)한 장수(將帥), 오강(烏江)으로 돌아들어, 의선대지(依船待之) 건너주고. 공명(孔明)의 탈조화(奪造化)는, 동남풍(東南風) 빌어내어, 조조(曹操)의 백만대병(百萬大兵), 주유(周瑜)로 화공(火攻)하니, 배 아니면 어이하리.
그저 북을 두리둥 둥 둥. 주요요이(舟遙遙而) 경양하니 도연명(陶淵明)의 귀거래(歸去來). 해활(海闊)하니, 고범지는 장한의, 강동거(江東去)요. 임술지(壬戌之) 추칠월(秋七月)에, 소동파(蘇東坡) 놀아있고. 지국총총, 어사와하니, 고예승류 무정거(無定去)는, 어부(漁夫) 즐거움이요. 개도나니 화장포는, 오희월녀(吳姬越女) 채련주(採蓮舟)요. 타고 발선하고 보니, 상고선(商賈船)이 이 아니냐.
그저 북을 두리둥 둥 둥. 우리 선인(船人) 스물네명, 상고(商賈)로 위업(爲業)하야, 경세우경년(經歲又經年) 표박서남(漂泊西南)을 다니다가, 오늘날 인당수(印塘水)에, 인제수(人祭需)를 드리오니, 동해신(東海神) 아명(阿明)이며, 서해신(西海神) 거승(巨勝)이며, 남해신(南海 神) 축융(祝融)이며, 북해신(北海神) 우강(禹彊)이며, 강한지장(江漢之將)과 천택지군(川澤之君)이, 하감(下鑑)하야 주옵소서.
그저 북을 두리둥둥 둥 둥 둥. 비렴(飛廉)으로 바람주고, 해역(海域)으로 인도하여, 환난(患難)없이 도웁시고, 백천만금(百千萬金) 퇴를 내어, 돛대 위의 봉기(鳳旗) 꽂고, 봉기 위의 연화(蓮花)받게, 점지하여 주옵소서.
고사를 다 지낸 후, 심낭자 물에 들라. 성화같이 재촉하니,
심청이 죽으란, 말을 듣더니마는 여보시오 선인(船人)님 네. 도화동(桃花洞)쪽이 어디쯤이나 되오.
도사공이 나서더니, 손을 들어서 가르치는데, 도화동(桃花洞)이 저기 운애(雲靄)만 자욱한 데가 도화동(桃花洞)이요.
심청이 이 말을 듣고, 정화수(井華水) 떠 받쳐 놓고, 분향사배(焚香四拜) 우는 말이, 아이고 아버지, 이제는 하릴없이 죽사오니, 아버지는 어서 눈을 떠, 대명천지(大明天地) 다시 보고, 칠십생남(七十生男) 하옵소서.
여보시오 선인(船人)님네, 억십만금(億十萬金) 퇴를 내어, 본국(本國)으로 가시거든, 우리 부친(父親)을 위로(慰勞)하여 주옵소서.
글랑은 염려(念慮)말고, 어서 급(急)히 물에 들라.
[휘모리=계면]
심청이 거동 봐라. 샛별 같은 눈을 감고, 치마자락 무릅쓰고, 이리 비틀 저리 비틀, 뱃전으로 우루루, 만경창파(萬頃蒼波) 갈매기 격(格)으로 떴다 물에가 풍, 빠져노니,
[휘모리=계면]
심청이 거동 봐라. 샛별 같은 눈을 감고, 치마자락 무릅쓰고, 이리 비틀 저리 비틀, 뱃전으로 우루루, 만경창파(萬頃蒼波) 갈매기 격(格)으로 떴다 물에가 풍, 빠져노니,
● 해설
범피중류(泛彼中流) 둥덩실 떠나간다. 망망(茫茫)한 창해(滄海)이며 탕탕(蕩蕩)한 물결이로구나. 백빈주(白頻洲) 갈매기는, 홍요안(紅寥岸)으로 날아들고, 삼강(三江)의 기러기는, 한수(漢水)로만 돌아든다. 요량(嘹喨)한 남은 소리, 어적(魚笛)이 여기렸만. 곡종인불견(曲終人不見)의 수봉(數峯)만 푸르렀다.
범피중류(汎彼中流) : 바다 한가운데로 배가 떠간다.
탕탕(蕩蕩)헌 : 크고 힘차며 사나운
백빈주(白洲) : 흰 꽃이 피는 부평초가 가득한 물가 섬.
홍요안(紅寥岸) : 단풍이 들어 붉은 대만 남은 여뀌가 가득한 언덕.
삼강(三江) : 오나라의 송강과 전당강과 포양강의 세 강.
한수(漢水) : 양자강의 지류.
요량(嘹喨)헌 : 소리가 맑아서 멀리까지 들리는.
남은 소리 : 여운.
어적(漁笛)이언마는 : 어부들이 부는 피리 소리인 듯하건마는.
곡종인불견(曲終人不見)에 수봉(數峰)만 푸르렀다 :
당나라 시인 전기(錢起)가 천보 10년 진사시험 때 지었다는 상령고슬(湘靈鼓瑟)의 한 구절. 원문에는
曲終人不見 곡종인불견 노래 소리가 그치자 사람은 보이지 않고
江上數峰靑 강상수봉청 강물 위에 두어 산봉우리만 푸르르다
로 되어 있음. 이 시는 전기가 순임금이 두 왕비인 아황(娥皇)과 여영(女英)이 빠져 죽은 소상강(瀟湘江)의 물이 들어오는 곳인 동정호가를 거닐다가 노래를 듣고 지었다고 함. 여기서는 심청이 빠져 죽은 뒤의 적막감을 표현한 말.
전기의 상령고슬 원문
善鼓雲和瑟 |
선고운화슬 |
운화목 비파를 잘 탄다는 |
常聞帝子靈 |
상문제자령 |
요임금의 공주 여신의 이야기를 언제나 들어왔었네 |
馮夷徒自舞 |
풍이도자무 |
황하의 수신 빙이는 스스로 춤까지 춘다고 하는데 |
楚客不堪聽 |
초객부감청 |
초 땅의 나그네는 그 소리를 듣지 못하네 |
苦調凄金石 |
고조처김석 |
슬픈 가락은 쇠와 돌처럼 차갑지마는 |
淸音入杳冥 |
청음입묘명 |
맑은 소리는 깊고 어두운 곳까지 퍼진다네 |
蒼梧來怨慕 |
창오래원모 |
창오산에서 죽은 원한이 사모하여 오셨는가 |
白芷動芳馨 |
백지동방형 |
하얀 구릿대에서는 향기가 진동하여 |
流水傳湘浦 |
류수전상포 |
흐르는 물길따라 소상강 포구에 전해지고 |
悲風過洞庭 |
비풍과동정 |
구슬픈 바람을 타고 동정호를 건너는구나 |
曲終人不見 |
곡종인불견 |
노래 소리가 그치자 사람은 보이지 않고 |
江上數峯靑 |
강상수봉청 |
강물 위에 두 엇 산봉우리만 푸르르다 |
애내성중(欸乃聲中) 만고수(萬古愁)는, 날로 두고 이름이라. 장사(長沙)를 지내 가니, 가태부(賈台傅)는 간 곳 없고, 멱라수(泊羅水)를 바라보니, 굴삼여(屈三閭) 어복충혼(魚腹忠魂), 무량도 하시든가.
애내성중만고수(欸乃聲中萬古愁)는 : 노질하는 소리 속에 만고의 근심이 들어 있다는 말. 애내(欸乃)는 노젓는 소리의 의성어. 송대의 철학자 주희(朱喜)의 무이구곡가(武夷九曲歌) 제5곡의 마지막 구절.
날로 두고 이름이라 : 나를 두고 한 말이라
장사(長沙) : 중국 호남성의 중심지. 한나라 때에 가의(賈誼)가 태부의 벼슬자리에 있던 곳.
가태부(賈台傅) : 한나라의 가의. 굴원이 멱라수에 빠져 죽고 백 년쯤 지난 뒤에 가의가 장사 지방의 태부가 되어 상수를 지나면서 글을 지어 물 속에 던지고 그의 넋을 위로했다고 함.
굴삼려(屈三閭) : 중국 전국 시대의 초나라 사람인데, 이름은 평(平)이고 자는 원(源)으로, 삼려대부의 벼슬자리에 있다가 쫓겨나 어부사, 이소경을 짓고 멱라수에 빠져 죽었다.
멱라수(泊羅水) : 중국 호남성 상음현에 있는 강
어복충혼(魚服忠魂) : 굴원의 시 어부사에서, "차라리 강물에 몸을 던져 강물의 고기 뱃속에 장사 지내고 싶다"고 읊은 뒤에 물에 빠져 죽은 굴원의 넋.
어부사 원문
寧赴湘流 葬於江魚之腹中 安能以皓皓之白 而蒙世俗之塵埃乎
녕부상류 장어강어지복중 안능이호호지백 이몽세속지진애호
차라리 상수(湘水) 물가로 달려 가 물고기 뱃속에 장사 지낼지언정 어찌 이 희고 깨끗한 내 몸으로 세속의 티끌을 뒤집어 쓸 수 있으리요?"
에서 따온 말.
무량 : 무양(無恙)의 와음. 몸에 탈이나 병이 없음을 뜻하는 인사말로, 웃어른에게 자신을 말하거나, 아랫사람의 안부를 물을 때에 쓰이는데, 여기서는 단순한 인사말로 쓰였다.
황학루(黃鶴樓)를 당도하니, 일모향관(日暮鄕關) 하처재(何處在)요, 연파강상(煙波江上) 사인수(使人愁)는, 최호(崔灝)의 유적(遺跡)이라.
황학루(黃鶴樓) : 중국의 호북성 무창현 서쪽의 황학산에 있는 누각. 촉나라의 비 문위라는 사람이 신선이 되어 학을 타고 다니다가 이 누대에서 쉬어간 적이 있어서 붙었다는 이름.
일모향관하처시(日暮鄕關何處是)요, 연파강상사인수(煙波江上使人愁) : 최호가 지은 황학루 시의 끝 귀절. "날은 저무는데 내 고향은 어디쯤일까? 사방을 둘러봐도, 강물 위에 피어 오르는 안개는 시름만 더해 주네"의 뜻인데 여기서는 그러한 외로운 정경을 말함.
최호(崔灝) : 당나라 현종 때의 시인. 그가 지은 시 가운데 황학루가 유명함.
최호의 황학루 원문
昔人已乘黃鶴去 석인이승황학거 옛 사람 황학 타고 이미 가버려
此地空餘黃鶴樓 차지공여황학루 땅에는 쓸쓸히 황학루만 남았네
黃鶴一去不復返 황학일거불부반 한번 간 황학은 다시 오지 않고
白雲千載空悠悠 백운천재공유유 흰구름 천 년을 유유히 떠 있네
晴川歷歷漢陽樹 청천력력한양수 개인 날 강에 뚜렷한 나무 그늘
春草處處鸚鵡洲 춘초처처앵무주 앵무주에는 봄 풀들만 무성하네
日暮鄕關何處是 일모향관하처시 해는 저무는데 고향은 어디인가
煙波江上使人愁 연파강상사인수 강의 물안개에 시름만 깊어지네
봉황대(鳳凰臺)를 돌아드니, 삼산(三山)은 반락청천외(半落靑天外)요. 이수중분(二水中分) 백로주(白鷺洲)는 이태백(李太白)이, 노던데요.
봉황대(鳳凰臺) : 중국 강소성 남경 서남에 있는 이름난 누대. 봉황이 나타나면 나라가 융성한다는 뜻으로 송(宋)대에 세웠음.
삼산(三山)은 세 봉우리로 이루어졌으며 양자강이 휘감고 흐르는, 남경의 서남쪽에 있는 산.
이수(二水)는 진수(秦水)와 회수(淮水)를 가리킴.
백로주(白鷺洲)는 양자강 가운데 있는 모래섬.
삼산(三山)은 반락청천외(半落靑天外)요 : 삼산은 반이나 구름 속에 가려 마치 푸른 하늘 밖으로 떨어지는 듯이 우뚝 솟아 있고,
이수중분백로주(二水中分白鷺洲)라 : 두 줄기로 나뉜 강물은 백로주를 끼고 흘러간다. 이백의 등금릉봉황대(登金陵鳳凰臺) 의 한 구절.
등금릉봉황대 각 시조로 듣기 및 해설
이백의 등금릉봉황대 원문.
鳳凰臺上鳳凰遊 봉황대상봉황유 봉황대 위에 봉황이 놀았더니
鳳去臺空江自流 봉거대공강자류 봉은 가고 대는 비었는데 흐르나니 강물이로다.
吳宮花草埋幽徑 오궁화초매유경 오나라 궁궐의 화초는 오솔길을 뒤덮었고
晉代衣冠成古丘 진대의관성고구 진나라 의관은 옛 언덕을 이루었네.
三山半落靑天外 삼산반락청천외 세 산의 봉우리는 하늘 밖으로 반쯤 걸려 있고
二水中分白鷺洲 이수중분백로주 두 갈래의 강은 백로주를 가운데로 갈랐구나.
總爲浮雲能蔽日 총위부운능폐일 모든 잡것들이 뜬구름이 되어 해를 가리니
長安不見使人愁 장안불견사인수 장안이 보이지 않아 사람을 시름겹게 하네.
이백의 등금릉봉황대는 최호의 황학루와 유사한 점들이 있다. 같은 칠언율시이기도 하고, 봉도 학처럼 날아간 다음에는 오지 않는다는 테마와 사람을 시름겹게 하는 안개의 테마도 빌어 왔다. 마지막 구(句)에서는 사인수(使人愁) 세 글자마저 차자해 왔으나 안개의 역할은 사뭇 다르다. 전문가의 손길은 다르다.
침양강(浸陽江)을 다달으니, 백낙천(白樂天) 일거후(一去後)에, 비파성(琵琶聲)이 끊어졌다.
심양강(潯陽江) : 강서성 구강현 북쪽에 있는 양자강의 한 줄기로, 당나라 때의 시인인 백거이가 밤에 늙은 기생이 타는 비파 소리를 듣고 비파행(琵琶行)을 짓고 놀던 곳.
백낙천(白樂天) : 당나라 시인으로, 이름은 거이(居易). 장한가(長恨歌)와 비파행(琵琶行)이 특히 유명함.
장한가 해설보기.
비파행 해설보기.
일거(一去) 후에 : 한번 가 버린 뒤에.
비파성(琵琶聲) : 백거이가 당나라 현종 10년에 구강군의 사마로 좌천이 되어 갔다가, 그 이듬해 가을에 구강의 나루터에서 친구를 보내는데, 늙은 기생이 켜는 비파 소리를 듣고 난 뒤에 비파행을 지은 일을 두고 한 말이다.
적벽강(赤壁江)을 그져 가랴. 소동파(蘇東坡) 노던 풍월(風月), 의구(依舊)하여 있다만은 조맹덕(曹孟德) 일세지웅(一世之雄), 이금(而今)에 안재재(安在哉)요.
적벽강(赤壁江) : 호북성 황강현에 있는, 소동파가 뱃놀이를 하면서 적벽부를 지었던 강.
- 소동파(蘇東坡) : 송나라 시인으로 이름은 식(軾). 그가 지은 글 가운데 적벽부가 널리 알려졌다.
- 노던 풍월(風月) : 즐기던 경치.
- 의구(依舊)하여 : 옛날과 다름없이.
- 조맹덕(曺孟德) : 이름은 조(操). 맹덕은 호인데, 한 나라 왕실을 무너뜨리고 위나라를 세우는 기틀을 다진 삼국지의 조조를 이름.
- 일세지웅(一世之雄), 이금(而今)에 안재재(安在哉) : 한때의 영웅이었던 그 사람이 지금은 어디 있느냐, 소식의 적벽부의 한 구절. 적벽부 보러가기
월락오제(月落烏帝) 깊은 밤에, 고소성(姑蘇城)의 배를 매니, 한산사(寒山寺) 쇠북소리는 객선(客船)이 댕댕, 들리는구나.
고소성(姑蘇城) : 중국 강소성 오현의 소주(蘇洲) 거리.
한산사(寒山寺) : 중국 오현에 있는 절, 한산(寒山)과 습득(拾得)이라는 고승이 이곳에 있었으므로 붙여진 이름. 풍교사(楓橋寺)라고도 함. 장계가 과거에 낙방하고 고향으로 가던 중 하룻밤 묵었다는 곳.
객선(客船) : 손님을 태우는 배.
월락오제(月落烏啼) ~ 뎅뎅, 들리는구나. : 이 부분은 당나라의 시인 장계가 지은 풍교야박(楓橋夜泊) 의 시를 따온 것이다.
장계의 풍교야박(楓橋夜泊) 원문
月落烏啼霜滿天 월락오제상만천
달은 지고 까마귀 울고 가는데 서리 기운 하늘 가득하다
江楓漁火對愁眠 강풍어화대수면
강기슭의 단풍과 고깃배의 등불이 잠 못 이루게 하네.
姑蘇城外寒山寺 고소성외한산사
고소성밖의 있는 한산사에서
夜半鐘聲到客船 야반종성도객선
한밤의 종소리가 멀리 나그네의 배까지 들리어 오네.
진회수(秦淮水)를 바라보며, 격강(隔江)의 상녀(商女)들은, 망국한(亡國恨)을 모르고서, 연농한수(煙籠寒水) 월농사(月籠沙)에 후정화(後庭花)만 부르는구나.
진회수(秦淮水) : 중국 강소성 표수현에서 서북쪽으로 강령성을 지나 양자강으로 흘러드는 운하인데, 진(陳)나라 때에 만들어졌다. 강가의 풍경이 아름다워 술집이 많다고 한다.
격강(隔江)의 상녀(商女)들은 : 강을 사이에 두고, 곧 강가에서 술을 파는 여자들은.
망국한(亡國恨) : 중국 남북조 시대에 진(陳)나라의 임금인 후주가 "후정화"라는 가락을 만들어 밤낮없이 부르며 술을 마시고 놀기만 일삼다가 나라를 망하게 했던 한스러운 일.
후정화(後庭花) : 후주가 만든 가락의 이름. 그는 귀한 손님을 대접할 때에는 늘 잔치를 베풀고, 여러 귀인과 학사들에게 시를 지어 읊게 한 뒤에, 가장 잘 지어진 것에 곡조를 붙였는데, 그 가운데서 옥수(玉樹)와 후정화가 가장 잘 되어, 거기에 곡을 붙여 궁녀들로 하여금 부르게 하였다. 옥수후정화라고도 했는데, 뒤에 옥수와 후정화의 두 곡으로 나뉘었다.
진회수를 ~ 푸르렀구나 : 이 부분은 당나라의 시인인 두목의 박진회(泊秦淮)라는 시를 그대로 따온 것이다.
두목(杜牧)의 박진회(泊秦淮) 원문
煙籠寒水月籠沙 연롱한수월롱사
차가운 강에 안개는 짙고 달빛은 모래밭에 빛나는구나.
夜泊秦淮近酒家 야박진회근주가
밤에 진회에서 묵으려 배를 대는데 강가 주막집에서는
商女不知亡國恨 상녀부지망국한
술 파는 여자들은 나라가 망한 한스러움도 모르고,
隔江猶唱後庭花 격강유창후정화
강 저쪽 술집에서 후정화 노래를 부르는구나.
악양루(岳陽樓) 높은 집은 호상에 솟아있고 호상으로 돋은 달은 동정호를 비쳐오니 상하천광(上下天光)이 각색(各色)으로만 푸르렀다. 산협(山峽)의 잔나비는, 자식 찾는 슬픈 소리, 천객소인(遷客騷人)이, 몇 명이나 뿌렸던가. 팔경(八景)을 다 본 후에
악양루(岳陽樓) : 중국의 호남성 악양현 동정호에 있는 누대인데, 풍경이 매우 아름답다.
호상(湖上) : 호수 위에. 여기서 호수는 동정호를 가리킨다.
상하천광(上下天光)이 각색(各色) : 범중엄(范仲淹)의 악양루기(岳陽樓記)의 구절 상하천광일벽만경(上下天光一碧萬頃) 하늘과 호수의 하늘빛이 한데 어우러져 푸르도다 에서 따온 말. 각색(各色)은 일벽만경(一碧萬頃)을 빗대어 한 말.
푸르렀구나 : 무성하구나.
산협(山峽) : 산협→삼협(三峽)의 와음. 사천(四川) 호북(湖北) 두 성(省)의 경계에 있는 양자강(揚子江:長江) 중류의 세 협곡(峽谷). 곧 구당협(瞿塘峽) 무협(巫峽) 서릉협(西陵峽). 예로부터 유명한 경승지(景勝地). 현재 큰 댐을 건설하는 공사가 진행 중에 있음.
삼협의 잔나비 : 진(晉:東晉, 317∼420)나라의 환온(桓溫)이 촉(蜀)을 정벌하기 삼협을 통과할 때 있었던 일로 새끼를 빼앗긴 어미원숭이의 창자가 끊어져 죽었다는 단장(斷腸)의 고사.
단장(斷腸)의 고사 보러가기.
천객(遷客) : 지방으로 좌천되거나 귀양 간 사람.
소인(騷人) : 중국(中國) 초(楚)나라의 굴원(屈原)이 지은 이소부(離騷賦)에서 유래(由來)한 말로, 시인(詩人)과 문사(文士)를 일컬음
[엇머리=평계면]
한곳을 당도하니, 이는 곧 인당수(印塘水)라.
대천(大川)바다 한가운데 바람 불어 물결쳐,
안개 뒤섞여 젖어진 날, 갈 길은 천리만리(千里萬里)나 남고.
사면(四面)이 검어. 어둑 정그러져, 천지적막(天地寂莫)한데,
까치는 떠들어 와, 뱃전 머리 탕탕. 물결은 위르르, 출렁 출렁.
도사공(都沙工) 영좌이하(領坐以下), 황황급급(遑遑急急)하여,
고사지제(告祀之祭)를 차릴 제,
도사공(都沙工): 우두머리 뱃사공
섬 쌀로 밥짓고. 온 소 잡고, 통우술(通牛膝), 오색탕수(五色湯需),
삼색실과(三色實果)를, 방위(方位) 차려 갈라 괴고,
산 돝 잡아 큰 칼 꽂아, 기는 듯이 바쳐 놓고,
대감놀이 사설에도 이와 유사한 사설이 있다. 심청가가 무녀(巫女)의 무가(巫歌)에서 발전해온 흔적이라고 볼 수 있다.
도사공(都沙工) 거동 봐라. 의관(衣冠)을 정제(正祭)하고 북채를 양손에 쥐고,
[느린 잦은머리=평계면]
북을 두리둥, 두리둥 둥 둥.
헌원(軒轅)씨 배를 무어, 이제불통(以濟不通)한 연후에
후생(後生)이 본을 받아, 다 각기 위업(爲業)하니,
막대한 공이 아니냐.
하우씨(夏禹氏) 구년치수(九年治水), 배를 타고 다스릴 제,
오복(五服)에 정(定) 한 음식(飮食). 구주(九州)로 돌아들고.
오자서(吳子胥) 분노할 제, 노가로 건너 주고,
해성(垓城)에 패(敗)한 장수(將帥), 오강(烏江)으로 돌아들어,
의선대지(依船待之) 건너주고.
공명(孔明)의 탈조화(奪造化)는, 동남풍(東南風) 빌어내어,
조조(曹操)의 백만대병(百萬大兵), 주유(周瑜)로 화공(火攻)하니,
배 아니면 어이하리.
헌원(軒轅)씨 배를 무어: 헌원씨는 중국의 시조신인 삼황오제의 오제 중의 첫 분 황제(黃帝)를 말함. 배와 수레를 만들어 백성에게 천하를 돌아다닐 수 있게 하여 삶에 보탬을 준 전설상의 임금입니다. 삶에 보탬을 준 임금이라는 것은 단군왕검의 홍익인간 이념을 중국인들이 슬쩍 차용해 간 것 같습니다. 역시 무가에서 발달한 성주풀이에도 같은 구절이 있습니다.
이제불통(以濟不通): 갈 수 없어던 곳을 배로 건널 수 있게 되었다.
하우씨(夏禹氏) 구년치수(九年治水): 중국 고대 하(夏)나라의 우임금. 무가(巫歌)의 사설에 단군아들 부루태자의 도움으로 9년간 치수사업을 했다는 전설.
오복(五服): 하우씨가 홍수를 다스린 후 분할한 다섯개의 행정구역으로 '五服'일 듯.
구주(九洲): 중국 고대부터 아홉의 행정구역으로 나눈 데서 중국을 뜻함
오자서(吳子胥) 분노할 제, 노가로 건너 주고: 초나라 사람 오자서가 정나라로 피했다 다시 오로 도망할 때, 한 어부가 돈을 받지 않고 강을 건네준 일을 말함.
오자서(伍子胥)는 오왕(吳王) 부차(夫差)에게 간언하다가 오히려 속루검을 받고 그 칼로 자결을 명 받았다. 자결할 때 두 눈을 빼내 월나라가 쳐들어 오는 것을 보아야 하니 성문에 걸어두라고 했다. 이 말에 화가 난 부차는 오자서의 시신을 찢어서 말 가죽에 싸서 전당강에 던져버렸다.
절강(浙江)은 항주만으로 흘러드는 전당강(錢塘江)의 다른 이름. 이 강 하구에서 바닷물의 역류현상이 일어난다. 하구의 양안의 산세가 험하여 음력 8월 중순에 세계 최대의 조수가 발생한다. 이 것을 절강조(浙江潮)라고 하는데 절강조는 오자서(伍子胥)의 혼백이 바다에서 올라 오는 것이라는 전설이 있다
해성(垓城)에 패(敗)한 장수(將帥), 오강(烏江)으로 돌아들어: 항우가 한나라 군사에게 해성에서 패하여 오강을 건널 때, 정장의가 배를 대고 기다린 일. 항우는 유방에게 패한 후 오강에서 자결하였다.
공명(孔明)의 탈조화(奪造化)는~주유(周瑜)로 화공(火攻)하니: 적벽대전
그저 북을 두리둥 둥 둥.
주요요이경양(舟遙遙以輕颺)하니 도연명(陶淵明)의 귀거래(歸去來).
해활(海闊)하니, 고범지(孤帆遲)는 장한(張翰)의, 강동거(江東去)요.
임술지(壬戌之) 추칠월(秋七月)에, 소동파(蘇東坡) 놀아있고.
지국총총, 어사와하니, 고예승류무정거(叩欸乘流無定去)는, 어부(漁夫) 즐거움이요.
개도나니 화장포는, 오희월녀(吳姬越女) 채련주(採蓮舟)요.
타고 발선하고 보니, 상고선(商賈船)이 이 아니냐.
주요요이경양(舟遙遙以輕颺): 도연명의 귀거래사 한 구절. 배는 가볍게 흔들흔들 나아가고
해활고범지(海闊孤帆遲): 이백의 送張舍人之江東(송장사인지강동)시의 한 구절. 바다는 넓고 외로운 배는 천천히 떠간다.
장한강동거(張翰江東去): 이백의 시 送張舍人之江東(송장사인지강동)의 한 구절. 강동으로 떠나는 이백의 친구 장사인을 시에서는 장한으로 견주었음.
장한(張翰)은 오(吳)나라 사람이다. 글을 잘 지었으며, 성격이 분방하여, 사람들이 강동(江東)의 보병(步兵)이라고 불렀다. 보병(步兵)은 죽림칠현 중의 한 사람으로, 보병교위를 지낸 완적(阮籍)을 가리킨다.
낙(洛)의 제왕(齊王) 밑에서 대사마동조연(大司馬東曹掾)이란 벼슬을 하고 있던 중에 가을 바람이 이는 것을 보고 고향인 오나라 땅의 음식이 생각나서 모든 것을 내던지고 수레를 돌려 고향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여기서 이백은 친구인 장사인을 풍류남아였던 장한에 비기고 있다.
임술지(壬戌之) 추칠월(秋七月) : 소동파의 적벽부 첫 구절
지국총총, 어사와: 배 젓는 소리. 의성어
고예승류무정거(叩欸乘流無定去): 배 젓는 노를 두드리며 물결을 따라 정처 없이 간다. 농암 이현보의 어부가에서 따온 말
개도나니 화장포: 계도난요하장포(桂棹蘭橈下長浦)의 와음. 당나라 왕발이 지은 채련곡의 한 구절로 계수나무 돛대와 난나무 노로 먼 포구로 내려간다는 뜻
상고선(商賈船): 상품을 싣는 상선
오희월녀(吳姬越女): 중국의 문학에서 미인을 일컫는 말로 월나라여인으로 오나라 부차에게 바쳐진 서시를 말함.
채련주(採蓮舟): 연밥따는 배. 연은 중국에서는 옛날부터 아름다운 여성의 모습으로 보여져 문인들은 즐거이 이것을 시제로 삼았다. 우리민요에도 채련이라는 테마는 많이 발견된다. 그런데 연(蓮)은 원래 그 열매를 뜻하는 글자였으나, 憐 또는 戀 과 발음이 같기 때문에 연(蓮)은 자연스럽게 사랑이나 그리움을 형상화하는 말이 되었다. 이와 같이 蓮에는 연인이나 애인이라는 뜻이 숨겨져 있다. 연밥을 따는 채련(採蓮)이라는 말에는 연인을 골라 정한다는 뜻이 숨어 있다.
그저 북을 두리둥 둥 둥.
우리 선인(船人) 스물네명, 상고(商賈)로 위업(爲業)하야,
경세우경년(經歲又經年) 표박서남(漂泊西南)을 다니다가,
오늘날 인당수(印塘水)에, 인제수(人祭需)를 드리오니,
동해신(東海神) 아명(阿明)이며, 서해신(西海神) 거승(巨勝)이며,
남해신(南海 神) 축융(祝融)이며, 북해신(北海神) 우강(禹彊)이며,
강한지장(江漢之將)과 천택지군(川澤之君)이,
하감(下鑑)하야 주옵소서.
동해신~천택지군: 바다신 강신 시내와 연못의 신. 수신을 총 망라한 사설. 수궁가에도 같은 구절이 나온다
강한지장(江漢之將): 양자강과 한수강이 합류하는 지역을 강한이라고 하는데 여기서 강한지장은 강물의 신을 이름
천택지군(川澤之君): 시내와 연못의 신.
그저 북을 두리둥둥 둥 둥 둥.
비렴(飛廉)으로 바람주고, 해역(海域)으로 인도하여,
환난(患難)없이 도웁시고, 백천만금(百千萬金) 퇴를 내어,
돛대 위의 봉기(鳳旗) 꽂고, 봉기 위의 연화(蓮花)받게,
점지하여 주옵소서.
비렴(飛廉): 중국(中國)에서 바람을 맡고 있다는 신(神). 풍백(風伯). 풍신(風神)
퇴: 이익 또는 덤이라는 뜻의 고어. 툇마루, 툇간 등에 그 의미가 남아 있는 데 덧대거나 이어서 달았다는 것에서 보면 이자 이익 덤 등의 의미일 것이다.
고사를 다 지낸 후, 심낭자 물에 들라. 성화같이 재촉하니,
심청이 죽으란, 말을 듣더니마는
여보시오 선인(船人)님 네. 도화동(桃花洞)쪽이 어디쯤이나 되오.
도사공이 나서더니, 손을 들어서 가르치는데,
도화동(桃花洞)이 저기 운애(雲靄)만 자욱한 데가 도화동(桃花洞)이요.
운애(雲靄): 구름과 아지랑이
심청이 이 말을 듣고, 정화수(井華水) 떠 받쳐 놓고,
분향사배(焚香四拜) 우는 말이,
아이고 아버지, 이제는 하릴없이 죽사오니,
아버지는 어서 눈을 떠, 대명천지(大明天地) 다시 보고,
칠십생남(七十生男) 하옵소서.
여보시오 선인(船人)님네, 억십만금(億十萬金) 퇴를 내어, 본국(本國)으로 가시거든, 우리 부친(父親)을 위로(慰勞)하여 주옵소서.
글랑은 염려(念慮)말고, 어서 급(急)히 물에 들라.
[휘모리=계면]
심청이 거동 봐라.
샛별 같은 눈을 감고, 치마자락 무릅쓰고,
이리 비틀 저리 비틀, 뱃전으로 우루루,
만경창파(萬頃蒼波) 갈매기 격(格)으로 떴다 물에가 풍, 빠져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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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국사모(국악을 사랑하는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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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無不眞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