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창근 목사와 함께) 새롭게 읽는 이솝우화 이야기
11. 금도끼 은도끼
이솝 우화를 보면... 산에서 나무를 하던 나무꾼이 그만 실수로 쇠도끼를 연못에 빠뜨려 낙심하고 있을 때 헤르메스 신이 나타나서 “이 금도끼가 니 도끼냐?”고 물었습니다. 나무꾼은 “아닙니다.”라고 대답하였습니다.
다시 헤르메스가 “이 은도끼가 니 도끼냐?”라고 물었지만 나무꾼은 다시 “아닙니다.”라고 답하고는 “제 도끼는 쇠도끼입니다.”라고 말하였습니다. 그러자 헤르메스는 “마음씨가 옳다”고 하면서 도끼 세 개를 모두 나무꾼에게 주었습니다.
한편 이 소식을 들은 욕심 많고 간사한 나무꾼은 동일한 방법으로 금도끼와 은도끼를 얻으려고 하였으나, 헤르메스는 그의 꾀를 알아내어 꾸짖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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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차적인 의미는 정직성, 의로움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사실 정직과 의는 나무꾼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가져야할 보편적인 진리이며 윤리이고 삶의 원칙 같은 것입니다.
나무꾼은 산에서 나무를 하여 먹고 사는 사람이며, 사회를 구성하는 사람들 중에 대부분 하층에 위치한 사람입니다.
나무꾼이 나무를 쓰러뜨리기 위해 도끼를 사용하지만 나무하는 그의 삶의 커다란 목표는 나무를 조심해서 적절히 잘라 시장에 내다 팔아 돈만 벌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의 삶에서 정직과 의는 그리 중요한 문제는 아닙니다. 오히려 안전, 건강 등이 더 실제적 문제입니다.
나무꾼에게 정직과 의가 꼭 필요한 경우라면 나무를 적절한 가격에 파는 행위가 연결될 때 필요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적절한 가격을 요구하는 시장과 연관된 문제로 나무꾼이 반드시 가져야할 중요한 문제는 아닙니다.
그런데 현재의 사회는 그런 나무꾼에게조차 정직과 의라고 하는 기본 윤리를 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층민인 나무꾼에게까지 정직과 의를 요구하는 사회는 그만큼 사회 전체적으로 모든 이들이 같은 진리, 같은 윤리, 같은 삶의 원칙을 가지고 살자는 커다란 공동체(사회)적인 요구를 강요하고 있는 것입니다.
역설적으로 말하면, 이 사회는 그만큼 많은 혼란을 겪었고, 지도자들은 정직과 의를 보여주지 못하였고, 민초들도 자기들의 생존을 위해 거짓과 술수를 많이 행하며 살고 있기에 이제 그렇게 살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일개 나무꾼도 하는 정직과 의를 세워야 현재의 공동체(사회)가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으며 부강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2) 정치적 의미 이상의 것을 요구하는 이야기가 숨어 있습니다.
나무꾼은 이상합니다. 분명히 도끼가 연못에 빠졌다고 하였습니다. 대부분의 연못은 깊지가 않습니다. 저도 연못에 들어가 여러 가지 빠진 것들을 건진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자기의 생명과 같은 도끼가 연못에 빠졌는데 그 연못에 들어가려고 하지 않습니다.
수영을 잘 못해서 그럴까요? 수영을 잘 못해도 들어가 발로 도끼를 찾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찾지를 않을까요? 이것은 이야기를 하기 위한 전제일 뿐입니다.
도끼를 못 찾아 낙심하고 있을 때 나무꾼을 돕기 위해 나타난 신이 핵심열쇠입니다.
산에서 도끼를 잃어버렸다면 산의 신이 나타나야 합니다.
산의 신은 단수로 우로스이며, 복수로는 우레아를 말합니다. 이 우레아가 나타나서 도끼 문제를 물어야 하는데, 이상하게도 헤르메스가 나타납니다.
헤르메스는 길의 신, 목동의 신, 도둑과 상인의 신, 마음이 영리한 행운의 신, 다산의 신, 제우스의 전령, 신들의 전령으로 나타나는 신입니다. 헤르메스는 날개달린 신발을 신고 자유롭게 날아다녔습니다.
핵심적인 것은 헤르메스가 최고의 신인 제우스의 전령인데, 이 순간 최고의 신이 원하는 가치를 전하기 위해 나타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무꾼이 가진 정직과 의야말로 최고의 신이 원하는 가치이며, 인간이 가져야할 진리 윤리 원칙임을 선언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최고의 신이 원하는 가치를 가진 나무꾼을 칭찬하고 금도끼 은도끼 쇠도끼 모두를 선물로 주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정치적인 의미 이상이 들어있습니다.
고대 로마 공화정은 도끼와 나무다발을 한데 묶은 상징물로 최고의 지도자인 집정관의 권위를 표현하는 전통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파스케스(fasces)는 나무뭉치(막대기 다발)에 묶인 도끼를 형상한 도안으로, 본래 로마의 집정관의 경호원들이 들고 다니던 것입니다. 이것은 집정관의 권력과 권위, 그리고 '결속을 통한 힘'을 상징했다고 합니다.
특히 파스케스의 도끼는 무기가 아니라 사형집행을 상징화한 것이라고 하는데, 도끼와 막대기는 각각 '집정관은 사형과 태형을 선고할 권한이 있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실제적으로 집정관은 사형집행뿐 아니라 전쟁을 선포하고 주관하는 역할까지 하였습니다.
나무는 생명을 상징하고, 번성을 의미합니다. 이런 생명을 다루고 번성을 조절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나무꾼이며, 나무꾼은 국민의 생명과 국가의 번성을 책임진 집정관을 상징하는 모습이기도 하였습니다.
이런 고대 로마 공화정의 역사를 이솝(=아이소포스)은 그리스에 있지만 지중해에 돌고 있는 다양한 소문들을 통해 알고 있었을 수 있습니다.
B.C.6세기에 활동한 이솝의 시대는 그리스의 암흑기로 알려진 B.C.1100~750년이 지난 때로서 더욱 정직과 의를 기초로 번성에 대한 욕구가 강했던 시기로 볼 수 있습니다.
이때 그리스의 모든 도시들은 개별적인 이익을 따지며 전쟁을 하던 것을 멈추고 연합으로 참여하는 올림피아 제전을 4년마다 시작하게 되고, 번성에 대한 기대가 커진 때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솝은 나무꾼 이야기를 통해 정치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헤르메스를 통해 최고의 신 제우스의 뜻을 전하는 것은 종교적인 의미까지 더해지는 것이었습니다.
- 정직함, 의는 개인과 국가를 통치하는 지도자가 가져야할 가치입니다. 이것이 무거운 처벌과 법으로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 모두가 이해하고 참여하는 민주주의가 되어야 나라가 번성하게 될 것입니다.
- 참고 ; 성경에서 예수님 앞에 간음한 여인을 잡아와 강력한 법과 처벌을 원하는 사람들은 모두 자기들의 숨겨진 죄의 딜레마에 빠져 아무 말도 못하고 물러갔습니다.
예수님은 간음한 여인에게 채찍과 중벌이 아니라 사랑과 용서를 통해서 새로운 변화(결단)를 끌어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강력한 법보다 중요한 것은 사랑과 용서를 통한 변화와 각 개인의 결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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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