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도를 찾아서 2024.4.9. 오후2시 문수실버기자봉사단 정의필기자
2024년 4월 9일 화요일 오후 2시 따스한 봄 기온이 완연하지만 봄 바람이 세차게 불고 있을 때 실버기자봉사단 기자 6명이 이소민복지사와 함께 슬도를 찾았다. 울산시 동구 방어진항의 끝 어촌마을 동진포구 바다에 위치한 섬으로 슬도는 명칭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갯바람과 파도가 밀려올 때 바위에서 나는 소리가 거문고 소리 같다고 하여 유래한 지명이라고 하는 데 귀를 기울어 들어도 거문고 소리를 듣지 못해 아쉽다. 섬 전체 바위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어 매우 오래된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듯하다. 수많은 구멍마다 숨겨진 역사들이 얼마나 많을까를 생각해 본다. 온갖 거센 파도를 막아주는 슬도가 없었다면 방어진 항이 무사할 리가 없다.
섬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주변에 잡히는 생선류, 조개류, 해초류 및 돌고래 그림들이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백색 원형 무인 등대인 슬도 등대는 60년 이상 연륜을 가지고 주변을 넘나드는 선박들에게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대형고래를 상징하는 조형물과 슬도 등대는 이곳의 랜드마크인데 10미터 이상 되어 보인다. 주변 환경이 너무나 아름답다. 하얀 거품의 파도, 파도치는 바닷가, 오묘하게 생긴 바위들, 총총히 뚫린 구멍, 거대한 고래 조형물 및 등대 어느 하나 놓치기 아까운 장면들이다.
무엇보다 유채꽃이 너무나 아름답다. 지난번에 왔을 때 유채꽃이 있는 줄 몰랐는데 매우 넓은 지역에 펼쳐진 유채꽃 향연이 봄의 향기를 더욱 진하게 한다. 꽃들 속에서 한 컷하니 마치 유명 배우라도 된 듯이 기분 좋다. 멀리 대왕암이 보이고 둘레길도 안내를 한다. 최근에 소리박물관을 리모델하여 단장한 슬도아트는 2분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작품의 주제는 바운더리와 기억의 순간들이다. 여러 가지를 상상하고 시사해 주는 작품들인데, 관계의 경계와 복잡성에 주목하는 강현신 작가와 울산의 풍경을 통해 기억의 단편을 발굴해 가는 김지효 작가가 한 공간에 표현한 것이다. 2분의 작가들을 만나 더 많은 이야기들을 듣고 싶었지만 아쉬움을 뒤로하고 돌아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