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시간
月影 이순옥
하얗고 파란 꿈의 덩어리를 집자
모래가 되어 손가락 사이로 흘러 나가요
몇 알갱이 남지 않은 파편이라도 간직하려
황급히 손을 움켜쥡니다
바위는 세월의 흐름으로 모래가 되지만
모래는 아무리 뭉쳐도 바위가 되진 않네요
흐르고 흘러 넓게 퍼져 반짝이는 모래 위에
반짝이는 햇살과 반짝이는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 퍼져요
서랍은 또 하나의 추억의 우주
달처럼 작은 추억의 장난감과
태양처럼 큰 추억의 편지지들
책상을 정리하는 것은
하나의 우주를 정리하는 것
조물주가 이런 기분이었을까요
잘 지내요? 아, 그랬군요
그럼 건강해요. 나도 잘 지낼게요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요
또 얼마나 흘러야 할까요
둘이 보낸 추억이 잊히는 시간이
너의 웃는 모습이 사라지는 시간이
가슴 아픈 외로움이 끝나는 시간이
과거는 돌아보니 빠르고
현재는 적당하게 흐르고
미래는 느릿느릿 다가옵니다
그것은 상대성이론
서로 같은 기억을 추억해도
잊히는 시간은 다르니까요
프로필
2004년 월간 모던포엠 시부문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 월간 모던포엠 경기지회장, 경기 광주문인협회 회원,현대문학사조 부회장,
제12회 모던포엠 문학상 대상 수상
제15회 착각의시학 한국창작문학상 대상 수상
제 1회 샘문한용운문학상 계관부문 우수상수상
제 4호 쉴만한물가 작가대상 수상
2011년 2022년 지하철 시민 창작 시 공모전 선정
2022년 신문예 제 8회 하이데거문학상 본상 수상
저서 : 월영가, 하월가, 상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