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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세 시인의 시집 『고요의 수다』, 도서출판 ‘이든북’에서 출간되었다.
전철세 시인은 서라벌문예 시부문 신인상으로 문단에 데뷔하였으며, ‘계룡문학상’과 ‘지구촌팩트기자상’을 수상해 문단 활동을 활발하게 이어가고 있다.
이번에 출간한 시집『고요의 수다』는 첫 시집으로 소박하게 잘 차려낸 맛깔스러운 시편들로 구성되어 있다. 시인이 그동안 갈고 닦은 다양한 언어들의 조합이 비로소 독자를 만나게 된 것으로 평가된다.
시인은 비밀의 취향과 삶의 아포리즘을 표현한 시를 짓기 위해 감성을 깨워 시로 승화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전철세 시인의 시집 『고요의 수다』는 둥그런 밥상에 굴비 한 마리를 놓고 둘러앉은 식구들. 할아버지가 할머니에게 또다시 한 명 한 명 아이들이 그의 시의 소재들로 구성되어 있다. 앞으로 전철세 시인이 어떤 시 창작을 시도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전철세 시인의 시는 소박하고 풋풋하다. 새벽 텃밭에서 치맛단을 적시며 뜯어온 푸성귀 같다. 아직 방울방울 이슬이 맺혀있다. 그의 시를 읽다 보면 어느새 그의 고향 집 미루나무길을 걷기도 하고 탱자나무 울타리 사이로 숨바꼭질하고 있는 눈이 동그란 소년을 볼 수 있다. 그의 대표 시「 굴비에 대하여」를 보면 쉽게 이해가 된다. 둥그런 밥상에 굴비 한 마리를 놓고 둘러앉은 식구들. 할아버지가 할머니에게 또다시 한 명 한 명 아이들에게 질서 있게 내려오는 자타가 공인하는 효자 집안의 생활방식이며 참 아름다운 풍경이다. 이제는 시의 깊이와 넓이를 가늠하며, 어렵고 힘든 길도 건너뛰는 힘 있는 시인의 길을 걷기를 기원한다. _ 이섬 시인
전철세 시인의 시는 순하고, 따뜻하고, 유쾌하고, 딱 시인을 닮았다. 시인의 시 쓰기는 사람과 자연과 세계를 향해 “꽃 편지 쓰는 일”「 꽃 마중」 같은 데 아버지, 어머니, 그녀, 친구뿐 아니라 자신과 관계 맺고 있는 모든 것을 연민으로 끌어안는다. 그래서 시인의 시는 “나도 너에게 어깨 내어주고 싶다” 「연리지」거나 “서로 핥아주고 비비대며「” 트럭 탄 돼지」 “꿈속에서라도 너를 만나「” 고요의 수다·2」 “속삭이고픈 말이다「” 고요의 수다·1」 시집을 읽는 동안 시인의 심상(心想)과 심상(心象)이 하나로 만나는 작고 낮은 곳, 세상에 없으나 시인에게는 여전히 존재하는 그리움을 그리워했다. 나도 시 속으로 풍덩 들어가 마을 들머리 어디쯤 “노란 단풍 옷 입고 까치발로 서 있는 여자「” 은행나무」처럼 세상을 향해 환하게 웃고 싶다.
_ 최영민 시인
시인은 물줄기가 풀어놓은 기억의 편린을 그의 뚝심과 특유의 시선으로 투망질하고 요리하여 우리 앞에 잘 차려내고 있
다. 부르튼 감각으로 써놓은 투박한 시편들에 숟가락만 얹기가 좀 미안하기도 하지만 소박하게 잘 차려낸 성의에 감사하며 맛깔스러운 시편을 음미해 본다.
시인은 그야말로 바다가 보이는 깡촌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기에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사계절의 빛과 색을 오롯이 느낄 수 있었다. 더욱이 갈대와 구름 빛을 사시사철 담아내고 있는 만경강 둑길을 걸으며 스스로를 물에 비춰보기도 했을 것이다. 그곳에서 보고, 들은 자연의 풍광과 소리는 훗날 시인의 감성을 깨워 시로 승화시키는데 커다란 몫을 했을 것이다.
지금도 시인은 바쁜 기자 생활을 하면서도 시간 날 때마다 고향 군산을 찾곤 한다. 이번 첫 시집을 꽃등, 다솜, 윤슬, 혜윰으로 편집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 든 지금에도 애틋한 심사가 숨겨진 고향의 반짝이는 잔물결 속에서 꽃등처럼 환하게 추억의 비늘을 벗기고 있는 시인을 발견할 수 있다. --박주용 시인 해설 中에서
전철세 시인
■ 저자 및 역자 소개
전철세
서라벌문예 시부문 신인상(2011년)
계룡문학상(2015년)
지구촌팩트기자상(2020년)
(前)서라벌문인협회 대전 충남지회장
(前)한국문인협회 계룡시지부 이사
(現)향적시 동인
문학의 뜨락 외 동인 시집 다수
seran710@hanmail.net
*문의 도서풀판 이든북- 전화 042-222-2536
[작품 미리보기]
잠 못 이룬 밤
텅 빈 고독 일깨워
덩그마니
고요와 수다 떠노라니
새근새근 졸고 있는 별들 속
반짝이는 너란 존재
입 열면 곧 무지(無知)라지만
그래도 무지 하고픈 말 많다
너에게만
속삭이고픈 말이다.
-「고요의 수다·1」(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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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갈 곳 머물 집마저 버렸으니
되돌아볼 일 없는 거고
어디라도 걸림 없이 자유롭게
유유자적 흘러가다 사라져도 좋다는 결기다
처음엔 솜사탕처럼 가벼웠을 구름이
수천 마리 선한 양과 백마 몰고 오고
푸른 하늘 유영하는 인어와 고래 떼들
지옥과 천국에 갇힌 예수와 부처
거침없이 수놓기도, 사라지게도 한다
삶이란 한 조각 구름이라고
살아있는 순간들이 한 폭 그림이라며
추억 묻은 일기장 두둥실 펼쳐 보인다.
-「구름과 나」(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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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평생이라야
썩어 문드러질 때까지 마음 내어주고
잠시 쉬었다 가는 이들 위로하고 배웅하는 일이 전부
늦가을 벤치에 앉아 폐품 수집소에서 본,
낡은 의자 등에 붙은 오천 원짜리 스티커 떠올렸다
이런저런 존재들의 값어치 셈해 보는 오늘
바람도 없는데 잎새 한 잎 떨어진다
물끄러미 나와 나란히 놓고 보는데,
삶의 무게 감당하느라 수고했을 이들 추모하는 듯
까마귀 운다
내려가야겠다.
-「가을 벤치에 앉아」(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