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연오랑과 세오녀
학창 시절 <자유 교양반>의 필독서였던 「삼국유사」를 읽다가 <‘연오랑’과 ‘세오녀’> 대목에서 깜짝 놀랐던 기억이다.
‘아니 신라 시대에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가 있었다니?’
이름도 예뻐 한창 기타를 배울 때 두 연인을 소재로 한 자작곡을 만들어 불렀던 추억도 있다^^
‘연오랑(延烏郞)’은 신라 아달라왕 때(서기 157년) 동해 바닷가에서 부인 ‘세오녀(細烏女)’와 함께 살았는데 바다에 나갔다가 바위 하나가 나타나 그를 싣고 일본으로 가버렸다.
그 땅의 사람들은 그렇게 나타난 ‘연오랑’이 범상치 않아 왕으로 모셨다.
그런데 부인 ‘세오녀’가 남편이 돌아오지 않아 바닷가로 나갔더니, 남편이 벗어놓은 신발만 보여 이상해서 바위 위에 올라가 살펴보는데 이 바위 또한 일본으로 갔다.
왕은 ‘세오녀’를 귀비(貴妃)로 삼았다.
그러자 신라에서는 해와 달의 광채가 없어졌다.
해와 달의 정기가 일본에 가버렸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된 임금은 사신을 보내 그들이 돌아오기를 청했다.
하지만 ‘연오랑’은 ‘세오녀’가 짜준 고운 비단을 내주면서 그것으로 제사를 지내면 광채가 되돌아올 것이라고 해, 그대로 했더니, 신라의 해와 달의 정기가 전과 같아져 그 비단을 임금의 창고에 간수하여 국보로 삼고 그 창고를 귀비고(貴妃庫)라 하였다.
이상이 「삼국유사」에 나온 내용인데 놀랍게도 「일본서기」에서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나온다고 한다.
대가야의 왕자 ‘아라사등’이 얻은 신석(神石)인 하얀 돌이 아름다운 소녀로 변했는데 그 소녀가 갑자기 사라져 그녀를 쫓아 일본까지 갔다는 내용이다.
또 「고사기(古事記)」에도 비슷한 내용으로 주인공은 신라 왕자 ‘천일창(天日槍)’의 이야기로 바뀌어 있다.
여기에서는 어떤 여인에게서 빨간 구슬(赤玉)을 얻은 한 남자가 그것을 허리에 차고 다니다가 왕자 ‘천일창’에게 그것을 뇌물로 주었다.
그런데 그 빨간 구슬(赤玉)은 곧 아름다운 소녀로 변했고, 왕자는 그녀를 아내로 삼았다.
그러나 그 아내는 ‘천일창’에게 실망하여 일본으로 도망쳤고, ‘천일창’은 그녀를 만나지 못하고 다른 여인과 살았다는.....
뿐만 아니라 신라 왕자 ‘천일창’이라는 인물은 고대 일본의 ‘하리마’국 대목에도 자주 등장한단다.
그는 일찍이 일본에 가 있던 가야계와 치열한 영토 쟁탈전을 벌였다.
‘하리마’국이 질 좋은 철의 산지였기 때문이다.
즉 상고시대부터 한반도 도래인 끼리 패권 싸움이 있었다는 이야기다.
‘천일창’의 아내 이름은 ‘아카루히메(あかるひめ)’이다.
즉 ‘아카다마(赤玉;あかたま)가 변신한 여인(ひめ)’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이 이름을 우리의 옛말로 풀이하면 무쇠 도구, 즉 철기제조와 관련된 뜻이라고 한다.
이렇게 일본 역사책에 등장한 신라 왕자 ‘천일창’, 대가야 왕자 ‘아라사등’, ‘아카루히메’는 묘하게도 우리의 ‘연오랑’, ‘세오녀’ 이야기와 겹친단다.
또한 ‘세오녀’의 ‘細’도 ‘무쇠 쇠’를 나타낸 것이 아닐까? 하고 말한다.
그러면서 ‘연오랑’과 ‘세오녀’가 떠나자 신라의 해와 달이 광채를 잃었다는 이야기는 곧 제철 기술자 집단이 일본으로 떠나 고로에 불이 꺼진 것을 상징하는 것이 아닌지, 사신이 받아온 비단에는 제철 기술의 노하우를 상세히 적어 놓은 것은 아닌지 하는 작가의 생각을 밝힌다.
거기에 상상력을 더해 ‘세오녀’가 동해에서 일본에 갔기에 신라인처럼 여겼지만, 어쩌면 대가야의 제철 기술 집단의 여성 리더는 아니었을까?
만약 그렇다면 포항에서 같은 위도상으로 똑바로 동쪽으로 가면 일본의 오키 섬이 나오고, 이곳 바로 아래가 무쇠의 산지였기 때문이다.
‘세오녀’의 ‘세오’도 ‘쇠가 온다’는 뜻의 이름이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세오녀는 왜의 여왕 ‘히미코’와 관련 있는 인물이거나 동일인이 아닐까?라며 글을 맺는다.
이 글은 1993년 5월 30일부터 조선일보 일요판에 연재된 기획물 ‘노래하는 역사’를 간추린 내용이다. 더불어 스크랩한 신문의 뒷면에 실린 30년 전의 사회 실상을 추억하는 내용을 덧대었다.
작가 李寧熙(1931-2021) 선생은 이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동화작가, 한국일보 기자, 논설위원을 역임하였다.
만엽집(萬葉集·まんようしゅう /만요슈)
8세기 나라 시대에 편찬된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시가 모음집( 20권 4,516수).
5세기부터 8세기까지의 시가이지만 대부분 7세기 초반에서 8세기 중반에 지어짐.
당시 일본에는 문자가 없어 우리의 향찰(이두 문자)와 비슷하게 일본어 발음을 한자로 표기.
그러나 문자에 대한 해석이 완전하지 않아, 여러 가지로 번역되고, 현재도 정확한 의미가 불분명한 것들이 있다. 만요슈의 많은 노래는 중국, 한반도(특히 백제)의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30년 전쯤에
주원 산오리 광고
하하, 이때 대리점 모집 광고가 나왔고, 전국에 오리 로스 구이 붐이 일었던 기억이다.
연예계 소식
안성기 배우가 <아-태 영화제>에서 남우 주연상을 두 번씩이나 받았단다.
언제나 친근한 모습의 그가 혈액암을 앓는 모습을 얼마전 보았는데 요즘 건강은 괜찮으신지...
그 기사 옆에는 영화 <투캅스>에서 안성기 배우의 원래 파트너는 최민수 였는데 박중훈으로 바뀌게 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감독이 잘 판단했다는 생각이다^^
1993년이면 김영삼 정부 시절이니 금융실명제가 시행되었을 때인데, 연예인의 CF 광고료가 화제가 됐었나 보다.
고 최진실 양이 6억 벌어 세금 1억5천만 원을 냈다하고, 놀랍게도 ‘서태지와 아이들’은 한 언론에서 광고 모델료를 1억 2천만 원이라고 보도하자 ‘틀렸다. 2억1천만 원이다’ 라고 밝혔다고 한다.
1억 원대 모델로를 받는 연예인으로 최진실, 서태지와 아이들, 고현정, 김희애, 황신혜, 원미경, 강수연, 유인촌, 노주현, 이덕화, 김혜자 등의 이름을 알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