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월 시 '산유화' 아래 감상편을 수록 합니다.
남산 소월길에 있는 김소월 시비. - 산유화
산유화 / 金 素 月
산에는 꽃이 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산에
산에
피는 꽃은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네.
산에서 우는 작은 새여
꽃이 좋아
산에서
사노라네.
산에는 꽃이 지네
꽃이 지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지네.
[감상]
♣주제 : 삶의 고독과 순수미 추구
♣형식 : 4연의 자유시
♣경향 : 서정적, 주지적, 관조적(觀照的)
♣표현상의 특징 : 서정시의 특징인 자기 감ㅈ벙의 직접적인
묘사 방법으로 바꾸어 주지적 표현을 시도하고 있다.
[감상]
소월은 고독의 의미를 산속에서 핀 이름 없는 꽃을 통해 형상화 하고 있
다. 또한 이 시에서는 감정처리에 있어서 간접적인 방법을 택하고 있다는
것이 소월의 시 중에서 독특한 점이다. 우리나라 시단이 주지적인 방법에
눈뜬 것이 1930년대 중반 이후의 일이었고, 그때까지는 소월을 포함한 대
부분의 시인이 직접적인 토로의 주정적 방법을 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920년대에 발표한 '산유화'한 편만은 간접적인 묘사의 방법을 취하고 있
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산에 고독하게 핀 이름도 없는 꽃, 이곳도 아니고 저만치 멀리 떨어져 홀
로피는 꽃, 이는 시인의 고독감을 객관적으로 능숙하게 비유한 것이다.
그러나 고독에 몸부림치기보다는 새 한 마리를 곁에 불러 앉히고, 그 작은
새의 노래를 즐기는 것이다. 실로 그 기법이 1920년대의 시로서는 능란하다
아니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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