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추가적인 금리 인하에 나설 준비가 돼있다고 밝히고 파산설에 휩싸였던 미국 최대의 모기지업체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을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가 인수하는 협상에 들어갔다는 소식으로 신용경색 우려가 줄어드면서이틀째 상승했다.
잠정 집계에 따르면 이날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 위주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 종가에 비해 117.78포인트(0.92%) 오른 12,853.09에 거래를 마감, 이틀 연속 100포인트 이상 올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13.97포인트(0.56%) 상승한 2,488.52를,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11.20포인트(0.79%) 오른 1,420.33을 기록했다.
이날 증시는 경기전망 우려와 유통업체들의 부진한 12월 소매 판매 소식 등으로 하락세로 출발한 뒤 버냉키 의장이 금리의 추가 인하를 시사하는 발언을 하면서 잠시 상승세로 돌아섰다가 다시 하락했으나 BOA가 컨트리와이드 인수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승세를 본격화했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워싱턴의 주택.금융.재정 여성인클럽에서의 연설을 통해 "우리는 성장을 지지하고, 경기하강의 리스크들에 대처하는 적절한 담보를 제공하는데 필요한 실질적인 추가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의 경제 성장 위험의 전망에 대한 변화를 감안할 때 보다 낮은 금리가 요구될 수 있다면서 미국 경제의 하향 리스크를 걷어내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통화정책 완화가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FRB가 오는 29∼30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 금리를 0.5% 포인트 내린 3.75%로 인하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파산설에 휩싸이며 주가가 최근 이틀간 폭락했던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은 이날뱅크 오브 아메리카(BOA)가 인수 협상에 나섰다는 소식에 주가가 52%나 폭등했다. BOA 주가는 1% 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인터넷판에서 BOA가 컨트리와이드 인수를 위한 선행 협상을 벌이고 있다면서 얼마나 조속히 인수협상이 끝날지는 확실치 않지만 만약이뤄진다면 조만간 타결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과 신용경색으로 지난해에도 파산설이 나도는 진통을 겪었던 컨트리와이드는 당시 BOA로부터 20억달러의 자금을 조달받고 기사회생했었다.
이와 함께 델타항공도 유나이티트 항공이나 노스웨스트 항공과 합병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으로 19% 올랐다. 노스웨스트항공은 32%, 유나이티드항공은 24% 급등했다.
WSJ는 델타항공 이사회가 11일 회의에서 리처드 앤더슨 최고경영자(CEO)게게 유나이니트나 노스웨스트와 공식적인 합병 협상에 나설 것을 승인해달라는 요청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유통업체들의 작년 12월 판매실적은 저가의 제품을 사려는 소비자들이 몰린 월마트와 코스트코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부진해 소비심리 위축의 우려를 키웠다.
의류업체인 갭의 12월 동일점포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6% 감소해 월가의 감소율 전망치인 2.2%보다 컸고, 백화점 메이시의 12월 동일점포매출도 7.9% 줄었다. 백화점 노드스트롬의 매출도 4% 감소했다.
반면 대대적인 할인 공세를 폈던 월마트의 12월 동일점포 매출은 2.4% 증가했고,대형 할인 유통업체 코스트코의 동일점포 매출도 7% 늘어났다.
신용카드업체 캐피털 원은 이날 지난해 순이익 전망치를 종전 5달러에서 3.97달러로 하향 조정하고, 4분기 대출손실이 19억달러로 추정된다고 밝혀 주택시장 부실로 촉발된 신용위기가 소비자들에게 확산되고 있다는 걱정을 불러왔다. 캐피털 원 주가는 이날 1% 내렸다.
이날 미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신청 건수는 전주보다 1만5천명 줄어든 32만2천명을 기록해 지난해 11월초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고용시장이 예상보다 양호했음을 나타냈다. 4주 평균 신청 건수도 34만1천명으로 전주보다 3천명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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