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비야에서 여유로운 아침을 먹고 달팽이 친구들에게 처음으로 미션을 내어주었습니다. 4명씩 한조로 해서 과달키비르 강, 메트로폴 파라솔 전망대 올라가기(입장료 3유로) 마음에 드는 곳에서 각자 사진을 찍어오라고 하였습니다. 세비야는 유럽의 오래된 도시답게 골목이 좁고 비슷하게 되어있습니다. 과연 잘 찾아갈 수 있을까요? 경험에 의하면 모두 잘 찾아옵니다. 설사 길치라도 물어서 오더군요. 사실 저도 약간의 길치입니다. 하지만 여행하는데 문제없습니다. 시간이 더 걸리지만 간혹 길을 잃어버려서 예기치 못한 좋은 곳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늘 단점을 극복하라고 하지만 전 있는 그대로의 제가 좋습니다.
친구들을 한조씩 보내고 여유있게 샤워하고 저희도 출발합니다. 메트로폴 파라솔 흡사 와플같은 모양이지만 이런 파격적인 모습은 유명한 건축가가 설계했다고 하네요. 전망대 올라가니 세비야 도시가 한눈에 보입니다. 물론 달팽이 친구들이 벌써 도착해서 놀고 있네요. 카메라는 제 디카와 폰 그리고 한결이 폰으로 다 해결했답니다. 비싼 물건인데 아이들에게 맡기면 괜찮을까 걱정된다구요. 소중한 것이지만 그저 물건일뿐입니다. 오히려 사진기ㅡ특히 디카ㅡ를 주면 더 좋아하지요. 느낌이 다릅니다. 물건은 더 편리해지지만 오히려 기술적인 것보다 구식 수동적인 것이 훨씬 정감이 가지요. 오후 1시에 모두 미션 수행완료. 보너스를 좀 주어야겠지요. 사실 어제 개인협상하면서 딱 맞게 주었거든요. 이제까지 여유있게 주었다면 좀 아껴쓰는 배낭족도 되어보자고 했지요. 그래도 이곳은 지방이라 싸기에 충분히 여유있습니다.
아파트형 숙소라 맛있는 밥 한번 해 먹어야겠지요. 오늘도 달팽이 전속요리가 끼리가 밥과 삽겹살 고추장 불고기를 했습니다. 역시 말없이 먹는 친구들. 음식이 중요한 문화이자 삶의 활력소이며 정치입니다. 그런데 한국은 때우기식 또는 과시용 의무감의 회식 등등 잘못된 형태로 바뀌고 있네요. 여행때는 인원이 많아서 힘들지만 요리하는 것도 좋은 공부라 생각합니다. 남자라고 먹이지만 말고 함께 요리준비하고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 많이 합니다. 프랑스는 저녁시간만 3시간이라고 합니다. 준비하고 먹고 이야기나누며 모두가 조금씩의 역할이 있지요. 집에서 자신이 뭔가 하고 있다는 생각이 자존감의 시작이지요.
세비야에서 가장 유명한 두곳 알카사르와 대성당을 구경하는 날 아침먹고 이동합니다. 구불 구불이어지는 길 그늘진 곳을 따라 걸으니 그렇게 덥지 않네요. 하지만 휴가기간이라 알카사르 입장하는데 제법 길게 줄을 섰네요. 40분정도 기다려 드디어 입장, 여행안내서에는 천국이 있다면 여기일거라 하지만 약간 과장된 느낌이네요. 하지만 잘 가꾸어진 정원과 건물이 이국적인 느낌을 가지게 하네요. 과거 요새였다 한때는 궁전등 다양한 용도로 쓰인 곳이라 어떤 곳이었을까 예측하기 힘들게 하네요.
더운 날씨 돌아다니기도 힘들기에 충분한 휴식을 가져야겠죠. 점심시간 2시간 그리고 곧바로 대성당으로 갔습니다. 이번에는 다행히 인터넷 예약을 해서 줄서지 않고 곧바로 통과, 안으로 들어서자 크기에 모두를 놀라게 합니다. 126m높이의 탑으로 먼저 걸어올라갑니다. 중간중간 보이는 도시는 조금씩 올라가자 더 멀리보이고 마침내 올라가자 사방이 그림입니다. 하얀색 집들이 그림처럼 펼쳐집니다.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의 추정되는 묘가 있으며 중세카톨릭 성당의 웅장함 화려함 당대 최고 미술가가 그렸을 예수와 마리아의 그림 등 볼거리가 가득합니다. 거대한 높이 색색의 유리창의 그리스도의 종교적 신비로움이 성당 내부의 성스러움을 더하네요. 달팽이 친구들에게 전날 두곳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주고 가이드처럼 일일이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보통 아이들의 관심분야는 어른과 다릅니다. 어른의 시각으로 보면 왜 깊이 보지않고 그냥 휙 둘러보냐며 안타까워하겠지만 아이들은 아이들 눈으로 봅니다. 그 시각을 이해해주면 되지요. 눈을 호강시켜주되 자신의 감성을 강요하면 오히려 더 싫어지지요. 그들의 눈으로 느낄 수 있게 도와주면 됩니다.
두곳을 돌아다니는 것도 힘드네요. 상점에서 시원한 과일주스 한잔 쏘고 숙소로 왔습니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좋네요. 몇몇 고학년들이 요리를 하네요. 밥을 한가득 해서 볶음밥을 파스타 면 삶아서 한국에서 가져온 비빔국수용 고추장을 넣으니 완전 행복하다고 난리입니다. 몇몇은 식당가서 너무 맛있다고 하고 한두명은 요리하는데 도움을 주었지요. 일명 베이컨 파스타. 달걀도 삶아먹고 풍족하게 먹네요.
이제 세비야의 마지막 밤이네요. 버스타고 그라나다로 갑니다. 이틀간 머무는 곳에서 달팽이 친구들만의 숙소잡기에 도전합니다. 유럽은 숙소간판이 작고 휴가기간이라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해주었는데 아이들 스스로 잡겠다고 하네요. 이런게 멋진 도전아닐까요. 멋지죠? 달팽이 친구들. 넉넉하게 숙소비를 주었습니다. 남으면 자기 비용이라고 하고 잡는 요령 등등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인 스스로 숙소 구하기는 달팽이만의 매력이지요. 아마도 잘 할거라 믿습니다. 못잡으면 어떻게 하냐고요? 그때 도와주면 됩니다. 그게 어른의 역할이니까요. 그라나다로 이동합니다.
좁은 골목사이로 차가 다닙니다. 참 불편할 것 같지만 차는 아주 느리고 그 사이로 사람들이 또 다닙니다. 얼마나 오랜 시간동안 그렇게 살아왔을까요..골목으로 다니다보면 길을 잃기도 합니다.
메트로폴 앞에서~~와플 같은 건축물.
메트로폴 광장에서 미션 사진 수행~~
오래된 도시 세비야
쉬면서 강에 나가 구경도 합니다. 더운 여름이라 햇살이 뜨겁지만 건조해서 그늘은 쉬원하지요.
고추장 불고기. 생필품이 쌉니다. 고기도 저렴하지요. 가져온 고추장으로 오랫만에 먹는 한국음식. 먹느라 정신없습니다.
천천히 세비야 시내를 구경하는 중~~~길을 잃어버린 친구들은 즐겁게 여기까지 왔다고 이야기하네요.
여름휴가라 사람들이 많네요. 알카사르는 여행안내서에 예약할 필요가 없다고 하는데 ㅋㅋ 기다리는 것도 여행의 일부분입니다.
알카사르의 멋진 정원과 이슬람식 건축물이 조화를 이루네요.
동근이 안녕~~
대성당 안에서~~
콜럼버스의 묘라고 추정됩니다~~정말 묘일까요? ㅎㅎ
대성당에서 바라보는 세비야~올라가긴 힘들어도 한번 올라가면 내려오기가 싫어집니다.
달팽이 친구들이 직접 요리합니다~~맛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