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서산(烏棲山).
집 에와서 짧은 한문실력때문에 옥편을 뒤져봤더니 "서(棲)" 자가 깃들 서, 살 서라고 적혀 있더군요.
그대로 해석하자면 "검은 새가 깃들은 산" 이지만 나중에 찍어가지고 온 사진중에서 산에 대한 안내글을 보니 우리 동이족의 마크(?)인 삼족오(三足烏)가 깃들은 아주 성스러운 산이었습니다.
뭔 느닷없는 한문공부냐구요?
그게 아니고, 경사가 급한곳을 초장에(?) 어째 자꾸 전라도 표준말이 나올려고 하지?...헉헉거리며 올라갔었는데 생각했던것 보다 억새가 눈이 부시게 할 정도가 아니어서 , 실망을 조금, 아니 쬐끔 했었거든요.
그런데 나중에 보니 억새보다는 신령스러운 산을 오른다는, 좀 더 경건한 마음으로 올라갈것인데 하는 생각과 그렇게 성스러운 산이면 뭐라고 마음속으로 기도라도 올려보며 중얼중얼 해 볼것인데 하는 아쉬움이 남아서요.
아, 요새 온 나라가 좀 어렵나요? 이렇게라도 해서 나라가 좀 나아지면 좀 좋아질까하는...웃기는 소리 그만 하라구요? 저도 이렇게 말을 하려니 온 몸이 비비 꼬이네요.
시간도 없고 고매하신 나사모어른들 앞에서 씨잘데없는 소리 그만 하겠습니다.
오랫만에, 참으로 오랫만에 나사모님들을 뵈었습니다.
꿈속에도 님들이 보였다면 좀 거시기한 야그고 솔직히 많이 보고는 싶었습니다.
사업상 좀 멀리 떨어져 있는 관계로 금년에는 첨으로 도장을 찍었지요.
존경하는 회장님(오랫만에 뵈니 더 동안이 되신것 같아 질투가 쬠 날려고 했습니다), 오랫만에 왔응게 "닭이나 묵어라"하신것 같은 박부회장님, 석범님, 프로롱("프로~롱"하면 꼭 방귀새는 소리같아서 어째 좀 그러요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여태 참았는데 이번에 보니 시마이,안뇽해버렸다구요)님, 올때마다 자꾸 뭔 선물을 주시는 꽃반지님( 하산후 온천갈때 일찍내려 걸어가시는 뒷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버스속의 뭇 남정네들이" 저그 걸어가는 여자가 누구여? 꽃반지제. 아따 겁나 곱네, 맬겁시 따라가고 싶네"라고 했다는 사실! 하여간 보는 눈들은 있어가지고...), 애진아씨( 자꾸 햇갈리게 하는 아씨. 나는 이번에 같이 동행하면서 무순 원장님인가 하신분이 아버님인줄 알았다니까요. 하도 다정스럽게 사진을 찍어싸서. 예전에는, 아씨가 항상 버스의 맨 앞자리에 타고 산행후에 굿은일은 다 하셔서 속으로 강기사님 부인인줄 알았었다니까요. 부부간에 관광버스를 운행하는 분들이 많아서 꼭 그리 알고, 강기사님은 참 재주도 좋다. 저렇게 예쁜 큰애기를 뭔소리를 해서 꼬드겨불었다냐하고 좀 응큼스럽게 봤었는데 나중에 우연찮은 기회에 조심스럽게 물어보고 화들짝 놀랐습니다. 이쁜 아씨 구만리 앞길을 막아버릴뻔해서 등허리에 찬바람이 싸악 불어부렀답니다. 그런데 이번에 또??? 제가 보는 눈이 없는 관계이오니 널리 양해하소서.), 그리고 전 회장님(산적모습이 더욱 심해졌습디다)........ 한분한분 다 쓸려고 하니 겁나게 심란하네요.
그만큼 모두 보고싶었다는 말이니까 혹시 이 자리서 자기 이름 안불렀다고 서운해 하지마시기 바랍니다.
누가 자주 쓰는말. " 여러분 사랑합니다!!!"
참 여행나라님은 오신다고 해놓고 어디 가셔부렀으까.
오서산은 하얗게 핀 억새도 아름다웠지만 저는 하산길의 아름다운 오솔길이 그렇게 좋았습니다.
기나긴 가을 가뭄에 아름다운 단풍이 말라 비틀어져 안타깝고, 걷는 걸음마다 먼지가 푸석거렸지만 하산길의 고즈넉하고 운치있는 길은 도심속에서 메말랐던 우리의 가슴을 충분히 적셔줄만 한 값어치가 있었습니다.
거기에 동행하는 우리의 B조 분들이 있어서 그 기쁨은 배가 되는것 같았습니다.
항상 느끼는것이지만, 어느곳의 무슨산 이던지간에 각자의 매력은 다 가지고 있으면서, 오가는 모든 이들에게 기쁨과 삶의 활력을 준다는것입니다.
산은 좋은것이여.
참, 잊어불뻔했네.
뒷풀이때 고흥아자씨들(자칭 고흥 조폭 아저씨들)의 멋들어진 취흥이 맛있는 통닭과 어울어져 밤깊은줄 몰랐다는 사실..
즐거웠던 하루였습니다.
.
.
.
아따 하루밖에 안되었는데 겁나게 보고 싶어야, 그냥.
이상,
별이었습니다.
첫댓글 풍광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근데 주인공님은 가끔씩 보이네요.
제가 찍사여서 가끔 보일 수 밖에요.. 글쓴이도 저구요. 그 산악회에서의 닉네임이 별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