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생선회가 특별한 이유
군산 앞바다에서 잡은 각종 해산물이 한상 가득
생선회가 나오기 전에 차려지는 음식들, 옥수수나 꽁치 냉채 등 안먹는 몇가지는
치워 버렸어도 한상 가득이다. 재료 또한 신선하기 그지 없다. 개불만 하더라도
한참이나 지났는데도 산낙지처럼 생동감있게 움직였다
좀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날치알 김밥은 나오자 마자 먹어야 김이 눅눅해 지지 않고 맛있다
미각을 한 단계 업 시켜준 생합,단물이 줄줄 나옵니다
새송이구이
대나무통 밥
홍어와 문어 전라도 김장김치와 함께
새만금이 고향인 피조개
꽁치, 도시에서도 많이 나오지만 이놈이 더 맛나요
찐 해산물들이군요
백고, 이놈도 새만금 출신입니다. 그러고 보니 우리 바다에서 난 놈들이 많이 출현했네요
지금까지는 38,000원 자연산 놀래미 회를 주문했더니
나온 음식들입니다.
군산의 대표음식 생선회
싸고 맛있고 푸짐하다면 이 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전북 군산의 생선회가 그렇다. 아귀찜, 꽃게장과 함께 군산을 대표하는 생선회.
“생선회 먹으러 군산까지 갈 필요 뭐 있어?”
하고 생각하는 분도 계시겠지만 군산의 생선회는 다른 지역과는 다른 점이 있다.
지금부터 군산의 생선회, 그 특별한 맛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군산은 일제 강점기 때만 해도 우리나라 3대항에 들어갈 정도로 컸지만,
지금은 겨우 인구 26만여 명에 불과한 소도시가 되어 버렸다.
현지인의 말을 빌리자면 유령도시가 되었다고 한다.
인문고가 미달될 정도로 인구감소가 뚜렷한 군산,
도시 곳곳에서 일제시대 흔적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도 있다.
그 만큼 발전과 개발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는 증거다.
한편으로는 그렇기 때문에 고유한 음식문화를 지켜가고 있기도 하다.
모든 음식이 수도권화 되어가는 현실에서
군산은 나름대로 지방음식의 특색을 간직하고 있다.
이웃한 전주만 해도 이미 지방색을 읽어버려
서울과 뚜렷한 차이는 느낄 수가 없는데
군산은 다르다. 음식도 자연미를 유지해 나가고 있으며
넉넉한 인심은 구도 군산의 매력을 한층 끌어올려 준다.
(구) 조선은행 군산지점, 뜬다리 부두, (구) 군산세관 등
일제 수탈의 현장을 뒤로 하고 도선장 쪽으로 향하면 나오는 곳이 수산물시장과 회 센터다.
이곳이 군산의 생선회를 유명하게 만드는 주 무대라 할 수 있다.
먼저 군산회집이 눈에 띈다. 우와 규모면에서 압도적이다. 4~5층 건물 전체가 횟집이다.
종업원만 100여명이 넘을 때도 있었다고 하니 규모가 실로 엄청나다. 군산회집 주변으로는
자그마한 횟집들이 여럿 보인다. 사실 작은 횟집들은 아니지만
군산회집의 위세에 눌려 작게 느껴질 뿐이다.
수산물 시장에 도착하니 입구에 ‘군산의 자갈치시장’ 이라고 써져 있다.
1층에서는 건어물과 싱싱한 해산물을 구경도 할 수 있고 또 싸고 저렴한 가격에 사 갈수도 있다.
2층으로 오르니 2~30여 횟집이 손님들을 치르고 있다.
그날 마침 이곳에서는 ‘6시 내고향’을 쵤영했다.
한 횟집에서는 촬영팀의 뒤풀이가 한창이다.
나는 한바퀴를 둘러보고 나서 그 중에 맘에 드는 집으 로 들어갔다. (익산횟집)
자연산 놀래미가 38,000원, 음 좋아 놀래미로 하자.
주문했다. 잠시 후부터 나오기 시작하는 음식들이 나를 놀라게 한다.
도시에서 나오는 곁다리음식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도시에서 횟집에 가면 왜 바다 것들은 별로 안나오고
퓨전이나 인공적인 맛들이 많이 나오냐고오~
그런데 이곳은 그런 나의 불만을 싹부터 잘라버린다.
군산앞바다에서 잡은 신선한 해물들이 한상 가득 차려진다.
무엇 무엇이 나왔는지 간략하게 살펴보면 피조개, 생합, 백고,
해삼, 멍게, 개불, 가리비, 굴, 조개관자, 새우, 홍합, 문어,
홍어, 생합탕, 새송이구이, 대나무통 밥, 꽁치, 날치알 김밥, 등등....
우와~ 놀라워라 놀래미가 나오기도 전에 38,000원 가격 값을 다 해버린 듯 하다.
드디어 놀래미회가 나왔다. 아.... 눈으로만 봐도 생생감이 느껴진다.
한점 젓가락으로 집어 입으로 가져갔다. 우물우물.....흐음....
도시에서 먹은것과 육질맛이 이리도 차이난단 말인가?
마치 복어 회를 먹는 듯 야돌 야돌 씹히는 맛이 거의 죽음에 가깝다. 잡 냄새도 전혀 없다.
다른 음식도 그렇지만 특히 회는 그렇다.
도시에서 비싸게 주고 먹는다 해도 산지에 와서 먹는 이 맛을 따라가지 못한다.
도시에서 먹는 회는 끝까지 먹은 적이 거의 없었다.
어느 정도 먹다보면 느끼함에 물려서 나중에 매운탕에 넣어서 먹곤 했었는데
이 놀래미는 한점도 남기지 않고 다 해치웠다.
회를 먹고 나면 나오는 매운탕입니다. 이놈에게도 맛의 비밀이 있네요. 양식한 생선으로
끓인 매운탕은 기름이 둥둥 뜨는데..... 자 보세요. 기름기 하나 없지요?
거픔때문에 잘 보이지가 않는다구요? 그럼 아래 사진을....^^
불을 끄고 식었는데 기름 하나 안떴죠? 원래 식으면 빨간 기름이 둥둥 뜨기 마련인데.
이게 양식 물고기와 자연산 물고기의 차이라고 할 수 있지요. 얼마나 개운하고 깔끔하던지...
배 불러서 다 못 먹고 온 게 원통할 정도였습니다.
곁 음식으로 나온 것 중에 조개회를 먹었더니 이 놈 또한 한맛 한다.
쥔장에게 더 줄수 있냐고 물었더니 그냥 예스! 한다.
놀라운 맛을 간직한 생합
주인장의 설명에 따르면 그 조개는 ‘생합’이라고 하는 놈인데
새만금에서 잡아온거라 한다. 옆에 있는 ‘피조개’와 ‘백고’ 와 함께....
얘기를 듣고 나니 갑자기 마음이 편치 않다. 이제 새만금이 간척지가 되면
이놈들을 영원히 못 만나겠지?
마음이 불편한 건 나뿐만이 아니다 쥔장도 착찹 하기는 마찬가지.
앞으로 이 회센터도 문을 닫을 날이 멀지 않다고 한다.
소줏잔만 연신 들이켰다.
내가 간 그날은 KBS 9시 뉴스에서 새만금 특집으로 다루던 날이었다.
담배를 깊게 빨면서 뉴스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사장님의 얼굴에 깊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는 것을 보았다.
에휴~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을까.
세계는 생태관광, 자연관광, 체험관광에 사활을 걸고 있는데
우리는 왜 뒤로만 가는 걸까?
어서 빨리 ‘개발=발전’ 이 공식을 진리라고 믿는 착각에서 벗어나길 바래본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마음 한구석으로 편치 않는 건,
앞으로 새만금이 우리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나도 크게 다가 올 것 이란 걸 잘 알기 때문이다. 맛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