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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8일 토요일 오전 10시30분에 핸드폰이 울렸다. "휴스턴인데 LA를 경유해서 서울로 가게됐다. LAX도착시간 오후8시55분이고 11시30분 출발하는 KAL을 타야한다." "American Air Line도착하는 터미널4에서 터미널B 대한항공까지 걸어가는 동안 얘기할 시간이 있다."
반가운 친구를 이십육칠년만에 만나게 된다는 말에 "알았다! 와인 두어병 가져가마, 이따 저녁때 보자 친구야!"
"아무것도 가져오지마~영윤아, 내가 수화물없이 출입국수속할려고 핸디케리백하나뿐이다."
한시간을 달려서 8시50분에 터미널4앞에 있는 파킹랏으로 들어갔다. 8시55분, 내가 전화하니까 연결이 안된다는 안내녹음만 나온다.
8시57분, 전화가 왔는데 출구로 나와서 대한항공을 찾아가고 있다는 거였다. 현재위치를 물어보니 터미널3번같다고 하였다.
알았다고 뛰어가면서 생각하니까 27년세월에 얼굴이 변할수도 있겠다 싶어서 지나치는 동양인들은 전부 검색하듯 쳐다보며 빠른걸음으로 가는데 3번터미널이 멀기도 머네.
3번 터미널에 도착했는데 친구는 보이질 않고 전화도 안돼서 어쩌지할때 전화가 왔다.
터미널B앞을 지나고 있다는 거였다. 오던길로 다시 열심히 걸어가며 얼굴을 스캔하고 있는데 10여미터앞에 낯익은 얼굴이 들어온다.
친~구~야~!
"ㅇㅇㅇ 아~"
반가운 친구의 얼굴이 27년전 그대로 있다는 사실이 감동이 될줄이야...
만남의 기쁨을 누리기전에 탑승수속부터 해야했다. 대한항공이 있는 탐브레들리 빌딩을 찾아 뛰었다. 도착한 곳은 1층이었고 출국수속은 2층이었다. 간신히 수속카운터에 오니 시간이 9시25분이 됐다. 모닝캄회원 수속대앞에서 인증샷 한컷을 찍었다.
9시50분까지 탑승게이트로 가라는 KAL직원에게 부탁하여 둘이서 사진을 몇장찍을수 있었다.
탑승시각 10시50분인데 한시간 전까지 게이트 138번으로 가야한다고 했다.
2층 라운지에서 스시김밥을 사서 20분동안 뒤죽박죽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내가 준비해간 피스타치오와 블루베리초콜렛을 가져가라고 주니까, 피스타치오는 농산물이라 안되고 블루베리초콜렛은 가져갈수 있다면서 가방에 넣었다.
내가 수차례 괜찮다고 권해도 끝내 사양하는 걸 보면서 실감할 수 있었다. 친구가 30년 국정원생활을 버텨낸것이 이런 하찮은 것에도 원칙을 고수하는 자세란걸 새삼 깨달을수 있었다. ( 아래 사진은 내가 타이밍을 잘못 맞춰서 눈감을때 찍었다.)
친구가 차고 있던 시계를 풀더니 "영윤아 이건 절대시계(?)라는 NIS야. 너한테 선물로 주고싶다." (ㅋ~영화의 한장면 같았다) 멋진 친구덕에 '대한민국 국가 정보원, NATIONAL INTELLIGENCE SERVICE. 약자로 NIS 시계를 찼다. 아이리스에 나오는 이병헌이 된 기분이다. NIS시계를 차고있는 동안에는 친구가 항상 깨어있던 국정원시간도 나와함께 하는것 같겠지...
친구는 9시50분에 칼같이 일어선다. 탑승구로 가서 줄을서고 있다.
늦었으니까 빨리 들어가라는 친구~~
밤10시10분 탐승구 바로앞에선 친구.
"건강해라~ 친구야." 마지막 전송인사를 남기고 파킹랏으로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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