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덩샤오핑을 중국의 현대정치와 역사적인 관점에서 가장 간단명료하게 표현해 '개혁개방'이라고 일컫는다. 그러나 이는 정확한 표현이 아니다. '경제개혁'과 '대외개방'이라고 좀 더 엄격히 등소평주의를 구분지을 필요가 있다.
또한 마땅히 개혁이라는 표현이 중국만의 또는 어느 나라의 어느 통치자만의 전유물이 될 수는 결코 없다. 인류는 늘 새로운 것에 대한 욕망과 탐구를 견지해 왔고, 정치는 이것에 매우 민감했고, 권력은 늘 개혁이라는 명분으로 백성들의 환심을 사로잡으려 노력해왔다.
1904년 사천성에서 출생하였으니 등소평 탄생 100주년도 작년이었고, 1997년 세상을 떠났으니 특별하게 그를 떠올릴 이유가 없다. 헌데 돌연 내가 등소평을 상기하게된 이유는 뚱딴지 같게도 최근 독도문제를 둘러싸고 벌어진 일본과의 외교적 마찰, 급기야는 대통령까지 직접 나선 과정을 지켜보며서다.
우선 나는 우리 대통령이 할말을 속 시원히 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마음속 깊이 아래 등소평의 예에서 볼 수 있는 믿음을 독재자의 오기가 아닌 국제사회에서의 대한민국이라는 자리매김으로 환치해서 노대통령에게도 있었기를 간절히 바란다.
1989년 6월 텐안먼 광장 안팎에서 학살이 벌어졌을 때 , 덩샤오핑에게 전화를 건 부시 전 미국대통령은 등이 통화를 거절하자 대단히 화가 났다고 한다. 통화를 거절한 등의 생각은 이러했다고 한다.
"그들이 뭐라고 말하든, 어떻게 반응하든 상관 없었다. 어떤 제재를 가한다고 해도 겁나지 않았다. 이 상황을 타개하고 여전히 국가를 통제할수만 있다면, 그들은 내게 돌아오기 마련이니까"
약육강식의 냉엄함이 존재하는 외교에 있어서 결론은 간단하다. 국력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동구 유럽에 이어 1991년 소련이 해체되었다. 그러나 공산당정권 중국은 아직 건재하다. 그리고 위의 등소평의 오기는 그의 사후에도 불구하고, 최고권력층의 2번째 변화에도 여전히 현재의 중국에서도 현실로 존재한다.
그럴 수 있는 이유는 이러하다. 중국은 너무도 빨리 내달리고 있는 기관차다. 게다가 전세계 인구의 5분의 1 이상의 승객을 태우고 있다. 또한 승객 중엔 중국인말고도 상당수의 관계되는 세계인들이 함께 타고 있다. 외부에서 누군가가 물리적으로 이 열차를 갑자기 멈추게 해야 하는 경우, 급정거로 인해 야기될 수 있는 엄청난 희생을 감당키는 쉽지 않다.
기관사의 입장에서도 현재 상태로 열차를 멈출 수는 없다. 승객들이 가고자 하는 목적지까지는 아직 더 많은 여정을 남겨두고 있다. 열차가 지금 멈춘다면 승객들의 혼란은 불보듯 뻔한 이치고, 한번 동력을 잃은 열차가 다시 가속을 낸다는 것 또한 힘에 부치는 것이다.
등소평주의 '경제개혁'과 '대외개방'은 당분간 중국의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며, 동력이자, 중단기적인 관점에서 중국의 미래를 파악하는 가늠자라 할 수 있다.
서두에서 나는 등소평주의를 '개혁개방'보다는 '경제개혁'과 '대외개방' 이라는 표현으로 보다 명확히 구분지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등은 경제에 관한한 자유주의자였으나, 정치에 있어서는 보수주의자였다.
중국입장에서 이러한 기조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 분명하다. 만약 경제적인 삶의 질이 어느 정도의 수준에 도달하기도 전에, 민주적인 정치의식이 성숙하기 전에 공산당 정권이 국가운영의 구심점을 상실한다고 가정한다면 중국의 오랜 역사의 교훈에서 보듯 분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치개혁'을 열외로한 중국의 과속은 여러가지 방면에서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 중국정부의 속도조절에 대한 노력의 정점은 위안화절상 수용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등소평의 개혁개방은 중국의 번영을 상징함과 동시에 중국의 한계를 내포한다. '경제개혁'의 성공은 결국 '정치개혁'의 욕구를 가중시키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결론으로 벤저민 양의 저서 '등소평'에 나오는 귀절을 인용한다.
1989년 미국의 부시대통령과의 대화중 양당체제를 갖춘 미국의 민주주의를 높이사면서도 덩은 이렇게 주장했다.
"그렇다고 중국이 당장 그런 체제를 갖출 수는 없다. 미국도 200년이 걸려서 이룩하지 않았는가?"
역사적으로 보면 덩이 틀렸을지도 모른다. 미국이 민주주의를 가능케 하는데 그토록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민주적 정치체제가 그토록 오랫동안 미국을 지탱했다는 점 또한 중요하기 때문이다.
첫댓글 무엇이건 간에 국민이 행복을 느끼는사회가 좋은 사회~!!! 등소평 훌륭하신 영도 인것 만은 사실입니다....
등소평...작은거인........./정말대단한분이시지요~~~
원본 게시글에 꼬리말 인사를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