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화 된 식문화에 밀려 우리 전통의 맛이 사라진다는 게 너무 억울하네요."
쌀쌀해지는 날씨엔 왠지 모락모락 연기가 피어오르는 옛 시골 풍경과 따뜻하고 얼큰한 국물이 더욱 그립다. 그곳에서 보글보글 끓는 된장찌개에 밥 한 공기를 뚝딱 해치운다면 천국이 따로 없을 것이다. 지금도 그런 곳이 있을까? 지난 주말 인천시티투어를 이용해 강화도로 떠났다.
빨갛게 물든 강화도 가로수 길을 달리다보니 구수한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그 향기를 따라 들어간 곳은 마니산을 기슭에 있는 황토색 건물의 맛 집이었다. 도시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수많은 붉은 장독대와 옛 시골을 연상시키는 까만 솥단지가 이 집의 첫 인상이다.
- ▲ '편가네 된장'에서는 된장을 만드는 것부터 발효까지 직접 손수하고 있다
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가자 구수한 된장의 향기가 가득했다. 갓 서른을 넘긴 다소 젊어 보이는 사장이 우릴 맞는다. 이 집의 사장인 편도영(32) 씨는 군 제대 후 고모할머니가 보내준 된장의 맛을 잊지 못해 지난 2007년부터 어머니와 아버지와 함께 강화에서 된장을 만들고 있다.
우리는 이 집에서 가장 유명한 '깡된장'과 강화도의 특산품인 속노란 고구마로 담근 고추장 맛이 느껴지는 '매운 쪽 갈비찜'을 맛보기로 했다.
20분쯤 지났을까? 메인 음식들이 나오기 전에 이 집에서 손수 만든 두부가 한 접시 나왔다. 뜨겁게 구워진 손두부는 노릇한 색깔에 속은 아이 살처럼 부드럽다.
- ▲ 노릇노릇 구워진 '두부김치'와 속노란 고구마 고추장의 옷을 입은 '매운 쪽 갈비찜'
이어서 나온 '깡된장'과 '된장찌개' 그리고 각종 '제철나물'. 여기에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빨간 윤기를 자랑하는 '매운 쪽 갈비찜'이 더해져 상을 가득 채웠다.
깡된장은 직접 캐온 도라지, 시금치, 파래 등 7가지의 제철나물 그리고 빨간 옥구슬 같은 날치알과 들기름을 곁들여 비빈다. 비비는 동안에도 입안 한가득 군침이 돌았다. 입안에서 은은하게 퍼지는 들기름의 향과 입 안쪽에서 톡톡 터지는 날치알이 깡된장의 맛을 더했다. 옛 시골에서 먹던 할머니의 손맛이 느껴졌다.
- ▲ 한상 가득 차려진 각종 '제철나물'과 '날치알' 그리고 '깡장'
서울서부터 된장 맛을 보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는 이창복(64.여의도) 씨는 "손수 만든 된장으로 끓인 된장국의 담백한 맛에서 옛날 어머니가 끓여주시던 된장국이 생각난다"며 "사장님의 성의와 정성이 대단하다"고 된장의 맛을 평했다.
'편가네 된장'에서는 깡된장 외에도 콩비지찌개, 해물전, 순두부 등 콩을 이용한 다양한 음식을 맛 볼 수 있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인스턴트에 조미료가 첨가된 음식에 익숙해 있어 우리의 옛 맛을 잃어버리고 살아가는 것이 안타까워요." 편 사장의 어머니 박옥자 씨의 말이다.
현재 이곳 된장은 편 사장의 어머니 박옥자 씨가 만들고 있다. 예전 다른 사업으로 실패한 박씨는 "이제는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에 빠져 있을 때 문득 고향에서 만든 된장으로 음식점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라고 말했다.
- ▲ 편가네 된장에서 만든 '된장'과 '속노란 고구마 고추장'
박 씨를 비롯해 그의 남편과 아들 편 씨 이렇게 가족 모두는 된장을 담그는 비결을 배우기 위해 무작정 고모할머니가 계신 경상남도 함안을 찾았다. 그렇게 찾아간 고모할머니는 손사래를 치며 안된다고 단호하게 거절했다.
"된장을 만드는 일이 얼마나 고된 일인지를 알고 있는 고모의 반대가 처음엔 심했죠"라며 박 씨는 말했다. 반대를 무릎 쓰고 박 씨는 무려 2년 동안을 서울에서 경상도를 오가며 된장 만드는 법을 배웠다.
한국 고유의 음식 맛을 좌우하는 된장. 조선시대 초·중기에 기록된 장품제조(醬諸品條)를 보면 "집안의 장맛이 좋지 아니 하면 좋은 채소와 고기가 있어도 좋은 음식으로 할 수 없다"라고 나와 있다. 그 정도로 음식에서 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 지장뭉텅이를 5~6개씩 새끼줄에 끼워 자연 바람과 햇볕에 건조시킨다
옛날방식을 고집해 된장을 만드는 박 씨는 오직 국산 콩만을 사용해 가마솥에 6시간 삶아 진이 나도록 적당한 온도에서 콩을 띄운다. 띄운 콩을 다시 곱게 갈은 보리와 함께 반죽해 지장뭉텅이를 만든다. 이 지장뭉텅이를 건조시키기 위해 약 6시간 동안 왕겨 불에 굽는다. 장작불이나 가스 불에 굽게 되면 골고루 굽지 못해 발효되는 과정에서 냄새가 난다고 한다.
지장뭉텅이를 만들 때 가운데 구멍을 내 건조시킨 후 미리 엮어놓은 새끼줄에 5~6개의 뭉텅이를 끼워 처마 밑에 매달아 놓는다. 여러 개를 함께 엮어 말리는 이유는 서로 열을 받아 발효가 더 잘되기 때문이다.
이런 고된 작업을 매번 반복하면서 까지 된장을 만드는 이유를 물어보자 박 씨는 "우리 전통의 맛이 외국에서 수입된 맛에 밀려 빛을 못 본다는 게 개인적으로 너무 억울한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씨는 "현재 외국 손님들도 인터넷으로 우리 집의 된장과 고추장을 많이 사간다"며 "여력만 된다면 정성껏 만든 된장의 맛을 전 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전등사에 약 10분거리에 위치한 이 맛 집은 강화의 초지진, 광성보, 전등사 등을 거쳐가는 인천시티투어의 강화코스를 통하면 유적지도 함께 돌아볼 수 있는 1석 2조의 여행이 될 수 있다.
첫댓글 한번 맛보고 싶습니다...된장도 파나요???
전원 11.11.18. 23:19 11월18일 엿질금 2천원/2봉지 =4000원 설탕3키로 6400원 찹쌀2홉
엿질금 첫물을받아 찹쌀밥에 부어 설탕약간넣고 10인용 압력밥솥에 넣고 석어 투껑닫아둔다 아침8시 45분에시작 5-6시간쯤 후 밥알이 몆알뜨면 나머지 엿질금물에 합처서
설탕적당량 넣고 까스불에 끓인다 30-40분정도 끓는중 거품은 걷어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