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림동성당의 종>
광주 계림동성당은 1964년 임시성당을 시작으로 1968년에 현재의 성당으로 준공되었다. 노아의 방주를 디자인 개념으로 설계하여 철근콘크리트와 목조트러스 구조 형식의 지상2층 규모로 지은 것으로, 분홍빛 파사드와 흰색의 단아한 본당과 높은 첨탑의 외관이 인상적인 건축물이다.
2014년 12월 31일 계림동성당은 송년미사를 기념하여 교구의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과 평화의 울림을 전했다. 계림동성당 50주년을 마무리하는 소중한 의미를 담은 소리이기도 하다.
2015년 새해, 계림동성당의 신부님, 수녀님, 그리고 모든 형제자매님들께 주님의 참 사랑과 평화의 은총을 듬뿍 받는 행복한 한 해가 되시길 기도드립니다.


< 교회의 종소리에 대해서 >
크리스트교 공동체에서 가장 신성한 신호음(信號音)은 교회의 종소리이다. 게다가 현실적인 의미에서, 그 소리는 공동체의 경계를 결정하고 있다. 교구라는 것은, 교회 종소리가 도달하는 범위 내에 그 영역을 결정하는 음향공간(acoustic space)이기 때문이다. 음향적 수단으로 공간을 정의하는 것은 소유지를 나타내는 경계선이나 울타리 같은 시설물보다 훨씬 더 오래되었다. 늑대의 울부짖음은 무리의 영역을 음향공간으로 정의하기 위한 소리의 의식이며, 사냥꾼의 뿔피리가 숲에 대해서 혹은 교회의 종이 교구에 대해서 권리를 주장하는 것과 같다.
교회의 종은 원래 구심적 기능과 원심적 기능을 모두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악령을 물러냄과 동시에 신과 신자들의 주의를 끌도록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크리스트교 주석자들은 교회의 종에 풍부한 상징성을 부여했다.
종은 성바오로(St. Paul)의 <나는 울려퍼지는 금관악기 또는 심벌즈가 된다> 라는 말로써, 전도자의 입을 표현한다. <나는 너에게 그들보다 단단한 이마를 준다>리는 말로써, 금속의 단단함은 전도자의 견고한 마음을 의미한다. 종 안쪽을 때려 소리를 내게 하는 철의 추는 배움을 찬미하고 성서를 낭랑하게 읊는 전도자의 혀이다. 종을 치는 것은 먼저 자기 자신의 악을 때리고, 다음에 다른 사람의 악을 나무라는 전도자를 나타낸다. 추와 종을 연결하는 고리는 명상이고, 추를 묶는 손은 전도자의 말이 절제되어야 함을 나타낸다. 종을 매다는 틀의 나무는 주의 십자가를 의미한다. 종을 나무에 매다는 철은 전도자를 십자가로 나누는 것 없이 이어져 <주의 십자가가 없으면 나와 영광은 멀어진다>라고 부르짖고 있다. 나무와 나무를 틀을 끼워 맞추는 나무못은 예언자의 계시이다. 종을 치기 위해서 나무로 만들어진 쇠망치는 신의 명령을 확실하게 받아들이는 전도자의 바른 마음을 의미한다. 종을 반복해서 치는 것은 신의 명령을 모든 신자에게 골고루 전하는 것이다.
현대 도시의 환경소음이 증가하면서 교회의 종소리가 닿는 거리는 줄어든다. 무자비한 교통소음으로 지워지고 있지만, 종은 더듬거리는 입으로 아직 무엇인가 위엄있는 소리를 내고 있다. 그렇지만 종이 메시지를 전달하는 범위(교구)는 놀랄 만큼의 넓이에서 이제는 아주 작은 영역으로 축소되어 버렸다.
대부분의 기독교 나라에서 교회의 종은 완전히 철거되고 있다. 영국의 마을 바스(Bath, 인구 10만)에는 60개 교회에 109개의 종이 있지만, 밴쿠버(인구 100만)의 211개 교회 가운데 156개의 교회에는 이미 종이 사라졌다. 남은 것 가운데 울리고 있는 것은 11군데, 20개 교회는 전동식 차임벨이나 녹음된 음악을 쓰고 있다. 그 이유는 종소리가 소음공해를 조장한다는 불평이 있었기 때문이다.
머레이 셰이퍼의 <사운드스케이프 : 세계의 조율>에서 인용.
계림동성당-종소리_최종.mp3
첫댓글 종소리 넘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