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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지상직]KLM네덜란드항공사지상직 필드인터뷰
당신이 해외여행을 간다고 치자. 그래서 비행기를 타야 한다고 치자. 그때, 당신은 어떤 기준으로 항공사를 선택하시나? 항공기의 안전성, 편의성, 가격의 경쟁성, 기타 특별한 서비스 등을 꼼꼼히 체크한 후 그래! 결정했어! 라고 한다면, 만일 진정 그렇다면, 당신은 매우 특별한 트래블러. 거의 대부분의 여행자는 여행사 직원이 추천하는 가장 싼 항공료를 주는 대로 받아 삼킨다. 조금 진보된 여행자라면 항공사 비교는 하되 역시 그 기준은 저가 항공료일 것이다. 물론, 가격이 비행기 선택의 제 1 조건이 된다는 것이 이상한 건 아니다. 다만, 제 1 조건이 충족된 후 제 2 조건으로 넘어가지 못한다는 것이 아쉽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아직까지 항공사의 제1 고객은 개별 손님이 아닌 여행사가 되는 구조인 탓에 개별 항공사가 가지고 있는 서비스 정책, 특별한 프로모션, 회사에의 PR 등이 손님에게가 아닌 여행사로 집중되고, 여행사에서는 이를 필터링 하여 손님에게 단지 가격 혹은 좌석 가능 여부만을 전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건 항공사만 그런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에 나와 있는 수 많은 외국 관광청에서는 오늘도 여러 가지 이벤트를 고민하고, 그 결과물을 내 놓으며 해외여행자의 편의를 위해 돈을 쓰고 있지만 이런 행위가 소비자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함으로써 정작 수혜를 받아야 할 대상들은 관광청이란 게 있는지 조차 모르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현실이다. 2006년 노매드 신 기획, 필드인터뷰는 이런 문제 인식에서 기획되었다. 생산자의 프로덕트는 정보라는 이름으로 소비자에게 직접 유통되는 인터넷 시대에 그 유통이 왠지 원활하지 않다는 문제인식. 필드인터뷰는 항공사, 관광청, 주요 여행업체의 대표급 인사를 만나, 소비자가 알면 아주 요긴할 수 있는, 딱 그 만큼의 정보를 독자들에게 전달해주겠다는 취지다. 똑같은 호텔비를 내고도 어떤 사람은 잠만 자고 나오고, 어떤 사람은 본전까지 뽑고 나오듯, '정보의 경제원칙'을 항공사와 관광청, 기타 여행업종 분야에도 적용해보자는 것, 즉... '주는 대로 먹지 말고, 골라 먹어라'. 한 줄로 요약된 필드인터뷰의 스피릿이다.
최근 여행업계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항공사의 여행사 수수료 인하 결정이다. 통상 손님이 여행사에서 항공권을 발권할 경우, 항공사가 여행사에 주는 항공 수수료는 판매가의 9%. 즉 100만 원짜리 항공권이라면 여행사는 9만 원의 수익을 얻게 된다.
그러나 최근 9%의 발권 수수료를 7%로 낮추겠다는 결정이 유럽 항공사들로부터 있었다. 그 선두에 바로 KLM 네덜란드 항공사가 서있다. 뒤를 이어 AF(에어프랑스), LH(독일항공) 등이 KLM의 방침에 동참을 하기 시작하는데, 여행사 입장에서는 참으로 싱숭생숭할 일이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수수료 인하 정책이 단지 유럽항공사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적기를 위시한 전 항공사까지 확산될 수 있다는 전망으로 인해 그 긴장감의 수위는 높기만 하다.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항공사와 여행사 간의 밥그릇 싸움이라며 사안을 단순화시킬 수 있겠지만 여행사에 있어 그 밥그릇은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점에서, 아울러 항공사의 이런 시도가 여행사 수익 구조의 패러다임을 전면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불구경치고는 그 화력이 사뭇 센 불구경이라고 할 수 있겠다.
독일 월드컵을 목전에 두고, 어느 노선보다 분주한 날갯짓을 준비해야 하는 유럽항공사, 특히 KLM은 과연 무슨 이유로 잔잔한 수면에 매머드급 폭탄을 투여한 것일까? KLM 네덜란드 항공사는 과연 어떤 항공사인지를 하나 씩 풀어가다 보면 소비자의 항공사 선택을 돕는 것은 물론 위 의문에의 답이 풀릴 수도 있다는 판단하에, 두 번째 필드인터뷰의 대상은 KLM으로 결정했다.
인터뷰는 지난 4월 18일, 태평로 KLM 사무실에서 곽호철 부지사장과 진행됐다. 대한항공에서 항공사 업무를 시작해 1984년에 KLM에 입사한 곽 부지사장은 화물영업을 거쳐 1996년 여객영업을 시작했으며 3년 전에 KLM의 한국인 수장이 되었다. 업계에서 덕장이라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인터뷰를 통해 어차피 이야기가 나올 수 밖에 없는 항공료 수수료 인하 문제, 에어프랑스와의 합병 내용 등으로 5시간의 긴 인터뷰 내내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ABOUT KLM
노매드(이하 노) : 이전 필드인터뷰 기사를 읽어 보셨나?
KLM : 캐세이퍼시픽 인터뷰를 봤고, 여느 인터뷰처럼 형식적인 것이 아닌 아주 상세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여행자가 항공사를 선택하는데 아주 좋은 지침이 될 것이라는 생각은 했지만 여하튼 긴장이 된다.
노 : 홈 그라운드에서 무슨 긴장을 하시나(웃음). 항상 노매드 인터뷰는 중간에 술이 놓여있었는데 오늘은 사무실에서 하게 되니 어색하기는 마찬가지다. 우선 KLM의 운항이 어떻게 되는지부터 말씀해 달라.
KLM : 인천과 암스테르담 편을 매일 운항하고 있다. 다만, 마지막 화요일은 인천 출발 편이 없다. 화요일 비행기는 임시 편인데 그 임시 편이 매 5주에 운휴를 한다. 본사에서는 이것도 정규 편으로 바꾸기 위해 부단히 노력중이다. 에어프랑스와 합병 이후 전 세계 225개 지역에, 매일 2200대의 KLM과 에어프랑스가 운항하고 있다.
노 : KLM의 경우, 네덜란드를 목적으로 가는 탑승객과 네덜란드를 거쳐서 다른 유럽으로 가는 손님의 비율이 어느 정도나 되나?
KLM : 내부 통계에 의하면 25:75 정도가 된다. 즉 75%는 암스테르담을 단지 거점으로 이용한다는 것이다.
노 : 해당 지역을 운항하는 직항편도 있을 텐데, 왜 많은 사람은 암스테르담을 경유해서 다른 지역으로 여행을 한다고 생각하는가?
KLM : KLM이 암스테르담을 거점으로 하는 항공사지만, 관광을 기준으로 봤을 때 암스테르담은 유럽에서 그다지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한다. 바로 이 때문에 KLM의 주요 컨셉도 암스테르담을 허브화 하자는 것이다. 암스테르담 공항을 예로 든다면 기본 설계와 운영 등에 있어서 목적지를 위한 공항이라기보다는 환승객을 위한 컨셉이다. 사람들은 다른 어떤 공항보다 암스테르담을 경유할 때 많은 편의성을 느낀다고 말을 하고 있으며, 항공요금에 있어서도 암스테르담만 갈 때의 요금으로 유럽 전 지역을 다 갈 수 있게 만들었다는 점이 그 이유가 될 것 같다.
선택 포인트 1 : KLM을 이야기하면서 암스테르담의 스키폴 공항을 빠뜨린다면 그건 반칙이다. KLM을 선택하는 주요 이유로 스키폴 공항의 편의성을 꼽는 승객들, 실제로 많다.
노 : KLM이 세계 최초의 항공사라는 것을 인터뷰를 준비하며 처음 알았다. 유럽의 그 쟁쟁한 국가들을 제치고 네덜란드라는 작은 나라가 어떻게 세계 최초의 항공사를 운영하게 되었는지가 궁금하다.
KLM : KLM은 1919년 10월 7일 설립되었다. 우리가 3.1운동을 하던 해에 네덜란드는 항공사를 만든 것이다. 그 배경에는 실용주의를 중시하는 네델란드 국민성이 작용했다고 본다. 이전까지 비행기는 운송수단이 아닌 전쟁수단이었다. 그러나 교육열은 높고 부존자원은 없는 척박한 환경의 네덜란드 사람들은 자국 내에 안주해서는 나라가 발전할 수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결국, 이전까지 국가간의 주요한 교통수단인 배를 대체할 좀 더 획기적인 수단을 고민했을 것이고 그것이 비행기가 된 것이다.
노 : 정식명칭이 ‘KLM ROYAL DUTCH AIRLINES ’이던데 왜 항공사 이름에 로열이라는 왕족 용어가 붙나?
KLM : 설립 당시 여왕 빌헬미나가 회사명에 로열이라는 단어를 붙이는 것을 승인하였고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지금도 KLM의 일부 주식을 네덜란드 왕가에서 소유하고 있다.
노 : 세계최초라는 것은 많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을 것 같은데.
KLM : 상징성도 있지만 항공역사에 있어서 KLM이 가지고 있는 여러 기록도 많다. 국제 항공과 관련된 협약, 규정과 레귤레이션을 만드는데도 KLM은 리딩 항공사로서 큰 역할을 과거부터 지금까지 하고 있다. 또한, 세계 최초로 비즈니스 클래스를 시작한 항공사이면서 세계 최초로 퍼스트 클래스를 없앤 항공사의 기록도 가지고 있다. 유럽에서는 최초이자 유일하게 미국과 오픈 스카이 어그리먼트, 즉 상호 국적 항공사가 언제든 어느 곳이든 상대국가로 취항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KLM의 기록중 하나다.
노 : 미국이라는 거대한 나라가 암스테르담이나 에인트호벤 정도의 목적지가 있는 네덜란드와 그런 계약을 한 이유도 세계 최초라는 프리미엄이 작용한 것인가?
KLM : 그렇다. 세계 최초 항공사가 가지고 있는 노하우와 경험을 미국 측에서 높이 샀다고 볼 수 있다.
노 : 역사가 오래됐다는 것이 자칫 늙은 항공사라는 인식을 받을 여지도 있을 듯하다. 비행기의 평균수령은 얼마나 되나?
KLM : 9.5년이다. 이는 비행기 수령으로 절대 노후했다고 평가할 수가 없으며 오히려 젊은 비행기라고 말을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KLM이 늙은 항공사라는 오해는 그야말로 오해일 뿐이다. 일례로 KLM은 수익구조에 손해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퍼스트 클래스를 과감히 없애버렸다. 이렇듯 환경과 변화에 어느 항공사보다 빠르게 대처하는 항공사가 바로 KLM 이다.
노 : 고급 호텔들이 고급 스위트 룸을 통해 그 호텔의 가치를 PR 하듯, 대부분 항공사에서 퍼스트클래스는 그 회사의 품격을 홍보하는 중요한 수단이 되기도 할 텐데 어떻게 폐쇄의 결정을 그렇게 빠르게 할 수 있었을까?
KLM : 실지로 많은 항공사가 국제적 명성을 유지하고, 기존의 퍼스트 클래스 고정고객을 위해 그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KLM은 확고부동했다. 항공사라는 기업 역시 수익을 내야하고 주주에게 최대의 이익을 돌려주는 경영을 해야 한다. 수익을 내는 방법 중에는 코스트를 줄이는 것도 중요한 것인데, 불과 3%의 고객을 위해 유지하는 퍼스트 클래스가 KLM에게 있어 커다란 적자요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결국, 선택은 퍼스트 클래스를 없애고 비즈니스 클래스를 좌석부터 서비스 내용까지 그 전보다 1.5 배 상승시키는 것이었다. 그 덕분에 KLM은 비즈니스 클래스가 세계 최고수준이라는 명성을 얻게 된 동시에, 적자 요인 하나를 해결하게 된 것이다.
노 : 퍼스트 클래스를 없애면 공간이 많이 남는다 하더라도 비즈니스 석이 그 만큼 더 늘어나면 실제 탑승객이 누릴 수 있는 좌석 공간은 비슷한 건 아닌가?
KLM : 퍼스트 클래스 좌석이 10 - 15석이 없어질 때 비즈니스 클래스는 평균 6 좌석 정도 늘어난다. 그만큼 좌석 공간이 넓어진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가격이 올라간 것도 아니다. 타 항공사와 가격경쟁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서비스가 좋아진다고 해서 가격을 올리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선택포인트 2: 세계 최초 항공사의 노하우가 가장 잘 스며있는 곳이 바로 KLM의 비즈니스 클래스다.혹 유럽 갈 때 비즈니스 클래스를 생각한다면, KLM을 기억하기.
노 : 이야기를 듣다 보면 KLM의 모든 정책에 흐르는 기조는 형식보다는 실속이고 추상적 품격보다는 구체적 콘텐츠라는 생각이 든다.
KLM : 정확하게 이해한 것이다. 실제 기내서비스와 공항서비스에 있어서도 이런 실용성은 대단히 중시된다. 지역화라고 해야 하나, 즉 취항 지역에의 로컬라이즈 노력이 KLM의 주안점이다. 글로벌 표준도 중요하지만 취항 지역 국민의 문화와 정서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많은 외국 취항사들이 그렇지만 KLM도 일찍부터 한국인 승무원을 배치하고 있다는 점, 한국 식사 메뉴를 서빙하는 점, 스키폴 공항에 한국어 손님을 위한 랭귀지 어시스턴트 2명을 상주시킨 점이 이런 실용주의 노선과 맞아떨어진다. 일부 운이 좋으신 손님들이라고 한다면 비행기 앞머리에 시티오브서울이라는 비행기 이름이 적힌 것을 볼 수도 있는데, 네델란드 비행기에서 서울이라는 이름을 가진 비행기를 보시게 되면, 손님들이 아주 흐뭇해하신다.
노 : 개인적인 경험으로 승무원에 대한 인식을 바꿔준 것도 사실은 KLM이었다. 승무원은 하늘을 나는 꽃이라는 인식을 강요받아왔는데 수 년전에 KLM을 탔을 때, 그 큰 체격에 바지를 입고 서빙을 하는 KLM 여 승무원을 보고 하늘의 노동자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KLM : 물론 KLM 승무원도 스커트를 입는다. 어느 쪽이 일의 효율성을 높이느냐에 따라 각자의 선택이 다를 뿐이다. 그래서 KLM은 승무원의 외모를 보고 직원을 채용하는 일은 없다. KLM 승무원의 장점은 네덜란드 국민이 대체로 그러하듯이 다양한 외국어를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이고, 성격 자체가 외부 지향적이어서 서비스마인드를 잘 준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듬직한 그녀들
노 : 한국 여승무원은 어떻게 뽑나?
KLM : 마지막 면접을 볼 때 본사에서 스태프가 오고 내가 나가게 된다. 그러나 나는 잘 안 나가고 대신에 선임 직원을 보낸다.
노 : 왜 안 나가시나?
KLM : 첫째는 내가 사람을 볼 줄 모르고, 그 일이 며칠 걸리는 일이기 때문에 시간을 잘 낼 수가 없다.
노 : 그래도 어떤 사람을 뽑으라고 주문을 할 것 아닌가?
KLM : 절대 외모를 보지 말고 내면의 아름다움과 실력, 소양 등을 보라고 한다.
노 : 그리고 나서 한 마디 더 하지 않나? 이왕이면...(웃음)
KLM : 이건 오프더레코드인데, 물론 그런 말한다. (웃음). 가능하면 용모 단정한 직원을 뽑으라고 돌려 말한다. 그런데 직원들이 내 말을 잘 안 듣는다. 그래서 안 간다(웃음).
Marketing & Hiddingk
노 : 아무래도 KLM은 이름 자체가 한국인에게 어렵고 생소한 느낌이 든다. 게다가 네덜란드가 유럽 다른 나라에 비해 관광지로서도 덜 알려지다 보니 마케팅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바로 이 부분에서 네덜란드와 KLM에 가장 큰 효자 노릇을 한 사람이 히딩크였다고 보는데, 히딩크 효과에 대해서 말해달라.
KLM : KLM에 있어서 히딩크 효과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월드컵 이전까지는 주 5회 운항을 했는데 월드컵 4강 이후 한 편이 더 증편된 것도 히딩크 효과였다고 생각한다. 네덜란드에 대해 아예 모르거나 암스테르담 정도나 기억하는 한국 승객들이 월드컵 이후 히딩크 고향이라는 이유로 파세벨트까지 방문할 정도로 히딩크로 인해 네덜란드가 충분한 홍보효과를 보았다.
KLM의 경우, 히딩크가 KLM만을 이용했다는 점에서 역시 큰 홍보효과가 있었다. 축구 협회에서는 히딩크에게 원하는 비행기를 아무거나 탈 수 있는 기회를 줬고 모 국적 항공사에서는 다음 월드컵까지 프리티켓을 제공하는 조건이었으나 히딩크는 계속 KLM 만을 이용했다. 그 때문인지 이후 네덜란드 출신의 축구 대표팀 감독들도 모두 KLM을 이용하고 있다.
노 : KLM은 히딩크에게 무료 항공권과 같은 특혜를 주지 않았나?
KLM : 전혀. 물론 히딩크의 항공권이야, 축구협회에서 내는 것이겠지만 항공권은 물론 그 어떤 특혜도 히딩크에게 따로 제공하고 있지는 않다.
노 : 그런데도 왜 히딩크를 포함한 감독들은 KLM을 고집할까? 자국기에 대한 애국심일까?
KLM : 애국심도 애국심이지만 일종의 향수 같은 것이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외국에서 한국을 들어올 때 국적기 비행기만 봐도 향수에 젖지 않는가? 일전에 어느 네덜란드 사람이 말하기를, KLM을 타게 되면 맡게 되는 독특한 네덜란드 커피향에서 벌써 집에 온 듯한 편안한 마음이 생긴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노 : KLM이 히딩크와 여행사 대표와의 만남 등을 몇 차례 주선하는 등 히딩크를 옆에서 볼 수 있는 기회도 많았을 것이다. 나는 한때, 철저하게 프로정신을 가진 축구감독에 대해 우리가 너무 민족적 감정에 치우친 짝사랑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서울시에서 명예시민권을 준다거나 하는 것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어떤가? 히딩크는 한국인의 이런 사랑에 대해 혹 귀찮다거나, 별것 아니다식으로 반응을 보이지는 않던가?
KLM : 최소한 내 경험에서 그를 지켜봤을 때, 히딩크는 한국인에게 받고 있는 사랑을 가슴으로 받아들인다고 생각한다. 작년 초에 히딩크 부부 초청으로 박지성과 이영표가 뛰고 있는 에인트호벤 경기를 관람했다. 스카이 박스에서 근사한 저녁을 먹으며 대화를 나눠보니 특히 그의 부인인 엘리자베스가 한국에 대해 대단한 애정과 관심이 있었다. 그때 들은 바로는, '우리가 어떻게 하면 다시 한국에 돌아와서 우리가 받은 부와 명성을 한국에 돌려줄 것인가'라는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그 때문인지, 히딩크 재단이 만들어졌고 불우청소년을 돕는 활동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또한, 그 정도의 명성을 가지고 있다면 사람이 좀 거만해질 법도 하련만, 히딩크에게서는 늘 소탈한 이웃집 아저씨 같은 느낌을 받는다. 서민적이고 농담도 잘하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도 크다.
히딩크와 곽호철 부지사장
노 : 2006년 월드컵이 바로 목전에 다가왔는데 유럽 항공사로서 월드컵 이벤트를 준비하는 것은 없나?
KLM : 공식적으로 월드컵과 관련된 행사를 진행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2006년 월드컵의 공식스폰서가 아랍에미리트항공이므로 자칫 법적인 소송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조기 할인요금 정도를 만드는 정도는 가능하다.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이 할인요금을 적용받을 수 있다.
노 : 현재 홈페이지를 이용한 예약비율이 어느 정도나 되나?
KLM : 작년의 경우 전체 수익의 약 2.8 퍼센트로 나타났다. 재 작년부터 3 퍼센트 정도가 나왔는데 그 전에는 1 퍼센트도 되지 않았다. 원래 작년 목표는 8퍼센트였는데,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노 : 그 이유는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나?
KLM : KLM의 경우 인터넷 회원 수가 19만 명으로 외항사 중 최고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인터넷 유저들의 로열티가 낮다는 점이다. 즉 반복 구매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구매를 결정하는 요인으로 가장 저렴한 요금을 최우선에 놓는다. 베스트 바이 개런티라는 이름으로 일반 시장 가격에 비해서는 약 10퍼센트 정도를 저렴하게 인터넷에서 판매를 하는데도 이것이 주요하게 인식되지 않고 있다.
노 : 베스트 바이 개런티라고 하더라도, 여행사에서 수수료까지 포기하면서 내 놓는 할인항공권에 비해서 비싸기 때문이 아닌가?
KLM : 그 부분까지 고려한 요금을 내놓기는 어렵다. 일반가보다 싸다는 정도다.
노 : 로열티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홈페이지의 편의성 등도 중요하다고 보는데, 지금은 너무 본사와의 통합을 염두에 둔 탓에 유저입장에서 인터넷을 이용하기가 복잡한 단점도 보인다.
KLM : 그 부분은 우리도 늘 고민을 하고 있는데 KLM의 통일된 홈페이지 속에서 각 나라들이 그들의 언어로 번역을 하는 정도로 운영정책이 나와있다. 그나마 한국 마켓의 경우 국적기를 제외하고 KLM이 가장 먼저 인터넷 예약제도를 시행할 만큼, 본사에서도 한국 KLM에서의 온라인 시장을 중시하고 있다. 한국 홈페이지는 홍콩에서 관리하는데 이번에 직원 두 명을 뽑으면서 그 중 한 명을 한국어 가능 직원으로 뽑을 정도이다.
노 : 여행자들이 여행사를 통하지 않고 KLM홈페이지를 통할 경우 그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잇점을 확보할 수 있나?
KLM : 아까 말한 대로 시장에서 나온 일반 요금보다 10퍼센트 정도 저렴하게 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 유럽 포유라고 하는 개별 맞춤여행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 가족여행이나 동호회여행 등의 길라잡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함에도 다른 외항사와 마찬가지로 KLM의 온라인 시스템은 소비자들에게 달콤하고 관능적인 유혹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어렵고 복잡하며 형식적인 느낌이다. 항공사마다 한 목소리로 인터넷을 통한 직판의 중요성은 이야기하면서도 막상 마케팅의 차원에서, 초고속으로 진화하는 네티즌의 욕구를 따라잡지 못한다는 점, 모든 항공사들이 공통으로 풀어야 할 숙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