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실습을 마치고...
스펀지
사회복지를 공부하는 학생이라면 절대 피해갈 수 없는 실습... 「실습」이라는 단어는 그 자체만으로도 두렵게 만드는 무엇인가가 있다. 왜 두려워하는지에 대한 마음을 알아보지도 못한 채, 마친 후의 시원함만을 기대하는 마음만 들었다. 사회복지실습은 실습지의 기관장 승인이 나면 하루 8시간씩 140시간(15일)을 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나는 평일에 시간을 낼 수 없어 주말에 할 수 있는 실습지를 찾아야 했는데, 그것이 여간 쉬운 일이 아니였다. 왜냐하면 사회복지기관은 주 5일 근무를 하는 곳이 대다수로 주말에 실습생을 받는 곳이 드물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5학기 선배님께서 장애인 생활시설을 추천해 주셔서 실습지를 정하게 되었다. 내가 실습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곳은 어린이나 청소년 관련기관이었지만 내 코가 석자인지라 할 수 있는 곳이 있는 게 어디냐 하는 생각으로 기꺼이 하겠다고 하였다. 예전에 장애인 시설에 봉사활동을 간 적은 있었지만, 경증 장애인 시설이어서 별다르게 어려운 점은 없었는데 중증 장애인시설에서 무슨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궁금증을 가지고 출근을 하였다.
함께 간 동기들과 함께 오리엔테이션을 받고, 여자 친구들이 생활하고 있는 생활방으로 투입되면서부터 실습이 시작 되었다. 뇌성마비 중증 장애인 친구들... 솔직히 가까이서 함께한 적은 처음 이었고, 장애가 여러 가지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도 처음 알았다. 그 친구들을 보며 나는 ‘왜 이 친구들은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을까?’라는 의문이 바로 들었다. 다른 사람의 손이 아니면 살아가는 데 있어 제한 받고 있는 이들 삶에 과연 행복이란 게 있을까 라는 생각과 함께 말이다. 나 나름대로 답을 찾기 위해서 무단히 머리를 굴렸다. 혹시 그들은 천사라서 악한 인간들에게 선행을 베풀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걸까? 라는 생각으로 기울며, 어떤 태도와 마음가짐을 가지고 대해야 할까라는 고민이 시작되었다. 식사를 도울 때, 목욕을 시킬 때, 마사지를 해줄 때 등의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다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한 가지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그들이 편한 방법으로 돕는 것이 나도 편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내가 봤을 때 혹은 내가 하기에 편한 방법이 아니라 설마 "이게 편할까?"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내 마음을 내려놓으면 되는 것이었다. 의사소통이 되어 말로 주고받지 못하더라도 나랑 딱 들어맞고 있다는 느낌(말로 설명이 불가한)을 알게 되니 그들의 행복에 대해 물음표를 달았던 나를 반성하게 되었다. 어쩌면 나보다 더 즐거운 마음으로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들과 내가 사는 세상은 같다. 다만 사는 방법이 다를 뿐이다. 다르지만 삶을 함께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내내 온몸으로 느끼고 내 자리로 돌아왔다. 돌아왔지만 그곳에서 느꼈던 여운은 오래도록 가시지 않을 것 같다. 이런 내 마음을 담아 그들이 그 세상에서 늘 밝고 건강하게 지내기를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